신태희는 강책과 헤어지고 다시 화상그룹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사무실의 문을 열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사무실 안에는 정해운이 김하윤과 여지원을 양옆으로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운 이외에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신태희는 자매들을 데려간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모습에 모욕감이 들었다. 정해운은 신태희를 보고 나서도 그저 웃음소리를 낼뿐이었다. “아이고, 오셨네요. 사무실 좀 빌리려고 하는 데, 괜찮으시겠죠?”신태희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부회장으로 올라가고, 단 한 번도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당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주먹을 쥐고, 정해운을 노려보았다. 평소였다면 탁자 위에 있는 컵으로 그를 공격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정해운은 신태열의 ‘보물’이 아닌가. 만약 정해운과 충돌이 생긴다면 그가 또 무슨 요구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도 정해운의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잠시 분노를 누르고 침착함을 유지했다.정해운을 처리하려면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천금방에 대해서는 이미 강책에게 알려 두었고, 신태희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된다. 곧이어 그녀는 정해운 같은 사람과 싸울 필요가 있는지 생각한 뒤, 다시 문을 닫았다.정해운은 신태희의 행동이 의외라고 생각했다.“뭐야, 콧대 높으신 신태희 아가씨가 이렇게 그냥 간다고?”그는 신태희가 자신에게 ‘항복’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자신을 처리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 계획 안에는 소헌, 신태열도 모두 들어가 있었다. 이때, 여지원이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정해운에게 말했다.“정해운, 이제 네가 기뻐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부회장님께서 꼭 너를 처리하실거야, 그때 넌 네가 한 행동에 대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겠지.”정해운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뭐라고?”그리고 그대로 여지원의 뺨을 내려쳤다, 그녀가 바닥으로 넘어지고 정해운은 발로 그녀의 등을 세게 찼다. 여지원
한편. 강책은 출발하기 전에 청장 김한철의 집에 찾아갔다. 김한철은 강책을 제외하고 평소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다.두 사람이 맞대고 앉았다.김한철이 직접 강책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강책씨, 연산시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태열도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고, 서심산이라는 큰 문제도 풀렸습니다. 곧 있으면 화상그룹의 마지막 날도 다가오겠지요.”기쁜 일이지만 강책의 얼굴에는 미소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차를 한 입 마시고는 말했다.“아직 기쁘기는 일러요. 신태열의 뿌리를 완전히 뽑지 않는 이상, 악몽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손가락 두 개를 펼치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아직 두 가지 문제가 남았습니다.”“어떤 문제 말씀 이십니까.”“첫 번째는 신태열은 아직도 ‘용맥’ 이라는 큰 지지자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태열을 건드리면 용맥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언젠가 분명히 나타나서 저희의 계획을 망칠 겁니다. 그때, 어떻게 그들의 공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강책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두 번째는 신태열이 서심산을 기본으로 더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바이러스 제조에 성공한다면, 지금까지 저희가 이룬 업적은 모두 거품으로 돌아가고 말 겁니다.”김한철의 미소가 점점 사라졌다, 화상그룹은 언제든지 처리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강책씨,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강책이 답했다.“서심산의 일은 저한테 맡겨 주세요, 어떻게든 과거의 악몽이 반복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용맥은 청장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그는 열쇠를 꺼내 김한철에게 건넸다.“이 열쇠는 인지병원 실험실의 열쇠입니다. 매일 서심산의 해독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열쇠만 있으면 제일 빠른 시간에 해독제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서심산에 중독된 사람들을 돕는 일은 청장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김한철이
곧이어 그들을 맞이하러 사람들이 다가왔다. 사람들의 정체는 가문의 가주, 연장자도 아닌 집을 지키는 집사였다.집사가 미소를 지은 채 두 사람에게 찾아온 목적에 대해 물었다. “여러분들도 ‘천금방’ 때문에 오신 거로군요.”강책은 신태열의 사람이 먼저 찾아왔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한철과 대화를 나눈 시간 때문에 신태열에게 앞 차례를 뺏긴 것이다.강책이 다급하게 물었다.“천금방이 아직도 이곳에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집사가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있습니다. 천금방은 저희 손씨 가문의 귀한 재산입니다, 누군가에게 빌려주지도 않습니다. 두 분의 목적이 천금방이라면 저를 따라오시지요.”두 사람은 집사의 안내에 따라 로비로 들어갔다.로비 안에는 그들을 제외하고 신태열의 부하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의 이름은 ‘이보겸’ 이다. 건장한 몸, 꼼꼼한 태도와 미친 적응력으로 부하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다.이보겸을 이곳으로 보냈다는 것은 신태열이 이번 임무를 중요시 여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보겸은 신태열의 부하 직원으로서 강책의 얼굴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강책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저는 화상그룹에서 온 이보겸 이라고 합니다. 손씨 가문에서 이렇게 만나 뵐 줄은 몰랐습니다.”강책은 그의 인사를 받아 주었다.“그러게요, 신태열 회장님께서도 천금방에 흥미가 있으실 줄은 몰랐습니다.”그는 신태열이 자신을 따라 한다는 뜻을 담아 말했다. 이보겸은 강책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강 선생님께서도 천금방이 필요하신 겁니까?”“의사로서 줄곧 천금방이 궁금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깊게 연구라도 해보려고 합니다.”이보겸은 강책의 거짓말을 듣고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이때, 집사가 다시 그들에게 다가왔다.“여러분의 요구 사항은 이미 가주님께 알려 드렸습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주님께서 하시던 일이 끝나면 찾아오신다고 하십니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기대를 품
두 사람은 손씨 가문의 손님이기 때문에 난동을 피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잠시 행동을 접고 묵묵히 상대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머릿속엔 온통 상대를 쫓아 낼 방법뿐이었다.이때, 한 중년 남자가 로비로 들어왔다. 다름 아닌 손씨 가문의 가주 손창민이다.강책과 이보겸 두 사람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십니까. 앉아서 이야기합시다.”손창민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다시 말을 이어갔다.“두 분이 저희 가문에 찾아오신 이유에 대해서는 집사를 통해 잘 들었습니다.저희 가문의 천금방을 빌려 가고 싶으신 겁니까.”이보겸이 강책보다 빠르게 입을 열었다.“네! 그렇습니다! 빌려주시기만 한다면 저희 화상그룹이 얼마든지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적어도 1억은 드리겠습니다!”그저 잠시 빌리는 값이 1억이라면 꽤 큰 돈이다. 하지만 역사상 많은 귀족들이 그들에게 천금방을 요구하고, 아무리 큰 유혹이라 할지라도 손 씨 사람들은 천금방을 쉽게 내놓지 않았다.그들의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돈’으로 쉽게 빌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손창민은 이보겸이 내놓은 조건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마치 1억을 높은 금액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이어서 강책에게 고개를 돌렸다.“강 선생님께서는 어떤 조건을 내놓으실 겁니까.”자신을 떠보는 질문에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천금방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물건입니다. 만약 돈으로 천금방을 빌릴 수 있었다면 하늘 아래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오늘 가주님께서 저희를 내쫓지 않으신 이유는 아마 가주님께서 원하시는 물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마음에 드시지 않을 겁니다.”이보겸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돈 없다고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무슨 허세를 부리고 있어?”하지만 손창민은 연이어 박수를 치더니 강책을 칭찬했다.“어떻게 제 마음을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겁니까.”이보겸은 손창민의 말에 눈이
모두가 알다시피 천금방에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손창민이 가지고 있고, 식이요법은 가문의 가장이 보관하고 있다. 이 보관 방식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을 예측할 수 없듯 지난주에 가장은 갑자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사람은 늙으면 예측하지 못한 건강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이 경우엔 아무리 뛰어난 최첨단 의료기기를 동원할지라도 병을 고치지 못한다. 지금까지 건강검진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가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 누가 알았을까?늙은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식이요법의 행방은 수수께끼가 되었다. 손창민은 식이요법이 보관되어 있는 곳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꺼내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손창민은 관공서와 머리를 싸매어 식이요법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을 상의했다. 이렇게 계속 못 찾게 된다면, 식이요법은 결국 훼손될 것이다.현재 천금방 중 오직 약물요법만이 남았다. 즉, 천금방의 반만 남은 것이다. 반쪽짜리 천금방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완전한 천금방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다. 하지만 반만 남은 천금방은 전혀 쓸모없다. 손창민은 천금방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으로 추리하기로 결정했다.약물요법과 식이요법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수준 높은 의사라면 반쪽짜리 천금방을 가지고 역으로 추리하여 나머지 반을 보완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손창민은 알고 있는 식이요법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강책에게 알려줬다. 강책은 손창민의 말을 듣고 바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냈다. 손창민은 본인의 능력으로는 역으로 추리할 수 없기 때문에 강책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강책과 이보겸이 때 마침 잘 도착했다고 할 수 있다. 손창민은 말했다. “제가 식이요법에 대한 정보를 드리고 하루 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추리를 성공한다면, 완전한 천금방을 가지고 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그냥 돌아가세요.”강책은 흔쾌하게 대답했다. “아주 재미있는 도전이군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강책은 이 선후배 관계를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강책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따로 없네. 당신이 신태열한테 간 이후로 선후배 관계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 내가 조만간 김 씨 어르신을 대신해 서열을 정리하고 배신자인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릴 거야.”정해운은 ‘배신자’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강책, 말 조심해! 서열을 정리해? 하하,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좋아, 누가 이기는지 한 번 해보자!정해운은 버럭 화를 내고 화면을 꺼버렸다. 이보겸은 노트북을 닫고 아무 말 없이 강책을 쳐다봤다. 방 안에는 어색한 공기만이 흘렀다. 하지만 손창민은 이 또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강책과 정해운의 갈등이 깊으면, 둘은 서로를 이기려고 전력을 다해 추리 할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반드시 추리를 성공하여 완전한 천금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가주인 손창민의 유일한 바람은 완전한 천금방을 되찾는 것 뿐이다. 잠시 후, 순식간에 한 시간이 흘렀다. 손창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집사님, 두 분을 방으로 안내해주세요. 제한 시간은 24시간입니다.”“네!”집사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저를 따라오세요.”강책과 이보겸은 서로를 한 번 쓱 쳐다보고 동시에 일어나 집사를 따라갔다. 잠시 후, 집사는 두 방 사이에 도착한 후 말했다. “왼쪽은 강 선생님의 방이고, 오른쪽은 이 선생님 방입니다. 자, 각자의 방 안으로 들어가주세요.”두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집사는 방 문을 잠갔다. 정말 마치 엄격한 시험을 보는 듯했다. 강책은 방 안을 살펴봤다. 방 안에는 책상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에 관련 단서, 그리고 종이와 펜이 있었다. 심지어 방 안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찍히고 있었다. 잠시 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강책은 의자에 앉아 약물요법을 정독하고 약물요법에 대한 단서를 보며 연
이 시각 화상 그룹, 신태열은 초조해하며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신태열은 소헌에게 말했다. “정해운이 할 수 있을까?”소헌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정해운의 하는 짓은 믿을 수 없지만 의술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김 씨 어르신이 절대 제자로 받아주지 않았을 겁니다.”하지만 신태열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 어르신이 강책도 제자로 받아들였잖아? 두 사람의 스승은 같아. 강책이 예전에 강남 쪽에서 의술을 배웠어서 정해운이 강책을 이기지 못할까 봐 걱정이야.”소헌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신 회장님,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강책이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을지라도 김 씨 어르신에게 기술을 배운 건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반면에 정해운은 김 씨 어르신 밑에서 몇 년을 배웠으니 강책과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신태열은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정해운을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정해운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야지, 내가 거액을 들여서 키웠는데 실망시킨다면, 내 돈이 물거품 되는 거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운이 실패하면, 서심산 업그레이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 예상 밖의 사고가 있어서는 절대 안 돼.”신태열은 정해운이 이기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신태희는 강책이 이기길 기도했다. ‘강책 씨, 반드시 정해운을 이겨야 해요. 절대 저를 실망시키지 마세요.”부녀는 각자 지지하는 사람이 달랐다. 과연 누가 승리를 할까?이 시각 화상 그룹 연구실, 정해운은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쏟아내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정해운이 평소에 건들거리고 주책이지만, 본업을 할 때는 아주 믿음직스럽다. 이런 사람이 진짜 천재이다. 심성을 떠나 이 세상에서 정해운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정해운이 일에 집중하면 김 씨 어르신도 정해운을 이길 수 없다. 정해운은 이번 시합이 자신과의 시합이라고 생각
천금방에 숨겨진 비밀은 아주 많다. 완전한 천금방을 얻었다고 해도 손 씨 가문의 사용법이 없으면 완전히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손 씨 가문은 천금방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다. 천금방을 손에 넣어도 사용 방법을 모르면 쓸데없는 헛수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24시간의 시간은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다. 강책과 이보겸 그리고 정해운은 하루 종일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과 정해운은 열심히 연구를 하고 이보겸은 잠만 잤다. 드디어 제한 시간이 끝났다. 손창민과 집사는 두 사람의 방 문 앞에 도착했다. 집사는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모두 열었다. “강 선생님, 이 선생님의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까” 손창민은 두 사람에게 물었다. 강책은 눈을 비비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성공했습니다.”강책의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손창민은 지금까지 수십 명의 의사들에게 추리를 시켰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강책이 성공했다는 말에 손창민은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 다른 한편, 이보겸은 웹캠에 대고 말했다. “정해운 씨, 시간 다 됐어요. 어떻게 됐습니까?”정해운은 대답이 없었다. 정해운은 실패한 듯 했다. 이때, 손창민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 선생님, 손에 있는 거 모두 내려놓고 나가주세요.”이보겸은 분노에 찬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이보겸은 강책이 성공한 것을 정해운은 왜 못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해운의 말대로라면, 강책은 김 씨 어르신에게 고작 열흘 배운 햇병아리이다. 그런데 어떻게 강책이 정해운보다 실력이 뛰어날 수 있을까? 정말 천부적인 재능은 이길 수 없는 걸까? 손창민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선생님, 추리에 실패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나가주세요.”이보겸은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켰다.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고, 강책보다 기술이 뒤떨어지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이보겸은 화가 나 발길질을 하고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