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는 투표함에서 투표지 한 장을 꺼내었다. 잠시 후, 사회자는 투표지를 흔들며 말했다. “과연 이 종이에는 어느 분의 성함이 쓰여있을까요?”사회자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천천히 투표지를 펼쳤다. 사실 사회자는 투표지를 펼치기 전에 당연히 신태열의 이름이 적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표지를 펼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투표지에는 신태열의 아닌 강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깜짝 놀란 사회자는 심각해진 표정으로 투표지에 적힌 이름을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때,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사람들은 사회자를 재촉했다. “도대체 누구예요? 빨리 공개하세요.”신태열이었다면 사회자의 표정이 절대 심각할 리가 없다.두려울 것이 없는 구경꾼들은 계속해서 사회자를 재촉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사회자는 신태열을 힐끗 쳐다보고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첫 번째 투표지는 강책입니다!”순식간에 현장은 시끌벅적해졌다. 기자들은 카메라로 사회자와 강책 그리고 신태열의 생생한 표정을 찍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10대 회사 대표들이 모두 신태열에게 투표했다. 그 때문에 오늘도 당연히 신태열이 열 표를 모두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첫 번째 표부터 철천지원수인 강책에게 빼앗기다니, 도대체 누가 강책에게 투표 한 것일까? 정신 나간 거 아닐까?이 순간 신태열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신태열은 화를 억누르고 강책을 노려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한 표나 받다니, 수법이 꽤 괜찮은 모양이군. 투표가 끝나면 나를 배신한 사람이 누구인지 꼭 찾아내서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무대 아래. 놀랍게도 10대 회사 대표들은 마치 예상한 듯 매우 담담한 표정이었다. 소헌은 의심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누가 목숨을 걸고 강책한테 투표한 거야? 용기가 대단하군. 하지만 어리석은 행동이지! 어차피 신 회장님이 회장 자리에 앉게 될 텐데, 스스로 무덤을 팠네.”
진행자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손을 상자 안에 넣어 2번째 종이를 골랐다. 방금 전은 우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서 2번째 종이를 펼쳤다. 하지만 종이에도 역시나 ‘강책’ 이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아니야, 이럴리가 없어.”안색이 창백해진 진행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무대 밑에서는 진행자의 태도를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진행자가 뭐 이렇게 머뭇거려?!빨리 읽어!”결국 진행자는 종이에 적힌 인물의 이름을 뱉었다.“..두 번째 종이에 적힌 이름 강책 입니다!”선거가 시작 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강책이 뽑히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2표를 먼저 받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신태열의 연임이 오늘부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 할 수는 없다.신태열의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그는 강책이 그저 자신을 위협하기 위해 선거에 출마했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자신의 사람’ 까지 강책을 도와주겠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어떻게든 찾아내서 반쯤 죽여 놓아야겠어. ‘신태열은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있었다.하지만 곧이어 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세 번째, 네 번째 표 모두 강책이 써져 있었기 때문이다. 배신할 사람을 찾아낼 필요도 없이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등을 졌다.무대 밑에서는 카메라 후레쉬 세례가 터졌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책이 회장이 되는 일은 시간 문제다. 한편, 신태열은 화가 나는 마음에 몸을 벌벌 떨었다.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서심산의 해독제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인가, 정녕 다들 죽고 싶은 것인가.이때, 강책이 작게 중얼거렸다.“신 회장님, 이제야 제가 왜 이 곳에 있는 지 아시겠습니까? 저는 쓸데 없는 일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습니다.고작 협박 때문에 이 곳을 찾아 올 리 없지 않겠습니까.”신태열은 잠시 방심했다.서심산의 존재를 믿고 한참동안 강책을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다시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리고 식은 땀을 닦으며, 아직 기회
“말도 안 돼, 투표 조작이야!”신태열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상자에 무언가 있을 거야, 다 같이 투표 조작 한거지?! 이번 선거는 무효야!”그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그의 행동이 낯설었다.하지만 그만큼 이 자리는 중요했다. 요 몇년간, 화상 그룹은 동맹을 맺은 회사를 통해 수입을 벌고 있었다.만약, 이 자리를 잃는다면 화상그룹은 수입의 도구도 잃고 동시에 수입을 빼앗기는 상대가 될 것이다.과거에 받았던 돈을 다시 뱉어 내야 할지도 모른다. 신태열이 굳건하게 지켰던 자리가 순식간에 교체되었다. 신태열은 진행자에게 빠르게 다가가더니 그의 멱살을 잡았다.“말해, 강책이랑 같은 편이지?! 조작한 거 맞잖아!”진행자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단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고, 몸을 벌벌 떨었다. 사실, 진행자는 매번 신태열의 편에 서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순식간에 ‘배신자’ 로 의심을 받았다.“회장님, 제가 어떻게 강책이랑 같은 편을 먹었겠습니까. 저는 항상 회장님 편이었습니다.”“거짓말하지 마!”신태열은 그대로 진행자의 뺨을 내려쳤다. 충실한 개가 주인에게 또 다른 의미의 ‘상’을 받았다.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선거는 다시 진행합니다! 저 녀석들이 짜고 친 판입니다!” 강책이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회장님, 그만 하세요. 선거에서 조작된 증거는 없습니다. 결과를 인정하세요.”“결과를 인정해?”신태열이 코웃음을 쳤다.“다시 한번 더 말해봐!”신태열은 과거에 강책과 했던 ‘전투’를 잊어버린 것처럼 그의 뺨을 때리려 손을 들었다. 강책은 순식간에 신태열의 손을 막았다.“회장님!”“아버지!”무대 밑에서 소헌과 신태희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책은 신태희를 보고는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 고개를 살짝 들고는 입을 열었다.“조작인지 아닌지는 10명의 대표분들께 물어보면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나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태열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열명 모두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강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죽기 살기로 자신을 배신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가.신태열은 무대 밑에 앉아 있는 10명을 향해 경고하였다.“당신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말씀 잘하셔야 할 겁니다.”자칫하면 서심산을 이용해 목숨을 빼앗겠다는 말까지 할 뻔했다. 그는 협박을 하면 도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그의 예상이 빗나갔다.강책이 다가와 미소를 지었다.“회장님, 지겹지도 않으십니까. 지금 사회에 누가 그런 식으로 남을 협박한 답니까.”신태열은 코웃음을 쳤다, 강책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서심산’ 만 믿고 있었다.사람들의 궁금증 해소과 조작 의혹을 피하고자 진행자가 열 명의 대표들에게 말했다.“죄송하지만 공정한 투표를 위해 대표분들께서 다시 한번 더 의견을 말씀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강책을 쓴 사람은 왼손을 들어 주시고, 쓰지 않으셨다면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자, 그럼,지금부터 손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신태열은 주먹을 꽉 쥔 채로 대표들을 노려보았다. 평소에도 표정 변화 없던 그가 긴장한 채로 벌벌 떨었다.사람마다 무서워하는 정도가 다를 뿐, 무서워하는 것은 반드시 존재한다. 강책같이 강한 남자도 자신의 딸이 독에 중독되고, 아내가 위험에 빠지는 일은 두려워한다.세상에는 절대적인 ‘강인한 사람’은 없다. 곧이어 열 명의 대표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 아래, 한 명도 빠짐없이 손을 들었다. 만장일치로 강책을 새로운 회장으로 지목했던 것이다.“당신들...미쳤어..?”신태열은 분노와 동시에 절망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화상그룹의 ‘회장’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이었다.강책이 새로운 회장의 자리에 앉게 되면 다른 회사를 빨아 먹는 입장에서 빨리는 입장으로 변하게 된다.그는 깊은 무력감에 어쩔 줄 몰라 했다.“이렇게 하면 내가 순순히 물러날 것 같아? 허허, 이제 당신들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
“당신들의 선택이 어떤 대가가 따를지 제대로 알려주겠어!”신태열이 대표들에게 소리 질렀다.이때, 무대 밑에 앉아 있던 신태열의 충신 한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하하, 회장님. 무슨 대가 말씀하시는 겁니까?”한민의 실체가 드러났다, 지금까지 신태열에 대한 ‘존경’은 모두 가짜였다. 그를 속이고, 의심을 피하고자 한 행동에 불과했다.그들의 계획대로 신태열은 회장 자리를 잃었다. 신태열은 이빨을 갈면서 한민을 가리켰다.“내 앞에서 그렇게 빌빌거리더니, 이제 받을 만큼 받았으니까 이렇게 뒤통수를 치겠다? 야, 이제 10분만 더 있으면 너는 죽은 목숨이야.”10분 뒤, 서심산으로 인해 발작 증상이 나타났다. 신태열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회장 자리를 얻고, 한민과 다른 사람들에게 진정제를 나누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자,마음이 달라졌다.진정제가 없다면 한민은 결국 죽고 말 것이다. 신태열은 무대 위에 서서 한민의 죽음을 기다렸다. 이곳에서 한민이 죽는다면 신태열은 서심산을 이용해 한민을 조종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과거에 이미 공개된 사실이지만 신태열은 인정을 하지 않았었다.신태열은 초조한 마음에 이성의 끈을 놓아 버렸다.“한민, 후회하게 될 거야!”그는 한참 전에 무대 밑으로 내려가야 했지만 그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진행자는 놀란 고양이처럼 구석에 숨어 버렸다. 강책도 전혀 조급해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태열이 절망하는 모습을 천천히 즐겼다.오늘은 강책이 신태열과 화상그룹에 공격을 알린 중요한 날이다.시간이 흐르고, 10분이 지났다. 한민은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 마냥 바닥에 누워 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켰다.신태열은 하하-크게 웃음을 터트렸다.“봤지? 이게 나를 배신한 대가야. 나를 선택하지 않은 너네들도 곧 저렇게 되겠지!”그는 지금까지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린 기분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발작을 일으켰던 한민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고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상황을 몰랐다면 한민을 좀비로 오해했을 것이다.한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매를 정리했다.“회장님, 죄송해서 어쩌죠. 맞춰주려고 했는데 바닥이 너무 차갑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연기자가 아닙니다.”신태열은 한민이 그를 놀리자,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동시에 시계를 보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서심산의 증상이 나타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왜 한민이 아직까지도 살아 있는 것인가.사실, 신태열은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가 조금만 생각해도 일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무대 밑.신태희는 이미 상황 파악을 마친 상태다. 초반부터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지만,깜짝 놀랐다. 강책이 진정한 서심산의 해독제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명의 대표들이 배신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서심산의 해독제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독제를 제조할 수 있는 사람은 ‘강책’ 밖에 없다.신태희는 한민의 멀쩡한 모습을 보고 입이다물어 지지 않았다. 그녀는 강책과 손을 잡은 건 옳은 선택이라고 확신했다.무대 위.신태열은 아직도 눈앞에 있는 현실을 믿지 못했다.그는 한민을 가리키며 물었다.“멀쩡한 척하는 거지? 아파서 죽고 싶잖아!”한민은 어깨를 들썩거렸다.“NO,NO,NO. 몸 상태는 아주 좋아, 위 상태도 건강해.”그리고 그는 상의를 모두 벗었다. 사람들은 한민의 몸에 검은 반점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검은 반점은 서심산에 중독되었다는 증거였다.이어서 한민이 물을 꺼내 몸에 부었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몸을 닦자, 검은 반점이 사라졌다. “쯧쯧, 깨끗하게 씻겨 준다더니 다 거짓말이네.”그의 행동은 신태열에게 자신의 몸에 있던 서심산이 완치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신태열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렸다. 지금까지 연산시를 지배할 수 있었던 ‘코드’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서심산이 없다면 이제
지금까지 착취당하고, 피해를 본 사람들은 10배 이상 복수를 하려 달려들 것이다.신태열은 이미 연산시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잃었다.“아니야, 아니야. 내가 실패할 리 없어!”그는 뒷걸음을 쳤다. 이때, 강책이 그의 옆에서 말했다.“신태열 회장님, 이제 회장님의 시대는 끝입니다.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순순히 자리에서 물러나시죠.”강책이 신태열에게 건넨 마지막 경고였다. 하지만 신태열은 입술을 꽉 깨물고 표독한 표정을 지었다.“강책, 내가 지금까지 지은 나라를 네가 감히 빼앗을 수 있을 것 같아? 꿈도 꾸지 마!”강책이 그를 비웃었다.“나라? 허허, 당신의 나라는 서심산으로 이루어졌잖아.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서심산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없어. 네 나라도 여기까지 라는 것이지.”“아니, 불가능해!”강책이 손을 내저었다.“회장님, 고집 그만 부리세요. 이제 회장의 자리는 제가 앉게 될 겁니다, 내려가시죠.”곧이어 보안요원이 나타나 그에게 무대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다. 신태열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강채을 죽이고 싶었지만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지속되는 보안요원의 재촉 아래, 신태열은 어쩔 수 없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신태희,소헌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그의 뒤로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어서 속보를 전달했다.‘신태열이 가고, 또 다른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오늘부터 신태열은 더 이상 회장이 아니다. 게다가 서심산을 통해 화상그룹의 지배를 당하고 있었던 회사들은 모두 자유를 되찾았다. 현장에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이어졌다.새로운 회장 강책을 축하하며 새로운 시대를 환영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또한 신태열의 은퇴에 박수 소리가 끊기지 않았다. 무대 위.강책이 무대 중심으로 가서 마이크를 잡았다.“저를 회장으로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착취당하고, 피해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여러 분들께 약
신태열은 제대로 호흡을 가다듬을 수가 없었다.강책이 신임 회장이 되는 순간부터 화상 그룹의 ‘대동맥’을 칼로 찌르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비참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조금 전 소식들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뒤로 가면 갈수록 화상그룹이 질 손해는 배가 될 것이다.신태열이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신태희의 눈이 반짝 빛났다.“회장님, 이제..그만하시죠?”신태희의 한마디에 신태열과 소헌이 멈칫했다.신태열이 물었다.“무슨 뜻이야?”“그게..지금 저희는 이미 손 쓸 수도 없는 지경이에요. 강책이 서심산의 해독제를 만든 이상, 과거처럼 연산시를 조종할 수 없어요. 이대로 견뎌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뱉었다.“제가 생각하기에 연산시를 포기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상그룹의 모든 재산을 해외로 돌리면 적어도 50%의 이익은 남게 됩니다. 아직 저희에게는 도망갈 기회는 있습니다.”사무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상황을 지켜보았다.신태열은 신태희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네 뜻은 패배를 인정하고, 동시에 직접 만든 연산시를 포기한 채 해외로 숨어라. 그리고 이 모든 걸 다 강책에게 넘기라는 소리냐?!”신태희는 침을 꼴깍 삼키고 한층 작아진 목소리로 답했다.“저희 상황에서 계속 버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적당히 물러나는 건 패배가 아닙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태열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 입 닥쳐!”동시에 책상 위에 있던 찻잔을 집어서 신태희에게 던졌다. 찻잔은 그대로 신태희의 이마를 가격했다. 그 바람에 그녀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악!”신태희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화가 났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한편, 소헌이 현장 수습에 나섰다.“두 사람 말씀 모두 맞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