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책의 생각은 달랐다. 강책은 예전이었다면 어찌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천사’를 얻었으니 12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하늘이 정해 놓은 운명과도 같았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해독약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겠네.”잠시 후, 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지금 당장 두 명의 후보자와 10대 회사 유권자 명단 가져와.”물고기자리는 강첵에게 명단을 건네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강책은 명단을 훑어보았다. 연산의 대기업들과 손을 잡으면 신태열에게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신태열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시간이다. 강책은 명단 젤 위에 있는 ‘한민’이라는 이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부터 구해주자.” ......어두운 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신태열은 소파에 앉아 근심 걱정이 가득한 소헌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강책한테 한번 호되게 당하고 자신감을 잃은 거야?”소헌은 강책에게 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우울했다. 강책이 나타나기 전까지 소헌을 이길 상대는 없었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소헌의 어떤 수단도 먹히질 않았다. 모두 실패했다!친아들과 수양아들까지 모두 죽었다. 소헌은 싸움도 계략도 강책을 이길 수 없었다. 몇십 년 동안 연산을 휩쓸었던 소헌이 무력감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태열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소헌의 술잔에 술을 따라줬다. “한 잔 마시고 다 잊어버려.”“네.” 소헌은 술잔을 비웠다. 신태열은 계속해서 말했다. “강책의 실력은 대단해. 예전에는 강책을 만만하게 봤지만, 수차례 싸워보니 승복했어. 솔직히 우리가 20~30살 젊었어 더라도 강책한테 팔씨름을 질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 이 나이에는 강책을 절대 이길 수 없지.” 소헌은 신태열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다. 소헌은 신태열을 천하에 두려운 것이 없는 절대적인 남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태열의 입에서 강책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즉, 강책
조금 전까지 강책을 이길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강책이 우리를 이길 수 없다니?신태열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노망이 난 건가?소헌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신태열은 술 한 모금을 마시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처음에 어떻게 연산을 지배했는지 잊었어? 서심산 덕분인 것 같지만 사실상 용맥 덕분에 연산을 지배할 수 있었지!”소헌은 ‘용의 물’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요 몇 년 동안 소헌은 용맥을 깜빡 잊고 있었다. 소헌은 지금까지 패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배후에는 든든한 용맥이 있었다.소현은 신태열에게 물었다. “용맥이 저희 편을 들어줄까요?”신태열은 말했다. “당연하지! 용의 물을 마신 사람만이 용맥의 인정을 받고 연산을 지배할 수 있어. 우리가 강책을 이기지 못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한계에 직면했을 때 용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신태열이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용맥 때문이었다. 강책을 이기지 못해도 상관없다. 용맥이 존재하는 한 강책은 절대 신태열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소헌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강책이 용의 물을 얻기 위해 무언가 찾으러 간다고 들었습니다.”신태열은 말했다. “맞아, 이미 다섯 가지를 모두 찾았고 용의 물을 손에 넣었을 거야.”“네? 그렇다면 강책이…” 깜짝 놀란 소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신태열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걱정 마, 강책이 용의 물을 손에 넣었지만 아직 마시지는 않았어. 그러니까 용맥의 인정을 아직 받지 못한 거지, 하하하!”소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왜요? 용의 물을 마시면 용맥의 지지를 받아서 연산을 장악할 수 있잖아요. 강책은 온갖 고생을 해서 용의 물을 손에 넣었는데 왜 마시지 않는 거죠?”신태열은 말했다. “용의 물은 보통 물이 아니야, 마시는 순간 용맥의 포로가 돼!”신태열은 가
늦은 밤, 별빛 부동산 사장 한민은 잠옷 차림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지만,한민의 신경은 온통 모레 있을 비즈니스 연합회의 회장 투표 생각뿐이었다. 한민은 짜증이 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때, 한민의 아내가 다가와 한민을 안으며 말했다. “왜 아직도 안 자요?”한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잠이 안 와.”“회장 투표 때문에 그래요?”“응.”아내는 한민을 다독이며 말했다. “어차피 신태열이 될 건데 무슨 걱정을 해요?”한민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신태열이 그동안 우리 피를 얼마나 빨아먹었는지 몰라, 이번에도 신태열이 회장이 되면 10대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절반으로 떨어질 거야. 계속해서 이렇게 가면 다들 힘들어질 거야.”아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그런데 어찌하겠어요? 신태열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당신은 살해당할 거예요. 휴, 운명은 하늘에 맡기기로 해요.” 포부 따위는 개나 주고 그저 편안히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한민과 아내가 침울해하고 있을 때 인터폰이 울렸다. 이렇게 늦은 밤에 누구일까?“여보세요? 누구세요?” 아내는 인터폰을 받았다. 잠시 후, 아내는 한민에게 말했다. “여보, 식약 식당 강책 씨가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데요?”“뭐?” 한민은 매우 의외였다. 이 밤중에 강책이 한민을 왜 만나고 싶다는 걸까? 게다가 강책과 신태열은 철천지원수 관계이다!한민의 목숨은 신태열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지금 강책을 만나면 절대 안 된다. “안 만난다고 해.” 한민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고 강책에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강책과 몇 마디를 나누더니 눈빛이 확 바뀌고 거절하기는커녕 강책과 만나겠다고 하고 인터폰을 내려놓았다. 한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뭐 하는 거야?” 내가 안 만난다고 하지 않았어? 왜 당신 마음대로 만난다고 해?”아내는 말했다. “강책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어요.”
한민은 그제야 이성을 되찾았다. 그렇다. 방금 한민은 그야말로 이성을 잃고 자기 자신만 생각했다. 한민은 강책에게 말했다. “강 선생님,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뭐든지 하겠습니다!”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사실 별거 아닙니다. 모레 열리는 비즈니스 연합회 회장 투표 때 저에게 한 표 던져주세요.”이것이 바로 강책의 목적이었다!한민은 웃으며 말했다. “그거 다예요? 네, 알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신태열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누가 회장이 되든 신태열 보다는 훨씬 나아요. 강 선생님께서 저를 치료해 주신다고 했으니 당연히 강 선생님께 표를 드려야죠!”잠시 후, 한민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명단에 강 선생님이 없지 않아요?”한민은 강책의 정곡을 찔렀다.명단에도 없는 강책에게 어떻게 투표를 할까?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한 선생님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릴 방법이 있습니다.”강책이 무슨 수로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강 선생님은 저를 치료해 주시고, 저는 강 선생님을 투표하기로 합시다. 저희 힘을 합쳐 신태열을 무너뜨립시다!”이것이 바로 강책이 원하는 것이다. 잠시 후, 강책은 ‘천사’를 꺼내며 말했다. “이게 바로 해독약입니다. 이 해독약을 먹으면 10분 이내에 몸 안의 독이 모두 사라질 겁니다.”강책의 말이 사실일까?해독약의 효과가 정말 그렇게 좋을까?한민은 의심스러웠지만 해독약을 먹어 보기로 했다. 잠시 후, 한민은 강책에게 해독약을 받아 한입에 삼켰다. 한민은 약을 먹고 처음에는 배가 조금씩 뜨거워지더니 얼마 지니자 않자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민은 너무 더운 나머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었다. 한민의 몸에는 온통 검은색 반점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 반점은 바로 서심산을 먹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잠시 후, 한민의 몸에 있던 반점들이 서서히
강책은 한민의 집에서 나와 다음 사람의 집으로 향했다. 모레 회장 투표 전에 모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이 순간 신태열은 무방비 상태였다. 어쩌면 신태열은 강책의 이런 수법을 쓸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신태열은 사람들이 자기 뜻에 절대복종할 것이니 마음 놓고 있었다. 그야말로 서심산이면 못할 게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지나친 자부심은 결국 신태열을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할 것이다.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고 투표 날이 다가왔다. 선거 당일, 현장에는 경호원들이 외부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철통보안을 하고 있었다. 오늘 선거에 참석하는 사람은 모두 연산 최고의 기업인들이다. 주차장에도 외제차들로 가득했다. 신태열은 벤츠 마이바흐를 타고 기세등등하게 나타났다!신태열이 차에서 내리자,기자들은 우르르 달려가 사진을 찍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 오늘 주인공은 신태열이다. 겉으로는 회장 선거라고 하지만 두 후보자가 신태열과 겨룰 자격이나 있을까?화상 그룹이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신태열은 오늘 반드시 회장으로 당선이 되어야 한다. 신태열은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신태열은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레트카펫을 밟았다. 그리고 신태희와 소헌이 신태열의 뒤를 따랐다. 신태열과 신태희 그리고 소헌은 젤 앞줄에 앉았다. 그중에서 신태열은 신분을 상징하는 제일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10대 회사의 대표들도 연이어 도착했다. 한민은 신태열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오늘 기분이 참 좋아 보이세요.”누가 봐도 신태열에게 아첨하는 말이다. 신태열은 한민의 아첨에 매우 흐뭇해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제가 오늘 회장이 되면 한 사장님네 별빛 부동산에 투자할게요.”“감사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신태열이 한민의 아버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한민이 신태열에게 아첨한다고 수군거리며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한시 간 후, 투표장 문이 닫혔다. 참석자들이 모두 모이자,사회자는 무대에 올라가 세 명의
사회자는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투표가 시작되려던 순간, 후보자 한 명이 손을 들고 말했다. “잠시만요.”모든 사람들이 시선은 후보자에게 향했다. 후보자는 매우 담담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를 대신해서 한 청년을 후보자로 추천하겠습니다.”이게 무슨 말인가?갑자기 후보자를 바꾸다니? 허튼수작을 부리는 게 아닌가?신태열은 후보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정신입니까? 다른 사람을 후보자로 올린다고요? 하하, 누가 허락한다고 했습니까?”이때, 옆에 있던 다른 후보자가 말했다. “허락하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어차피 저희가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10대 회사 대표들이 투표 하는 것이니 바꿔도 상관없지 않습니까?”신태열은 후보자 두 명의 태도에 당황스러웠다. 오늘 두 사람이 왜 그럴까?왜 갑자기 두 사람이 입을 맞춰 신태열을 공격하는 걸까? 혹시 인생이 재미가 없는 건가?신태열은 마음속으로 두 후보자가 회장이 될 가망성이 없으니,자신의 경쟁 상대를 추천하는 거로 생각했다. 그야말로 망상이다! 신태열에게는 자기편인 10대 회사 대표들이 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는가!신태열은 생각을 마친 후 말했다. “좋습니다. 추천하려는 청년이 누군지 봅시다!”신태열은 누가 나오든 물리칠 것이다. 만약 청년이 규율을 모르고 기어코 회장이 되려고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잠시 후, 신태열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이때, 1번 후보자가 마이크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다. “강 선생님을 모실까요?”강 선생님?이상함을 느낀 신태열은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보니 다름 아닌 자신이 가장 증오하는 강책이었다!신태열은 강책이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강책은 신태열이 어디 있든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하하! 그야말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신태열에게 강책은 성가신 파리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강책을 떼어내지 못해 골치
하지만 신태열은 전혀 개의치 않고 강책을 노려보며 말했다. “진짜 무식하기 그지없네! 당신이 회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 대표들은 모두 내 편인데 당신한테 투표하겠습니까?”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알 수 없는 거죠.”신태열은 바보 같은 강책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10대 회사 대표들은 모두 서심산에 통제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강책에 투표를 할까? 죽고 싶지 않은 한 절대 그럴 수가 없었다. 한두 명 정도는 목숨을 내놓을 수 있지만 열 명이 그럴 리 없다. 신태열은 강책이 자신이 회장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심산이 10대 회사 대표들을 통제하고 있는 한 결코 이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무대 아래, 소헌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강책 미친 거 아니야? 자기가 후보에 오른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돈으로 10대 회사 대표들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 강책, 진짜 무식하기 그지없네.”옆에 있던 신태희는 아무 말 없이 강책을 쳐다봤다. 신태희는 똑똑한 강책이 단지 신태열을 막기 위해 회장 후보에 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강책에게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심산에 통제되고 있는 10대 회사 대표들이 강책에게 투표를 하겠는가? 설마… 신태희는 갑자기 끔찍한 생각을 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신태희가 생각한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화상 그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태희가 그토록 바라왔던 신태열의 권력 놀이도 끝낼 수 있다! 신태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사회자는 강책이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와 깜짝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사회자 또한 강책이 신태열의 자리를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자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자,본격적으로 투표가 시작되었다. 세 명의 후보가 무대에 오른 후, 투표는 10대 회사 대표들은 종이에 후보의 이름을 적어 투표하고 사회자가 발표하도록 진행되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새로운 회장이 된다. 규칙은 학교에서 반
사회자는 투표함에서 투표지 한 장을 꺼내었다. 잠시 후, 사회자는 투표지를 흔들며 말했다. “과연 이 종이에는 어느 분의 성함이 쓰여있을까요?”사회자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천천히 투표지를 펼쳤다. 사실 사회자는 투표지를 펼치기 전에 당연히 신태열의 이름이 적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표지를 펼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투표지에는 신태열의 아닌 강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깜짝 놀란 사회자는 심각해진 표정으로 투표지에 적힌 이름을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때,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사람들은 사회자를 재촉했다. “도대체 누구예요? 빨리 공개하세요.”신태열이었다면 사회자의 표정이 절대 심각할 리가 없다.두려울 것이 없는 구경꾼들은 계속해서 사회자를 재촉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사회자는 신태열을 힐끗 쳐다보고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첫 번째 투표지는 강책입니다!”순식간에 현장은 시끌벅적해졌다. 기자들은 카메라로 사회자와 강책 그리고 신태열의 생생한 표정을 찍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10대 회사 대표들이 모두 신태열에게 투표했다. 그 때문에 오늘도 당연히 신태열이 열 표를 모두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첫 번째 표부터 철천지원수인 강책에게 빼앗기다니, 도대체 누가 강책에게 투표 한 것일까? 정신 나간 거 아닐까?이 순간 신태열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신태열은 화를 억누르고 강책을 노려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한 표나 받다니, 수법이 꽤 괜찮은 모양이군. 투표가 끝나면 나를 배신한 사람이 누구인지 꼭 찾아내서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무대 아래. 놀랍게도 10대 회사 대표들은 마치 예상한 듯 매우 담담한 표정이었다. 소헌은 의심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누가 목숨을 걸고 강책한테 투표한 거야? 용기가 대단하군. 하지만 어리석은 행동이지! 어차피 신 회장님이 회장 자리에 앉게 될 텐데, 스스로 무덤을 팠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