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은 일부러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으스스하게 말했다. 강책은 물병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물병은 계속해서 말했다. “이게 첫 번째 사건입니다. 정말 소름 끼치지 않습니까?”어느 날 밤, 직원들은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하고 있었다. 한참 열심히 타이핑을 치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가 서늘한 느낌이 든 직원이 뒤를 쳐다봤더니 빨간 정체가 휙 지나갔다. 하지만 직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해서 일을 했다. 잠시 후, 직원은 컴퓨터 모니터에 비친 긴 생머리의 여자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돌리자 빨간 정체가 또 휙 하고 지나갔다. 직원은 즉시 다른 동료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이 직원이 최근 공포영화를 많이 본 탓이라고 했다. 잠시 후, 다른 동료들도 빨간 정체의 여자를 보았다!창밖에서 한 여자가 음산한 눈빛으로 직원들을 쳐다보면서 웃고 있었다.여자는 긴 생머리에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직원들은 여자를 보고 놀라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렸다!처음에는 누군가 꾸민 장난일 거라고 생각하는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누가 28층 창밖에서 이런 장난을 칠 수 있을까? 28층 높이까지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겁을 먹은 직원들은 하나둘씩 도망쳤다. 이날 밤 사건은 빠르게 소문이 퍼졌다. 다음 날, 화상 그룹은 온통 빨간 원피스의 여인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심지어 빨간 원피스의 여인을 직접 본 직원들은 출근하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하지만 고위층 임원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고위층 임원들이 이런 고전적인 미신을 믿겠는가?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위층 임원들도 사건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직원들은 기괴한 일들을 여러 번 경험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갑자기 정전이 된다든지, 계단을 오를 때 어디선가 여자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든지, 핸드폰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든지, 회사 간판이 갑자기 떨어진다든지… 며칠 만에 회사에는 이런 기괴한 일들
뉴스에는 별의별 재미있는 기삿거리가 많다. 대중들도 매우 흥미진진했다. 가뜩이나 회사 명성이 떨어진 화상 그룹은 연이어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되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고위층 임원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고위층 임원들은 세 단계 방안을 내놓았다. 첫 번째, 언론사들에 제멋대로 기사를 내면 법적 조치를 취하여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기.두 번째,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스님’ 찾기. 세 번째, 화상 그룹을 무너뜨리려고 수작을 부리는 진범을 찾기. 지금까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우선 언론사들은 더 이상 기사를 보도하지 못했다. 화상 그룹의 협박이 무섭지는 않지만,쥐도 새도 모르게 신태열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으니 행동을 조심해야 했다. 사실 스님을 찾는 것도 형식적인 것이다. 신태열은 귀신을 믿지 않는다. 게다가 스님은 더욱 믿지 않았지만,대중들을 조용히 시키고 직원들이 떠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스님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신태열의 예상과 달리 직원들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게다가 화상 그룹은 보안을 더욱 강화해 더 이상 기괴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범인을 찾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화상 그룹은 언론에 범인은 똑똑하고 수법이 대단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단서가 없다면 누군가 꾸민 짓이지, 그리고 화상 그룹에서 이미 단서를 찾았을 수도 있어.”물병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총수님 대단하십니다! 화상 그룹에서 이미 단서를 찾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강책은 말했다. “화상 그룹이 언론에 보도한 기사는 쓸데없는 짓이야. 만약 진짜 단서를 찾지 못했다면 창피해서 고개도 못 들고 그저 단서를 찾고 있다는 말만 했겠지? 그런데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거 보면 의심되는 것은 딱 한 가지밖에 없어, 바로 언론에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하고 범인을 계속 움직이게 유인해서 잡으려는 거야.”사실 이 방법은 매우
일 처리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날 밤, 화상 그룹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한 윤성현은 아직 회사 일에 능숙하지 못했다. 윤성현은 최윤의 노래를 들으며 힘든 회사 생활을 버티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최윤은 신태열 때문에 죽게 되었다. 윤성현은 최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윤성현이 할 수 있는 것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음모를 꾸며 화상 그룹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화상 그룹이 보안을 강화하자 윤성현은 더 이상 음모를 꾸밀 수가 없었다. 하지만 윤성현은 이미 만족했다. 화상 그룹이 두려움을 느끼고 분노한 것만으로 충분했다. 어느덧 날이 어두워졌다. 윤성현은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하자 윤성현은 가방을 챙기고 지하철역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얼마 후, 갑자기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자들이 윤성현 앞에 나타나 죽일 듯이 노려봤다. 윤성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누... 누구세요?”남자들이 양옆으로 물러서자 가운데 있던 한 노인이 말했다. “저는 화상 그룹의 소헌입니다.”윤성현은 소헌의 이름을 듣자마자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성현은 믿을 수 없었다. 분명히 낮에 한 번 더 확인했고, 화상 그룹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는데 어떻게 몇 시간 사이에 찾아냈을까?놀랍게도 기사는 그저 윤성현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저… 저한테 뭐 하시려는 거죠?” 잔뜩 겁을 먹은 윤성현은 말을 더듬거렸다. “당신은 귀신 아닙니까? 귀신도 무서운 게 있어요?” 소헌은 웃으며 말했다. 이성을 잃은 윤성현은 행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하지만 윤성현을 도와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소헌과 함께 온 남자 무리들의 싸움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괜히 끼어들었다가 남자 무리들의 손에 죽을 수도 있다. 심지어 행인들은 윤성현을 도와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조차 하
윤성현은 이렇게 빨리 탄로 날 줄 몰랐다. 잠시 후, 윤성현이 도망치려고 뒤를 돌자 4~5명의 건장한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도망갈 수 없게 되었다. 어딜 도망가겠는가?절대 도망갈 수 없었다!윤성현을 기다리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었다. 윤성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죽일 테면 죽여보시지! 죽는 게 뭐가 무섭다고?”소헌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 패기가 대단하네. 좋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줄게요.”소헌이 손짓을 하자 부하들은 칼을 꺼내 윤성현을 찌르려고 했다. 바로 이때!‘쾅’하는 소리와 함께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부하의 손목에 적중하자 부하의 손에 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감히 누가 끼어든 것일까?소헌은 인상을 찌푸리고 돌멩이가 날아온 쪽을 쳐다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때, 비가 한 방울씩 내리기 시작하자 이들은 우산을 쓰고 위풍당당하게 소헌을 향해 걸어왔다. 소헌은 순간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상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소헌과 점점 가까워질수록 얼굴이 선명해졌다. 다름 아닌 소헌이 가장 증오하는 강책이었다!강책은 한 손에는 우산을 쓰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찬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싸늘한 눈빛으로 소헌을 쳐다봤다. 소헌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강책, 이건 화상 그룹과 윤상현 사이의 일이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그냥 가.”하하! 강책이 소헌의 말을 들을 사람이면 이곳에 왔을까?강책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소헌을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화상 그룹의 적은 저의 동무입니다. 저는 저의 동무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지킬 겁니다.” 강책은 공공연히 화상 그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하지만 원래 강책과 화상 그룹은 원수지간이기 때문에 선전포고 같은 것은 아무 소용없다. 소헌은 인원수로는 자기 쪽이 훨씬 밀리고 있고, 이미 강책의 실력을 봤기 때문에 싸움판을 벌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헌은 이대로 윤상현을 놓아줄 수 없었다. 소헌은 담담한 표정으로 강
강책은 윤성현의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강책은 날아오는 총알을 향해 칼을 던졌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소헌의 총알을 막았다! 윤성현은 눈 깜짝할 사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남았다. 겁에 질린 윤성현은 머릿속이 새하얗고,다리가 후들거려 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강책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윤성현은 분명 죽었을 것이다!“하하,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소헌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보며 말했다. 소헌은 그대로 돌아서 갔다. 강책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고 있는 윤성현을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소헌은 앞으로 절대 당신을 죽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다시는 화상 그룹 내부에 이상한 음모 같은 것은 꾸미지 마세요. 화상 집단은 그런 귀신극에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아요. 오히려 윤성현 씨 목숨만 위험해집니다.”잠시 후,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 “제가 꼭 최윤 씨의 원한을 풀어줄 거예요.”강책은 마지막 말 한마디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윤성현은 여전히 부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강책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강책은 마치 신처럼 보였다!강책은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였다. 세상에 신태열 같은 악마가 있다면 위대한 신과 같은 강책도 있다!“최윤 씨, 원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아요.”......강책은 식약 식당이 아닌 한사랑 병원으로 향했다. 현재 강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심산의 해독약을 만드는 것이다! 강책은 이미 용의 물도 손에 넣었고, 접목 기술도 2단계까지 습득했으니,해독약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해운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해독약을 만들었을 것이다. 정해운도 해독약을 만들었으니 강책도 만들 수 있다!잠시 후, 강책은 한사랑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은 실험실에서 먼저 최윤이 서심산을 먹고 어떻게 고통받고 죽었는지,연구하고 해독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책은 그렇게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했다. 강책은 3일 동안 실험실에 틀어박혀 끼니와 잠도 실험실에서 해결하며 연구에만 몰두했다. 역시 노력은
다른 사람 같았으면 당연히 딸에게 먼저 해독약을 먹였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달랐다. 강책은 그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지만,감정에 현혹되지 않았다. 강책의 딸이 아직 안전한 이유는 강책이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있는 것 외에도 딸이 서심산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적은 죽을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적이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칼을 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즉, 신태열은 이미 서심산에 중독된 강책의 딸을 굳이 죽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지금 강책이 딸에게 해독약을 먹이면 신태열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강책은 딸에게 해독약을 먹이지 않는 것이 딸을 살리는 것이다. 강책은 나중에 딸에게 먹일 해독약 한 병을 미리 챙겨두었다. 잠시 후, 강책은 남은 해독약의 수량을 확인했다. 대략 12~13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독약은 반드시 중요한 순간에 사용해야 한다. 지금 신태열은 강책이 해독약을 만든 사실을 모르고 있다. 바로 이 순간 강책은 신태열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 누구를 먼저 구하냐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강책은 ‘천사’를 챙긴 후 실험실에서 나왔다. 이때, 지금까지 강책에게 아무 말도 없었던 부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총수님, 중요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그래, 말해봐.”“연산에 한 비즈니스 연합회에서 3년마다 회장을 뽑습니다. 회장에게는 비즈니스 업계의 향후 3년간의 방향을 계획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이 주어집니다! 다시 말해 회장은 연산의 비즈니스 업계를 장악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상 그룹도 신태열이 몇 년 동안 회장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겁니다.”이때, 강책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신태열이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면 화상 그룹은 지금까지 맡아왔던 거액의 프로젝트들을 빼앗기고 한순간에 하락세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신태열이 지금
하지만 강책의 생각은 달랐다. 강책은 예전이었다면 어찌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천사’를 얻었으니 12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하늘이 정해 놓은 운명과도 같았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해독약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겠네.”잠시 후, 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지금 당장 두 명의 후보자와 10대 회사 유권자 명단 가져와.”물고기자리는 강첵에게 명단을 건네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강책은 명단을 훑어보았다. 연산의 대기업들과 손을 잡으면 신태열에게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신태열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시간이다. 강책은 명단 젤 위에 있는 ‘한민’이라는 이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부터 구해주자.” ......어두운 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신태열은 소파에 앉아 근심 걱정이 가득한 소헌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강책한테 한번 호되게 당하고 자신감을 잃은 거야?”소헌은 강책에게 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우울했다. 강책이 나타나기 전까지 소헌을 이길 상대는 없었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소헌의 어떤 수단도 먹히질 않았다. 모두 실패했다!친아들과 수양아들까지 모두 죽었다. 소헌은 싸움도 계략도 강책을 이길 수 없었다. 몇십 년 동안 연산을 휩쓸었던 소헌이 무력감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태열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소헌의 술잔에 술을 따라줬다. “한 잔 마시고 다 잊어버려.”“네.” 소헌은 술잔을 비웠다. 신태열은 계속해서 말했다. “강책의 실력은 대단해. 예전에는 강책을 만만하게 봤지만, 수차례 싸워보니 승복했어. 솔직히 우리가 20~30살 젊었어 더라도 강책한테 팔씨름을 질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 이 나이에는 강책을 절대 이길 수 없지.” 소헌은 신태열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다. 소헌은 신태열을 천하에 두려운 것이 없는 절대적인 남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태열의 입에서 강책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즉, 강책
조금 전까지 강책을 이길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강책이 우리를 이길 수 없다니?신태열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노망이 난 건가?소헌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신태열은 술 한 모금을 마시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처음에 어떻게 연산을 지배했는지 잊었어? 서심산 덕분인 것 같지만 사실상 용맥 덕분에 연산을 지배할 수 있었지!”소헌은 ‘용의 물’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요 몇 년 동안 소헌은 용맥을 깜빡 잊고 있었다. 소헌은 지금까지 패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배후에는 든든한 용맥이 있었다.소현은 신태열에게 물었다. “용맥이 저희 편을 들어줄까요?”신태열은 말했다. “당연하지! 용의 물을 마신 사람만이 용맥의 인정을 받고 연산을 지배할 수 있어. 우리가 강책을 이기지 못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한계에 직면했을 때 용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신태열이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용맥 때문이었다. 강책을 이기지 못해도 상관없다. 용맥이 존재하는 한 강책은 절대 신태열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소헌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강책이 용의 물을 얻기 위해 무언가 찾으러 간다고 들었습니다.”신태열은 말했다. “맞아, 이미 다섯 가지를 모두 찾았고 용의 물을 손에 넣었을 거야.”“네? 그렇다면 강책이…” 깜짝 놀란 소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신태열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걱정 마, 강책이 용의 물을 손에 넣었지만 아직 마시지는 않았어. 그러니까 용맥의 인정을 아직 받지 못한 거지, 하하하!”소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왜요? 용의 물을 마시면 용맥의 지지를 받아서 연산을 장악할 수 있잖아요. 강책은 온갖 고생을 해서 용의 물을 손에 넣었는데 왜 마시지 않는 거죠?”신태열은 말했다. “용의 물은 보통 물이 아니야, 마시는 순간 용맥의 포로가 돼!”신태열은 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