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쟁터에 있던 남자에게 날카롭게 잘 만들어진 칼은 그야말로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수많은 무기를 봐왔던 강책도 황정호가 만든 칼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역시! 화산금으로 만든 칼의 감촉은 다릅니다!”잠시 후, 강책은 칼을 챙기고 나머지 칼 한 자루를 만들고 있는 황정호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다. 이때, 황지혁은 아쉬워하며 강책을 따라가고 싶어 했다. 강책은 황지혁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연락처를 알려주고 앞으로 경성이나 강남에 오면 본인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황지혁은 그제야 강책과 작별 인사를 했다. 강책과 물고기자리 그리고 장유나는 모든 일을 해결한 후 다음 장소로 향했다. 차 안. 운전을 하던 물고기자리는 웃으며 말했다. “다섯 가지 중에 금, 목, 토는 손에 넣었습니다. 이제 물과 불만 남았어요. 장유나 씨, 이제 어디로 가면 되죠?”장유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물과 불은 두 부락에 숨어 있어요. 하나는 상, 하나는 벌이에요.”상과 벌?장유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물고기자리가 입을 열었다. “상과 벌은 또 뭡니까?”장유나는 물고기자리에게 설명했다. “아주 간단해요. 이 두 부족은 같은 신앙과 성물을 가지고 있어요. 다시 말해 하나는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물이고, 하나는 만물을 태우는 불이에요. 옛날에 두 부족의 조상들끼리 신의 물을 관리하는 부락에게 상을, 성화를 관리하는 부락에게는 벌을 맡기기로 했어요. 이 두 성물이 바로 신의 물과 성화예요!”즉, 신의 물과 성화는 강책이 마지막으로 손에 넣어야 하는 것이다. 강책은 장유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상과 벌은 뭡니까?”장유나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상과 벌을 설명하기 전에 우선 인간의 선악을 알아야 해요. 두 부족은 인간에게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고 믿어요.”물고기자리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 두 부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도 모두 인간에게 선과 악이 있다고 생
다시 말해 신의 물의 보존 방법은 매우 특별할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은 신의 물을 굳게 믿기 때문에 돈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신의 물을 손에 넣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떤 선함을 보여야 신의 물을 얻을 수 있는 걸까?정말 어렵다. 이때, 물고기자리는 장유나에게 물었다. “장유나 씨, 신의 물을 마시고 진짜 장수한 사람을 본 적 있어요? 누가 거짓말한 거 아닌가요?”사실 강책도 물고기자리와 똑같은 생각을 했었다. 의술이 대단한 강책은 고작 물 하나가 사람의 수명을 연장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장유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 알아본 결과 신의 물을 마시고 장수한 사람이 세 사람 있어요. 101세, 106세, 심지어 114세까지 장수했어요!”깜짝 놀란 물고기자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에! 그럼 진짜 대박이네요. 저는 100살은커녕 80살까지도 못 살 것 같은데… 신의 물이 정말 대단하긴 하네요.”강책은 피식 웃었다. 장유나가 알아본 세 사람의 수명은 사실 인간의 정상적인 수명이었다. 200살까지 산 사람이 있다면 신의 물이 정말 대단한 것이다. 게다가 신의 물을 마실 수 있는 선한 사람은 본래 성격이 평온하고 세상과 싸우지 않기 때문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았다. 때문에 신의 물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언제 어느 누구의 손에 죽을지 모르는 강책은 신의 물을 마시고 수명을 연장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수명을 연장한다고 해도 소용은 없었다. 강책은 신의 물을 손에 넣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했다. 다섯 가지를 모두 손에 넣어야 강책이 원하는 용의 물을 얻고 서심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의 물을 손에 넣기 어려울 것 같아요.”강책은 장유나에게 물었다. “설마 성화도 손에 넣기 힘든 건 아니죠?”장유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성화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어요.”강책은 매우 의
강책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을 짐작했는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물고기자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누구나 성화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성화를 손에 넣은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뇨? 그게 무슨 말이에요?”장유나는 즉시 대답했다. “제가 방금 말한 것처럼 두 부족은 일은 분담하고 있어요. 한 부족은 선, 다른 한 부족은 벌을 담당하고 있어요. 선한 사람에게는 상으로 신의 물을 주고, 악한 자에게는 벌로 성화를 줘요.”물고기자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네? 그러니까 악한 짓을 한 사람은 불에 타 죽는다는 겁니까? 돼지 통에 가둬놓고 물에 빠트려 익사시키는 형벌과 같은 거네요?”“아니요!”장유나는 물고기자리의 말에 단호하게 부정했다. 잠시 후, 장유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물고기자리 씨가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을 처벌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일부러 사람을 잡아다가 불구덩이에 집어넣는 것은 아니에요.”물고기자리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네? 그럼 자기 발로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겁니까?”“네! 맞아요!”물고기자리와 강책은 넋이 나갔고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이 자기 발로 불구덩이에 들어가다니? 그야말로 황당하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믿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정말이지 세상에 별의별 일이 다 있다. 성화는 믿을 수 없는 존재였다. 장유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부족들이 악한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다가 불에 태워 죽일 수는 없어요. 첫째, 사람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부족이 어떻게 세상의 모든 악한 사람을 잡을 수 있겠어요? 둘째, 엉뚱한 사람을 잡아 왔다면요? 억울한 사람을 불에 태워 죽이는 게 말이 돼요? 셋째, 부족은 사람을 죽일 수 없어요. 부족들이 제멋대로 사람을 불에 태워 죽인다면 경찰에 잡혀갈 거예요. 그러니 부족은 강제로 사람을 잡아다가 불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부락에 찾아와요. 심지어 그 중에는 사람과 신을 모두 분노하게 한 악인들도 있어요. 매년 성화에 죽는 사람이 대략 20명 정도는 될 거예요.”그야말로 놀랄만한 일이다. 악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자기성찰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사실 악인들에게 성화란 일종의 해탈이자 구원의 존재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장유나의 말 뜻을 이해한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장유나의 말처럼 성화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성화를 손에 넣는 것이 아닌, 성화에 타 죽는 것이다. 즉, 성화를 손에 넣는 순간 죽는다는 말이다!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마지막 두 가지가 이렇게 얻기 힘든 것일 줄 몰랐던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물과 불을 손에 넣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족에게 성화를 달라고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강책은 전혀 낙담하지 않았다. 어쨌든 신태열도 물과 불을 손에 넣고 용의 물을 얻었다. 신태열도 두 가지를 손에 넣었는데 강책이라고 못할 것이 뭐가 있을까?강책은 장유나에게 말했다. “성화를 빌릴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성화로 해외에 있는 범죄자를 처형하고 싶다면 성화를 빌릴 수 있나요?”장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안 돼요. 강책 씨, 잔머리 쓰지 마세요.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만약 성화를 빌릴 수 있으면 성화는 가치가 없을 거예요.”장유나의 말이 맞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막상 장유나에게 직접 들으니 강책은 납득할 수 없었다. 이때, 물고기자리는 장유나에게 물었다. “사실 계속 궁금했던 것이 있어요. 성화는 어떻게 가져가죠?”물고기자리의 질문은 쓸데없는 것 같았지만 매우 꽤 중요한 점이었다. 화, 금, 목, 수, 토는 모두 다르다. 각기 다른 네 가지 물건은 상자에 넣으면 되지만 불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말이다!올림픽 성화봉처럼 하나씩 손에 들고 가져갈 것인가?그렇다면 운전
잠시 후, 강책은 장유나에게 마지막으로 질문했다. “그 두 부족의 이름은 모르세요?”장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부족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냥 신의 물 부족, 성화 부족이라고 불려요.”강책도 웃으며 말했다. “하하, 기억하기는 아주 쉬운 이름이네요.”세 사람은 어느덧 갈림길에 봉착했다. 물고기자리는 차를 세우고 말했다. “어디로 가요?”장유나는 말했다. “왼쪽은 신의 물 부락, 오른쪽은 성화 부락으로 가는 길이에요. 자, 이제 어디로 갈지는 강책 씨가 선택하세요.”강책은 잠시 고민한 후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성화 부락으로 갑시다.”신의 물은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고, 성화는 확실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신의 물 보다 성화를 좀 더 수월하게 구할 수 있다고 강책은 생각했다. 물고기자리는 강책의 말대로 성화 부락 쪽으로 향했다.잠시 후, 불과 20분도 안 돼 성화 부락에 도착했다. 부락이라고 하긴 하지만 그곳은 매우 현대화되어 있었다. 게다가 세상과 단절되어 있고 폐쇄적인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부족은 외지인들을 매우 활기차고 친근하게 반겨줬다. 성화 부락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관광 도시’로서 관광객이 도시의 경제 부분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호텔업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방 상태와 서비스가 매우 좋았다. 세 사람은 주차를 한 후 호텔을 찾아 방 세 개를 예약했다. 이런 번화한 곳에서는 굳이 장유나와 한방을 쓸 필요가 없었다. 물고기자리는 주변을 살펴본 후 말했다.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데요? 놀거리와 먹거리가 다 있네요.”장유나는 말했다. “매년 성화에 타 죽는 사람이 있어서 항상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 순식간에 소문이 퍼졌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객들이 더 많아지면서 부락도 더욱 번화하게 된 거죠.”물고기자리는 웃으며 말했다. “이곳이 관광도시라면… 성화는 그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작 아닐까요?”물고기자리의 말이 맞을 가능성도 있다. 성화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몇 명일
차가 멀어지자 세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했다. 세 사람은 식사를 하며 내일 있을 성화 소각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종업원에 다가와 그들에게 말했다. “소매 걷어서 팔을 좀 보여 주실래요?”왜 식당에서 이런 이상한 요구를 하지?세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아무리 부족이라도 이런 이상한 풍습이 있을까?밥을 먹으려면 팔을 보여줘야 한다니?물고기자리는 장유나에게 물었다. “장유나 씨, 부족에게 이런 이상한 풍습이 있어요?”부족에게 이런 풍습이 있는 줄 몰랐던 장유나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장유나는 두 사람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종업원은 웃으며 말했다. “부족의 풍습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는 거예요.”강책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종업원은 세 사람에게 자세하게 설명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이상한 병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병에 걸린 사람들은 처음에 아무 이상 반응이 없고 단지 팔에 검은 반점만 생겼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반점이 점점 깊어지고 일주일 후에는 반점이 생긴 부위가 부패했어요. 그리고 이주 뒤에 온몸에 퍼지면서 결국 죽게 되었어요.”이게 무슨 괴상한 병일까?강책은 생전 처음 듣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종업원은 계속해서 말했다. “이 병이 어떻게 생기고 전염됐는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그래서 ‘기괴한 병’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기괴한 전염병에 걸린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세 분에게 팔을 보여달라고 한 겁니다.”그제야 종업원의 의도를 이해한 강책은 종업원에게 팔을 보여줬다. 강책이 소매를 걷어 올리자 두꺼운 팔에는 전투의 훈장인 수많은 흉터가 있었다. 하지만 검은 반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고기자리와 장유나의 팔에도 반점은 없었다. 종업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웃으며 말했다. “세 분은 모두 정상이에요. 하지만 세 분도 안심해서는 안 돼요.
잠시 후, 종업원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루 종일 성화를 태우고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 성화에 타 죽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부족 어르신들은 매우 착해서 사람들이 성화에 타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장유나는 부족의 분위기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자 입술을 삐죽거렸다. 장유나는 죽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성화에 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종업원의 말에 따르면 부족 어르신들은 악인들을 죽지 못하도록 설득을 한다고 했다. 역시, 모든 것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해야 한다. 이때, 강책이 종업원에게 물었다. “그럼 내일 성화 소각식은 뭡니까?”종업원은 강책의 말에 안색이 안 좋아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책은 궁금한 듯 물었다. “얼굴 안색이 안 좋아지신 걸 보니, 내일 성화 소각식이 본인과 관련이 있기라도 한 겁니까?”종업원은 웃으며 말했다.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죠.”잠시 후, 종업원은 생각을 정리한 후 말했다. “사실 이달 들어 벌써 여섯 번째 성화 소각식이에요.”‘뭐?’강책과 장유나 그리고 물고기자리는 깜짝 놀라며 서로를 쳐다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 년에 다섯 명 정도만 태워 죽인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이번 달에만 여섯 번째 성화 소각식이라니?!종업원의 말을 믿어도 되나? 세 사람이 의아해하는 모습을 본 종업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방금 전에 말했던 것은 거짓말이 아니에요. 사실 일 년에 다섯 명 정도만 태우다가 지난달부터 점차 늘어났어요. 지난달에는 네 번, 그리고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이번 달에는 여섯 번째까지 늘어났어요. 휴… 이러다 소각장이 도살장이 될 것 같아요. 이건 성화의 본래 의미가 아니에요. 저는 성화가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태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선을 위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린 종업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책은 종업원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쩌다 성화 소각식이 점차 늘어나게 된
”게다가 족장님은 악인들이 뒷걱정하지 않도록 악인들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셨어요.”강책은 그제야 부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했다. 강책은 종업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달과 이번 달에 성화에 타 죽은 10명은 모두 스스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란 말입니까?”종업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제일 처음으로 악인이 자진했을 때 사람들은 기괴한 병이 드디어 사라지겠다고 생각하고 매우 기뻐했어요. 그런데 첫 번째 악인이 불에 타 죽은 후에도 기괴한 병은 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악인들이 한 사람씩 불에 타 죽었는데도 기괴한 병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돼요.”이때, 물고기자리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기괴한 병은 일종의 질병인데 다른 사람을 불태워 없앤다는 것은 미신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 그 족장님의 꿈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목숨을 불태워 죽이는 것보다 의술이 뛰어난 의사를 모셔 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물고기자리의 말에는 매우 일리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 특히 부족 사람들은 물고기자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때,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손님이 물고기자리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고기자리를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 강책이 헛기침을 하며 눈치를 주자 물고기자리는 입을 다물었다. 부족에 대한 신앙심이 높은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괜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물고기자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분노한 손님들은 다시 앉아서 식사를 했다. 이때, 종업원은 조용하게 속삭이며 말했다. “저분도 사실 방금 손님께서 하신 말에 동의해요. 하지만 방금 보셨다시피 사람들은 감히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요! 지금 부족 사람들은 악인들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해요. 악인들이 죄를 짓긴 헸지만 신을 화나게 할만한 죄는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부족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