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안 돼요. 저는 남한테 빛지는 거 싫어요.”잠시 후, 신태희는 만 원짜리 한 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거스름돈은 괜찮아요.”신태희는 강책의 대답을 듣지 않고 얼른 나갔다. 강책은 만 원을 집어들고 웃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재미있는 여자군.”잠시 후, 강책은 만 원을 주머니에 넣고 위층으로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신태희가 준 USB를 노트북에 꽃고 동영상을 확인했다. USB 안에는 3분도 안 되는 세 개의 영상이 있었다. 강책은 총 10분도 안 되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영상이라면 분명 노윤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헌을 무너뜨리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하나씩 차근차근해야지, 우선 노윤아 씨 먼저 구하자.”강책은 USB를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말했다. “물고기자리, 경찰서 가자. 김한철 청장님 좀 만나야겠어.”“네, 알겠습니다!”물고기자리는 김한철에게 연락해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30분 후. 강책과 김한철은 지난번과 같이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오늘 강책의 표정은 지난번 보다 훨씬 좋았다. 상대방의 기분을 잘 알아차리는 김한철은 강책에게 말했다. “강 사장님, 너무 일찍 오신 거 아니에요? 게다가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신 것 같습니다. 소헌을 처리하고 화상 그룹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과 노윤아 씨와 콘서트 스태프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셨나 봅니다?”강책은 USB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친구한테 받은 겁니다. USB 안에 세 개의 동영상이면 노윤아 씨가 혐의에서 벗어나고 스태프들 모두 처벌에서 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화상 그룹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헌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김한철은 USB를 쳐다보며 말했다. “고작 세 개의 짧은 동영상이 그렇게 큰 위력이 있어요? 자, 그럼 우선 동영상을 한번 봅시다.”김한철은 노트북에 USB를 꽃고 동영상을 보았다. 잠시
김한철은 강책이 말할 수 없다고 하자 미소를 지었다.동영상은 분명 화상 그룹 내부에서 얻은 것이 틀림없다. 즉, 화상 그룹 내부에 스파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번 강책의 막막한 표정을 떠올리면 강책도 그 당시 스파이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강책이 미리 짜놓은 각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누군가 스파이를 자처하여 강책와 노윤아, 그리고 스태프들을 도와주기 위해 동영상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화상 그룹의 임원급 이상이어야 한다. 김한철은 강책을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스파이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었다. 강책은 스파이의 신분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스파이의 신분이 누설되어 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는 것이다. 강책을 도와주는 스파이가 있다는 것은 김한철에게도 좋은 일이다. 김한철은 웃으며 말했다. “강 사장님, 인맥이 정말 넓군요. 저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강 선생님의 귀인이 주신 동영상으로 전세 역전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강책은 말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청장님, 당장 동영상을 공개해서 노윤아 씨를 구해주세요.”“알겠습니다!”김한철은 당장 담당 경찰을 불러 동영상을 공개하기 이전에 사전 계획을 했다. ......그 시각, 화상 그룹.소헌의 사무실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 다리를 절뚝거리며 차차차 댄스를 추고 있는 소헌의 모습은 매우 서툴고 우스웠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춤이 끝나자 부하들은 소헌을 치켜세우기 위해 박수를 쳤다. 온몸이 땀에 젖은 소헌은 지친 나머지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부하가 소헌의 땀을 닦아줬다. “늙어서 춤 한 번 추면 힘이 다 빠지는군.”부하는 아부를 떨며 말했다. “어르신 춤 추시는 거 보면 저희도 따라 춤추고 싶어집니다.”소헌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됐어, 비행기 그만 태워.”잠시 후, 소헌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건
“감사합니다!” 흑이는 상자를 건네받았다. 상자는 깃털같이 가벼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듯했다. 흑이는 상자 안에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하지만 절대 빈 상자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부하들은 모두 흑이를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누군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이제 저희가 완전히 우위를 차지한 셈입니다. 그동안 강책에게 억압을 받았지만 이번 일로 완전히 강책을 제압했습니다!”다른 부하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맞습니다. 강책은 e스포츠로 여론의 힘을 빌려 화상 그룹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하하, 그야말로 꿈도 큽니다!”강책은 콘서트가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역시, 소헌의 수단은 매우 악랄하다고 할 수 있다. 부하들이 소헌에게 아첨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다급하게 두드렸다.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누구가 이 좋은 분위기를 깨는 걸까?하지만 다급한 노크 소리를 듣자 하니 큰일이 생긴 것 같았다. “들어와.”항상 큰일을 도맡아 하는 소헌은 남들과 달리 비교적 이성적인 편이다. 잠시 후, 부하 한 명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소헌은 부하에게 물었다. “어르신,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소헌과 부하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소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 뭐 때문에 상황이 안 좋다는 거야?”부하는 대답했다. “방금 정부 당국에서 세 개의 동영상을 공개해 콘서트 주최 측 사람들의 혐의를 풀어줬습니다. 심지어 노윤아까지 모두 풀려났습니다!”“뭐라고?” 소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강책이 아무리 똑똑해도 이 곤경에서 판을 뒤집을 수 없다. 분명 뭔가 잘못된 것이다. 세 개의 동영상?도대체 어떤 세 개의 동영상일까?소헌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동영상 틀어 봐!”“네!”부하는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틀어 소헌에게 보여주었다. 첫 번째 동영상은 박 씨 부자가 소헌의 사무실에서 차를 마신 후 정신을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것 말고는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소헌도 상대를 염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현재 소헌 옆에 있는 부하들은 수많은 고비 끝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소헌은 감히 배신하는 직원을 아주 잔인하게 처리할 것이다. 때문에 화상 그룹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의심스러운 부하는 있었지만 증거는 없었으며, 소헌을 배신한 부하는 단 한 명도 없다.하지만 이번에는 증거가 확실한 내부 스파이가 소헌의 계획을 모두 망쳐버렸다. 소헌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 누굴까?내부 스파이는 도대체 누구일까?!소헌은 부하들의 눈을 마주치자 다들 소헌의 눈을 피했다. 이들은 소헌이 얼마나 악랄한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이럴수록 내부 스파이를 찾기 더욱 어려워진다. 소헌이 버럭 화를 내려고 할 때, 경찰들이 사무실로 들어와 말했다. “소헌 씨, 당신 직원 한 명을 경찰서로 데리고 가겠습니다.”잠시 후, 경찰들은 흑이를 체포했다. 동영상 속에서 흑이가 사람을 살인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체포되는 것은 마땅하다. 방금 전 소헌에게 상을 받은 흑이를 부러워했던 부하들은 속으로 본인이 살인자 역할을 맡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소헌은 당장이라도 화를 내고 싶었지만 지금 이 순간 본인의 앞날조차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들이 흑이를 체포해간 후, 경찰 팀장은 흑이가 받은 상자를 흔들며 소헌에게 물었다. “소헌 씨, 상자 안에 뭐가 들었습니까?”소헌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경찰 팀장은 상자를 열고 은행 카드와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보았다. “은행 카드네요? 대단합니다.”경찰 팀장은 은행 카드를 흔들며 말했다. “카드에 얼마가 들어있습니까? 이천만 원이요? 설마 억 단위입니까?”“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소헌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경찰 팀장은 웃으며 말했다. “평범한 부하에게는 은행 카드를 주는 건 말이 안 됩니다.”소헌은 웃
소헌은 사소한 일 때문에 계획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게는 도망 칠 수 있는 100가지 방법이 있다.“팀장님, 그렇게 함부로 단정 지으시면 안됩니다.”“그렇습니까? 그럼, 어르신께서 제게 알려 주시면 됩니다.”“먼저, 박씨 부자는 저랑 차를 마신 게 아니라 술을 마셨습니다. 요 근래에 부자가 직장을 잃어서 같이 한 잔 마시면서 구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자가 주량이 약한 탓에 한 잔만 먹고 쓰러졌습니다.”그는 잠시 머뭇거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설마 제가 부자를 두고 그대로 떠났을 거라고 생각 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시켜서 박씨 부자를 집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때마침 셔츠를 입은 남자 두 명이 다가오더니 자신들이 두 사람의 부하직원이라고 하고 그들을 데려 갔습니다.”완전한 거짓말은 아니다, 셔츠를 입은 사람은 박씨 부자의 부하 직원이 맞다. “박씨 부자의 부하직원이 최윤의 극성팬 인지 제가 알아 겠습니까? 그리고 바로 공연장으로 데려가서 서하준이랑 같이 두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마지막까지 확인 했어야 했어요. 하지만 팀장님은 마치 제가 이 모든 걸 계획한 주도자로 말씀 하시고 계십니다, 안타깝습니다.”소헌은 유창한 언변으로 의심을 피했다, 그는 순식간에 박씨 부자의 구직을 도와주고, 그들과 같이 식사를 한 ‘좋은 사람’ 이 되어버렸다. 셔츠차림의 남자들은 실제로도 박씨 부자의 부하 직원들이다, 소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눈치로 경찰에게 서술했다. 팀장은 그가 어떻게든 혐의에서 풀려나기 위해 변명을 늘어 놓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지금의 알리바이로는 그를 체포할 근거 조차 없었다. 팀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렇다면 흑이가 왜 셔츠 차림의 남자들을 죽인 겁니까?”그의 질문에는 두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다. 입막음, 소헌의 지시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난해한 질문도 소헌은 쉽게 빠져나갔다.“흑이의 생각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리고 제
박씨 부자는 소헌이 죽인 것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한 그의 태도는 팀장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명확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철수를 선택했다, 경찰서로 돌아가는 길에 김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청장님, 말씀 하신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늙은이 입니다. 정확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서 혐의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프레임까지 씌우는 중입니다.”전화기 너머로 김한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내가 예상한 대로야. 하지만 지금은 명확한 증거나 목격자가 없으니까 우리가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일단 경찰서로 복귀해. 다시 돌파구를 찾아보자.”“충성!”소헌은 경찰 직원이 모두 빠지고 나서야 일 처리를 진행했다. 먼저, 많은 전문가를 불러 화상그룹의 CCTV를 확인시켰다. 그 결과, 소헌의 사무실에서 군대용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시 기계를 처리했지만 누가 범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소헌과 신분이 두터운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컸다. 3개 단락의 비디오 중 뒷부분 2개 단락은 모두 회사의 감시카메라에서 가져 왔다, 이어서 최근 감시카메라 모니터링 사용자와 비디오 수거를 한 사람을 찾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단 한명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소헌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있다. 회사 내부 스파이는 계급 뿐만 아니라 그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 확실하다, 동시에 똑똑하고 치밀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아무런 단서조차 남기지 않은 스파이의 행동에 서서히 두려움을 느꼈다. 스파이의 존재를 인식하고 어느 순간 부터 불면증 증상과 불안증세까지 나타났다.“어떤 놈이야!”소헌은 종이와 펜을 꺼내고는 주위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아무리 이름을 훑어도 의심 가는 사람은 없었다, 동시에 모두가 수상하게 보였다. 그는 차라리 주위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야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이때,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신태열과 신태희가
마침 내부 스파이 때문에 골치 아팠는데, 신태희의 말에 눈이 번쩍 떠졌다.“태희야, 어떤 방법인지 알려주렴.”신태희는 바로 본론에 들어가지 않고, 먼저 서론을 내놓았다.“비서 님, 저는 과거에 한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불이 붙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화재는 심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무섭기는 했어요. 이때, 직원들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벽을 파더니 안에서 상자를 꺼내 왔어요, 상자 안은 돈으로 가득했고요. 그 돈은 동료, 사장에게서 훔친 돈 이였습니다,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 쳐했을 때 먼저 이성을 잃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물건 만이라도 얻으려고 하죠. 사실, 그 화재는 사장의 자작극 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내부의 스파이를 잡을 수 있었어요.”소헌은 그녀의 예시에 감탄했다. 가게 사장은 도둑을 잡으려고 화재를 일으켰고 그 결과, 순조롭게 도둑을 잡을 수 있었다. 소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탁월하다.“회사 도둑을 잡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하지만 우리는 무슨 수단을 이용해서 잡아야 하는 거야?”신태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간단 해요, 화를 내셔서 회사 분위기를 흐리는 겁니다.”“화를 내?”“네!”신태희는 남은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태희야,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좋아, 네 말대로 할게!”회의를 마치고, 두 사람은 잠시 사무실에서 자리를 떴다. 동시에 그들의 ‘자작극’ 이 시작되었다. 신태열과 신태희가 실망하는 척, 화를 내는 척하면서 회사를 돌아다녔다. 잠시 뒤, 소헌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사무실에 집합 시켰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소헌에게 향했다. 그들은 빨갛게 충혈 된 그의 눈을 보고 조금 전 신태열에게 한바탕 혼이 났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이번 사건은 화상그룹 창조 아래 제일 창피한 일입니다. 조금 전, 회장님께서 저를 무식하다고 무시하셨어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강책 한 명을 처리하지 못하고 그 놈의 계획에 넘어가기 일쑤였으니까요.”그가 고개를
지금까지 큰 인물을 상대하기 위해 쓰인 서심산이다, 이러한 물건을 그들의 앞에 내놓았다는 건 강책을 상대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 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다.“말을 안 들었던 놈들 처럼 강책도 서심산으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고 그들에게 물었다.“회장님이랑 회의한 결과, 서심산은 제일 신뢰가 가는 제가 강책에게 직접 복용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최선으로 저를 도와 보호하셔야 합니다.”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했다.“알겠습니다!”이어서 소헌은 해야 할 업무를 지시했다. 업무량은 많지 않지만 업무의 내용이 역겨웠다. 지시 전달이 끝나고,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건, 걸리는 사람이다. 소헌의 차가운 두 눈이 앞을 향해 보고 있다.“이미 불은 지펴졌어, 이번엔 기필코 찾아 내고야 말겠어!”직원들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소헌에게 감시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각자의 다양한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처리 도중에 실수는 물론 소헌의 뒷담, 회사 뒷담까지 하는 내용이 그의 귀에 들려왔다. 그는 부하직원들이 자신을 평가하는 모습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도둑을 잡는 일이다.소헌의 젊은 비서 황윤수는 길거리에서 다투는 사람들을 말리다가 그에게 비서 제안을 받았다, 동시에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소헌의 신뢰를 제일 많이 받고 있는 인물이다. 소헌은 자신의 아들을 잃고 황윤수를 아들처럼 대했다, 항상 그에게 좋은 것을 남겨주고 황윤수가 외출 할 때면 항상 경호원을 붙여 주었다. 이번에도 화상그룹에 남아 다른 부서들과 연락을 하는 업무를 지시했다.회사 사람들이 자리를 뜨고 황윤수가 혼자 덩그러니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 보고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안 쪽에는 상자가 들어 있다. 황윤수가 상자를 열어 보기도 전에 사무실의 문이 열리더니 소헌과 그의 경호원들이 들어왔다. 그는 깜짝 놀라면서 상자를 몸 뒤로 숨겼다. 소헌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윤수야, 그게 뭐야?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