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하다. 소헌이 이 정도로 잔인하고 재빠를 줄 생각도 못 했다. 강책과 김한철이 손쓸 틈도 없이 두 사람을 죽여 입막음을 해버렸다. 그렇다면 증거는 절대 찾을 수 없다!“나가봐.”“네.”김한철은 두 명의 경찰이 나간 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역시 소헌이네요. 이 정도로 악랄하고 재빠르다니, 정말 놀랍습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유일한 증거가 될만한 두 사람도 죽었으니 이제 정말 노윤아가 죄를 뒤집어쓰게 되는 걸까?강책은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청장님, 저한테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김한철은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니 서두르셔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해명해야 합니다. 해명이 늦어지면 여론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알겠습니다.”강책이 사무실에서 나가자 혼자 남은 김한철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설마 강 사장님이 화상 그룹이 날뛰도록 가만히 두겠어?”절망에 빠진 김한철은 계속해서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강책은 식약 식당으로 돌아가던 중 노문강의 전화를 받았다. 노문강은 강책에게 따지며 말했다. “강 사장님,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윤아를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윤아가 왜 경찰에 잡혀간 거죠? 지금 윤아가 대중들에게 욕을 먹고 있어요! 윤아의 명성은 완전히 무너졌어요!”강책은 노문강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듣고만 있었다. 잠시 후, 강책은 노문강의 말을 끝나자 입을 열었다. “노 선생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윤아 씨를 이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강 선생님이 하신 말씀 꼭 기억하겠습니다!” 노문강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휴...심란한 강책은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궁지에 몰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야말로 소헌의 악랄함은 기가 막혔다. 서하준이 살인을 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서하준은 최윤의 열성팬이며 콘서트 주최 측과 협
현재 계획은 소헌이 이 모든 것을 조작했다는 증거를 찾는 것이다. 문제는 증거를 어떻게 찾느냐이다. 소헌은 증거를 찾을 시간과 기회를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 증거를 찾았을 때는 벌써 노윤아가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갔을 것이다. 물고기지라는 운전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약 식당으로 향했다. 물고기자리는 강책이 오늘 밤 분명히 잠을 이루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 강책은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노윤아를 구해야 한다. 잠시 후, 식약 식당에 도한 후 이층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사장님, 주문이요.”밥 먹을 시간이 아닌 새벽 한 시에 주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게다가 식당은 문은 이미 닫았고, 경비원도 있는데 이 여자는 어떻게 들어온 걸까?강책은 경비원을 힐끗 쳐다봤다. 경비원은 난감해하며 말했다. “강 사장님, 저 여자분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직접 가보세요.”경비원이 처리할 수 없는 여자라니?강책은 여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여자는 버버리 코트를 입고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선글라스에 가발까지 쓰고 있었다. “실례지만 누구시죠?” 강책은 여자에게 물었다. “강 사장님, 저를 잊으셨어요? 저희 얼마 전에 만나서 서로 연락처 교환했잖아요.”강책은 재빨리 생각했다. 강책과 연락처를 교환한 사람은 단 한 명이다. “신태희 씨?”강책은 완벽하게 위장한 신태희를 알아보지 못하고 눈앞에서 가까이 확인한 후에야 알아볼 수 있었다. 새벽 한 시에 화상 그룹의 부회장 신태희가 위장까지 하고 강책을 찾아온 이유가 뭘까?신태희는 강책에게 말했다. “마린다라고 부르세요.”이름마저도 가명을 썼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린다 씨, 이 새벽에 왜 저를 찾아오셨나요?”신태희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당연히 배고파서 밥 먹으려고 왔죠.”강책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잠시만요.”잠시 후, 강책은 계란 볶음밥을 한 그릇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지금 음식 재
신태희가 강책을 도와준다니?도대체 왜?강책은 신태희와 오늘 만남까지 합쳐도 세 번도 안 된다. 거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게다가 신태희는 화상 그룹의 부회장이다. 화상 그룹 부회장이 철천지원수 관계인 강책을 돕겠다는 말을 누가 믿을까?어쩌면 이 또한 소헌의 계획인 듯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신태희를 상대하지 않고 당장 내쫓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그렇지 않았다. 강책은 진지한 표정으로 신태희에게 물었다. “저를 도와주시는 이유가 뭐죠?”강책은 신태희가 자신을 도와주는 이유를 알아야 했다. 신태희는 밥을 먹으며 말했다. “이유가 중요해요? 그냥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다른 건 아실 필요 없어요. 그리고 어차피 강책 씨가 원하는 결과만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신태희 씨를 믿지 못하겠어요.”신태희는 당황했지만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저는 강책 씨의 이런 솔직함이 너무 좋아요. 하지만 지금 저를 믿고, 안 믿고가 중요한가요? 제가 강책 씨를 도와주기만 하면 되잖아요. 무슨 이유를 따져요?”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부회장님, 저랑 화상 그룹이 철천지원수 관계라는 건 알고 계시죠? 제가 신태희 씨 오빠를 죽이고 동생을 감옥에 보냈어요. 그리고 소헌의 아들도 제 손에 죽었고, 게다가 화상 그룹의 명예가 추락하게 된 것도 모두 저 때문입니다. 신태희 씨가 제정신이 아닌 이상 저를 도와준다는 말을 납득할 수 없어요. 신태희 씨가 저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면 구렁텅이에 빠지더라도 신태희 씨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신태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강책 씨는 정말 고집이 대단해요. 알겠어요, 그럼 제가 한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말해줄게요.”잠시 후, 신태희는 강책에게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옛날에 한 집안이 가난한 어린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돈 많은 남자와 도망을 쳤다. 그 후로 소녀의 아버지는 매일 고통과 열등감 빠져 살았다. 소녀의 아버지는
네 식구 중 오직 소녀만이 매일 고통 속에서 살았다. 소녀는 부유한 삶이 싫은 것이 아닌, 단지 돈 때문에 가족 간의 사랑이 깨지는 것이 싫었다. 소녀는 종종 아버지에게 계속해서 이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곤 했다. 소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전에 가난했던 시절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또한 소녀는 매일 김치에 밥만 먹어도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녀는 아버지가 권력에 눈이 멀어 머릿속에 상대를 무너뜨릴 방법만 생각하고 가족 간의 정은 완전히 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자신의 속마음을 말을 하지 못했다. 두 형제 중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감옥에 갔을 때 소녀는 전혀 슬퍼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분노하기만 할 뿐 슬퍼하지 않았다. 두 형제의 죽음에 슬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네 식구에게 가족이란 이미 없는 존재였다. 그 이후, 아버지는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소녀의 뺨을 때리고 심지어 나쁜 사람에게 사과까지 시켰다. 상처받은 소녀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소녀는 이제 더 이상 억울해하지 않기 위해 목숨 걸고 반항하기로 다짐했다!그렇게 아버지의 권력 속에서 빠져나온 소녀는 그동안 아버지가 쌓아온 제국을 직접 무너뜨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심지어 아버지의 적과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신태희는 강책에게 말했다. “이 소녀가 강책 씨 앞에 앉아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요?”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집집마다 어려운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신태열과 신태희에게 이런 과거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악랄한 신태열이 아내에게 버림받고, 가난한 과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신태열은 꼭 성공하여 아내에게 잘난 모습을 보여주고 자식들에게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신태열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 신태열은 그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산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한 많은
“신태희 씨를 믿을게요.” 강책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신태희은 눈물을 흘리며 강책에게 되물었다. “여자들은 거짓말을 잘 해요. 정말 제 말을 믿으세요? 제가 강책 씨를 속인 거라면요?”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거짓말인 것 같아요. 하지만 신태희 씨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에요.”신태희는 ‘감동’이라는 말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잠시 후, 신태희는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모두 먹고 휴지로 입을 닦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이번에는 제가 강책 씨를 도와드렸으니 다음에는 강책 씨가 저를 도와주셔야 돼요.”“그럼요.” 강책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신태희는 말했다. “저희가 목적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잖아요. 앞으로 잘 해봅시다.”신태희는 신태열이 정신 차리길 원했고, 강책은 서심산의 진짜 해독약을 얻기를 원했다. 두 사람의 목적은 다르지만 목표는 화상 그룹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연산을 장악하여 횡포를 일삼는 화상 그룹을 완전히 무너뜨릴 계획이다. 하지만 화상 그룹을 무너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신태희는 두 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화상 그룹을 완전히 무너뜨리려면 두 사람을 처리해야 해요.”“그게 누구죠?”“신태열의 조력자 소헌과 정해운이요.”소헌은 이해하지만 정해운은 왜 처리해야 하는 걸까?강책은 신태희에게 물었다. “정해운과 개인적으로 갈등이 있어요?”방금 신태희는 눈에 불을 켜고 정해운의 이름을 말했다. 사실 정해운이 부채질만 하지 않았다면 오늘 신태희가 강책을 찾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태희는 말했다. “네, 맞아요. 저랑 정해운 사이에 아주 깊은 갈등이 있어요. 정해운을 정말 죽여버리고 싶어요. 정해운의 모든 만행을 안다면 강책 씨도 정해운을 죽도록 미워할 거예요.”“그래요? 말씀해 주세요.”신태희는 강책에게 정해운이 주지육림을 만들어 수많은 여자를 더럽혔다는 것을 말해줬다. 하지만 주지육림이 관건이 아니다. 잠시 후, 강책은 신태희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신태희는 말했다. “화상 그룹은 신태열 외에 더욱이
강책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살을 찌푸렸다. 강책은 신태희에게 물었다. “신태열이 병에 걸렸을 때가 언제죠?”신태열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아… 그게… 기억이 잘 안 나요. 아마 용의 물을 마신 후부터 갑자기 아팠던 걸로 기억해요.”용의 물?강책은 잠시 용의 물을 잊고 있었다. 용의 물을 마신 사람은 용맥의 인정을 받고 연산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저 인정받는 것뿐이며 연산을 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본인의 능력에 달려있다. 하필 이때 신태열이 공교롭게 병에 걸려 정해운을 스카우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해운은 서심산을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우연의 일치이다. 강책은 신태희에게 물었다. “신태열 병명이 뭔지 알아요?”신태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몰라요. 그 어떤 의사도 치료하지 못했어요.”그 어떤 의사도 치료하지 못한 병을 정해운이 치료했다니? 정해운의 의술이 그 정도로 뛰어난 걸까?서심산을 만들 수 있으니 의술이 뛰어날 수도 있다. 강책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를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지만 정해운과 용의 물이 우선이 아니니 잠시 내려놓고 나중에 다시 알아 보기로 했다. 현재는 노윤아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강책은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정해운을 죽일 수밖에 없네요. 하지만 저는 서심산의 진짜 해독약을 찾아야 해요. 게다가 정해운은 저한테 선배나 마찬가지예요. 저는 꼭 해독약을 찾아서 김 씨 어르신에게 넘겨줘야 해요.” 신태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정해운만 처리하면 누가 덤벼도 상관없어요.”강책은 계속해서 말했다. “정해운을 상대할 시간은 충분하니 일단 저랑 노윤아 씨를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네! 이게 바로 제가 강책 씨를 찾아온 이유예요.”잠시 후, 신태희는 USB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화상 그룹 CCTV의 USB예요. 이 안에 강책 씨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어요. 노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안 돼요. 저는 남한테 빛지는 거 싫어요.”잠시 후, 신태희는 만 원짜리 한 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거스름돈은 괜찮아요.”신태희는 강책의 대답을 듣지 않고 얼른 나갔다. 강책은 만 원을 집어들고 웃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재미있는 여자군.”잠시 후, 강책은 만 원을 주머니에 넣고 위층으로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신태희가 준 USB를 노트북에 꽃고 동영상을 확인했다. USB 안에는 3분도 안 되는 세 개의 영상이 있었다. 강책은 총 10분도 안 되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영상이라면 분명 노윤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헌을 무너뜨리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하나씩 차근차근해야지, 우선 노윤아 씨 먼저 구하자.”강책은 USB를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말했다. “물고기자리, 경찰서 가자. 김한철 청장님 좀 만나야겠어.”“네, 알겠습니다!”물고기자리는 김한철에게 연락해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30분 후. 강책과 김한철은 지난번과 같이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오늘 강책의 표정은 지난번 보다 훨씬 좋았다. 상대방의 기분을 잘 알아차리는 김한철은 강책에게 말했다. “강 사장님, 너무 일찍 오신 거 아니에요? 게다가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신 것 같습니다. 소헌을 처리하고 화상 그룹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과 노윤아 씨와 콘서트 스태프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셨나 봅니다?”강책은 USB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친구한테 받은 겁니다. USB 안에 세 개의 동영상이면 노윤아 씨가 혐의에서 벗어나고 스태프들 모두 처벌에서 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화상 그룹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헌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김한철은 USB를 쳐다보며 말했다. “고작 세 개의 짧은 동영상이 그렇게 큰 위력이 있어요? 자, 그럼 우선 동영상을 한번 봅시다.”김한철은 노트북에 USB를 꽃고 동영상을 보았다. 잠시
김한철은 강책이 말할 수 없다고 하자 미소를 지었다.동영상은 분명 화상 그룹 내부에서 얻은 것이 틀림없다. 즉, 화상 그룹 내부에 스파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번 강책의 막막한 표정을 떠올리면 강책도 그 당시 스파이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강책이 미리 짜놓은 각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누군가 스파이를 자처하여 강책와 노윤아, 그리고 스태프들을 도와주기 위해 동영상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화상 그룹의 임원급 이상이어야 한다. 김한철은 강책을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스파이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었다. 강책은 스파이의 신분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스파이의 신분이 누설되어 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는 것이다. 강책을 도와주는 스파이가 있다는 것은 김한철에게도 좋은 일이다. 김한철은 웃으며 말했다. “강 사장님, 인맥이 정말 넓군요. 저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강 선생님의 귀인이 주신 동영상으로 전세 역전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강책은 말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청장님, 당장 동영상을 공개해서 노윤아 씨를 구해주세요.”“알겠습니다!”김한철은 당장 담당 경찰을 불러 동영상을 공개하기 이전에 사전 계획을 했다. ......그 시각, 화상 그룹.소헌의 사무실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 다리를 절뚝거리며 차차차 댄스를 추고 있는 소헌의 모습은 매우 서툴고 우스웠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춤이 끝나자 부하들은 소헌을 치켜세우기 위해 박수를 쳤다. 온몸이 땀에 젖은 소헌은 지친 나머지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부하가 소헌의 땀을 닦아줬다. “늙어서 춤 한 번 추면 힘이 다 빠지는군.”부하는 아부를 떨며 말했다. “어르신 춤 추시는 거 보면 저희도 따라 춤추고 싶어집니다.”소헌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됐어, 비행기 그만 태워.”잠시 후, 소헌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