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윤아가 남자친구를 사귀다니!”“빨리 전교생한테 알려야겠다. 맞다, 남자친구 이름이 뭐야?”노윤아는 친구들이 자신을 놀리자 얼굴이 빨개졌다. 노윤아는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체면을 중시한다. 노윤아는 이를 악물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남자친구가 아니라 우리 집 운전기사야, 우리 집 개라고!”개?강책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본인이 정말 남자를 혐오한다고 해서 남에게 상처될 말을 해도 되는 걸까?노윤아는 몸에 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 있는 듯했다.노윤아는 차에 올라타 강책에게 소리쳤다. “가만히 서서 뭐해? 빨리 타! 당장 출발 안 하면 사료 안 줄 거야!”노윤아의 친구들이 웃고 있는 가운데 강책은 말없이 차에 타 출발했다. 두 사람은 가늘 길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노윤아는 문자 한 통을 받고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엄수 집안 말고 라라 식당으로 가. 친구랑 거기서 밥 먹기로 했어.” “엄수 집안에 밥 먹으러 가는 거 아닙니까?”“가라면 가지 뭐 그렇게 말이 많아?!”까탈스러운 노윤아의 성격에 강책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내저으며 라라 식당으로 향했다. 30분 후, 두 사람은 라라 식당에 도착했다. 노윤아는 문자에 보낸 장소인 D 룸을 찾아 들어가자 강책도 따라 들어갔다. 룸 안에는 남자와 여자 7~8명이 앉아 있었다. 그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파마머리를 한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예쁜 여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룸 안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남자를 혐오하고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노윤아는 평소였다면 바로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파마머리를 한 남자의 초대로 온 것이었다. 남자는 학교 주임의 아들 박재정이었다. 노윤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재정 오빠, 오늘 어쩐 일로 저한테 밥 사줄 시간이 다 있어요?”박재정은 노윤아를 보다가 뒤에 있는 강책을 보고 퉁
노윤아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았고, 강책은 직원처럼 서서 그들의 식사시간을 지켜 볼 뿐이다. 그리고 박재정이 노윤아 에게 맥주를 따라 주었다."자, 가득 채웠어. 이제 나랑 같이 마셔줘야지." 노윤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맥주를 마시지 않고 맥주잔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녀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 게다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목을 중요시 했다. 목에 알코올이 닿으면 쉽게 쉰 소리가 날 수 있다고 진찰을 받은 적이 있다, 그녀는 각별한 주의를 가지고 술 한방울도 입에 댄 적이 없었다. 곧이어 노윤아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재정오빠, 그게..." 노윤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박재정이 그녀를 노려보았다."윤아야, 듣자하니까 다음주에 우리학교에 음반 회사들이 들러서 캐스팅 한다며? 반에서 딱 5명만 데려간다고 하던데, 들어가고 싶지 않아?" 노윤아의 꿈은 음반 회사에 들어가 정식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노래를 작곡하고, 앨범을 제작하고, 홍보를 진행한다. 곧이어 팬의 응원소리가 자신을 감싸고, 멋진 무대에서 노래는 부르는 모습을 매일 상상하곤 했다. 노윤아는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1년에 단 한번’ 뿐인 캐스팅을 위해 개강 초반부터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년도 에는 얼마나 많은 회사가 찾아 올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회사 대부분은 학교에서 추천하는 학생을 위주로 살펴본다. 또한 이미지, 기술 모두 특출한 학생만이 학교의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노윤아는 어느 방면에서 모두 완벽한 학생이다, 하지만 추천을 담당하는 교수는 다름 아닌 박재정의 아버지이다. 게다가 박재정의 아버지는 화상그룹 소헌과 가까운 친척이다, 만약 박재정에게 눈도장이 찍히면 외모, 기술이 뛰어 난다고 해도 추천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쯤 면접을 볼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노윤아는 심장이 크게 흔들렸다."만약 오늘 나랑 재밌게 마셔주면 다음주 월요일에 내가 꼭 너 넣어줄게, 그리고 면접 볼 회사는 모두 대기업으로 준비시켜
강책이 침착하게 답했다.“윤아 양은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술 한방울 조차 입에 대지 않습니다. 드실 거면 차를 마시는 게 더 좋은 선택입니다.”박재정이 탁자를 탁-치며 소리를 질렀다.“감히 내가 따라준 술을 안마셔? 왜, 지금 나 박재정을 무시하는 거야?”그가 순간 버럭하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노윤아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재정오빠, 그게 무슨 소리에요. 지금 마실 게요.”하지만 강책이 그녀의 술잔을 빼앗아 거꾸로 뒤집었다, 그 바람에 술이 책상 위로 쏟아졌다.“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마시면 안됩니다.”주변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박재정의 요구를 무시하다니.현장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노윤아는 제정신을 차리고 박재정에게 사과했다.“재정오빠, 죄송해요. 원래부터 미친 사람이에요, 저 사람 말은 마음에 두지 마세요.”하지만 박재정의 얼굴은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술잔 3개와 고량주를 가져왔다. 그리고 술잔에 고량주를 잔뜩 부었다.“윤아야, 이 3잔만 마시고 퉁치자.”그녀는 한입만 들이켜도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고량주 3잔을 먹으라는 건 죽으라는 것과 다름 없었다. “재정오빠, 그게…”이때, 임동우가 끼어들었다.“윤아야, 좋은 말 할때 마셔. 형님이 많이 봐주고 계시잖아, 다시 또 거절하면 네 음악에 대한 꿈은 접어야 할지도 몰라.”그리고 술잔을 그녀에게 내밀었다.“자, 마셔. 형님께 사과하는 의미로.”노윤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마실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한편 박재정은 시간을 세고 있었다, 10초를 기다려도 그녀가 술을 마시지 않자 화를 냈다.“안 마셔? 네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그리고 술잔을 들어 그녀의 머리위로 부었다, 머리카락이 술 범벅으로 젖었다.“이 학교에서 내 말을 거역하는 사람은 없어!”노윤아는 분한 마음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자존심은 산산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자 몇 명은 구석에 숨어 움직이지 않았고, 남자들도 강책을 건드리지 않았다. 곧이어 노윤아가 고개를 돌려 강책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항상 강책에게 무능력하다고 욕을 했었다, 하지만 그 반대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노윤아는 앞에 있는 사람이 수라군신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강책이 허리를 숙이고 박재정을 바라보았다."사과하시죠." 박재정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봐, 당신 누구야? 우리 아버지가 주임 교수이야, 화상그룹 소헌이랑 가까운 친척사이라고!" 강책은 그제서야 박재정의 태도에 납득이 갔다, 하지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소헌의 친아들도 자신이 죽였는데, 박재정을 무서워 할리가 없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탁자를 더 밀었다. 탁자는 계속 박재정의 배를 짓눌렀다, 마치 날카로운 칼이 배를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사과하세요."강책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박재정은 고통을 호소하기에 바빴다. 강책은 또 한번 더 탁자에 힘을 가했고, 박재정의 배에서는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사,사과할게요! 죄, 죄송합니다.." 강책이 말했다."더 크게, 안들리잖습니까." 박재정은 심호흡을 내쉬었다."죄-송-합-니-다!!""저한테 말고, 윤아양한테 사과하셔야죠." 박재정은 울먹거리며 다시 외쳤다."윤아야, 미안해!"곧이어 강책이 다리에 힘을 풀자 주위 사람들이 박재정에게 다가갔다. 옷이 찢어지고, 배에 생긴 상처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박재정은 살면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당한 적이 없었다, 그는 강책과 노윤아를 향해 외쳤다."좋아,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나를 건드린 대가가 뭔지 똑똑히 보여줄게!" 강책이 탁자를 두드렸다."네, 좋습니다." 말을 끝낸 강책은 노윤아의 어깨를 잡고 같이 자리를 떴다. 그리고 식당에서 나와 차로 돌아갔다. 강책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노윤아에게 건넸다. "닦으세요." "아,응"노윤아는 마치
1시간 뒤, 강책이 노윤아를 데리고 엄수집안 앞에 도착했다. 곧이어 두 사람이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노문강이 두 사람에게 재빨리 다가갔다."왜 이렇게 늦게 온거야." 노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답했다."친구랑 이야기 좀 하느라 늦었어요." "그래, 먼저 가서 손 씻어. 밥먹자." "네, 할아버지."노윤아는 장유나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두 사람 모두 괴팍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탓에 다른 친구는 없지만 서로 잘 통했다. 두 사람이 장난치고 놀고 있을 때, 노문강이 강책에게 다가갔다. "강사장님, 그때 말씀 드린 것처럼 제 손녀가 요새따라 기분이 부쩍 안좋습니다, 밥도 잘 안먹고요.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데, 혹시 봐주실 수 있습니까?"노문강이 강책에게 노윤아의 픽업을 부탁한 이유는 손녀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였다. 강책이 노문강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노선생님, 선생님 친손녀분의 병은 몸이 아니라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이라고요?" "네."노윤아의 기분이 좋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원하는 음악의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생긴 불공평한 권력이 그녀를 더욱 슬프게 한 것이다. 강책은 노문강에게 확실한 대답을 주었다."걱정마세요, 노윤아양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문강이 미소를 지었다."강선생님, 만약 제 손녀가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온다면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소원 들어드리겠습니다." "제가 무슨 소원 있겠습니까." 노문강이 웃음 섞인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있지요, 김씨 어르신은 제 오래된 친구입니다. 만약 제 손녀의 병을 고쳐주신다면 김씨 어르신의 제자로 추천드리겠습니다, ‘접목’ 과 관련된 기술을 사장님께 전수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순간, 강책의 두 눈이 반짝 거렸다. 접목의 기술은 서심산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그가 원하는 것이었다. 보아하니 엄수집안 사람들은 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더 최선을 다해
장유나는 급한 마음에 강책에게 말을 걸었다."같이 먹어요."강책이 멈칫했다, 바뀐 노윤아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의자를 가져와 노문강 옆에 앉았다, 강책이 착석하자 가족 같은 분위기가 났다.노문강이 물었다."윤아야, 너 오늘.."그리고 젓가락으로 강책을 가리켰다, 왜 강책에게 합석을 요청한 것인지 묻는 것이다.노윤아는 퉁명스럽게 답했다."기분이 좋아서 그래요." 주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고 미소 지었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물고기자리가 탁자 정리와 설거지를 처리했다. 한편, 노문강이 강책을 데리고 구석으로 데려갔다."강사장님, 오늘 윤아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다니요,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지 않았습니까. 이상합니다,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사실 오늘 윤아양을 픽업하러 가는 길에 다른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와줬을 뿐이고요." "괴롭힌다고요?"노문강이 깜짝 놀랐다, 강책은 어깨를 올리고는 더 이상 아무말 하지 않았다. 그는 노문강의 질문이 끝나겠거니 했지만 이제부터가 ‘악마의 질문’ 이 시작이었다. 노문강이 살짝 고개를 들고 질문을 던졌다."제 손녀와 유나 중에 누가 예쁘다고 생각하십니까.""그게.."노문강의 질문은 수라군신 강책도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잠시 멈칫하고는 바로 답했다."노선생님, 그걸 따져봤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노문강이 허허-하고 웃음소리를 냈다, 의미는 당연히 존재한다. 강책을 제외한 다른 사람 모두 장유나와 노윤아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할아버지인 노문강은 당연히 자신의 친손녀가 더 관심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강사장님, 솔직히 말해주세요." "어.."강책이 잠시 머뭇거리고는 답했다."그렇다면..윤아양이 조금 더 예쁘지 않나 싶은데요." "거짓말! 눈빛이 흔들리던데, 고민하신 거 아닙니까. 역시, 남자는 알기 쉬운 동물이에요!"노문강이 한숨을 내
노문강이 어깨를 들썩 거렸다."아이고, 이제 시끄럽겠구만." 그리고 다시 강책에게 말했다. "강사장님, 아무쪼록 제 손녀의 병을 낫는데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병만 낫는다면 저번에 했던 약속 지키겠습니다." 노문강이 자리를 뜨고, 집 전체에는 노윤아의 노래소리가 곳곳에 울렸다. 강책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물고기자리에게 물었다."태블릿 가져왔어?" "네, 가져왔습니다."강책은 태블릿을 열었다. 타로TV 에 접속한 뒤, 노윤아의 방송에 들어갔다. 그녀가 방송에서 쓰는 이름은 ‘문요’ 다, 강책은 이어폰을 끼고 노윤아의 방송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방송은 섹시한 춤을 추는 BJ들과는 달랐다. 단정하게 옷을 입고 계속 노래만 불렀다. 생방송에서는 살아남기 힘든 방송이지만 다행히도 그녀의 노래실력을 알아봐주는 팬들이 있었다, 그녀는 팬들이 요청하는 노래를 열창하며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을 통해 강책은 다시 한번 더 노윤아가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순간, 노윤아가 말했던 캐스팅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동정에서 온 마음인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인지는 모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녀를 도와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때, 방송에 ‘큰 손’ 이 등장했다. 플랫폼에서 ‘큰 손’ 등급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오면 ‘스포츠카’ 처럼 생긴 이미지가 뜬다, ‘큰 손’ 의 닉네임은 박재벌이다.이름을 보자 강책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박재벌은 박재정이 아닌가. 다시 노윤아를 찾아온 것은 분명히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박재벌이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무슨 여자BJ가 이래? 노출도 없으면서 비싼 척 하지마.’ 순식간에 방송 채팅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팬들이 박재벌을 욕하기 시작했다. 노윤아도 텐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박재벌을 ‘채팅금지’ 리스트에 넣으려고 했지만 그는 십만원치 별풍선을 쏘고 ‘보호모드’ 를 켰다, 플랫폼에서 ‘보호모드’를 키게 되면 BJ는 해당 시청자에게 ‘채팅금지’ 를 시킬 수
‘요새 여자BJ들 왜 이렇게 물질적임.’채팅창에는 수치스러운 채팅들이 빠르게 올라갔고, 방송 진행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단순히 노래만 부르던 노윤아는 한순간에 ‘물질적인 여자’ 로 불리게 되었다, 방송은 박재정이 원하는 대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그는 노윤아의 오래된 팬들의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박재정은 노윤아에게 수치스러운 욕설과 말을 뱉으며 복수할 생각이었다. 노윤아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강책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봉황자금카드를 꺼냈다. 그 카드 안에는 셀 수 없는 돈이 들어가있다. 강책은 플랫폼에 회원가입을 한 뒤, 닉네임을 ‘황제강림’ 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봉황자금카드를 연동하고 백만원을 충전했다. 신규 회원이라서 방송에 들어가도 특별한 특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강책은 선물 창에 들어가서 ‘max’ 버튼을 눌러 수량을 제일 크게 올렸다. 그리고 바로 백만원짜리 별풍선을 쏘았다. 그 탓에 채팅창에는 별풍선 채팅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진정한 ‘큰 손’ 의 등장에 구경하러 시청자들이 몰려 들었다.‘헐, 진짜 큰 손이네. 오자마자 백만원 짜리를 쏴?’‘ㅎㄷㄷ, 황제강림님 혹시 청소부 필요하신가요, 오늘부터 님 청소부로 들어가게 해주세요.’채팅장 흐름은 박재벌에서 ‘황제강림’ 으로 흘렀다, 노윤아는 낯선 사람의 등장 탓에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만약 박재벌과 비슷한 인간이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하지만 황제강림은 달랐다. 긴 침묵이 흐르고, 황제강림이 채팅을 쳤다.‘문요씨, 부르고 싶은 노래 부르시면 됩니다. 신경쓰시지 마세요,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곧이어 채팅창이 시끄러워졌다.‘헐 실화냐.’‘박재벌 어디감? 잘난 척 하던 사람 어디감?’박재벌에 당했던 팬들이 다시 나와 그를 공격했다. 잠시 뒤, 박재벌이 채팅을 쳤다.‘황제강림 연봉 여기서 다 썼겠네 수고. 내 용돈만한 쥐꼬리 월급ㅋ’ 박재벌의 채팅이 올라가자마자 별풍선이 또 한번 더 터졌다, 황제강림이 또 백만원치의 별풍선을 쏜 것이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