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열은 강책과 이런 장소에서 만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주최측은 신태열의 사람이다. 어떻게 그의 원수인 강책을 초대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상황에 주최측을 찾아가는 건 현명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화를 억눌렀다. 하지만 소헌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만약 신태열이 없었다면 지시를 내려 강책을 처리했을 것이다. 세 사람 중, 제일 평온한 사람은 신태희였다. 사실 자신의 오빠와 동생 사건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렸을때 부터 두 형제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게다가 강남구에 온 것도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신태희는 강책이 두 형제를 처리해주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뻐했다, 또 강책에게 ‘은인’ 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도덕적으로는 비난받아야 할 짓이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감정은 어쩔 수 없다. 이때, 신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강책에게 다가갔다. 신태열과 소헌은 그녀를 막으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신태희가 강책을 향해 미소를 짓고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 가. 동시에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강사장님, 저는 화상그룹의 부회장이자 회장님의 딸 신태희 라고 합니다. 처음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다들 신태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강책이 손을 내밀어 그녀와 악수를 하고는 서로의 명함을 교환했다, 명함을 교환하는 와중에도 이상한 낌새는 없었다. 강책과 화상그룹은 원수사이 지간이 아닌가, 그렇다면 신태희가 왜 강책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는 것인가. 신태희는 여러 시선들 속에서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소헌이 물었다."강책이랑 명함을 교환한 이유가 뭐야? 저 놈이랑 손이라도 잡고 싶은 거야?" 신태희가 웃음을 지었다."비서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강책이랑 화상그룹은 원수지간이 아닙니까, 제가 어떻게 저 사람이랑 손을 잡겠어요?" "그럼 왜 명함을 교환거야?" "이게 바로 다른 점입니다."신태희는 앞에 있는 차를
스포트라이트 아래, 사람들의 시선 속에 최윤은 양 손을 피아노 위에 올렸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했다. 관객 모두 그녀의 연주에 심취했다, 음악을 모르는 관객도 그녀의 음율에 집중하기 바빴다.최윤은 ‘공주’ 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한 사람이다,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는 미인이었다. 신태열은 차를 마시면서 최윤의 공연에 심취했다. 그는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 화상그룹연예인의 공연을 관람하는 그 자체를 즐겼다, 항상 남의 머리 위에 있길 좋아하고, 자존심이 센 사람이다. 공연이 하이라이트에 다다를 때, 모두의 예상이 빗나가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음악소리가 멈춘 것이다, 최윤이 연주를 멈추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뭐야, 어떻게 된거야?""듣기 좋았는데, 갑자기 멈춘다고?""몸 상태 안좋은 거 아니야?"무슨 상황이 있든 이 공연은 ‘공연사고’ 가 맞았다. 의견이 분분할 때, 최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먼저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연주를 멈춘 이유는 저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려 합니다." 사람들은 최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원래부터 공연 시간이 짧았던 건가, 남은 시간이 없다는 건 무슨 말 일까. 다들 의문을 가지고 무대위를 바라보았다. 모든 시선이 최윤에게로 향했다, 또한 최윤이 원하는 반응이다. 곧이어 피아노 위로 상자를 올렸다, 예쁜 와인색 상자였다."사실..저는 치료가 불가능한 특수한 지병을 앓고 있습니다. 지금은 상태가 더 악화되었어요, 그리고 오늘 밤이 깊으면 이 병이 저의 생명을 앗아갈겁니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커졌다, 경악하며 의자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빅 뉴스다, 최윤의 말이 사실이라면 연산시 신문의 메인자리는 모두 그녀의 차지일 것이다. 그 중, 제일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신태열 무리였다. 그들은 최윤이 불치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서심산 때문에 오늘 밤에 반응이 올
최윤은 병 때문에 죽을 거라고 말했다. 즉, 서심산 때문에 죽을 거라는 것이다. 신태열은 눈을 부릅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설마 최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실체를 폭로하려는 건 아니겠지?하지만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누군가 큰소리로 소리쳤다. “최윤 씨, 절망하지 마세요. 제가 의술이 뛰어난 의사와 한의사들을 모두 알고 있어요. 아프면 있으면 저한테 말하세요. 제가 최고의 의사한테 치료받게 해드릴게요.”이는 최윤의 열성 팬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었다. 하지만 최윤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 어떤 의사도 저의 병을 고칠 수 없을 거예요. 저는 정상적인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악마의 씨앗이 있어요. 누군가 이 악마의 씨앗을 이용해 죽였다 살렸다 하며 저를 통제하고 있어요.”최윤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최윤이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신태열은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졌다!신태열은 옆에 있는 소헌을 힐끗 쳐다보았다. 신태열의 눈빛을 알아차린 소헌은 즉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최윤이 더 이상 헛소리를 하지 못하게 당장 데려가라고 했다. 이때, 최윤은 계속해서 말했다. “지금까지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 봐 말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난주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더 이상 누군가 나를 걱정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죠. 이제 더 이상 통제받고 싶지 않아요. 오늘 제 몸 안에 있는 악마를 끄집어낼 겁니다!”최윤의 격양된 목소리에 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사를 통제당하고 있다는 것을 어떤 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무언가 짐작 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최윤은 화상 그룹의 돈줄이다. 화상 그룹이 최윤을 통제하지 않으면 누가 통제하겠는가?생각할 필요도 없이 화상 그룹일 것이다. 연성에서 화상 그룹은 거물급 기업으로 연성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신태열은 더욱 악랄한 사람으로 어
2미터가 넘는 키에 보통 사람의 허리보다 굵은 팔뚝으로 마치 단단한 나무처럼 서 있는 황소자리의 모습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단순히 신체조건과 힘만으로 따지면 강책은 황소자리의 상대가 안 된다. 황소자리는 황금 십이궁 중 힘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힘이 대단하다. 황소자리의 무지막지한 싸움 방식과 엄청난 힘은 보통 사람은 견줄 수조차 없다. 황소자리는 순식간에 7~8명의 경호원을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이게 힘 다 준 겁니까? 힘 좀 더 써볼래요?황소자리는 경호원을 무시하며 말했다. 신태열은 인상을 찡그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최윤이 부른 경호원입니까? 최윤이 얼마 줬습니까? 제가 3배 더 드릴 테니 최윤을 끌어내세요.”황소자리는 최윤이 부른 경호원이 맞다. 하지만 황소자리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이때, 옆에 있던 강책이 입을 열었다. “신태열 씨,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황소자리는 절대 돈에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신태열은 강책과 황소자리를 번갈아 쳐다보고 무언가 깨달았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황소자리는 분명 강책의 부하이다! 강책의 부하인 황소자리가 어찌 신태열의 돈에 굴복할 수 있겠는가?신태열은 이제야 강책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알았다. 강채의 목적은 최윤을 보호하기 위해 신태열과 맞서려는 것이다!마찬가지로 강책도 자신이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방금 깨달았다. 강책도 처음에는 최윤이 왜 본인을 초대했는지 몰랐다. 최윤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훌륭하지만 피아노에 대해 전혀 모르는 강책에게 최윤의 연주는 쇠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었다. 강책은 최윤의 발언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알고 보니 최윤도 신태열의 서심산을 먹고 통제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최윤은 굳이 신태열을 따라가지 않아도 톱스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돈줄을 잡기 위한 신태열이 매우 비열하게 서심산을 이용해 최윤을 통제한 것이다. 최윤은 죽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슬퍼할까 봐 어쩔 수 없이 신태열에게 굴복했다
사람들은 신태열의 진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무대 위 화려하게 빛나는 최윤이 무대 뒤에서 참담한 사람을 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신태열은 정말 개만도 못한 인간이다. 최윤은 계속해서 말했다. “가장 괘씸한 것은 사실 서심산의 해독약이 없다는 겁니다. 해독약은 한 달 동안만 일시적으로 독성을 제어할 뿐입니다. 때문에 매달 신태열에게 해독약을 갈구해야 하며 신태열에게 통제 당하는 겁니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유명한 사람들도 통제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화상 그룹이 순식간에 연성에서 거물급 기업이 되어 연성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저는 오늘 화상 그룹과 신태열의 추악한 실체를 모두 폭로할 겁니다!” 잠시 후, 최윤은 테이블 위에 있는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바로 이번 달 해독약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해독약을 먹느니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자유가 없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습니다!!!”최윤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최윤은 억눌렀던 감정을 모두 표출했다. 팬들은 가녀린 최윤에게 이런 엄청난 에너지가 숨어있으며 적을 맞서기 위해 목숨마저 바칠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최윤에게 동정심을 느낀 팬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화상 그룹을 무너뜨리자! 신태열을 무너뜨리자!”“화상 그룹을 무너뜨리자! 신태열을 무너뜨리자!”“화상 그룹을 무너뜨리자! 신태열을 무너뜨리자!”팬들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 신태열이 연성의 우두머리이든 아니든 끝까지 싸워야 한다!최윤의 목숨이 팬들을 움직이게 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강책은 이제야 최윤이 낮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최윤은 낮에 강책에게 오늘 밤 강책이 만족할 만한 멋진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강책은 매우 만족했다. 신태열은 강책의 적이다. 오늘 최윤은 목숨 바쳐 신태열의 정체를 낱낱이 밝혀내어 강책을 도왔다. 이런 최윤에게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강책은 최윤에게 감동하며 ‘적의
팬들은 죽은 최윤을 그저 멍하니 쳐다봤다. 서심산을 복용한 최윤의 몸 안에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때문에 신태열과 강책은 반드시 최윤의 시체를 손에 넣어야 한다. 문제는 강책과 신태열 둘 중에 한 명은 다칠 것이다. 누가 물러설 것인가?강책에게는 황소자리와 사자자리가 있고, 신태열에게는 200이 넘는 부하들이 있다. 사람 수만 보고 신태열이 최윤의 시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폭풍우가 몰아칠 것 같자 연주회 주최 측이 나섰다. 주최 측은 당연히 강책과 신태열이 공연장에서 피 터지게 싸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잠시 후, 주최 측은 공정할 것 같은 방식을 제안했다. “강 사장님, 신태열 씨 연성에서 시체 처리를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책임자는 이혁민 씨입니다. 두 분께서 최윤 씨의 시체를 가져가려는 건 알지만 그건 두 분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혁민 씨에게 시체 권리권을 받는 분이 최윤 씨의 시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자, 이렇게 되면 두 분이 싸울 필요도 없이 공정하지 않겠습니까?”주최 측의 제안도 좋은 방법이다.강책과 신태열은 주최 측의 제안에 동의했다. 연산을 장악하고 있는 신태열이 고작 시신 권리권을 하나 얻기가 어려울까?신태열은 부하 직원을 이혁민에게 보내면 손쉽게 시체 권리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책도 자신만의 생각이 있었다. “내가 직접 이혁민 씨를 찾아갈게.” 강책은 말했다. “네? 총수님, 직접 가실 필요 없이 제가 가면 됩니다.” 물고기자리는 말했다. 강책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이혁민을 만나러 갔다. 강책과 이혁민은 아는 사이다. 아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이혁민은 강책 수하의 병사였다! 그 당시 이혁민은 강책에게 해고를 당했다. 오늘 연산에서 이혁민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유일하게 주의할 점은...이혁민은 강책이 강남구에서 이제 더 이상 수라 군신이 아니라는 소식만 듣고 경성에서 다시 수라 군신의 신분을 되찾았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이것은 아마 문제를
강책은 무표정으로 그저 조용히 기다렸다. 30분 후, 이혁민은 드디어 밥을 다 먹고 테이블 위에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고개를 돌리다가 강책과 눈이 마주쳤다. “어? 이게 누구세요? 이전의 수라 군신 강책 씨 아니세요? 무슨 바람이 불어 여기를 찾아오셨을까? 그런데 왜 문 앞에 서 있으세요? 아이고,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왜 밖에서 기다리냐니? 하하, 일부러 강책을 무시하는 거 아닌가?이혁민도 입에 발린 말을 할 수 있다!하지만 강책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강책은 이혁민에게 한 발짝 다가가 말했다. “이 대표님, 오늘 대표님께 드릴 부탁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이혁민은 너털웃음을 짓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탁이요? 아이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한테는 명령만 하지 않았습니까? 어찌 부탁이라는 말씀을 하세요? 저한테 바라는 게 뭔가요?”이혁민의 입에 발린 소리는 듣기 매우 거북했다. 강책은 전혀 개의치 않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이 대표님께서도 최윤 씨가 불행하게도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최윤 씨 몸 안에 중요한 비밀이 들어있습니다. 때문에 제가 최윤 씨 시체를 분석하고 싶습니다.”이혁민은 표정이 변했다. 이혁민은 시큰둥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최윤 씨는 신태열 씨의 사람인데 어찌 최윤 씨의 시체를 손에 넣을 수 있겠습니까?”강책은 말했다. “최윤 씨가 죽기 전에 신태열의 악랄한 실체를 모두 폭로했습니다. 신태열이 최윤 씨를 그 지경까지 내몰았는데도 신태열에게 최윤 씨 시체를 줄 겁니까? 이혁민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는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이건 규율에 어긋납니다.”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책은 이혁민이 자신을 도와주기 싫어하는 것 같아 보이자 이혁민에게 물었다. “이 대표님, 그럼 어떻게 해야 저를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이혁민은 강책을 훑어보고 웃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먹다 남은 돼지고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다.그러자 이혁민의 애완견은 돼지고기
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강책은 결코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순조롭지 않을 줄은 생각 못 했다. 몇 년 동안 수하에 있던 이혁민이 지금은 강책 머리 꼭대기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세상이 너무 야박하다!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당황하지 않으며 말했다. “이혁민, 내가 수라 군신 자리에서 내려왔다고 너 하나 어떻게 못 할 것 같아?”이혁민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 입으로 말했네요? 지금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면서 예전처럼 나한테 명령하고 벌주고 해고하고 싶습니까? 당신은 이제 내 밑에 있습니다!”“그래.”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있는 상자에서 화려한 수라 군신 도장을 꺼냈다!강책은 이혁민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수라 군신 도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거 봐봐, 이게 뭐지?”이혁민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테이블 위에 있는 도장을 힐끗 쳐다보더니 온몸이 굳었다. 이혁민은 수라 군신 도장을 한눈에 알아봤다!이혁민은 전역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도장을 못 알아볼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이혁민은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테이블 위에 통솔권과 강책을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관직에서 내려온 거 아닙니까? 어째서 아직도 도장을 가지고 있습니까?”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혁민은 침을 삼켰다. 강책이 아직도 도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강책이 수라 군신으로 복귀했거나 물러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혁민이 강책을 건드릴 수 없다!이혁민은 깜짝 놀라 창백하진 얼굴로 강책에게 사과를 하려고 할 때 갑자기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이혁민은 테이블 위에 있는 도장을 다시 물끄러미 쳐다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책 씨, 저를 속이려는 겁니까?”이혁민은 테이블 위에 있는 도장을 집어 들고 웃으며 말했다. “수라 군신 도장은 순금으로 만들어졌어요. 이 도장은 수라 군신 도장과 거의 흡사하지만 순금이 아닙니다. 까맣고 지저분한데, 도대체 뭘로 만든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