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게임을 중간에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여러 판을 했다는 겁니다. 이건 진짜 어려운 거예요! 상대를 죽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죽지 않는 것은 아주 고단수에요. 특히 역풍 국면에서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 수 있죠? 그리고 서포트도 0이에요. 이건 진짜 사람이 할 수 없는 거예요. 저도 못 해요. 게임에 참여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서포트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서포트가 0이라는 건 상대와 상태팀 실력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으며 예리한 판단력으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빠진다는 거예요.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99.9%의 프로 선수들도 절대 못해요.”잠시 후, 박대기는 계속해서 말했다. “제가 진우 형이 한 게임판을 열심히 연구해 봤는데 진우 형 스킬이 정말 장난 아니에요. 진후 형은 저보다 뛰어난 실력으로 한계의 순간이 수없이 많았지만 혼자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선수에요. 저희 형 외에 이렇게 대단한 선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김진우 포지션이 뭐야?” 박대기의 칭찬에 강책은 김진우가 더욱 궁금해졌다. “정글러요. 진우 형은 지금 실력이 가장 좋은 정글러에요.”가장 강력한 정글러!박대기에게 이런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강책은 김진우를 반드시 손에 넣고 싶었다. 강책과 박대기 그리고 최영민이 김진우 자리에 왔을 때 이미 게임이 끝나버렸다. 여느 때처럼 김진우는 0-0-0을 유지했다. 한 명도 죽이지 않고 서포트도 없었다. 상대팀은 김진우를 절대 죽일 수 없었다. 박대기는 김진우에게 말했다. “진우 형, 할 말이 있어.”김진우는 고개를 돌려 박대기인 것을 확인한 후 말했다. “어? 대기 아니야? 어쩐 일로 게임판에 돈 벌러 안 가고 왜 나를 찾으러 왔어? 형 치료비 부족해? 얼만데? 말해 봐.”김진우는 세상 물정 모르는 것 같았지만 품행은 좋았다. 박대기에게 선뜻 돈을 빌려주려는 것을 보면 김진우가 얼마나 선량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박대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형 치
강책의 질문에 김진우의 얼굴 표정이 변했다. 당시 김진우는 실력만 믿고 본인이 최고라고 여기며 다른 사람들을 무시했다. 하지만 어느 날, 박대한에게 처참하게 패배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 후 김진우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김진우는 박대한을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박대한에게 게임을 배우고 싶었다. 그때부터 김진우는 마음속으로 ‘박대한을 이기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박대한이 최강 클럽에게 안 좋은 일이 당하면서 그 목표는 사라지고 말았다. 김진우는 박대한의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마음속의 강한 신념이 한순간에 무너진 김진우는 자포자기하고 실력을 숨기고 최강 클럽에서 떠났다.박대한과 김진우의 관계는 강책과 염소자리와 비슷했기 때문에 강책은 김진우의 마음을 알아챘다.강책은 계속해서 말했다. “최강 클럽이 대한이와 진우 학생의 신념을 모두 망쳐놨는데 남자로서 직접 복수하고 무너뜨려야 하지 않겠어?”김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없던 김진우는 처음으로 원동력을 느꼈다. 하지만 이 원동력은 이내 곧 사라졌다. 김진우는 웃으며 말했다. “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니에요. 최강 클럽의 악랄함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최강 클럽과 적이 되는 것은 즉 죽음이에요! 박대한 못 보셨어요? 최강 클럽은 절대 이길 수 없으니 포기하세요.”이것은 김진우뿐만 아니라 모두의 생각이다. 연산시에서 화상 그룹과 맞선다?하하,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다!강책은 웃으며 상황을 설명했다. “목숨을 걱정하는 거지? 어벤저스 클럽에 들어오면 그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한다는 것을 장담할게.”김진우는 강책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비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거짓말 좀 하지 마세요. 화상 그룹의 실력을 아세요?”“알아.”“알긴 뭘 알아요? 신태열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아세요? 소헌이 얼마나 악랄한지 아세요?”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신태열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체포되었고 한 명
김진우는 강책을 무시하던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놀란 눈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김진우는 강책과 같은 힘이 센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보는 눈이 생겼다. 때문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강책의 실력을 직접 확인한 김진우는 강책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잠시 후, 김진우는 세 손가락을 펴고 말했다. “어벤저스 클럽에 들어갈게요. 하지만 세 가지 조건이 있어요.”“말해 봐.”“첫째, 24시간 보디가드를 붙여주세요. 둘째, 제가 팀의 리더입니다. 세 번째, 계약은 일 년만 합니다. 올해 목표는 단 하나, 우승입니다!”김진우의 세 가지 조건에 모두 만족한 강책은 미소를 지었다. 강책은 일 년, 아니 한 달 안에 화상 그룹을 무너뜨릴 것이다!“그 세 가지 조건 모두 받아줄게, 가자.”김진우는 헤드셋을 내려놓고 담배를 끈 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강책을 뒤따라 나갔다. “여러분, 김진우 복귀합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해요! 최강 클럽, 죽었어!”김진우는 이 말을 진작에 하고 싶었다. pc방에 있는 사람들도 진작에 하고 싶었던 말이지만 화상 그룹에게 보복당할까 봐 아무도 언급하지 못했다. 드디어 화상 그룹과 최강 클럽에게 맞설 사람이 생겼다!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진우의 복귀와 어두운 인생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출발을 축하하며 박수를 보냈다. 박대기의 추천으로 선수 다섯 명이 금세 모아졌다. 이 선수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인재에서 묻힌 선수들이다. 그중 김진우가 제일 뛰어난 선수이다. 강책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김진우를 팀의 리더로 어벤저스 클럽을 만들었다. 이 소식은 곧 신태열의 귀에 들어갔다. 신태열은 소식을 듣자마자 최강 클럽의 책임자 임현을 불러 대책을 명령했다. “임현, 어벤저스 클럽 소식 들었지?”임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 다 들었습니다. 강책이 거액을 들여 새로운 팀을 만들어 저희 최강 클럽에 도전하려고 합니다.”“그 어떤 기회도 주지 마!” 신태열은 말했다. 임현
“그래, 그럼 네 계획대로 하도록 해.”“네, 알겠습니다.” 임현은 대답을 하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신태열은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혼잣말로 중얼거려다. “강책, 네가 화상 그룹에 맞서려고 해? 하하, 속셈은 아주 좋군. 네가 어떤 식으로 덤벼든 결국 지는 건 너라는 걸 알게 해줄게! 화상 그룹은 절대 무너지지 않아.”신태열은 화상 그룹의 e스포츠는 지킬 수 있다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강책이 이 자리를 뺏으려 하면 큰코다칠 수밖에 없다. ......햇빛이 쨍쨍한 오후. 강책은 팀원들과 함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될 연산사의 e스포츠 센터에 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리그에 나갈 자격이 주어진다. 이것이 바로 어벤저스 클럽이 우승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준플레이오프의 상대 실력은 강하지 않다. 1라운드에 뽑힌 트라이스톤 클럽의 실력은 비교적 떨어지는 삼류 클럽이다. 트라이스톤 클럽과 붙게 된 어벤저스 클럽의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강책이 박대기과 김진우와 함께 e스포츠센터 로비에 들어와 최강 클럽의 책임자 임현을 마주했다. 임현은 강책과 두 사람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와, 그 유명한 어벤저스 클럽 아닙니까? 소문대로 모두 인재들이네요. 어? 김진우 아니야? 최강 클럽에서 대체 선수 자리도 못 맡아서 뛰쳐나가더니 리더를 맡았어? 와, 대단하네! 어? 박대기도 있었네? 너희 형 손은 다 나았니? 형 치료비 안 벌어도 돼?”임현은 아주 추악스럽게 말했다. 김진우와 박대기는 임현을 한 대 때리고 싶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매너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오늘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준플레이오프에 참여하러 온 것이다!임현 같은 사람은 상대할 필요가 없다. 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 옆을 지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원동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행히도 강책이 김진우와 박대기에게 원동력이 되어줬다. 김진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최강 클럽이 언제까지 패권을 잡을
김진우는 팀 리더로서 팀원들을 데리고 시합장에 도착했다. 팀원이 아닌 강책은 들어가지 못하고 관중석에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원래 준플레이오프는 관중이 많이 없다. 하지만 연산시는 전 세계에서 e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겁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에도 많은 관중들이 몰려든다. 관중들은 나팔을 불고 춤을 추기도 하며 좋아하는 팀을 위해 깃발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강책도 e스포츠의 뜨거운 열기를 몸소 느꼈다. 그 시각, 시합장. 김진우는 초면인 상대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상대팀은 트라이스톤 클럽이 아닌, 김진우의 옛 동료인 최강 클럽의 2군 팀이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김진우는 어리둥절했다. "어벤저스 클럽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경기 살살 부탁드립니다.” 상대 팀원들은 김진우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어? 이게 누구야? 예전에 최강 클럽의 리더였던 김진우 아니야? 하하, 너 은퇴하지 않았어? 어쩌다 다시 복귀한 거야?”박대기 또한 어리둥절했다. 박대기는 e스포츠 업계에서는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상대팀이 김진우에게 인사를 건넬 때 김진우가 아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박대기는 뒤에 있는 팀원들 중 낯익은 얼굴들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당신들 최강 클럽 2군 선수들 아닙니까? 왜 트라이스톤 클럽 자리에 온 거죠?” 박대기는 상대팀에게 물었다.“김진우도 팀을 바꿨는데 우리는 바꾸면 안 되나?”박대기는 상대팀의 대답에 대꾸할 수 없었다. 팀 바꾸는 것이 안 될 게 뭐가 있을까?하지만 최강 클럽이 어벤저스 클럽을 겨냥했다는 것은 바보라도 알 수 있다. 최강 클럽 2군이 새로운 팀과 싸우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 최강 클럽의 선수들은 모두 프로 선수이다. 2군 팀일지라도 모든 상대팀을 99% 이길 수 있다. 프로 팀이 이제 막 꾸려진 김진우 팀과 시합하는 것이 괴롭히는 게 아니면 뭘까?박대기는 방금 전에 임현이 왜 그렇게 건방지게 말했는지 깨달았다. 알고 보니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던
“아휴, 너무 불쌍하네.”관중들은 트라이스톤 클럽의 승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잠시 후, 시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리그오브레전드는 탑, 미드, 정글, 원딜, 서포트로 다섯 개의 포지션이 있다. 두 팀은 캐릭터를 고른 후 1라운드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경기는 5판 3선승제이다. 1라운드에서 상대팀을 얕잡아 본 것인지 스킬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막강한 선수들만 모인 트라이스톤 클럽의 실력은 매우 뒤떨어졌다. 즉, 트라이스톤 클럽이 새로 생긴 어벤저스 클럽을 무시한 것이다. 트라이스톤 클럽은 다섯 명의 프로 선수들이 나왔으니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은 틀렸다.1라운드는 8분도 채 안 되어 어벤저스 클럽의 승리로 끝났다. 1라운드는 15:0으로 끝났다. 가장 많은 활약을 한 선수는 당연히 김진우였다. 관중들은 깜짝 놀랐다. 김진우 온갖 필살기를 쓰면서 기계처럼 상대팀을 죽였다. 남은 경기도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관중석에 있는 한 관중이 말했다. “트라스톤 클럽은 1라운드에서 방심했어. 선수를 어떻게 선발한 거야? 너무 방심해서 진 거야.”트라이스톤 클럽 선수들은 관중들과 똑같은 생각이었다. 1라운드는 상대팀을 너무 얕잡아봐서 진 것이지 실력과는 무관하다. 2라운드에서 경기에 집중하기만 하면 아주 손쉽게 이길 수 있다. 하지만 트라이스톤 클럽은 김진우의 살기 어린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잠시 후,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트라이스톤 클럽은 1라운드의 치욕을 벗기 위해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또한 김진우를 공격하여 무너뜨린 후 쓴맛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김진우의 실력은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김진우는 미꾸라지처럼 상대팀의 모든 공격을 다 피했다. 트라이스톤 클럽 다섯 명의 선수가 김진우를 공격하려고 할 때마다 김진우는 귀신같이 사라져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상대팀이 돌아가려고 할 때 김진우는 어디선가 뛰쳐나와 상대팀을 공격했다. 게다가 상대팀의 최강 실력
최강 클럽의 2군 팀으로서 새로운 팀에게 진다면 얼마나 창피할까?절대 안 된다. 3라운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트라이스톤 팀원들은 정신을 차려서 3라운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잠시 후, 3라운드가 시작되었다. 트라이스톤 클럽 팀원들은 3라운드에서 빈틈이 없을 정도로 아주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김진우의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김진우를 방어했다. 혼자서 팀을 이끄는 김진우를 막으면 어벤저스 클럽은 완전히 망하는 것이다. 하지만…어벤저스 클럽의 서포트가 활약을 했다. 서포트는 상대팀을 죽이지는 못하지만 팀원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타나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서포트는 바로 최영민이었다. 어벤저스 클럽의 캐릭터들은 모두 후반에 강해지기 때문에 전반은 비교적 힘들다. 최영민은 초반부터 끊임없이 팀원들을 서포트하며 혼자서 팀을 이끌어가며 전반 15분을 힘들게 넘겼다. 15분 후, 어벤저스 클럽의 캐릭터가 활약을 시작했다.. 특히 공격수 박대기는 이미 만반의 준비가 끝난 천하무적 상태였다. 박대기의 장점은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박대기는 김진우만큼 실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혼자서 상대팀을 모두 상대할 수 없다. 또한 최영민처럼 팀원들이 위험할 때마다 달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박대기는 기계처럼 흔들림이 없다. 박대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다. 상대팀은 절대 박대기의 실수를 발견하지 못한다!하지만 박대기는 실력 발휘를 해야 할 때는 실력 발휘를 한다. 아주 탄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박대기 같은 선수는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있고 절대 실수하지 않기 때문에 감독들이 가장 좋아하고 안심한다. 15분 후, 박대기가 경기할 차례가 왔다. 박대기는 팀원들의 실망을 저버리지 않고 공격수로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 상대팀 다섯 명을 모두 무너뜨렸다. 결국 3라운드 또한 어벤저스 클럽의 승리로 돌아갔다. 3라운드 경기 시간은 21분으로 가장 길었다. 트라이스톤 클럽은 3라운드 경기에서
임현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김진우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상대팀의 실력을 무시하면서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반대였다. 곧이어 김진우가 임현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감싸고 있었지만 웃음을 가릴 수는 없었다. “내기는 이쯤에서 끝내는 걸로 해야겠는 걸.” 두 사람의 주위에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오히려 두 사람이 싸우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게다가 임현은 한 클럽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체면이 말이 아니였다.“진우야, 우리 오랜 친구잖아. 이렇게 까지 해야겠어?” 김진우가 미소를 지었다.“친구? 내가 너같은 친구가 있었다고? 만약 오늘 진 사람이 나였다면, 네가 나를 봐줬을 것 같아?”오늘 승부가 김진우의 패배였다면 임현은 서슴치 않고 그의 뺨을 내려쳤을 것이다. 임현이 보이는 태도는 교활하기 그지 없었다. 곧이어 김진우가 손을 들었다.“현이야, 걱정하지마. 살살할게, 긴장하지 말라고.” 임현이 겁에 질리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잠깐만, 잠깐만, 진우야. 우리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내가 4천만원 줄게. 그니까 때리지는 말아주라.” 김진우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미안한데, 우리집 잘 살아. 그깟돈 따위 필요없어, 내가 원하는 건 네 싸대기라고!”말이 끝나자마자 김진우가 임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임현은 팍- 이라는 소리와 함께 멀리 떨어져 나갔다.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그대로 남았다. 동시에 이빨 두개가 빠져버리고 말았다. 김진우가 자신의 손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미안. 좀 세게 쳐버렸네. 현이야, 우리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자.”말을 끝내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 임현은 얼굴을 만지고, 피를 뱉었다. 그리고 멀어져가는 김진우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다짐했다. 꼭 저 녀석을 죽일거라고. “구경이라도 났어? 다 꺼져!”임현이 소리를 지르자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흩어졌다. 해코지를 당할까봐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