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왕이진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큰 소리치던 사람이 장유나의 한 마디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장유나가 그에게 물었다.“왕이진, 네가 언제부터 우리 집안의 관리인 이었지? 우리 아버지는 알고 계셔?” 왕이진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엄숙집안의 주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큰 아씨, 잘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세요. 제가 무슨 관리인입니까, 그냥 경비원 일 뿐입니다. 평생을 받쳐 엄수집안의 안전을 책임지는 게 저의 업무입니다.” 장유나가 물었다. “그럼 너랑 나 중에 누가 더 용맥에 대해 잘 알것 같아?” 왕이진이 계속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고작 경비원인 제가 뭘 알겠습니까. 용맥은 엄숙집안의 기밀입니다, 제가 알리가 없습니다.” “그래, 정신은 차렸나보네. 용맥은 우리 엄숙집안 사람만이 알 수 있어. 고작 문지킴이가 여기서 헛소문을 퍼뜨리고 우리 집안의 명성을 떨어뜨려? 왕이진, 네가 무슨 짓을 했는 지는 잘 알겠지?” “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으면, 벌은 네가 직접 받으러 가.” “큰 아씨, 제가 어떤 벌을 받으면 될까요?” “이 새끼가! 여전히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 지 모르고 있구나?” “아니요, 아니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30대 맞겠습니다. 어때요, 만족 하시죠?” 편형(鞭刑, 매로 치는 형벌)은 엄숙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형벌이다. 또 장가집안의 규칙이다. 작은 잘못은 10대, 큰 잘못은 20대, 중대한 잘못은 30대로 정해져있다. 30대를 맞게 되면 죽지는 않지만 보름동안은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왕이진이 직접 30대를 맞겠다고 말한 이유는 그저 장유나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그리고 장유나가 만족하면 그 뒤의 일은 쉽게 처리가 가능했다.“30대? 흥, 봐주는 줄 알아. 꺼져.” “네, 지금 바로 물러가겠습니다.”왕이진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차에 올라탔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기사에게 다시 엄숙집안으로 돌아
강책은 헛웃음을 지었다.“당신 부하가 거짓된 정보로 저를 모함하려고 달려들면 당신이 나서서 오해를 풀어주는 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근데 제가 당신에게 감사를 하라고요? 제가 당신을 물어뜯지 않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봐요!” 강책의 몇마디는 장유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어렸을 때 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그녀에게 강책 같은 남자는 처음이었다. 신태열을 포함한 다른 남자들도 모두 장유나에게 예의를 차리기 바빴지만 강책은 전혀 달랐다. 장유나는 더 화를 냈다.“예의도 없고, 수준도 없는 놈이!” 강책은 어깨를 들었다.“그래요? 그럼 다음에도 이런 놈이 만든 음식을 드실 겁니까?” 장유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강책이 장유나의 정곡을 찔러 말한 것이었다. 그녀는 흥, 하며 코웃음을 쳤다.“삼촌, 가요!” 장유나는 강책을 또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식당을 빠져나왔다. 그녀의 뒤로 노문강이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강책을 향해 조용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늘 아래, 고집 센 장유나를 굴복시킨 사람은 강책이 처음이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식약식당을 떠났다. 동시에 구경꾼들도 사라지자 조유비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현장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물고기 자리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어딜 도망가십니까?” 조유비가 도망가려고 하자 물고기 자리가 그의 뺨을 내려쳤다.“꿇어!” 물고기 자리는 조유비를 바닥에 꿇렸다. 강책은 차가운 눈빛으로 조유비를 바라보았다.“당신과 저는 전혀 연관이 없는 걸로 압니다. 왜 저를 모함하시려고 한겁니까?” 조유비는 머리를 긁으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대략 자신이 소헌에게 돈을 받아서 강책을 상대하라고 지시했지만 결국 꼼짝도 못하고 자신의 부하들이 모두 붙잡혀 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왕이진의 신분을 빌려 강책을 상대하려고 했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았다. 사실 , 오늘 장유나의 등장이 없었다면 강책이 불리해졌을 수도 있다.“아직 정신을 못 차리셨
물고기 자리가 식당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닫았다. 두 사람은 서로 맞대고 앉아 차를 마셨다. “엄숙집안에 대해서 알아봤어?” “네, 알아 봤습니다. 신기한 집안이더라고요.” 순식간에 강책의 흥미를 끌어당겼다.“어떤 집안이지?” 곧이어 물고기 자리는 지금까지 조사한 모든 정보를 강책에게 알려주었다. 신기한 정보도 있었지만 진실여부는 알 수 없었다. 그의 정보는 이러했다, 연산시에는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연산시의 땅 밑에는 용맥이 존재하며 연산시를 지켜 주고, 연산시의 모든 건 용맥과 연관이 되어있다. 또한, 연산시가 매년 사건 없이 큰 발전을 이루는 것도 모두 용맥의 보우 덕분이라고 알려져있다. 매년, 연산시는 크고 작은 활동을 열어 용맥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그 중 제일 큰 활동은 1년에 딱 한번있는 ‘용맥두법’ 이다. 각 지역에서 온 격투기 고수들이 대결을 해서 승리한 자가 용맥의 ‘물’ 을 마시게 된다. 연산시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용맥의 물을 마신 기록이있다. 그 중, 신태열도 포함이었다. 엄숙집안은 조상의 뜻을 100년 가량 유지해 왔으며, 연산시에서 용맥과 ‘대화’ 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집안이다. 엄숙집안의 가주 즉, 장가집안의 가주는 용맥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장가집안 사람들의 몸에는 용의 피가 흐르기에 연산시에서도 높은 자리에 위치해있다. 강한 실력과 높은 재력을 가진 집안은 아니지만 장가집안을 건드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 이유는 장가집안을 건드리는 건, 용맥을 건드리고 연산시를 건드리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연산시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부터 용맥의 존재를 맹신하도록 교육받았다. 방금 전, 왕이진의 한 마디에 분위기 흐름이 바뀌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물고기자리가 수집한 정보를 듣고 나서야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신기하네. 하지만 대부분은 틀린 정보일거야, 용맥의 존재여부는 모르지만 딱 한가지는 알아. 장가 집안의 사람은 용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점이야. 적어도 장유나는 그
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용의물을 마시고 연산시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가서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물병자리가 엄지를 치켜 세웠다.“네, 맞습니다. 좋은 건 먹어봐야죠.”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용의물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만약 용의물이 서심산과 연관이 있다면 전자의 근원을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우연히 장유나와 이어진 인연이 중요한 역학을 할지도 모른다. ..한편, 화상그룹 본사 사무실 안.신태열, 소헌이 자리에 앉아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어떤 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잃고도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소민준을 묻어주고, 그 다음 할일은 강책을 처리하는 일이다. 적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며, 실수를 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늙은이 두 명이 고민하고 있을 때, 신태열의 딸 신태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곧이어 헛기침을 하고는 두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아버지, 비서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조유비 그 자식이 다시 강책을 찾아갔다가 강책한테 호되게 당했답니다. 지금 식약식당 앞에서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고 정보가 들어왔어요.” 신태열이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조유비는 원래부터 쓰레기 같은 새끼였어. 일반인 상대로는 좋은 도구지만 강책을 상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이제 그런 일은 더 이상 보고하지 않아도 돼.” 신태희가 어깨를 올렸다.“만약 조유비와 관련된 작은 일이었다면 직접 찾아와서 보고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보에 따르면 한 여자 때문에 조유비의 복수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누구?” “엄숙집안의 큰 아씨 장유나입니다.” “뭐? 그 깔끔 떠는 계집이 강책의 식당에 왜 들어간 거야?” 신태희가 답했다.“다이어트를 과하게 하는 바람에 거식증을 겪었다고 합니다. 사실 연산시에는 이미 소문이 났었어요. 그리고 신태희의 거식증을 치료하기 위해 노문강이 식약식당으로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신태열이 긴장하
신태열이 한숨을 내쉬었다.“강책을 상대하는 것 말고도 다른 일에도 주의를 놓쳐서는 안돼. 용맥두법이 얼마 남지 않았어, 이번에는 내 딸이 마시기로 했어. 이제 물려줘야 할때가 온거야, 만약 태희가 내 회사를 잘 물려받으면 강책한테 죽음을 당해도 큰 여한은 없어.” 소헌이 말했다.“회장님은 그 놈을 과대평가하고 있어요. 저는 그 자식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태열은 창문 너머에 있는 밖을 바라보았다.“방심하는 게 제일 무서운 거야. 경험상, 절대로 그 누구를 쉽게 봐선 안돼!” 신태열은 조심스러운 태도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한편, 식약식당 3층.강책이 오랜 시간동안 자리에 앉아 물고기자리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물고기자리가 용맥두법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총수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용맥두법은 격투기가 아니라 제사의 일종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사지?” “엄수집안이 가진 제단이 있습니다. 금, 목, 수, 화, 토으로 총 5개의 제단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두법이란 참가자가 제단 위에 제물을 올려서 바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리고 장가집안이 용맥의 뜻을 대신해 승리자를 발표합니다. 승리자는 용맥에서 수집한 ‘용의물’을 마실 수 있으며, 마시고 나면 용맥의 보우를 받아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잠시 머뭇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매년마다 승리자가 있었던 게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총 52번의 제사가 열렸지만 단 6명의 승리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용맥의 인정을 얻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판단 됩니다. 이 6명의 승리자들은 용의물을 마시고 나서 연산시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중, 신태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연산시 사람들이 용맥의 존재에 맹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 다른 건 몰라도 용의물을 마시고 성공한다는 건 신기한 일이야. 6명 중에 신태열을 제외한 5명의 승리자는 누군지 알아왔어?” “네, 다
물고기자리가 웃음을 터뜨렸다.“총수님께서는 정기영이 당시에 무슨 제물을 바치셨는 지 알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물고기자리가 민망한 듯 미소를 지었다.“말하지 않을 겁니다. 요 몇년 동안, 정기영을 찾아 간 사람이 80명도 더 된다고 합니다. 모두 유명인사 또는 정치인처럼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여러 제안을 했지만 모두 헛수고 였습니다. 정기영은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어요.” “입이 그렇게 무겁다고? 괜찮아, 한번 부딪혀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어.”물고기자리가 정기영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알아내고 두 사람은 냉큼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가자 침대에 누워 시름시름 앓고 있는 정기영이 보였다. 하얀 백발, 초췌한 모습, 말라서 뼈가 훤히 보이는 노인이었다. 그는 나이가 많은 탓에 멀쩡한 곳이 없었다. 과거 연산시를 쥐락펴락 했던 젊은이가 시간이 지나고 역변 했을거라고 누가 알았으랴. 강책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병실에 들어왔다. 침대 옆에 서서 꽃을 화병에 넣었다. 탁자 위에 적지 않은 꽃다발과 과일 바구니가 올려져 있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꾸준히 정기영을 찾아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리 그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라고 해도 정기영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 대신 의료비를 내며 그의 목숨을 억지로 연장시킨 것이다. 강책이 의자를 끌고 앉아 정기영을 바라보았다.“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전 강책이라고 하고, 강남구에서 왔습니다. 오늘 정선생님을 찾아 온 이유는 용맥두법에 필요한 다섯가지 제물을 알기 위해서 입니다.” 물고기 자리는 깜짝 놀랐다. 첫만남에 이렇게 직설적이라니. 오자마자 제물을 묻는 자에게 말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정기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게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강책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도 선생님과 같습니다. 화상그룹의 신태열과 풀 수 없는 원수사이 입니다. 연산시에 온 이유도 화상그룹을 매장 시키기 위함입
죽음을 앞둔 노인의 입을 열기란 쉽지 않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유혹하는 방법은 앞서 찾아 온 사람들도 써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강책은 정기영을 보고 순간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의 의술은 정기영이 가지고 있는 병증 이외에도 일반인 눈엔 보이지 않는 증상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정기영에 몸에는 다름아닌 얼룩무늬가 있었다! 사실 노인의 몸에 얼룩 무늬가 생기는 건 정상적인 일이다. 특히 정기영은 여러 질병을 겪었고, 여러 흉터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강책이 본 얼룩무늬는 일반 얼룩무늬가 아니라 서심산에 중독 된 뒤 나타나는 증상이 확실했다. 그는 강남구에 있었을 때 부터 여러 사람들의 몸에서 비슷한 무늬를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정기영도 서심산에 중독되어 신태열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선생님, 혹시 서심산을 복용하신 겁니까?” ‘서심산’ 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 정기영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서심산? 신태열이 연산시를 통제한 그 ‘보배’ 말하는 거죠? 허허, 그건 쓰레기입니다. 그걸로 나를 조종하려 했지만, 되지도 않는 소리!” 강책이 눈살을 찌푸렸다. 서심산을 복용하지 않았지만 정기영 몸의 얼룩무늬는 서심산에 중독된 것과 비슷하다. 만약 중독이 되었다고 해도 현재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에게 신태열이 매달 해독제를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또 해독제가 없으면 82세까지 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얼룩무늬는 어떻게 된 일인가. 이때, 정기영이 강책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젊은이, 그만 가세요. 연산시를 정복하겠다는 헛된 꿈은 접으세요. 여긴 다른 지역과 달라요, 물이 깊을 겁니다.” 죽기 전에 내뱉은 말은 그저 착한 말 일까 아니면 정기영의 마지막 유언일까. 그는 말을 끝내고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강책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물고기자리, 의사 불러줘. 선생님이 돌아가셨어.”물고기자리는 아무말 하지 않고 의사를 찾으러 자리를 떴다. 마지막으로 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기영의 시체에 허리를 숙였다. 그리
“아니라면요?” “하나의 조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하’ 에서만 존재하는 거대한 조직!” 방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물고기자리가 옷을 더 감쌌다.“총수님 말씀은 연산시에 화상그룹 이외에도 또 다른 거대한 조직이 있고, 단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뜻입니까?” 강책이 분석에 나섰다.“조직이 정말로 존재하고, ‘용맥’ 을 자신의 집터로 살아간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이해가 될거야. 용의물은 그냥 보통 물일수도 있어, 마시고 나서 몸에 나타나는 변화는 없지만 ‘용맥’ 조직의 인정을 받은 거와 다름 없어! 인정을 받고, 지지를 받고, 성공을 거두는 거야.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인정을 받지 못하면 연산시에서 성공을 이룰 수 없어.” 물고기자리는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네, 이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몇 백년동안 연산시에서 발을 뻗을 수 있었던 사람들 모두 용의물을 마신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물을 마시지 못한 세력들은 하나같이 다 실패하고, 심지어 외부 지역에서는 대박을 쳤지만 연산시에서는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세력들은 방향과 사람을 잘 못 찾은 것이다. 연산시에서는 앞에 보이는 대상만을 처리해야할 게 아니라 용의물을 마셔서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엄숙집안이 용맥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어. 허허, 사실 용맥의 대리인 인거지. 용맥은 ‘지하’에 존재해. 책임자들이 직접 신태열과 정기영 같은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선 대리인이 필요했을거야. 용맥의 모든 지시는 엄숙집안을 통해 그들에게 전달했을 거야, 그 집안이 100년가량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이유일거야. 엄숙집안을 건드리는 건 용맥을 건드리는 것과 같고, 연산시에서 용맥을 건드는 자는 죽는다. 라고 생각하면 돼.” 강책의 추측일 뿐이지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모아서 살펴보면 그럴싸했다. 물고기자리가 침을 꼴깍 삼켰다.“만약 정말 그런 조직이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 건지, 어떻게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