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웃으며 말했다. “강 선생님께 알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맞습니다. 내일 모든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을 겁니다. 저는 이제 늙어서 가지고 있어도 의미 없어요. 차라리 팔아서 후손들에게 돈으로 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오 사장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들은 바로는 오 사장님의 소장품은 총 40억의 가치가 있는데 구매자는 5억만 지불할 거라고 합니다.”오하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아... 이걸 강책이 어떻게 알고 있지?”오하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강 선생님, 농담하지 마세요. 아직 경매 시작도 안 했는데 무슨 5억만 낸다는 겁니까?”강책은 말했다. “정말 아직 시작을 안 했나요? 제가 듣기로는 말로만 경매지 실상 화상 그룹 이외에는 입찰자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즉, 화상 그룹이 부르는 게 값인 셈이죠. 경매 시작가가 5억이면 입찰가도 5억 아닙니까?”강책의 말은 오하준의 가슴에 박혔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누가 이런 이렇게 할까? 이게 다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는가?!오하준은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때, 강책은 부드럽게 말했다. “오 사장님, 화하 문물은 사장님의 개인 소장품이지만 화상 그룹한테 헐값에 팔아서 다시 크리스에게 파는 것은 국가의 중대한 손실과 모욕이에요! 오 사장님, 국민의 지조를 걸고 화상 그룹한테 절대 휘둘리지 마세요.”오하준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오하준도 모두 알고 있다. 오하준도 국민의 지조를 가지고 있지만 목숨과 관련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강책은 오하준의 마음을 꿰뚫며 말했다. “오 사장님께도 고충이 있는 거 압니다. 그 고충은 바로 서심산이죠.”오하준은 순간 깜짝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강책을 쳐다봤다. “강 선생님,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죠?”강책은 오하준에게 말했다. “오 사장님, 이제 더 이상 모르는 척하실 필요 없어요. 오 사장님은 서심삼 때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일을 하는 거 다 압니다.
협력을 할 수 없어?강책은 눈살을 찌푸리고 오하준에게 물었다. “이유는요?”오하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 선생님과 협력을 하면 화상 그룹의 적이 되는 겁니다. 이번 달에는 강 선생님께서 해독약을 준다고 하지만 다음 달에는요? 만약 강 선생님께서 진짜 해독약을 찾지 못하면 저는 한 달밖에 못 삽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위험한 도전을 할 수 없습니다.”오하준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듯하다. 강책은 진지한 눈빛으로 오하준에게 말했다. “오 사장님 말씀도 맞습니다. 오 사장님은 서심산에 중독되었고 저는 중독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만약 제가 한 달 안에 진짜 해독약을 찾지 못하면 오 사장님과 함께 죽기로 한다는 내용으로 협의서를 작성합시다. 어떠신가요?”오하준은 깜짝 놀랐다.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나?“강 선생님, 장난이 지나치네요!”강책은 말했다. “장난 아닙니다. 이건 제가 오 사장님께 하는 약속입니다.”강책은 오하준에게 말을 하며 집 곳곳에 붙어 있는 가헌사를 보았다. 강책은 말했다. “신기질은 위대한 시인으로 충의 무쌍하며 민족의 지조를 대표하는 인물이죠. 술에 만취하여 꿈속에 밝은 불빛 아래 보검을 보았네… 천고의 세월 속 산천은 의구한데 영웅은 찾아볼 길 없으니 옛적 강동의 손권이 도모하던 곳 어디든가? 오 사장님, 집에 이렇게 많은 가헌사를 붙여놓으셨으니 오 사장님께서도 민족의 지조를 지니고 계실 겁니다. 만약 지금 고비에서 신태열을 받든다면 떳떳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도 가헌시를 집에 붙여놓을 자격이 있습니까?”오하준은 말문이 막혔다. 오하준은 고개를 들어 가헌시를 쳐다보자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였다. 그렇다. 신태열을 받아들이면 오하준은 무슨 낯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강책과 협력해야 한다!오하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제가 강 선생님 설득에 넘어갔습니다. 강 선생님과 협력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을 할 것인지 알려주세요.”마침내 강책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다음 날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소민준은 예정대로 경매장에 도착했다. 소민준은 화상 그룹을 대표했다. 소민준 외에 9군데의 회사 사람들도 모두 경매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어차피 경매하는 ‘척’만 할 것이니 소민준은 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소민준의 통제하에 있다. 시간이 지나자 진행자가 조그마한 망치를 하나 들고 무대에 올라 테이블 앞에 섰다. 잠시 후, 10시가 되었다.진행자는 사람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뒤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여러분, 오늘 경매에 참여해 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오하준 선생님께서 평생 모으신 귀중한 문화재로 경매가 진행됩니다.”사회자는 인사말을 끝낸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작가는 5억이며, 가격은 최소 3천만 원씩 올립니다. 3초가 지나고도 다른 경매자가 없으면 경매는 끝납니다. 경매 규칙 설명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무관심했다. 이들은 그저 자리만 채우러 왔을 뿐 경매에 참여할 생각 전혀 없었다. 몇 초의 침묵 끝에 소민준은 조용히 손을 들었다. “5억이요.”진행자는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 5억 나왔습니다. 또 있나요?”사람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심지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어차피 대본대로 하는데 뭐 볼 게 있을까?”“자, 5억, 1초”“2초…”진행자가 마지막 3초를 외치고 오늘 임무가 완성되려는 순간! 갑자기 구석에서 누군가 손을 들고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불렀다. “40억이요.”사람들은 깜짝 놀라 모두 멍해졌다. 졸고 있던 사람들 또한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누구인지 쳐다봤다. 이거 무슨 상황이지? 누가 판을 깨는 거야?다들 자리만 채워주러 온 건데 누가 경매에 참여하는 거지?경매에 참여하는 건 그렇다 친다. 하지만 5억을 불렀는데 40억을 부르다니, 돈이 남아도는 건가?
“네. 무슨 문제 있습니까?”소민준은 강책이 대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렇다. 본인이 돈이 많아서 경매를 하고 싶다는데 어쩌겠는가?사실 6~7억이면 소민준도 이 악물고 뺏을 수 있다.하지만 한 번에 40억을 불렀는데 무슨 수로 뺏을 수 있을까?뺏는다고 해도 이익이 전혀 없을뿐더러 신태열에게 욕만 먹을 것이다. 게다가 소민준에게 40억이 어디 있겠는가! 구석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진행자님, 진행하셔야죠?”진행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자, 40억. 1초.”40억에 화화 문물을 경매할 사람은 없어 보였다. 누가 40억을 부를까?“2초.”소민준은 화가 나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지금 신태열에게 전화해도 이미 늦었다.“3초!”진행자는 말했다. “자, 아무도 없습니까? 그럼 오하준 선생의 화하 문물은 8번 경매자님께서 가져가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잠시 후, 경매자가 경매가를 지불하고 화하 문물을 건네줄 때 불이 환하게 켜졌다.소민준은 8번 경매자의 얼굴을 똑똑히 봤다. 그런데 낯이 익었지만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잔뜩 화가 난 소민준은 8번 경매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기요. 당신 지금 사고 친 거 아세요?”“그래요?”“감히 화상 그룹에게 맞서다니, 죽음이 두럽지 않아요?”“화상 그룹이요? 하루 이틀도 아닌데 무서울 게 뭐가 있어요?소민준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당신, 도대체 누구세요?”8번 경매자는 간결하게 본인의 이름을 말했다. “강책!”‘강책?’ 소민준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민준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강남구에서 신태민을 체포하고 신태열을 죽이려던 강책? 강책은 연산시에 와서 소민준의 손을 두 번이나 꺾었다. 강책의 실력은 만만치 않다. 강책도 화상 그룹에게 맞서는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도 있다. 소민준은 강책이 왜 경매를 망치려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화상 그룹을 화나게 하려는 속셈인 건가?소민준은 경매장을 떠나는 강책과 진행자의 뒷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소민준이 돌아가려고 차에 탔을 때, 강책과 진행자가 웃으며 지나갔다. 그 모습을 본 소민준은 더욱 화가 났다. 소민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강책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열받는다!젊은 사람들의 성격은 직설적이다. 특히 소민준처럼 고귀한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사회 경험이 없는 사람은 더욱이 그렇다. 소민준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만 했지 괴롭힘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소민준은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김현철한테 전화해서 보고하세요.”운전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김현철은 화상 그룹의 전문 보디가드로 소민준의 전문 보디가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법이 악랄하다. 김현철 매번 큰 사건을 처리하며 상대는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는다. 화가 난 소민준은 김현철에게 강책을 넘겼다. 그야말로 강책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강책은 본인이 김현철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시각, 강책은 물고기자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돌아가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물고기자리는 운전을 할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총수님, 뒤에 차가 저희를 계속 따라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느낌이 안 좋습니다.”보통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뒤에 있는 차를 피하거나 가능한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강책은 이와 반대였다. 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말했다. “뒤에 차가 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 줄여. 그리고 골목길로 들어가서 뒤차가 우리를 가로막을 기회를 주도록 해.”다른 사람이라면 강책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자리는 강책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물고기자리는 강책에게 말했다. “총수님, 역살하실 건가요?”강책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창밖을 바라봤다. 상대를 집어삼키려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야한다. 하지만 소민준은 자신의 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아버지가 돌아오라고
강책은 담배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여 피우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까지 데려와서 제 차를 막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소민준은 피식 웃고 옆에 있는 건장한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 옆에 있는 이 분은 연산시에서 1등 보디가드 김현철입니다! 김현철 씨가 주먹을 쓰면 죽는 것 아니면 중상을 입기 때문에 평소에는 주먹을 쓰지 않죠. 강책 씨, 당신이 감히 우리 화상 그룹에 맞섰으니 쓴맛을 보여줘야죠. 오늘이 당신 마지막 날입니다.”강책은 실눈을 뜨고 앞에 있는 소민준을 쳐다보며 담배 한 모금을 피우고 말했다. “예전에 당신처럼 미쳐 날뛰는 남자 두 명이 있었어요. 한 명은 신태윤, 다른 한 명은 신태민. 이 두 사람이 저랑 싸운 후에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체포되었어요. 소민준 씨라고 하셨죠? 당신이 신태윤과 신태민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세요?”소민준은 기분이 언짢았다. 사실 소민준은 마음속으로 신태윤과 신태열을 업신여겼다. 소민준과 신태윤 그리고 신태열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하지만 소민준은 결국 소헌의 아들이고, 신태윤과 신태민은 신태열의 아들이다. 때문에 소민준은 어렸을 때부터 하인처럼 형제의 시중을 들었다. 남들 앞에서 위세를 떨치던 소민준이 하인처럼 신태윤과 신태민을 모셔야 하니 기분이 얼마나 언짢았겠는가?더욱이 소민준이 보기에 신태윤과 신태민은 그야말로 돌대가리들이었다. 소민준은 신 씨 집안을 통틀어서 신태열과 신태희만 존경했다. 이외에 사람들은 모두 돌대가리이다!때문에 강책이 소민준에게 신 씨 형제보다 대단하다고 물어본다면 어떠하겠는가?당연히 소민준의 기분을 더욱 언짢게 하는 것이다. 소민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신 씨 형제가 저랑 비교가 됩니까? 게다가 모략으로 두 사람을 상대한 거 아닙니까?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모략을 부리시겠습니까? 강책 씨, 오늘 살아 돌아갈 생각 마세요!”강책은 전혀 겁먹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저를 죽이실 겁니까?”“당연하죠!”“다시
연산시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청년 인재’ 소민준은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쌍둥이자리를 만난 것은 소민준의 운명이다. 쌍둥이자리는 김현철과 소민준을 죽였지만 피 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김현철의 부하들은 이미 놀라서 도망치고 없었다. 김현철의 부하들은 오늘 진짜 악마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쌍둥이자리의 악랄함이 강책의 수라 군신보다 더 위협적이다. 잠시 후, 먹잇감을 찾지 못한 김현철은 푸른색 긴 머리를 쓸어올리고 손가락에 묻은 피를 핥으며 자리를 떠났다. 차 안. 물고기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총수님, 쌍둥이자리가 짐승이 아니라 인간인 게 확실합니까? 얼굴 생김새 빼고 어디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전갈자리 같은 냉혈한 프로 킬러랑은 말이라도 하겠는데 쌍둥이자리한테는 말도 못 붙이겠습니다. 쌍둥이자리는 말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물고기자리의 불평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강책 외에 황급 십이궁의 사람들도 쌍둥이자리와 교류하지 못한다. 쌍둥이자리는 유일하게 살인을 좋아한다는 인상만 가지고 있다.강책은 웃으며 간단하게 말했다.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있어. 그리고 쌍둥이자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야.”잠시 후, 강책은 소민준의 시체 앞으로 가 담배꽁초를 버렸다. 그리고 잘린 머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강책은 이렇게 젊은 소민준이 죽으니 안타까웠다. 하지만 강책은 이미 소민준에게 기회를 줬었다. 강책이 소민준에게 정말 자신을 죽일 거냐고 여러 번 물었지만 소민준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소민준과 같은 방식을 택한 강책을 탓할 수 없다.물고기자리는 강책에게 물었다. “총수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총수님과 소민준 사이에는 어떤 원한도 없으니 따끔하게 혼내주기만 하면 되는데 왜 쌍둥이자리까지 불러서 소민준을 죽이신 겁니까?”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소민준은 소헌의 아들이니까.”“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신태열에게
강책의 유인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매에서 일어난 일은 신태열의 화를 돋구기는 커녕 강책의 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 셈이었다. 그 뒤로 또 하나의 작전이 따라 붙었다. 그 작전은 기술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낮은 수준이다. 목적이 적나라하게 보이지만 동시에 쉽게 걸린다는 점이 있다. 신태열과 소헌이 강책을 비웃고 있을 때, 보안요원 한명이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회장님, 강책이라고 하는 남성분이 이 물건을 보내왔습니다.” “오?”신태열이 비아냥거렸다.“또 쓸데없는 도발이겠지? 강책아, 아무리 도발해도 내가 당할것 같아? 오히려 네가 이러면 이럴수록 더 무시할 수 밖에 없어. 이놈이 이번에는 어떤 걸 가져왔을까?” 상자를 열자 신태열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곧이어 얼굴의 웃음기도 사라져버렸다. 안에 들어있던 물건때문에 신태열의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옆에 있던 소헌은 신태열의 반응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회장님, 대체 뭘 보신 겁니까? 강책 그 놈이 또 뭘 보내 온 겁니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 안을 보려했지만 신태열이 재빨리 상자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는 소헌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에 소헌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회장님, 왜 못 보게 하시는 겁니까?” 신태열이 침을 삼켰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마지막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안에 있는 물건은 네가 보고 싶은 게 확실해. 하지만 보기전에 나랑 약속해.” “무슨 약속이요?”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말이야.” “네?”소헌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뭐가 들었길래 울지 말라고 하는 걸까. 사실 소헌은 요 몇십년동안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할 수 있겠지?” “회장님, 저랑 장난치시는 겁니까.” “안 울겠다고 약속해줘.”소헌은 신태열의 진지한 태도에 상황을 파악하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약속합니다.” “그래, 그럼 와서 봐봐.”곧이어 신태열이 상자를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