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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2화

그 말을 들은 현광수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기분 좋게 밥 먹으러 왔는데 이렇게 무시당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돈 많은 놈이 왕이라고 어쩌겠는가?

현광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 할 수만 있다면 저 얄미운 면상에 주먹을 꽂고 싶었다. 남자라면 인격이 무시당했을 때 다들 이런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주먹을 쓰지 않았다.

상대가 자신보다 부자였고 유동현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 저 덩치만 봐도 비쩍 마른 현광수가 당해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유동현이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능한 녀석. 어릴 때부터 겁이 많더니 커서도 이러네. 넌 평생 무능한 쓰레기로 살아야 할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현광수의 앞을 가로막고 나섰다.

유동현은 저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고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그제야 그는 눈앞의 남자가 누군지 기억났다.

“강책?”

20년만에 처음 보는 거라 하마터면 그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옛날에 비해 전혀 변하지 않았다. 유동현은 매번 그의 눈빛을 마주할 때면 독수리를 만난 토끼처럼 긴장되고 온몸이 떨렸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그에게 물었다.

“또 저 녀석 편을 들어주려는 거야?”

강책은 담담하게 대꾸했다.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 수도 있어.”

“하!”

유동현은 강책과 정면으로 부딪힐 용기가 없었다. 어릴 때 강책에게 맞아 바닥을 뒹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 죽어서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다.

유동현이 말했다.

“강책? 초대한 명단에는 없는 이름인데 뻔뻔하게 너도 밥 얻어먹으려고 왔어?”

마을 사람들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강책을 쏘아보았다.

이 시대에도 밥 한끼 공짜로 먹으려고 오는 사람이 있다니.

현광수는 다급히 그들을 말렸다.

“동현아.”

유동현은 그를 향해 눈을 부릅뜨며 차갑게 반박했다.

“누가 내 이름 부르라고 허락했어?”

“유 사장.”

현광수는 공손해진 말투로 말했다.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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