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장난으로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별로 위화감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순서가 틀리거나 힘 조절을 잘못하면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의사들은 아무도 그런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난감한 표정으로 뒷걸음질쳤다.게다가 상대가 강책인데 혹시 실수라도 하면 아무도 그 뒷감당을 책임질 자신이 없었다.신자민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책임이 두려운 게 아니라 침을 잘못 뽑았다가 윤병철이 사고라도 당하면 강책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게 뻔하니 감히 나서지 못했다.침을 놓은 자가 침을 뽑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신자민이 말했다.“사모님, 강책을 풀어줘서 침을 뽑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그때 다시 잡아들여도 늦지 않아요. 저도 그렇게 되면 같이 벌을 받겠습니다.”“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어쩔 수 없지!”설민은 부하들에게 손짓하며 지시를 내렸다.“강책을 데려와.”잠시 후, 형사 두 명이 건장한 체구의 한 남자를 데려왔다. 강책이었다.신온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강책이 강남구에 돌아온 뒤로 그를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상황이 조금 이래서 민망했다.신온은 강책을 보자마자 설레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비록 그가 이미 가정이 있는 남자이고 그의 아내가 아이를 출산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한 번 시작된 사랑은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강책이 다가오자 설민이 말했다.“강책, 난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했어. 우리 남편 몸에 손도 대지 않았지. 침도 108개 그대로 있어.”“3일이나 지났으니 너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우리 남편 이제 깨어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요. 지금 침을 뽑으면 구청장님은 건강을 회복하실 겁니다.”의사들은 서로를 번갈아보며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평생 사람들을 진료해 온 그들인데 죽은 사람 산 사람 구분 못할까?“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허세가 대단하네요. 저 자식이 무슨 수로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병철을 바라보았다. 그가 다시 살아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이건 불가능해. 어떻게 이런 일이!”“죽은 자가 부활한 건가요? 이건 의학계의 기적이 아니라 현대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에요!”“이게 어떻게 의술이죠? 이건 선인의 마법이에요!”평생 환자를 진료해 온 나이 든 의사들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그들의 전문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번 사건이 그만큼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죽은 자가 부활하는 황당한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다니!사실 그들의 생각은 틀린 점이 하나 있었다. 죽은 사람은 부활할 수 없다. 강책이 아무리 의술이 뛰어나도 그건 불가능했다.강책이 행한 일은 윤병철을 가사 상태로 만든 뒤, 다시 그를 깨운 것뿐이었다.가사 상태와 진짜 사망은 다른 개념이었다. 비록 둘 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만약 윤병철이 정말 사망했다면 강책이 아무리 기적에 가까운 의술을 행한다고 해도 그를 다시 살릴 방법은 없었다.물론 가사 상태라고 해서 다 살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이건 정말 섬세하고 치밀한 기교를 필요로 한다.세가사 체내에 ‘기’가 없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가사술을 시행할 수 없고 풍부한 의학 지식을 기초로 하지 않는 이상 가사술을 시행했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다시 살릴 수는 없다.이 모든 조건을 다 만족 시킨 사람은 강책뿐이었다.세상에 강책을 제외하면 아무도 이런 술법을 시행하지 못할 것이고 가사 상태의 사람을 살리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자리에 있던 의사들은 전부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조금 전까지 강책을 얕잡아보던 사람들은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하나 같이 강책이 실패해서 여기서 살아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물론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신자민은 흥분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사부로서 제자를 위해 목숨 걸고 나선 것도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다.그리고 강책은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
강책은 침착하게 침을 회수하고 사람들과 함께 윤병철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이때, 한 의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여전히 이해할 수 없네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부활하죠? 강 선생님,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 좀 해주실 수 있나요?”사람들이 강책을 대하는 태도는 전보다 많이 조심스러워졌다.흉악한 표정으로 강책을 얕잡아보던 사람들이 지금은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강책이 기적을 일으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강책은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간단해요. 구청장님은 사망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죽은 사람이 부활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사망하지 않았다고요? 그럴 리가요. 저희가 검사했을 때 호흡이 멈췄었다고요.”“호흡이 멈췄다고 해서 사망한 건 아니죠.”강책이 말했다.“의학계에는 가사 상태라는 게 존재해요. 구청장님이 공기를 더 들이마실 수 없도록 가사 상태로 만들었어요. 겉보기에는 사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살아 있었죠. 그렇게 미묘한 균형을 만들어냈어요. 이 상태에서는 더 이상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게 되면서 체내에 머물렀던 공기가 조금씩 빠져나가게 했어요. 그리고 3일이라는 시간을 거쳐 쓸모 없는 공기가 체외로 배출되었죠.”사람들은 여전히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공기?가사 상태?미묘한 균형?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눈치만 보았다. 신자민 역시 멍한 표정으로 제자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체면을 중요시 하는 의사들은 못 알아들었지만 알아들은 척, 고개를 끄덕였다.신온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영감님들 자존심이란….’잠시 후, 사람들은 그토록 원하던 상황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윤병철이 잠에서 깬 것이다.시민들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구청장, 그가 드디어 일생일대의 위기를 벗어났다.“윽….”윤병철은 머리를 긁적이며 사람들에게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그는 자신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한편 정가 그룹 본사 건물 앞에는 수많은 현수막과 함께 사람들이 물샐틈없이 몰려들었다. 누군가는 확성기에 대고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모두 윤병철 때문에 모인 인원들이었다.“강책이 우리의 구청장님을 죽였어! 당장 나와서 벌을 받아!”“저런 놈은 당장 사형시켜야 우리 구청장님이 하늘나라에서 안심하고 쉴 수 있어!”“이 원한은 피로 갚겠다!”일부는 진심으로 구청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소문에 휩쓸려서 몰려온 사람들이었다. 물론 그들 중에는 돈 받고 일을 크게 만들려는 알바생들도 있었다.그들은 강책이 정가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로 모든 화살을 정가 그룹에 돌렸다.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SUV에 신태민과 집사 장민수가 와인잔을 들고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장민수가 웃으며 물었다.“도련님, 어떠십니까? 제가 준비한 연극인데 꽤 재밌죠?”신태민은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재밌어. 아주 재밌어. 언론매체들도 불러서 이걸 TV에 내보내라고 해. 이 기회에 강책과 정가 그룹을 철저히 짓밟아야지. 감히 나에게 반기를 들어?”“강산 그룹에 가입한 게 대수야? 그런다고 누가 자기들을 위해 나서준대?”“강남구에서 우리 화상 그룹에 밉보인 인간들의 말로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신태민은 고개를 젖히고 남은 와인을 전부 입에 털어 넣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 장민수의 연락을 받은 언론사 기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그들은 실시간으로 이 장면을 방송에 내보냈다.이대로 간다면 정가 그룹은 아마 3일을 버티지 못하고 거대한 여론의 압력에 무너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강산 그룹이라고 해도 그들의 몰락을 막을 수는 없다.정가의 가주 정봉성은 방 안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행방불명이 된 강책은 지금 생사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정씨 가문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강남구에서 정가가 다시 재기하기는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그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느낌이 들었다.정봉성은 절망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모두가 정부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우러 왔다고 믿었기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설민은 손을 내밀어 누군가를 부축했다. 그 모습을 본 시위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구청장 사모님이 부축할만한 사람이 또 있단 말인가?신태민 역시 눈을 휘둥그레 뜨고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도대체 누가 타고 있길래.드디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그 대단한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현장의 모두가 얼굴을 아는 사람이었다. 시위대들이 현수막에 살려내라고 쓴 그 이름, 윤병철!윤병철이 살아서 이곳에 온 것이다!쨍그랑!SUV 안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신태민이 들고 있던 와인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했다.모두가 죽었다고 했던 윤병철 구청장이 눈앞에 있었다.어떻게 된 거지? 저 사람이 왜 살아 있어?모두가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윤병철을 바라보았다. 죽은 자가 다시 부활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신태민은 뭔가 상황이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직감했다.그들이 파견한 시위대는 윤병철의 죽음으로 강책과 정가를 토벌하자는 취지로 움직였는데 만약 윤병철이 멀쩡하게 살아 있다면 이 모든 게 없던 일이 된다.그러면 그들이 시위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그리고 정가와 강책 모두 이 사건에서 자유를 얻게 된다!신태민은 조바심이 났다. 성공이 눈앞에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진 기분이었다.그는 장민수의 멱살을 잡고 분노한 목소리로 윽박질렀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해명해!”장민수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일개 집사인 그가 윤병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그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윤병철은 이미 죽었고 의심할 여지도 없다고 했다. 수많은 의사들, 그리고 신자민까지 호흡이 멈췄다고 검증했다.그런데….윤병철이 죽은 게 사실이라면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위장?그럴 가능성은 없었다.위장이라면 설민이 그의
그 말을 현장에서 들은 신태민은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쌌다.여태 했던 그들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다.그는 눈을 부릅뜨고 장민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이게 다 장 집사 때문이야! 윤병철이 죽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일이 이 지경이 되었잖아! 윤병철은 지금 멀쩡히 살아 있고!”“내가 그때 뭐라고 했어? 윤병철한테 강책 보내지 말자고 했잖아. 윤병철이 멀쩡히 살아났으니 이제 강책에게 힘을 더 실어준 꼴이 됐어!”“장 집사가 그때 뭐라고 했지? 윤 구청장은 거의 죽은 목숨이라고, 신선이 와도 살릴 수 없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 저게 뭐야?”“강책이 그 뛰어난 의술 실력으로 윤병철을 살렸다잖아! 이제 윤병철은 강책의 가장 큰 지지자가 되어버렸어! 반대로 우리 입장만 곤란해졌다고!”“장 집사,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정말 죽여버리고 싶네!”신태민이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장민수가 이런 이상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면 신태민은 강책이 윤병철에게 접근하게 두지 않았을 것이고 강책은 의술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신태민이 스스로 윤병철을 강책의 진영에 보내준 꼴이 되어버렸다.장민수 역시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전부 제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도련님도 아시다시피 윤병철은 그때 당시 정말 상태가 심각했어요. 수십 명의 의사가 붙었는데도 고개만 흔들었다고요. 강책이 그렇게 대단한 의술 실력자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한 번의 시술로 환자를 치료하다니!”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 있었는데 윤병철을 강책에게 보내준 꼴이 되었으니 앞으로 강책을 상대하려면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현장의 기자들은 윤병철의 말을 전부 기록하고 언론에 내보낼 준비를 마쳤다.시위대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구청장님, 저희는 조금 전까지 구청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가 헛소문이라도 낸 걸까요?”윤병철은 크
그 뒤로 며칠간 언론매체는 윤병철의 요구대로 모든 진실을 기사에 보도했다. 이제 아무리 신태민이라도 그걸 막을 수는 없었다.매일 특종이 쏟아져 나오고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강책에 대해 보도했다.모두가 혐오하던 강책은 불과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어버렸다.사람은 결국 감정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인터넷 상의 악플러들은 자신이 착한 사람을 오해하고 비난했다는 사실에 큰 죄책감을 느꼈다.이런 상황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였다.사람들은 각자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게시했고 대부분 사람들은 강책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고 전했다.그들은 사실 진위 여부도 따지지 않고 강책을 비난한 것이 잘못했다고 인정했다.하룻밤 사이에 쏟아진 수많은 사과문이 또 뉴스 일면을 장식했다.정가 집안.집에서 뉴스를 부지런히 검색하던 정몽연은 네티즌들의 사과문을 보고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계산이 감탄하듯 말했다.“강책 그 녀석 정말 대단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의술이라니! 감탄 밖에 안 나오는 대 역전극이었어!”정몽연이 웃으며 말했다.“구청장님도 그러셨잖아요. 사실 진짜 사망한 상태는 아니고 가사 상태였다고요.”“겉보기에 죽은 것도 죽은 거야.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진 건 아니잖아.”그 말도 사실이었다.강책을 제외하고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을 더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일가족은 한곳에 모여 강책을 기다렸다.그리고 강책은 그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잠시 후, 차량 한 대가 정가 별장 입구에 멈춰섰다. 문이 열리고 강책이 차에서 내렸다.가장 먼저 달려가서 안긴 사람은 정몽연이었다.너무 그리웠고 걱정스러웠던 나날들이었다. 이대로 강책을 잃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던 날도 있었다.“여보,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강책은 웃으며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당연히 무사하지. 이 세상에 나한테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어.”조금 허세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게 사실이었다.수라군신의
잠시 후, 강책은 하운 레스토랑에 도착했다.강남구에서 으뜸가는 대형 레스토랑이었는데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나 재벌들이 중요한 파티가 있을 때 이곳을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그만큼 이곳에 방문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재력과 신분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두 형사는 강책을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차로 돌아갔다.강책은 옷깃을 정리하고 안으로 향했다.그가 안으로 들어섰지만 반겨주는 직원은 없었고 직원 한 명만 카운터 앞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평소에 워낙 드나드는 사람이 없다 보니 이 레스토랑은 직원이 아주 적었다.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나태했다.나쁜 습관은 한 번 물들면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평소에도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때우던 직원은 오늘 구청장이 이곳에서 연회를 베푼다는 소식을 듣고도 평소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그는 구청장이 초대한 사람들이 다 도착했다고 생각했기에 몰래 카운터에서 핸드폰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강책이 카운터에 가까이 다가왔을 때에야 그 직원은 누군가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직원은 바로 핸드폰을 치우고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평범한 옷차림의 강책을 보고 큰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핸드폰을 꺼내며 물었다.“왜 오셨어요?”태도가 이상하네?일류 레스토랑이 이런 직원이?강책은 담담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구청장님께서 오늘 여기서 연회를 베푼다고 하셨는데 룸 좀 안내해 주실 수 있을까요?”그 직원은 움찔하더니 강책을 똑바로 바라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당신 누군데요? 구청장님이 계신 룸은 왜 궁금하죠? 무슨 수작이에요?”그가 보기에 구청장은 높으신 분이고 눈앞의 강책은 가난한 평민이라고 생각했기에 구청장을 만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혹시라도 구청장에게 상해를 가할 인물일 수도 있기에 룸 번호를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강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구청장님께서 초대하셔서 왔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시더라고요.”손님?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