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1639화

도성일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영감님, 저를 이용한 거였어요?”

도영승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뭐? 어차피 이런 게 처음도 아니고. 너를 감금한 것도 나고 너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도 나야. 넌 내 아들이고 아들은 아비를 이길 수 없는 법이야.”

현장에 적막한 정적이 흘렀다.

강책을 꺾은 도성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 역시 장기판의 말일 뿐이었다.

공 들여서 작업한 성월각도 결국 도영승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참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였다.

담배가 다 타자 도영승은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오늘은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은 날이었다.

기분이 좋아서 세상도 좀 더 다르게 보였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딜 가나 그의 신경을 긁는 사람이 있다.

도성일이 차갑게 말했다.

“영감님, 혹시 잊고 계시나 본데 성월각은 원래 주인이 있었어요. 영감님이 인수하고 싶어도 원래 주인의 동의를 거쳐야죠.”

주인?

도국영?

도영승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성일아, 너 너무 급박해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니? 지금 국영이 앞세워서 나를 압박하겠다고? 그래. 성월각은 도국영 명의로 설립되었지. 그런데 국영이 죽었잖아! 그것도 화재로 시체도 찾을 수 없었다고.”

“네가 화재 사고를 당한 그 사건은 조작이었지만 국영이는 불에 타 죽은 게 맞잖아. 성일이 너 설마 저승으로 가서 도국영을 데려다가 심판대에 앉힐 생각이니? 물론 나도 귀신이 정말 있는지 보고 싶긴 해.”

도영승은 죽은 손자에 대한 안타까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광기를 감출 생각도 필요도 없어 보였다.

도영승이 보기에 이제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도성일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영감님,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아서 말인데요. 성월각 주인은 국영이가 아닙니다.”

뭐라고?

도영성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보이다가 이내 여유로운 모습을 되찾고 말했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도국영이 아니면 누군데? 성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