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하이테크, 회장 사무실.강책은 가운데에 앉아 있고, 그 옆에 양자리와 물병 그리고 정단이 눈살을 찌푸리고 앉아 있다.네 사람은 도영승이 이미 증거를 입수해 강책을 고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행히도 도영승 측에서 오늘 바로 고소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강책은 고소가 아니라 경찰에 잡혀갔을 것이다. 양자리는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안 나와요. 도영승과 도국영은 한패가 아니었어요. 도영승은 친손자까지 죽이려고 했어요! 뿐만 아니라 도국영한테 저희와 손을 잡게 했어요. 이건 마치 남편이 고의로 자기 아내를 다른 남자랑 바람나게 한 후 경찰에 신고해서 둘 다 잡혀가게 한 것과 같아요.”역겨운 비유지만 양자리의 말이 맞았다. 도영승이 한 짓은 정말 역겨운 짓이다. 강책은 지금까지 많은 적을 상대해 봤지만 자기편마저 속인 상대는 처음이다.자기편까지 속이는 것은 대단한 속임수이다.강책은 도영승의 속임수가 감탄스러웠다. “도영승, 정말 나한테 큰 경각심을 일깨워줬어.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물병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감탄은 그만하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죠. 도국영이 저희랑 손을 잡고 도가를 처리한다면 비즈니스 범죄로 경찰에 잡혀갈 겁니다.”수라 군신이 감옥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퍼지면 모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네 사람이 해결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프런트 데스크에서 직원이 다가와 말했다. “강 회장님, 도가 집안의 도국영 도련님께서 회장님을 만나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지금 접대실에 계십니다.”‘뭐?’양자리와 물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도국영이 제 발로 찾아오다니, 제정신 인가?양자리는 말했다. “회장님, 절대 도국영을 만나시면 안 됩니다. 도국영은 회장님을 끌어들이러 온 거예요. 오늘 도국영 만나주면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몰라요!”물병도 양자리와 같은 생각이었다.그런데...강책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웃으며 말했다. “복이든 재앙이든 피할 수 없어. 만남조차 피
도국영은 말했다. “이번 협력은 매우 간단해요. 지금 저희 둘 다 묶여 있으니 한 명 만 풀려나면 되는 거 아닌가요?”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책은 도국영의 말 뜻을 이해했다. 둘 중 한 명만 죽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협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증거는 헛소리일 뿐이다. 한 명만 죽으면 다른 한 명은 살 수 있다. 문제는 누가 죽을 것인가?이미 결말을 짐작한 강책은 아무 말도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도국영을 쳐다봤다. 이때, 도국영은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저는 어차피 도영승에게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풀어달는 소리 안 해요. 이번에 운 좋게 살아나도 다음번에 도영승 손에 죽을 거예요.”도국영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보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도영승을 상대하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에요. 그 사람은 바로 당신, 강책입니다!”이것은 도국영의 강책에 대한 가장 높은 평가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적이다. 강책과 여러 번 맞붙은 도국영은 강책의 실력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도국영은 자신과 강책을 비교하면 자신은 그저 어린아이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도국영은 자신이 물에 빠져 죽고 강책을 살려주기로 결심했다. 도국영은 말했다. “제가 이 세상을 없으면 강책 씨는 안전합니다. 저는 강책 씨의 능력과 도영승을 죽이겠다는 결심을 믿어요. 다만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를 대신해서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강책은 도국영에게 물었다. “무슨 부탁이요?”도국영은 목에 걸고 있던 초승달 모양의 펜던트를 빼서 손에 쥐고 말했다. “이 펜던트는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겁니다. 저는 아버지를 정말 존경해요. 저는 도영승이 아버지를 가둬뒀다고 확신해요. 그래서 말인데 강책 씨가 가능하다면 도영승을 처리하면서 저의 아버지를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난다면 제가 마음 편히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도국영의 부탁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도국영이 오랫동안 도영승의 곁에 있으면서도
그 시각 경성, 도가 집안의 자회사. 이곳은 도국영의 관할 구역이다. 도국영은 핸드폰을 끄고 노트북을 휴지통에 버린 후 사무실 문을 잠갔다. 도국영은 그 누구와도 만날 생각이 없었다. 도국영은 유리창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창밖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봤다. 시끌벅적한 도시.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 이 대도시에서 돈과 지위 그리고 명예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도국영은 금수저로 태어나 평생 일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도 다 쓰지 못할 만큼 돈이 많았기 때문에 저소득층 사람들의 고통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친할아버지에게 속아넘어갔다. 도국영은 막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 돈과 지위는 단지 꿈과 같이 헛된 한때의 부귀영화처럼 사라진다. 도국영은 담배꽁초를 버리고 필요한 물건을 방 한가운데에 놓고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부었다. 그뿐만 아니라 방 구석구석에 휘발유를 뿌렸다. 더욱이 같은 층 다른 방에는 창문을 모두 잠근 후 가스통을 놓고 방 문을 열어뒀다. ‘따르릉~~~’책상 위에 있던 시계가 울렸다. 도국영은 시간이 됐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밤, 도국영은 모든 어두움과 작별할 것이다. 게다가 본인의 죽음으로부터 강책의 안전을 지킬 것이다. 교활한 도영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강책뿐이다!“강책, 내가 당신을 동생이라고 불러야 되나? 절대 나를 실망시키지 마. 사람이 죽으면 저승을 한 바퀴 돈다고 하던데, 그 황천길이 얼마나 험난할지 모르겠네, 휴...”도국영은 마지막으로 책상 위에 있는 가족사진을 쳐다봤다. “어머니, 아버지. 못난 아들 먼저 갈게요.”도국영은 가족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운 후 담배꽁초를 휘발유 위에 떨어뜨렸다. 불길은 순식간에 번졌다. 도국영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보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다음 생에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싶다.” ‘펑!!!’회사 건물 전체가 폭발했다. 방 안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다른 방에서는 가스
도가 집안 회사 건물에 불이 활활 타오르며 순식간에 번지고, 가스통 폭팔음까지 겹치자 주변 주민들과 옆 건물 회사 사람들은 놀라서 거리로 뛰쳐나와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봤다. 잠시 후, 도가 집안 회사 건물에 불길이 번진 것을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쩌다 이렇게 심각한 화재가 생긴 걸까?잠시 후,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물론 이런 큰 화재는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경찰이 출동했을 것이다. 회사는 경성의 중심 지역은 아니었지만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방치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다. 즉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화재를 진압했다. 다행히 불길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아 회사 건물 안에 있는 사람 외에 다른 피해자는 없었다. 게다가 상황을 파악한 결과 회사 안에는 도국영뿐이었다. 즉, 사망자는 도국영 한 사람일 뿐, 다른 사망자는 없었다. 큰 화재 사고에 사망자가 한 명인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당연히 도가 집안이다. 도가 집안은 부회장을 잃은 것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를 잃었다. 그리고 회사에 있던 중요한 자료들 또한 모두 불타버렸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지점에서 도가 집안의 중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도가 집안의 수십 년 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불타버렸다. 도가 집안이 10년 전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이른 아침, 도가 집안 별장. 도영승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문 앞 화원에 앉아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도영승은 누가 봐도 매우 심란해 보였다. 집사는 아무 말 없이 도영승 옆에 있었다. 지금 어떤 위로의 말을 해도 소용없다.도영승은 도국영이 왜 자살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허튼수작이다!도국영의 이번 수작은 분명히 도영승의 계획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망쳐놨다. 이 난장판의 이득을 보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강책뿐이다!한참 후.도영승은 입을 열었다.
모리 하이테크, 강책은 사무실에 앉아 도국영이 남긴 초승달 펜던트를 보며 슬퍼했다. 강책은 이미 도국영의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를 수가 없다. 도국영은 죽기 전에 강책에게 자살하겠다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강책은 오랜 시간 끝에 도국영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도국영의 사망은 강책에게 기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도국영이 죽음으로 도영승의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책과 도영승은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심지어 강책이 몇 걸음 앞서면서 도가 집안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강책은 기뻐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나를 지키기 위해 죽으면 아무리 큰 이득을 얻더라도 양심이 있다면 기뻐할 수 없다. 강책은 계속해서 펜던트를 보고 있자 마음이 복잡했다. 이때, 정단이 사무실에 들어와 말했다. “강 회장님, 기소는 이미 취소되었습니다.”당연한 일이다. 도국영은 이미 죽었다. 죽은 자는 증언할 수 없으니 당연히 기소가 취소될 수밖에 없다. 강책은 팬턴트를 내려놓고 말했다. “지금 회의할 거니까 조가, 강가 집안한테 연락해, 세 집안이 연합해 도가 집안을 무너뜨릴 거야. 한 달, 한 달 안에 도가 집안은 끝장나는 거야!”강책이 이렇게 초조해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강책에게 도국영은 단지 희생자만이 아닌 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할아버지는 같은 사람이다. 게다가 강책은 도국영의 복수를 위해 직접 할아버지를 처리해야 한다!정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연락하겠습니다.”정단은 말을 끝내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강책은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경성의 마지막 결전이 시작되었다.......그 시각, 도가 집안. 도국영의 어머니 어현은 혼자 소파에 앉아 펑펑 울고 있었다. 어현은 몇 년 전 남편을 잃었다. 그리고 오늘 아들마저 잃었다. 무서운 것은 어현의 남편과 아들은 모두 화재로 죽었다는 것이다. 어현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어현은 눈이 퉁퉁 부을
도영승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너는 여전히 나를 미워하는구나. 휴, 사실 그 당시의 일은 내가 잘못한 거니?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나한테 맞서려는 너를 가둔 것이 잘못된 거니? 네가 잘못을 깨닫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면 풀어줄게.”도성일은 침을 ‘퉤’ 내뱉으며 말했다. “개소리! 당신은 오로지 당신 돈과 명예에 눈이 멀어서 악랄하게 사람 목숨을 풀처럼 여겼어요. 저는 절대 당신 같은 악마한테 고개 숙이지 않을 겁니다!”도영승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부자가 원수처럼 지낸 것은 나의 패배야. 휴, 됐다. 내가 오늘 너를 찾아온 이유는 너와 추억을 회상하러 온 것이 아니라 풀어주러 온 거야.”‘뭐?’집사와 도성일은 깜짝 놀랐다. 집사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이대로 풀어준다고? 그럼 풀려난 도성일이 도가 집안에게 복수하면 어떻게 하려고 하시지?”그 반면, 도성일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늙은이가 또 무슨 속셈이지?’어쨌든 두 사람 모두 도영승이 순순히 도성일을 풀어준다고 믿지 않았다. 도성일은 도영승에게 대놓고 말했다. “어르신, 이렇게 저를 풀어준다고요? 말해보세요.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인가요? 나를 풀어주는 대가가 나와 당신처럼 내 아들과 싸워야 하는 거라면, 죄송하지만 그냥 차라리 평생 이 감옥에서 갇혀 살겠습니다!”도영승은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도영승은 가슴을 치며 말했다. “네가 국영이랑 싸우고 싶어도 그건 절대 불가능해.”“그게 무슨 말이에요? 더 자세하게 말해보세요!”“성일아, 아직도 모르겠니? 나는 대를 끊고 싶지 않기 때문에 너를 풀어주는 거야. 국영이가 죽었어!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너를 여기 가둬둘 수 없어.”도국영이 죽었다고?멘탈이 강한 도성일도 도영승의 말을 듣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도성일은 깜짝 놀라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국영이가 왜 죽어요?”집사는 말했다. “사실입니다. 못 믿
도성일, 몇 년 전에 실종되어 죽었다고 생각했던 도성일이 다시 돌아왔다. 도성일은 지하 감방에서 나오자마자 아내 어현을 만나러 집으로 향했다. “여보!”도성일은 감격에 겨워 아내에게 뛰어갔다. 도성일은 아내 또한 기뻐하며 자신에게 달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어현이 무표정으로 가만히 앉아만 있을 거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어현의 표정은 정상적인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도성일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옆에 있던 가정부에게 물었다. “아내 상태가 왜 저러죠?”가정부는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이 자살해서 상심이 너무 큰 나머지 정신을 잃었어요!”즉, 어현이 바보가 됐다는 뜻이다. 도성일은 전혀 믿을 수 없었다. 아들을 잃는 것은 둘째치고 아내까지 잃다니...“여보!”도성일은 계속해서 어현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하지만 어현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어현은 죽지는 않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어현은 이미 정신을 잃었다. 도성일은 어현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강책, 네가 우리 집을 파멸시켰으니, 내가 반드시 이 원수를 갚아주겠어!”도성일은 가정부에게 말했다. “제가 말하는 것들 좀 챙겨줘요. 내가 직접 모리 하이테크에 가서 강책을 만나봐야겠어.”......그 시각 모리 하이테크 회의실, 강책과 조가 집안 그리고 강가 집안은 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가 집안의 조해인과 기윤미, 강가 집안의 강예리와 문은진 모두 회의에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경성에서 높은 신분으로 권세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강책이 먼저 말을 꺼냈다. “어젯밤 도가 집안 소식을 모두 들었을 겁니다. 도국영이 회사에서 불을 질러 자살을 했습니다. 화재로 회사 건물도 불타버렸죠.”모두들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쳐다봤다.네 사람 모두 도가 집안의 소식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국영이 강책을 위해서 자살했다는 말을 선뜻하지 못했다. 강책과 도국영을 형제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을 나눈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단의 입에서 ‘도성일’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모두 놀랐다. 심지어 강책 또한 말을 잇지 못했다. 도대체 도성일이 어떻게 온 거지?강책의 임무는 도성일을 찾아서 도영승에게서 탈출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도국영과 한 약속이다. 그런데 도성일이 직접 강책을 찾아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이렇게 되면 강책이 도성일을 구하러 갈 필요가 없어졌으니 걱정거리가 하나 해결된 거 아닌가?이렇게 고마운 일이 있을까?강예리는 말했다. “아니, 도성일 씨는 몇 년 전에 화재 사고로 죽었잖아요. 도국영과 똑같이 불에 타 죽은 도성일이 갑자기 살아 돌아왔다고요?”모두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도성일이 지금까지 어딘가 갇혀 있다는 소문이 몇 년째 돌고 있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그 누구도 사실로 여기지 않았다. 강예리는 정단에게 물었다. “정단 씨, 도성일이 확실해요?”정단은 말했다. “저는 도성일 씨가 누군지 모릅니다. 본인이 도성일이라고 기세등등하게 말했어요. 강 회장님, 어서 나가 보세요.”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알겠어. 도성일인지 아닌지는 나가서 확인해 봐야지.”강책은 도성일의 얼굴을 모른다. 하지만 도성일과 조해인 그리고 강예리는 어릴 때부터 같은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다.그렇기 때문에 도성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저희도 나가보죠.”네 사람은 앉아 있지 못하고 1층 로비로 향했다. 1층 로비에 내려오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중 도국영과 닮았지만 키가 크고 수척한 늙은 남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 몇 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지낸 도성일의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네 사람은 도성일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게 도성일이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조해인은 제일 먼저 도성일에게 다가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도성일? 너 살아 있었어?”도성일은 비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요 몇 년 동안 치료하며 지냈어.”조해인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너 정말 참을성이 대단하구나. 사람들이 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