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 도국영의 예상대로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모두 지용제조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분노를 들어냈다. 모든 매체들이 도가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시민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SNS에 공유하면서 논란은 사그러지지 않았다. 도가의 현상황은 폭풍우와 같다. 도국영은 아침밥을 먹으며 뉴스를 확인했다. 초반에는 걱정이 되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상함을 눈치챘다.“어머니, 이상해요.” 어현이 다가와 물었다.“뭐가 이상해?” “만약 양용재를 처리하지 않았다면 도가는 여러방면에서 손해가 막실할거에요. 경제적인 손해 이외에 법적인 조치를 당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될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양용재가 직접 잡혀서 들어갔잖아요. 지용제조를 도가에서 잘라 낸 거죠. 겉으로 보면 도가의 경제가 박살이 난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손실을 제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였어요. 그 노인네는 저를 이용해서 양용재를 해결한 거에요. 그렇게 되면 결국 모두 제 탓으로 돌아가게 될거고 동시에 강책의 신뢰를 얻게 되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어현은 그제서야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짜 상상도 못했어. 국영아, 너랑 강책은 그 사람이 짠 판에서 놀아났던거야. 망할 노인네!” 도국영은 심호흡을 했다.“저랑 할아버지는 비교 대상이 될 수가 없나봐요. 아버지의 행방을 알아내려면 더 오랜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도국영이 채널을 돌리자 도영승이 직접 연 기자회견이 방송 되었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대책을 내세웠다. 도국영은 그 장면을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의 절망적인 연기는 탑 배우급이였다. 도국영은 다시 밥을 먹으면서 도영승을 상대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다.하지만 도국영이 모르는 사실은 도영승의 마음에서 자신은 이미 버려진지 오래라는 것과 도국영은 나중을 위한 대책을 생각하지만 도영승은 지금 순간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한편, 모리 하이테크 건물 회장 사무실.강책 등 다른 사람들은 아
강책은 잠시 머뭇거리고 다음 말을 뱉었다. 그의 말에 현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만약, 도영승이 일부러 지용제조를 넘긴거라면 말이 달라져. 우리가 그를 망하게 한게 아니라 도영승이 우리의 손을 이용해 스스로 망하게 한거라면?” 정단이 답했다.“회장님,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설마 그렇게 복잡하겠어요? 도가에서 지용제조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어요. 도영승이 어떻게 자신한테 그런 행동을 하겠어요? 그리고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이유는 있죠.”물병자리가 뭔가를 깨닫고는 분석하기 시작했다.“첫째, 쓸데없는 걸 버리고, 이용가치가 있는 걸 지키기 위함이겠죠, 희망이 없는 회사는 깔끔하게 처리하기로 한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총수님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죠.” 정단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그걸 알아본 당신들도 참 대단하네요. 저 같은 비서는 듣고도 잘 모르겠는데...” 양자리도 입을 열었다.“종 잡을 수가 없네요, 도국영이 정말로 저희와 연합을 할 생각인지, 도영승이 일부러 그런 짓을 한 건지는 이 사건을 계획한 사람만이 알고 있겠죠. 아니면 우선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게 어떨까요? 깊은 함정일 수도 있잖아요.” 물병자리도 같은 생각이였다.“네, 저도 양자리 말에 동의 합니다. 도국영과 더 이상의 연합은 하지 않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겨도 저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도영승의 계획도 결국 물거품이 되는 거죠.” 두 사람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었다. 위험요소가 사라지게 되지만 동시에 도가를 망하게 할 최고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신중하게 생각해야하는 선택이였다. 30분의 긴 침묵이 끝나고 강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아니, 물러나는 대신 반격을 해야겠어.” 양자리와 물병자리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무슨 뜻 입니까?” 강책이 답했다.“제일 최악의 경우로 생각하는 거야. 도국영, 도영승이 자기들을 희생하면서까지
도가 집안 별장 안.여유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도영승이 음악에 맞추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도국영이 안으로 들어오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도영승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는 물었다.“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초조해해? 매체가 이상한 쪽으로 보도한 거야?” “아니요.”도국영이 답했다.“강책이요, 그 자식이 다른 걸 더 내놓으라고 연락이 왔어요!” 도영승은 그제서야 도국영의 눈을 보며 말했다.“강책? 뭘 더 내놓으라는건데? 아직 너를 믿지 않는 다는 소리야?” “저희 쪽에선 지용제조까지 버렸는데, 강책은 그걸로는 만족을 못했나봐요. 방금 연락이 와서는 도가의 또 다른 사업도 같이 무너뜨리자 하더군요.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와도 유분수지.” 도영승은 도국영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할아버지는 지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세요?” 도영승은 도국영에게 질문을 던졌다.“왜 강책이랑 연합을 하기로 했는지 기억나니?” “네, 그럼요. 할아버지 말씀대로 진행했구요.” “그럼 된 거 아니냐, 네가 강책이랑 손을 잡은 건, 이 도가를 망가뜨리기 위해서야. 그러니 강책이 뭘 요구하던 이상할 게 없잖아.” “아..”도국영은 그제서야 이성을 되찾았다. 도가를 무너뜨리기 위해 강책의 손을 잡으려고 한 것이기에 그의 뻔뻔한 요구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연합인 척을 하고 있는 중이였기에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할아버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강책을 도와줬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태도잖아요. 그렇다고 진짜로 저희 집안을 무너뜨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이러다 결국 강책의 뜻대로 흘러가는 거 아닙니까?” 씩씩거리는 도국영과는 반대로 도영승은 침착함을 보였다. 그는 손가락을 흔들고는“사실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아. 강책이 이것저것 많이 원하는 게 우리한테도 마냥 나쁜일 만은 아니야.” “네?” “이렇게 하자. 강책이 원하는대로 해주면서 연합을 계속 이어가는 걸로 말이야.”그
한편,도국영은 두터운 서류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류들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눈살을 찌푸린 채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소파에 드러누웠다. 곧이어 어현이 다가오더니 탁자 위에 놓인 서류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아들아, 이 서류들 다 어디에서 가져온 거야? 다 도가 핵심 기밀 관련된 거 잖아!” 도국영이 사실대로 답했다.“그 노인네가 준거 에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 노인이 왜 줘?” “진짜에요,강책이 저를 몰아 세워서 도가를 무너뜨릴 생각이에요. 그 노인네한테 겁주려고 했는데, 겁먹기는 커녕 오히려 도가의 핵심기밀 정보들을 모두 저한테 넘겼어요. 이걸 가지고 강책의 뜻에 따르게 말이죠, 그 노인네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에요?진짜로 자기 집안을 무너뜨릴 생각은 아니겠죠?”도영승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리는 집안의 가주다. 돈과 권력을 사랑하는 자가 자신의 집안을 위험에 빠뜨릴 일은 없다. 그의 말에 어현이 눈살을 찌푸리고는 “혹시 그 노인네가 파놓은 함정이 아닐까?” 라며 물었다. 도국영은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고는 도영승에게 돌아갈 이득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어현은 계속 말을 이었다.“아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네 상황이 엄청 위험한 것 같아. 그냥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도가집안을 샅샅이 뒤지게 하면 네 아버지도 찾을 수 있을 거야.” 도국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경찰이 어떻게 저희 말을 믿겠어요? 증거가 없다면 경찰 측에서도 사회 분위기 때문에 도영승처럼 높은 사람은 쉽게 건들지 않아요. 그리고 시민 집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데, 무슨 수로 경찰에 신고를 해요.” 어현은 할말이 없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강책한테 연락할거야?” “네, 그래야죠. 그 노인네가 지시한대로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옆에서 계속 있을 수가 없어요. 일단은 먼저 해보려고요, 만약 정말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같이 죽는 수 밖에요!” “무슨 소리야? 침착해.” “어
밤 11시, 모리 하이테크 사무실 안.전화를 탁자위에 두고,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스피커 모드로 전환했다. 양자리, 물병자리가 동시에 도국영이 말한 내용들을 기록하고 있었고, 강책은 눈을 감고,손가락으로 탁자를 탁탁 치면서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이었다. 10분동안 도국영은 모든 내용을 전달했다. 그리고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사무실 안.양자리와 물병자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자리는 자신이 적은 기록들을 보며 기뻐했다.“저희 방법이 정말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도국영의 연합 제안은 가짜가 아니라 진짜였습니다! 그리고 도가의 기밀을 이렇게나 많이 털어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 드디어 도영승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물병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서류들로 도영승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흥분한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책은 침착함을 드러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곧이어 양자리가 물었다.“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강책이 답했다.“난 도국영이 연합하려는 척 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뻔뻔한 조건을 내민 건데, 도국영이 이렇게 큰 기밀까지 알려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진짜 연합하려고 알려준거겠지. 그렇다면 처음부터 내 판단은 틀렸던거야. 오해했어.” 물병자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건 총수님 잘못이 아니십니다. 누구든지, 그 상황에 놓이게 되면 총수님과 같은 판단을 할겁니다. 도영승의 친 손자이기도 하고, 도가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오해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때, 강책의 한마디에 양자리와 물병자리가 잠시 멈칫했다.“근데 어렸을 때부터 도가에서 자란 사람이 왜 자신의 집안을 배신하고, 무너뜨리려고 하는 걸까?” 강책은 다시 말을 이었다.“도국영의 말대로라면 제일 증오하는 사람은 도영승이고, 원하는 건 부친의 구출이야. 도가의 파산 따위는 신경도 안쓰는것 같아. 도가에서 자라왔기에 도가에 감정이
도영승처럼 늙은 여우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였다...한편, 도가 집안 별장 안.벌써 잠에 들어야 할 도영승은 멀쩡한 정신으로 로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이어 집사가 다가왔다.“회장님, 도련님께서 이미 지시하신 대로 도가의 기밀 정보를 모두 강책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도영승은 춤을 추면서 여유롭게 답했다.“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 도가 집안에 스파이가 외부인이랑 같이 도가를 공격하게 되면 그건 상업범죄에 해당해. 내 친손자지만 그건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지, 아닌 건 아닌 거야. 자네는 지금 당장 모든 증거들을 모아서 경찰에 신고해. 도국영, 강책 이 두 놈들 모두 데려가서 혼쭐을 내줘야지!” 그가 던져놓은 그물에 드디어 둘 다 낚였다. 도영승이 도국영한테 강책과 연합하라고 지시한 건 모두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일석이조로 두 사람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집사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알겠습니다.” 라며 답했다. 집사가 나가려고 문에 다다랐을 때, 다시 한번 더 그에게 물었다.“회장님, 도국영, 강책 모두 회장님의 친손자들입니다. 연이 끊길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한평생 도영승을 지켰던 사람으로서 그런 장면은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도영승은 그의 말에 코웃음만 치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집사에게 빨리 나가라는 손짓을 할 뿐이였다. 집사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를 떴다. ...한편, 도국영은 핸드폰을 옆에 두고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크게 숨을 쉬고 있다. “모든 기밀을 털어놓았어, 내일이면 강책이 이 기밀을 가지고 도가를 공격하러 오겠지. 그렇다면 우리 도가에는 피바람이 불거야. 제발 그 노인네가 준비한 방어가 제대로 활약해줬으면 좋겠어, 나도 내 집안이 무너지는 꼴은 보고싶지 않다고! 만약 도가집안이 망하게 되면 그건 모두 내가 만든거야. 저 세상에서 조상님들 뵐 면목이 없어.
도국영은 개인비서의 말에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고소에 머리가 띵했다. 강책이 자신이 전한 자료들을 가지고, 자신도 함께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의심이 들었다.도국영이 비서에게 물었다.“누가 저를 신고했다는데? 강책이야?” 비서가 답했다.“아니요, 강책이 아닙니다. 이번 건은 강책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요.” “뭐라고?”도국영은 강책을 제외하고 그를 신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 나지 않았다. “그럼 누가 나를 신고했다는 거야?” 비서는 머뭇거리며 입 밖으로 이름을 꺼내지 못했다. 충격적인 인물이였기에 선뜻 말을 하지 못했다. 그의 반응에 도국영이 눈살을 찌푸리고는 “뭘 이렇게 뜸을 들여, 말해!” 라며 말했다. 비서는 한숨을 내쉬고는 “네, 그 분은 다름 아닌 도련님의 할아버지, 도영승 회장님이십니다!” 라고 답했다. 도국영의 머리가 순간 어지러워지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고는 “거짓말 하지마!” 라며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가 뭐 때문에 나를 신고해? 만약 나랑 할아버지의 사이를 이간질 시키려고 하는 짓이라면 절대로 가만히 놔두지 않을거야. 알아들어?” 비서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도련님, 제가 이런 일에 어떻게 장난을 치겠습니까. 정말로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신고 한게 맞습니다.” 비서의 진지한 표정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도국영은 최근 도영승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그가 자신을 신고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게 분명했다.“상황 설명 똑바로 해!” 비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들을 도국영에게 말해주었다.“저도 작은 정보를 얻었을 뿐이에요.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신고했다고만 들었습니다. 강책과 도련님께서 같이 도가집안을 침락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상업 범죄로요. 만약 일이 잘못되면 강책과 도련님도 꼼짝없이 들어가고 말거에요, 그리고 회장님 손에는 증거물도 있답니다. 어제 강책이랑 통화하신 거 모두 녹취했다고 하시는데 모르셨나요?” 도국영은 깜짝 놀랐다
‘강종혁’ 이라는 말에 도영승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변했다.“무슨 뜻이야.” “아니요, 별 다른 뜻 없어요. 아, 근데 할아버지가 강종혁을 죽인 CCTV녹화본이 제 손 안에 있다는 건 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요. 저랑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저는 감옥에 가고, 당신은 사형에 처하는 거죠.” 도영승은 눈을 깜빡거리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도국영이 살해현장의 CCTV녹화본을 가지고 있을지는 전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만약 경찰에게로 넘어가면 무조건 사형에 처하게 된다. 도영승은 다시 미소를 지어보였다.“국영아, 넌 말도 잘 듣는 애였잖아. 너가 몇 년 동안 내 일을 도맡았는데, 내가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를 것 같아? 넌 그냥 네 아버지 도성일의 행방을 찾고 싶은 거잖아.” 도국영 역시 ‘도성일’ 이라는 이름을 듣고 표정이 변했다. 이어서 도영승이 계속 말을 이었다.“국영아, 내가 죽으면 성일이도 살아남을 수 없어. 그리고 네 엄마 어현도 절대로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다. 나 하나 때문에 세 명의 목숨이 날아가는 거야.” 호랑이도 자기 새끼는 잡아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도영승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아들, 며느리까지 모두 버릴 수 있는 사람이였다. 도국영은 그의 역겨운 행동에 도영승에게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애정마저 사라져 버렸다. 전화기 너머로는 침묵이 흘렀고 도영승이 다시 말을 이었다.“국영아, 넌 들어가봤자 3-5년이면 나오게 될거야. 내가 약속하마, 네가 나오면 그때 네 가족들이랑 다 같이 모이게 해줄게. 어때?” 도국영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한 명의 목숨때문에 세 명의 목숨을 걸거나 몇 년만 참고 나와서 가족과 다시 상봉하거나의 선택이었다. 도국영 자신이 죽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숨까지 걸수는 없었다. 효자라는 단어는 그의 장점이자 약점이다. 결국 그는 깃발을 들었다.“할아버지, 방금 하신 말씀 똑똑히 기억하시고 이행하셔야 할 거예요. 만약 아버지, 어머니 중에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