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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70화

강종석은 문은진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문은진은 강종석의 뒤를 쫓아가 강종석의 팔을 덥석 끌어당겼다.

순간 감정이 복받친 문은진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

수년간을 함께 살아온 부부 사이에 눈곱만큼의 정도 없는 건가?!

잠시 후.

문은진은 말했다. “종석 씨, 당신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잖아. 이전의 당신은 아주 용감하고 책임감이 있어서 내가 남편과 아들까지 버리고 당신을 선택한 거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추악해진 거야? 당신, 도대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어?”

순진한 문은진은 여전히 사랑을 바랐다.

문은진은 여전히 강종석과 처음 만났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강종석은 문은진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 너를 순진하다고 해야 되니? 바보라고 해야 되니? 내가 만난 수많은 여자 중에 ‘사랑’이라는 말을 꺼낸 여자는 너밖에 없어. 나는 예쁜 여자를 원하고 여자들은 내 돈을 원하고, 서로가 각자 원하는 것을 손에 쥐는 데 나쁠 게 뭐가 있어? 그냥 서로 즐기는 거지. 사랑을 논하는 당신이야말로 너무 오버 하는 거 아니야? 문은진, 너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운이 좋은 줄 알아. 우리 아버지가 너를 마음에 들어 해서 권력도 가져가고, 동물의 숲도 손에 쥐었잖아. 그걸로 부족해? 사랑은 무슨 사랑, 너도 정말 병이다. 됐다, 너랑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고 싶지 않아.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이미 고소는 했고, 판결문 나오면 쫓겨날 준비나 해. 그래도 내가 정을 생각해서 성의껏 돈은 챙겨줄게. 문은진, 이제 그만 가봐.”

강종석은 매몰차게 말했다!

강종석은 20년을 함께 한 문은진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었다. 문은진과 그저 즐긴 것뿐이었다.

그 당시 젊고 아름다웠던 문은진은 나이가 들었다.

사람은 늙으면 얻는 것도 다르다.

문은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당신이 무슨 말 하는지 이해했어. 그 당시 내가 눈이 삐어서 너 같은 비열한 놈한테 넘어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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