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찾아봅시다.”세 사람은 방 안을 다 뒤졌지만 소나무 잔나비 버섯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인 당연한 것이다.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방 안에 두면 당연히 썩지 않을까?세 사람은 문서 기록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양자리는 마침내 한 책자에서 소나무 잔나비 버섯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아냈다.“여기 있어요! 찾았어요!”세 사람은 함께 책자를 살펴봤다. 책자에는 소나무 잔나비 버섯의 구체적인 위치와 채취 및 유지 방법, 사용 방법이 기록되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 소나무 잔나비 버섯이 훼손당했을 때를 대비하여 매우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책자의 내용을 확인 한 강책은 매우 기뻤다. “갑시다.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채취하러 갑시다!”차수진은 집에 남고, 강책과 양자리는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채취하러 와룡 산맥으로 향했다. 반나절 만에 드디어 소나무 잔나비 버섯의 위치를 찾아냈다.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채취를 마친 강책은 경성에서 신라 천정의 직원을 불러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안전하게 경성으로 보냈다. 이로써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손에 쥐게 되었다. 강책은 드디어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소나무 잔나비 버섯을 찾았으니 이제 더 이상 운령산에 올 필요는 없다. 강책과 양자리는 마지막으로 차가 집안에 들려 차수진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차정민의 장례식에도 들렸다. 차수진은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강책을 한쪽으로 불렀다. “차수진 씨, 저한테 하실 말씀 있나요?”차수진은 주머니에서 금색 영패와 봉투를 꺼내어 강책의 손에 쥐여줬다. “차수진 씨, 이게 뭡니까?”차수진은 말했다. “차가 집안 가주의 명패입니다. 그리고 이 봉투 안에는 양도서가 들어 있어요. 오늘부터 강책 씨가 차가 집안의 가주입니다. 와룡 산맥을 포함하여 차가 집안의 모든 재산은 모두 강책 씨 겁니다.”강책은 깜짝 놀랐다.“네? 왜죠?”차수진은 웃으며 말했다. “강책 씨께서 제 목숨을 구해주셨어요. 제 누명을 벗겨주고, 아버지의 억울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이 흐렸다. 마치 강보라의 기분과 같았다. 강보라는 그동안 늘 푸른 약국에서 모씨 부자와 함께 삼시 세끼를 먹고 지내며 얼굴의 흉터를 치료하며 지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흉터는 나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강보라는 상심이 매우 컸다. 강보라도 흉터가 너무 오래되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강보라는 창밖의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다가 슬픈 감정이 벅차올랐다. ‘탁!’갑자기 누군가 창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 사람들은 창밖에 서서 돌멩이를 던지며 강보라를 향해 소리쳤다. “못생긴 년! 평생 숨어서 나오지 마! 너 같이 못생긴 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자격이 있어? 시청자들을 가지고 놀다니, 그냥 죽어!”사람들은 계속해서 창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 강보라는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했다.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보라가 늘 푸른 약국에 온 이후로 약국 장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매일 같이 약국에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상처를 받은 사람이 강보라의 팬인지, 아니면 도가 집안에서 보낸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다행히 정의로운 모씨 부자는 요 며칠 동안 진심을 다해 강보라를 도와줬다. 모씨 부자는 강보라를 미원 한 적 없었으며, 장사에 지장을 받아도 강보라를 지켜줬다. 모씨 부자가 없었다면 강보라는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자살까지 생각했을 것이다. 강보라는 방 안에 앉아 계속해서 한숨을 내쉬며 슬퍼했다. ‘하느님, 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세요?’강보라가 절망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강보라는 창가 쪽으로 가서 확인해 보니 날쌘 닭이 무리를 데리고 와 돌멩이를 던진 사람들을 붙잡고 있었다. 날쌘 닭의 성격은 매우 나쁘다. 날쌘 닭은 다짜고짜 한 사람을 붙잡고 손가락을 분질렀다!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은 도망가려다 날쌘 닭에게 붙잡혔다. 잠시 후, 날쌘 닭은 돌멩이를 던진 사
강책은 모한철과 함께 약을 사용했다. 약 복용 1시간 후, 강책이 모든 은침을 뽑았다. 이어서 모한철이 붕대로 얼굴을 감쌌다. 강책이 “3시간에 한번씩 약을 바꿀겁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이틀 뒤에 흉터가 깨끗히 사라질 겁니다.” 라며 말했다. 강보라는 반신반의 하면서 거울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남은 시간 동안 모든 사람들은 강보라의 흉터치료에 전념했다. 날쌘 닭은 자신의 무리들을 불러서 외부인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약국 주위를 보호하고 감시하라 지시 했다. 모지안은 강책이 말한 대로 3시간마다 약을 바꾸는 동시에 버섯 약재의 사용도 점점 줄였다. 모한철과 강책은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흉터의 상태를 살펴가면서 강보라의 몸상태도 주시했다. 15시간이 지나고 모든 사람들의 정성 아래, 5번째 붕대를 빼자 강보라 얼굴의 흉터에 변화가 생겼다. 흉터의 테두리가 붕대와 함께 얼굴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얼굴에는 새로운 피부가 올라왔다. 양자리는 기쁜 마음에 “효과가 있어요!” 라며 외쳤다. 약국 안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들의 노력과 시간이 빛을 낸 것이였다. “그래도 계속해서 약을 바꿔야 합니다. 조심하세요, 다른 피부에 닿아서는 안돼요.” “네, 스승님.”모지안은 강책의 말을 듣고는 전보다 더 느리고, 부드럽게 약을 사용했다. 강보라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몇십 년동안 자신을 괴롭힌 ‘흉터’ 와 손가락질 받는 신세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눈물은 마치 밖에서 내리는 비처럼 계속 흘러 내렸다. 계속해서 약을 바꾸며 시간이 조금 흘렀을 때, 강보라 얼굴의 흉터가 눈에 띌 정도로 옅어졌다. 새롭게 자란 피부도 시간이 흐르면서 얼굴의 피부 상태로 변했다. 강보라의 얼굴은 깐달걀처럼 매끈하게 변했다. 그녀는 고작 이틀 사이에 미운오리새끼에서 아름다운 거위로 탈바꿈했다. 모지안은 강보라의 얼굴을 보며 “예뻐요.” 라고 감탄했다. 창밖의 비가 멈추고, 먹구름이 사라졌다. 창문 사이로 햇빛이 내려와 강보라의 얼굴
40분 뒤, 조해인은 늘 푸른 약국 앞에 차를 세우고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강책씨, 저 왔습니다.” 조해인은 소리를 지르며 등장했다. 강책이 사라진 동안 쌓였던 분노를 표출 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강책이 그에게 다가갔다.“흥분하기에는 너무 일러요. 에너지를 아껴두셔야 할겁니다.” “허허, 찾은 방법이 뭔지 알려주시기나 하죠? 지금 저희 방송도 못나가고, 여론에서도 반응이 좋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 조가집안이 도가집안한테 당했다고요! 강책씨도 책임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조해인은 씩씩 거리며 화를 냈지만 강책은 그저 웃어 넘겼다. 곧이어 그가 박수를 치며 양자리에게 신호를 보냈다. “뭐하시는 겁니까?” “소개를 좀 시켜드리려고요.” “누구요?” “강보라 양입니다.” “강보라?”조해인의 얼굴이 급격하게 나빠졌다.“그 여자 때문에 저희 프로그램이 망한 거잖아요. 근데 그 여자를 지금 소개해주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제 와서 사과라도 시키게 할 참이에요?” 조해인은 인상을 지어보였다. 이때, 양자리가 강보라 양의 손을 잡고 로비 안으로 들어왔다. 강보라는 하얀 원피스를 입어서 마치 공주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머리에는 모자를 눌러쓰고는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어서 조해인은 짜증을 냈다.“네, 봤습니다. 그 다음은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제대로 보세요.” 강책이 양자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양자리는 직접 강보라의 모자를 벗겼다. 조해인은 기사에서 이미 강보라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화상으로 인해 얼굴의 왼쪽 부분에 큰 흉터가 남아 보기 좋은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양자리가 모자를 벗기자 눈을 피하려 했지만 그는 자신의 호기심 때문에 강보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어서 조해인의 반응은 충격,감탄이 모두 섞여있었다. 하얀 원피스가 강보라의 아름다움을 더 강조시켜주었다. 그의 시선은 강보라에게서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조해인씨, 제대로 보신 것
조해인은 기사에서 보았던 강보라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앞에 서있는 여자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확신했다.“강책씨, 저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장난 치지 마시고, 누구신지 알려주세요.” “강보라 양입니다.” 옆에 있던 강보라가 입을 열었다.“조선생님, 처음 뵙습니다. 저는 강보라라고 합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노래라도 한소절 불러드리겠습니다.” 강책과 강보라의 당당한 태도는 조해인이 믿고 싶지 않아도 믿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조해인은 여전히 갸우뚱 거렸다.“강책씨,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저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요.” 강책이 답했다.“네, 이해합니다. 하지만 기억 속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강보라 양은 어렸을 때, 큰 화재로 인해 얼굴 왼쪽 부분에 화상을 입어 큰 흉터가 남았었습니다. 요 몇일동안 경성에서 보이지 않던 이유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흉터를 없애주는 약재를 찾기 위함이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약재를 얻고, 돌아와서는 이틀 동안 강보라 양의 얼굴 흉터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지금 보신 게 그 결과물이고요. 어떠세요, 만족하십니까?” 조해인은 강책의 말을 듣고 그의 의술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좋아요. 이제 강보라 양의 흉터도 사라졌으니 이제 저희도 나서야 합니다. 도가 집안이 나대는 꼴은 도저히 볼 수가 없어요.” 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혹시 다른 계획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당연하죠.”조해인이 미소를 지어보였다.“무능력하지만 잔머리는 끝내줍니다. 도가가 강보라양의 상처를 가지고 저희를 쫓아낸 거 기억하시죠? 이제 강보라양도 다 치료되었고, 지금까지 받은 공격들 모두 돌려줄겁니다! 이제 남은 건 저한테 맡겨주세요. 다시 프로그램을 재편성해야한다고 해도 강보라 양을 어떻게든 유명인사로 만들겠어요. 도가집안이 꼼짝도 못하게 말이죠!” 조해인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약국에서 떠났다. 조가집안과 도가집안의 싸움의 막
토요일, 저녁 8시.매주 토요일의 저녁에는 도가집안의 ‘내가 가왕’ 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많은 시청자들이 TV앞에 앉아 방송을 보고 있다. ‘내가 가왕’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동안 방송을 한 탓에 벌어지는 뒷거래, 사고까지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지만 유일무이한 방송 컨셉에 지금까지 시청률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를 지도 모른다. 오늘 밤에는 논란이 되었던 ‘국가가 부른다’ 프로그램이 다시 방송이 되기 때문이다. 조가의 ‘국가가 부른다’ 프로그램은 첫 화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도 신선한 컨셉을 독보적이였다. 평범한 시민들이 방송에 참가하는 시스템 덕에 전국민이 같이 참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인물로 인해 기사가 터지고 난 뒤, 첫 화 이후로 방송 정지를 먹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방송한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겠다는 사실은 모두 같은 생각이였다. 공식 계정이 입장을 내놓자 ‘나는 가왕’의 10배 이상의 반응이 들끓었다. 오늘 방송으로 인해 ‘국가가 부른다’ 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한편, 모리 하이테크 회장 사무실 안.강책과 그의 비서 정단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한 손에 팝콘을 들고, 한 손에는 콜라를 잡고서 방송을 시청하는 중이다. “정단, 실시간 댓글 확인할 수 있어?” “네, 가능해요.”이어서 정단이 댓글창을 열자, 시청자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반응 대부분이 도가 집안에서 보내온 ‘악플’ 이였다.‘이런 쓰레기 프로그램을 다시 내보낸다고? 이건 시청자를 무시하는 게 틀림없어. 무슨 낯짝으로 다시 방송하는 거야?’ ‘위 댓글과 같은 생각임. 어떻게든 수익 창출하려고 저러는 거잖아.’ ‘강보라 돼지 얼굴 감추려고 하는 거 전국민한테 다 들켜 버렸죠?’ ‘오늘 강보라도 무조건 나올거야.’등등의 악플을 보자 정단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프로그램 이름이 ‘외모를 부른다’ 는 아니잖아? 외모가 대체 무슨 상관이야?’시청자가 늘면서 댓글창은 순식간에 반반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강보라를 지지하고, 한쪽은 강보라 출연에 반대했다. 도가의 방해작전으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하지만 강책과 조해인의 목표에는 이미 도달했기 때문에 반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강보라를 재출연시켜 시청자들의 ‘아쉬움’ 을 얻기 위함이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기적의 순간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왔다. 강보라는 여전히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노래가 끝나도, 마이크를 내려 놓지 않았다. 그리고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제 외모로 인해 느끼셨을 불쾌함에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사실, 기사에서 보신 제 얼굴은 본모습과 다릅니다.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린 건 여러분들이 제 목소리에 더 집중해 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자칫하면 다른 사람의 장난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저 강보라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프로그램의 손실을 막기 위해 제 진짜 본 모습을 공개하여, 루머를 막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들은 갸우뚱 거렸다. 일부로 그녀를 노리고 기사까지 내며 루머를 퍼뜨렸다는 뜻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첨부된 사진과 현장에 있었던 관중들의 말대로라면 기사는 틀린 구석이 없다. 하지만 강보라의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당황했다. 도가의 도국영과 도영승도 이 장면을 보며 조해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보라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오른쪽 얼굴은 매끈하고, 왼쪽 얼굴은 탱글탱글했다. 얼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전형적인 미인상이였다. 백설공주의 동화에 나온 거울이 존재한다면, 강보라가 제일 많이 불렸을 것이다. 그녀의 얼굴 공개에 실시간 댓글창이 더 폭주하기 시작했다.‘헐, 말도 안돼. 너무 예쁘잖아?’‘대체 누가 그런 기사를 퍼뜨린
방송 이후에 반응은 극과 극 이였다. 오늘은 도가의 완패 였다. 도영승이 소파에 앉아 마음 속 깊은 원한을 가진 채 담배를 뻑뻑 피고 있다.“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강책, 강보라 그리고 조가집안에 대한 원한이 점점 커져갔다. 조가의 역전을 도와 기적적으로 강보라를 여신으로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책’ 이 라는 걸 도영승은 단숨에 알아챘다. 경성에서 떠나 약재를 구해 온 게 틀림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몇십년 동안 가지고 있던 흉터를 사라지게 하다니, 내가 널 너무 쉽게 봤어.” 옆에 있던 도국영도 화가 나있다. 게다가 승리를 눈 앞에서 놓쳐 더욱 아쉬웠다. 강보라의 흉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할아버지, 지금이라도 다시 기사를 내서 다시 분위기를 잡는 게 어떨까요?” “무슨 소용이냐.”도영승이 도국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시청자들은 자기 눈으로 본 걸 믿겠지, 기사 따위는 이제 믿지 않으려고 할거야. 계속 기사를 내면 결국 우리 도가집안만 망신 당하게 될거야.” 하지만 도국영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저대로 거짓말 하게 냅두라는 말씀이세요?” 도영승이 “하.” 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강보라가 모자를 벗은 그 순간부터 우리는 진 거랑 다름 없어. 국영아, 최신 기사만 봐도 알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도국영은 핸드폰을 꺼내 최근 기사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부정적인 뉴스를 제보했던 매체에서는 모두 긍정적인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의 욕설, 조가집안의 눈초리, 쓸데없는 관계를 피하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이 기사를 낸 것이다. 도국영은 흘러가는 분위기에 화가 나서 핸드폰을 탁자위로 내던졌다.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 도영승이 미소를 지었다.“원래 이 쪽 업계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지 않냐, 너무 기대는 하지마.”손자와 할아버지는 분노가 끓어 올랐다. 게다가 더 이상의 역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오늘 밤 도가의 ‘내가 가왕’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반토막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