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이 흐렸다. 마치 강보라의 기분과 같았다. 강보라는 그동안 늘 푸른 약국에서 모씨 부자와 함께 삼시 세끼를 먹고 지내며 얼굴의 흉터를 치료하며 지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흉터는 나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강보라는 상심이 매우 컸다. 강보라도 흉터가 너무 오래되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강보라는 창밖의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다가 슬픈 감정이 벅차올랐다. ‘탁!’갑자기 누군가 창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 사람들은 창밖에 서서 돌멩이를 던지며 강보라를 향해 소리쳤다. “못생긴 년! 평생 숨어서 나오지 마! 너 같이 못생긴 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자격이 있어? 시청자들을 가지고 놀다니, 그냥 죽어!”사람들은 계속해서 창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 강보라는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했다.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보라가 늘 푸른 약국에 온 이후로 약국 장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매일 같이 약국에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상처를 받은 사람이 강보라의 팬인지, 아니면 도가 집안에서 보낸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다행히 정의로운 모씨 부자는 요 며칠 동안 진심을 다해 강보라를 도와줬다. 모씨 부자는 강보라를 미원 한 적 없었으며, 장사에 지장을 받아도 강보라를 지켜줬다. 모씨 부자가 없었다면 강보라는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자살까지 생각했을 것이다. 강보라는 방 안에 앉아 계속해서 한숨을 내쉬며 슬퍼했다. ‘하느님, 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세요?’강보라가 절망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강보라는 창가 쪽으로 가서 확인해 보니 날쌘 닭이 무리를 데리고 와 돌멩이를 던진 사람들을 붙잡고 있었다. 날쌘 닭의 성격은 매우 나쁘다. 날쌘 닭은 다짜고짜 한 사람을 붙잡고 손가락을 분질렀다!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은 도망가려다 날쌘 닭에게 붙잡혔다. 잠시 후, 날쌘 닭은 돌멩이를 던진 사
강책은 모한철과 함께 약을 사용했다. 약 복용 1시간 후, 강책이 모든 은침을 뽑았다. 이어서 모한철이 붕대로 얼굴을 감쌌다. 강책이 “3시간에 한번씩 약을 바꿀겁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이틀 뒤에 흉터가 깨끗히 사라질 겁니다.” 라며 말했다. 강보라는 반신반의 하면서 거울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남은 시간 동안 모든 사람들은 강보라의 흉터치료에 전념했다. 날쌘 닭은 자신의 무리들을 불러서 외부인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약국 주위를 보호하고 감시하라 지시 했다. 모지안은 강책이 말한 대로 3시간마다 약을 바꾸는 동시에 버섯 약재의 사용도 점점 줄였다. 모한철과 강책은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흉터의 상태를 살펴가면서 강보라의 몸상태도 주시했다. 15시간이 지나고 모든 사람들의 정성 아래, 5번째 붕대를 빼자 강보라 얼굴의 흉터에 변화가 생겼다. 흉터의 테두리가 붕대와 함께 얼굴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얼굴에는 새로운 피부가 올라왔다. 양자리는 기쁜 마음에 “효과가 있어요!” 라며 외쳤다. 약국 안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들의 노력과 시간이 빛을 낸 것이였다. “그래도 계속해서 약을 바꿔야 합니다. 조심하세요, 다른 피부에 닿아서는 안돼요.” “네, 스승님.”모지안은 강책의 말을 듣고는 전보다 더 느리고, 부드럽게 약을 사용했다. 강보라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몇십 년동안 자신을 괴롭힌 ‘흉터’ 와 손가락질 받는 신세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눈물은 마치 밖에서 내리는 비처럼 계속 흘러 내렸다. 계속해서 약을 바꾸며 시간이 조금 흘렀을 때, 강보라 얼굴의 흉터가 눈에 띌 정도로 옅어졌다. 새롭게 자란 피부도 시간이 흐르면서 얼굴의 피부 상태로 변했다. 강보라의 얼굴은 깐달걀처럼 매끈하게 변했다. 그녀는 고작 이틀 사이에 미운오리새끼에서 아름다운 거위로 탈바꿈했다. 모지안은 강보라의 얼굴을 보며 “예뻐요.” 라고 감탄했다. 창밖의 비가 멈추고, 먹구름이 사라졌다. 창문 사이로 햇빛이 내려와 강보라의 얼굴
40분 뒤, 조해인은 늘 푸른 약국 앞에 차를 세우고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강책씨, 저 왔습니다.” 조해인은 소리를 지르며 등장했다. 강책이 사라진 동안 쌓였던 분노를 표출 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강책이 그에게 다가갔다.“흥분하기에는 너무 일러요. 에너지를 아껴두셔야 할겁니다.” “허허, 찾은 방법이 뭔지 알려주시기나 하죠? 지금 저희 방송도 못나가고, 여론에서도 반응이 좋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 조가집안이 도가집안한테 당했다고요! 강책씨도 책임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조해인은 씩씩 거리며 화를 냈지만 강책은 그저 웃어 넘겼다. 곧이어 그가 박수를 치며 양자리에게 신호를 보냈다. “뭐하시는 겁니까?” “소개를 좀 시켜드리려고요.” “누구요?” “강보라 양입니다.” “강보라?”조해인의 얼굴이 급격하게 나빠졌다.“그 여자 때문에 저희 프로그램이 망한 거잖아요. 근데 그 여자를 지금 소개해주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제 와서 사과라도 시키게 할 참이에요?” 조해인은 인상을 지어보였다. 이때, 양자리가 강보라 양의 손을 잡고 로비 안으로 들어왔다. 강보라는 하얀 원피스를 입어서 마치 공주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머리에는 모자를 눌러쓰고는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어서 조해인은 짜증을 냈다.“네, 봤습니다. 그 다음은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제대로 보세요.” 강책이 양자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양자리는 직접 강보라의 모자를 벗겼다. 조해인은 기사에서 이미 강보라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화상으로 인해 얼굴의 왼쪽 부분에 큰 흉터가 남아 보기 좋은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양자리가 모자를 벗기자 눈을 피하려 했지만 그는 자신의 호기심 때문에 강보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어서 조해인의 반응은 충격,감탄이 모두 섞여있었다. 하얀 원피스가 강보라의 아름다움을 더 강조시켜주었다. 그의 시선은 강보라에게서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조해인씨, 제대로 보신 것
조해인은 기사에서 보았던 강보라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앞에 서있는 여자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확신했다.“강책씨, 저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장난 치지 마시고, 누구신지 알려주세요.” “강보라 양입니다.” 옆에 있던 강보라가 입을 열었다.“조선생님, 처음 뵙습니다. 저는 강보라라고 합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노래라도 한소절 불러드리겠습니다.” 강책과 강보라의 당당한 태도는 조해인이 믿고 싶지 않아도 믿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조해인은 여전히 갸우뚱 거렸다.“강책씨,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저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요.” 강책이 답했다.“네, 이해합니다. 하지만 기억 속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강보라 양은 어렸을 때, 큰 화재로 인해 얼굴 왼쪽 부분에 화상을 입어 큰 흉터가 남았었습니다. 요 몇일동안 경성에서 보이지 않던 이유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흉터를 없애주는 약재를 찾기 위함이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약재를 얻고, 돌아와서는 이틀 동안 강보라 양의 얼굴 흉터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지금 보신 게 그 결과물이고요. 어떠세요, 만족하십니까?” 조해인은 강책의 말을 듣고 그의 의술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좋아요. 이제 강보라 양의 흉터도 사라졌으니 이제 저희도 나서야 합니다. 도가 집안이 나대는 꼴은 도저히 볼 수가 없어요.” 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혹시 다른 계획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당연하죠.”조해인이 미소를 지어보였다.“무능력하지만 잔머리는 끝내줍니다. 도가가 강보라양의 상처를 가지고 저희를 쫓아낸 거 기억하시죠? 이제 강보라양도 다 치료되었고, 지금까지 받은 공격들 모두 돌려줄겁니다! 이제 남은 건 저한테 맡겨주세요. 다시 프로그램을 재편성해야한다고 해도 강보라 양을 어떻게든 유명인사로 만들겠어요. 도가집안이 꼼짝도 못하게 말이죠!” 조해인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약국에서 떠났다. 조가집안과 도가집안의 싸움의 막
토요일, 저녁 8시.매주 토요일의 저녁에는 도가집안의 ‘내가 가왕’ 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많은 시청자들이 TV앞에 앉아 방송을 보고 있다. ‘내가 가왕’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동안 방송을 한 탓에 벌어지는 뒷거래, 사고까지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지만 유일무이한 방송 컨셉에 지금까지 시청률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를 지도 모른다. 오늘 밤에는 논란이 되었던 ‘국가가 부른다’ 프로그램이 다시 방송이 되기 때문이다. 조가의 ‘국가가 부른다’ 프로그램은 첫 화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도 신선한 컨셉을 독보적이였다. 평범한 시민들이 방송에 참가하는 시스템 덕에 전국민이 같이 참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인물로 인해 기사가 터지고 난 뒤, 첫 화 이후로 방송 정지를 먹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방송한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겠다는 사실은 모두 같은 생각이였다. 공식 계정이 입장을 내놓자 ‘나는 가왕’의 10배 이상의 반응이 들끓었다. 오늘 방송으로 인해 ‘국가가 부른다’ 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한편, 모리 하이테크 회장 사무실 안.강책과 그의 비서 정단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한 손에 팝콘을 들고, 한 손에는 콜라를 잡고서 방송을 시청하는 중이다. “정단, 실시간 댓글 확인할 수 있어?” “네, 가능해요.”이어서 정단이 댓글창을 열자, 시청자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반응 대부분이 도가 집안에서 보내온 ‘악플’ 이였다.‘이런 쓰레기 프로그램을 다시 내보낸다고? 이건 시청자를 무시하는 게 틀림없어. 무슨 낯짝으로 다시 방송하는 거야?’ ‘위 댓글과 같은 생각임. 어떻게든 수익 창출하려고 저러는 거잖아.’ ‘강보라 돼지 얼굴 감추려고 하는 거 전국민한테 다 들켜 버렸죠?’ ‘오늘 강보라도 무조건 나올거야.’등등의 악플을 보자 정단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프로그램 이름이 ‘외모를 부른다’ 는 아니잖아? 외모가 대체 무슨 상관이야?’시청자가 늘면서 댓글창은 순식간에 반반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강보라를 지지하고, 한쪽은 강보라 출연에 반대했다. 도가의 방해작전으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하지만 강책과 조해인의 목표에는 이미 도달했기 때문에 반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강보라를 재출연시켜 시청자들의 ‘아쉬움’ 을 얻기 위함이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기적의 순간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왔다. 강보라는 여전히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노래가 끝나도, 마이크를 내려 놓지 않았다. 그리고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제 외모로 인해 느끼셨을 불쾌함에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사실, 기사에서 보신 제 얼굴은 본모습과 다릅니다.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린 건 여러분들이 제 목소리에 더 집중해 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자칫하면 다른 사람의 장난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저 강보라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프로그램의 손실을 막기 위해 제 진짜 본 모습을 공개하여, 루머를 막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들은 갸우뚱 거렸다. 일부로 그녀를 노리고 기사까지 내며 루머를 퍼뜨렸다는 뜻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첨부된 사진과 현장에 있었던 관중들의 말대로라면 기사는 틀린 구석이 없다. 하지만 강보라의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당황했다. 도가의 도국영과 도영승도 이 장면을 보며 조해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보라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오른쪽 얼굴은 매끈하고, 왼쪽 얼굴은 탱글탱글했다. 얼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전형적인 미인상이였다. 백설공주의 동화에 나온 거울이 존재한다면, 강보라가 제일 많이 불렸을 것이다. 그녀의 얼굴 공개에 실시간 댓글창이 더 폭주하기 시작했다.‘헐, 말도 안돼. 너무 예쁘잖아?’‘대체 누가 그런 기사를 퍼뜨린
방송 이후에 반응은 극과 극 이였다. 오늘은 도가의 완패 였다. 도영승이 소파에 앉아 마음 속 깊은 원한을 가진 채 담배를 뻑뻑 피고 있다.“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강책, 강보라 그리고 조가집안에 대한 원한이 점점 커져갔다. 조가의 역전을 도와 기적적으로 강보라를 여신으로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책’ 이 라는 걸 도영승은 단숨에 알아챘다. 경성에서 떠나 약재를 구해 온 게 틀림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몇십년 동안 가지고 있던 흉터를 사라지게 하다니, 내가 널 너무 쉽게 봤어.” 옆에 있던 도국영도 화가 나있다. 게다가 승리를 눈 앞에서 놓쳐 더욱 아쉬웠다. 강보라의 흉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할아버지, 지금이라도 다시 기사를 내서 다시 분위기를 잡는 게 어떨까요?” “무슨 소용이냐.”도영승이 도국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시청자들은 자기 눈으로 본 걸 믿겠지, 기사 따위는 이제 믿지 않으려고 할거야. 계속 기사를 내면 결국 우리 도가집안만 망신 당하게 될거야.” 하지만 도국영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저대로 거짓말 하게 냅두라는 말씀이세요?” 도영승이 “하.” 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강보라가 모자를 벗은 그 순간부터 우리는 진 거랑 다름 없어. 국영아, 최신 기사만 봐도 알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도국영은 핸드폰을 꺼내 최근 기사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부정적인 뉴스를 제보했던 매체에서는 모두 긍정적인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의 욕설, 조가집안의 눈초리, 쓸데없는 관계를 피하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이 기사를 낸 것이다. 도국영은 흘러가는 분위기에 화가 나서 핸드폰을 탁자위로 내던졌다.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 도영승이 미소를 지었다.“원래 이 쪽 업계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지 않냐, 너무 기대는 하지마.”손자와 할아버지는 분노가 끓어 올랐다. 게다가 더 이상의 역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오늘 밤 도가의 ‘내가 가왕’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반토막
집사가 물었다.“회장님, 그럼 지금 주무시는 중이니 내일 다시 오시라고 할까요?” 도영승이 잠시 고민하더니 “아니, 아마 찾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야.” 라며 입을 열었다.“그리고 지금 시간에 자는 사람이 어디있어? 일단 들어오라고 해. 그 여자가 찾아온 진짜 이유라도 알아야 겠어.”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들어오시라고 하겠습니다.” 몇 분 뒤, 빨간 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집사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왔다. 도영승은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귀한 분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찾아 오신 겁니까?” 여자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회장님의 스트레스를 해소 시키러 왔습니다.” 라며 말했다. “스트레스? 제가 어떤 스트레스가 있으 신 줄 알고요.” “진짜 모르시는 겁니까?” “글쎄요.” 여자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회장님의 스트레스는 딱 두 글자입니다.” 라며 입을 열었다.“강. 책.” 도영승은 마치 번개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먹었다. 얼굴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슨 말씀을 하려 오신 겁니까?” “조가가 도가를 이렇게 휘어 잡을 수 있는 모든 근원에는 강책이 있지요. 강책의 도움 없이 조가는 현재 위치에 올라가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강책이 가지고 있는 모리 하이테크까지 조가를 돕고 있습니다. 또 회장님의 피를 이어 받은 친손자가 아니겠습니까. 스트레스가 크실 겁니다. 만약 일찍 처리하지 않는 다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도국영이 대화가 끼어들었다.“도가 집안의 일을 당신이 무슨 권리로 끼어들어요? 당장 나가세요.” 여자는 코웃음을 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지금 저를 내쫓으시면 강책을 처리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치시는 겁니다.” 여자의 한마디에 도영승과 도국영의 눈빛이 바뀌었다. 도영승이 “당신 말을 내가 어떻게 믿어요?” 라며 물었다. 그의 질문에 여자가 주먹을 꽉 쥐었다.“저도 당신들처럼 강책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요.” “강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