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안에 모든 부하들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양자리는 흑호에게 다가가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흑호는 초반에는 “오지..오지마.” 라고 하면서 다시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누군지 아직도 몰라? 나 흑호야, 도가집안 소속이라고! 도가집안의 아들 도국영이 내 형님이라니까!” 양자리는 흑호의 말에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는 “도국영의 부하라는 게 사실입니까?” 라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흑호는 양자리가 겁을 먹은 줄 알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높였다.“이제야 내 무서움을 알겠어?” “무섭다니요?”양자리는 탁자 위에 놓인 맥주병을 들고는 흑호의 머리에 그대로 가격했다. 피와 맥주가 섞여 사방으로 튀었고, 흑호는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양자리가 다시 말을 이었다.“한번만 더 풍야전에 오신다면 그때는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아, 가능하다면 도국영이랑 같이 오시죠. 같이 처리해드리죠.” 경성에서 도국영을 때리겠다는 둥, 처리하겠다는 둥 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흑호는 이빨을 꽉 깨물고는 “너..이름이 뭐야?” 라며 물었다. “양자리라고 합니다만.” “좋아. 넌 이제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어. 다음에 오면 꼭 복수해줄게.” “또 한 번 더 맞고 싶으신 겁니까?”양자리는 다리를 들어 흑호의 입을 가격했다. 충격으로 인해 흑호의 이빨이 모두 떨어졌다. 흑호의 멋이 모두 떨어져 나가고, 더 이상 ‘흑호’가 아닌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했다. 곧이어 흑호는 부랴부랴 풍야전에서 나와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도망쳤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양자리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이때, 강보라가 양자리에게 다가갔다.“양자리씨, 정말 감사드립니다. 양자리씨가 아니였다면 저는 오늘 무슨 일을 당했을 지 모릅니다. 저의 은인 이십니다.” 양자리는 손을 휘젓고는 “걱정 마세요. 저런 놈들은 혼쭐을 내야 정신을 차립니다.” 라며 답했다. 두 사람은 천을 중간
도가집안의 별장 안.도국영이 급하게 로비로 들어가고는 식물을 다듬고 있는 도영승에게 말을 건다.“할아버지, 또 골치 아픈 일이 생겼어요.” 도영승은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강책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거냐?” 라며 물었다. “강책이 아니라 조가집안이에요.” “조가?” “조해인이랑 기윤미랑 같이 노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지금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도영승은 가위질을 멈추고 손을 닦았다.“‘내가 가왕’이 이제 곧 시즌3가 방영할 시기 아니더냐, 왜 하필 제일 중요한 시기에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거지? 설마 우리 시청자들을 빼앗으려는 속셈인건가?” “분명히 그런 속셈일거에요, 조가가 저희를 호구로 보는 거죠. 계속 저희 도가집안의 영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거에요. 이렇게 가다가는 저희 도가집안의 이익에 큰 손실이 있을 수도 있어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도가집안의 제일 큰 인맥을 좌지우지한다. 만약 이 인맥이 끊기게 될 경우, 막대한 손실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도영승이 “쉽게 처리하자. 경성에 모르는 사람이 없게 여기저기에 소문내고, 조가집안이 만든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은 우리 집안의 도움따위는 받지 못할거라고 말이야!” 라며 지시를 내렸다. 사실 금방 프로그램을 시작한 터라 조가집안은 도가집안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리고 도가집안의 블랙리스트를 피하려면 참가자들은 분명히 도가집안이 만든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다면 조가집안은 실력이 많이 떨어진 참가자 또는 처음으로 출전하는 참가자들밖에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 도국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좋은 생각이에요. 결국 실력있는 참가자들은 더욱 더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고를거에요. 그리고 조가집안의 프로그램은 포기할테고, 결국 그 쪽 프로그램의 퀄리티는 떨어지게 될겁니다!” 도영승이 다시 말을 더했다.“그리고 너가 키우고 있는 그 개도 밖에다가 좀 풀어놔. 위협하고, 사람 물게 해도 돼.” 도국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강보라씨, 타시죠.”양자리는 강보라를 차로 안내한 뒤, 오디션 현장으로 직접 데려다 주었다. 강책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같이 가지 않고, 따로 오디션 장소로 이동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갑작스럽게 생긴 교통체증 때문에 강책의 배려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오디션 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꼭 넘어야 했기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양자리가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교통체증때문에 인상을 쓰거나,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양자리는 옆쪽에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길 수리하는 겁니까?” 라며 물었다. 그 남자는 화를 버럭냈다.“수리는 무슨 수리에요! 앞 쪽에서 사람들 때문에 막힌 거에요.” “왜요?” “앞 쪽으로 가면 조가집안의 ‘국가가 부른다’ 오디션 장소잖아요. 사람들이 오디션 신청을 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거에요, 억지로 가까이 가면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어요.” 양자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경찰에 신고했나요?” “허허,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경찰만 오면 도망치고, 경찰이 자리를 뜨면 다시 돌아와 이렇게 길을 막아요. 게다가 경찰에 신고한 사람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무자비하게 때리더군요. 무서워서 어떻게 다시 신고하겠습니까.” 양자리가 기분 나쁜 말투로 “누가 이렇게 간이 크답니까?” 라며 말했다. “누구긴 누구겠어요, 도가집안이 키우는 개 ‘흑호’ 잖아요. 도가집안이 조가집안을 위협하기 위해서 피우는 소동처럼 보여요. 도가집안이 경성에서 무법지대처럼 행동하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니까요. 휴, 오디션에 참가해서 티비에 얼굴이라도 비춰보려고 했는데, 재수가 없네요.” 남자가 돌아가려고 하자 양자리가 그를 붙잡았다.“형씨, 잠깐만요. 해결하기 전까지 움직이지 마세요.” “어떻게 해결하시게요?”남자의 못 미더운 시선에도 양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는 무더기로 쌓인 의자와 책상을 발로 하나둘씩 찼다. 곧이어 흑호의 부하가 “뭐야?”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부하가 텐트를 향해 뛰어가서는 안에서 자고 있던 흑호를 깨웠다.“형님, 어떤 사람이 지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흑호가 인상을 지어 보였다.“그런 놈들은 잡아서 계속 패면 되잖아, 이런 작은 일까지 내가 알려줘야 돼?” “아니,그게요.” “왜 그래? 수가 많아서 그래?” “아니요, 한 명입니다.” “한명 가지고 호들갑을 떨고 있어? 조가의 가주가 와도 절대로 비켜주지마! 뒷처리는 도련님께서 다 해결해주실 거야.” 그의 단호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부하는 눈치만 볼 뿐이였다. “형님, 그 사람이 만만치 않은 녀석입니다.” 흑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하를 째려보았다.“간이 언제부터 이렇게 작아진거야? 그 녀석한테 우리가 도가집안의 소속이라고 알려주라고!” “그 사람도 알고 있어요. 근데도 저렇게 꼼짝하지 않는 겁니다.” “허허, 어떤 녀석인지 내 눈으로 봐야 겠어!”흑호는 텐트에서 나와 절뚝 거리는 걸음걸이로 앞으로 걸어가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어떤 녀석이 내 길을 뚫으려고 난리야? 죽고 싶어서 환장 한거야?” 순간 양자리의 모습이 흑호의 눈에 들어왔다. 흑호는 갑자기 몰려오는 통증에 입을 잡고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리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그 사람이 양자리였어?!” 흑호는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줄행랑을 쳤다. 하지만 금방 양자리에게 잡히고 말았다. 양자리는 흑호의 뒷멱살을 잡고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어딜 가십니까?” 흑호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아니요,아니요.” 라며 말했다. 양자리가 “당신이 만든 거에요?” 라고 묻자 흑호가 허공에 손을 빠르게 휘저었다.“그게 말씀 드리기 어려워요! 아시다시피 저는 도가집안을 대신해서 일을 하는 심부름꾼같은 존재입니다. 다 도국영 도련님께서 지시하신 거에요.”양자리는 다시 그에게 “그럼 이제 어떻게 하셔야 하겠습니까?” 라며 되물었다. 흑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정리하겠습니다!” 라며 답했다. “좋습니다. 1분 드립니다. 시간
양자리는 분노 섞인 말투로 말했다.“도가집안도 비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사람들을 위협할 줄 몰랐습니다.” “도가가 이쪽에서는 인맥이 넓어. 우리 마음대로 순조롭지는 않을 거야.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프로그램이 노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완전 신인들이 나와서 참가하는 거잖아. 그래서 도가집안의 위협도 제한이 있어. 그만 얘기하고, 강보라양 데리고 오디션에 들어가.” 오디션 현장 뒤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한명씩 촬영장에 들어가서 결과를 받는 형식으로, 합격한 사람들게는 ‘합격’ 이라는 목걸이가 주어진다. 노래에 대한 꿈 뿐만 아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첫 선발을 무조건 넘겨야 한다. 강책과 그의 무리들이 오디션으로 다가가자 모자를 쓴 젊은이가 표를 들고 그들에게 다가왔다.“표 필요하세요?” 강책이 그에게 답했다.“여긴 선발을 하는 곳이지, 콘서트 하는 곳이 아닙니다. 대체 무슨 표를 파시는 겁니까?” 젊은이가 헤헤-거리며 말했다.“딱 봐도 초짜네, 이런 노래 관련 프로그램은 처음으로 참가하시는 거죠?”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처음입니다.” 라며 말했다. “그래요, 처음이면 모를 만도 하죠. 모든 음악 프로그램은 다 짜여진 각본이에요, 진짜 노래 실력을 대결하는 것 같아요? 단순하네요.” 강책이 미소를 짓고는 “이 프로그램은 실력있는 참가자를 뽑는 게 아닙니까?” 라며 물었다. 젊은이는 풉-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처음 오신 분 답네요. 노래 실력이 중요하긴 하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니에요. 그냥 노래실력만 따질 거면 심사위원들은 뭐 먹고 살아요? 프로그램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은 다 저한테서 표를 사갔다니까요, 이 표가 없으면 노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떨어질거에요.” 강책은 그가 참가자들을 꼬드겨서 돈을 빼앗는 수법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남자의 행동은 계획서 안에 없던 사항이였다.“진짜 믿을만한 표입니까?” 남자가 가슴팍을 탁 치고는 “그럼
마지막 발언은 노래에 대한 평가를 넘어서 강보라에게 모욕과 수치를 느끼게 했다. 몸이 벌벌 떨렸지만 네 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당신들!” 이라는 말 한마디를 하고는 무대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여자 심사위원의 욕이 끊이질 않았다.“뒤에 참가자들 한테 피해나 입히지 마세요, 진짜 더러워서 못 봐주겠네.” 자존심이 센 강보라는 마이크를 바닥으로 던졌다. 그리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어서 양자리가 강보라를 쫓아갔다.“강보라양, 침착하세요.” “침착이요? 제가 어떻게 침착을 합니까? 심사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저 모양 저 꼴인데. 원래부터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오지도 않았다고요! 추악하고, 더러워요.” 이때, 강책이 다가왔다.“이런 일이 있을 지는 저희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강보라양께서 원하시는 결과를 저희가 드리도록 약속드리겠습니다.” “아니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강보라는 촬영장을 나오자마자 표를 팔고 있던 남자를 발견했다. 그 남자도 강보라를 발견하고는 비아냥 거렸다.“어때요, 탈락하셨지요? 제 말 들어서 손해는 없다니까요, 돈만 썼으면 바로 해결될 일 아닙니까?” “이건 선발과 전혀 상관없는 거잖아요, 그쪽이 돈을 벌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고요.”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연예인들도 돈 쓰면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고요. 요 몇 푼도 안되는 돈도 아까워하시면 뒤에 선발은 어떻게 넘으실 생각이에요? 자, 일단 한장 사시죠. 어쩌면 다시 또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기회요? 차라리 예전 생활로 돌아가는 게 더 낫겠어요. 절대로 안사요!”강보라가 오디션 장소를 나가려고 하자 강책이 다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강보라양, 잠시만요. 오늘 제가 강보라양의 모셔야 왔으니 그거에 대한 답례를 하겠습니다. 저에게 딱 한번만이라도 기회를 주세요. 분명히 원하시는 결과를 얻게 될 겁니다.” 강보라가 의아하며 물었다.“저를 위해 무얼 하실 수 있는데요?”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강
“저 네 사람을 위해서 버린 돈이 얼만데, 불법 브로커랑 손을 잡아? 도가가 협박까지 하는 바람에 참가하는 사람도 얼마 없는데, 저렇게 하면 우리 프로그램에 노래 잘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남아있지 않을거야! 미치겠네!” 기윤미는 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서는 참가자의 마이크를 뺏었다. 그리고는 네명의 심사위원에게 크게 소리쳤다.“당신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표 구매로 참가자들을 선발해?” 기윤미를 알아보지 못한 심사위원들은 욕을 하려 했지만, 그들의 눈이 점차 크게 떠졌다. 그들 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기윤미였다. 네 사람은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보며, 두려움에 질린 표정을 했다. 기윤미가 그들에게 소리쳤다.“뭘 멍하니 보고만 있어? 대답해, 누가 그쪽들한테 여기서 불법으로 표판매해도 된다고 했어? 그쪽들 눈에 조가가 만만한 가봐?” 기윤미의 말에 네명의 심사위원들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계속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저희도 그냥 돈 좀 벌어보자고 해서 한 짓입니다. 사실, 영향이 크지는 않아요. 실력 좋은 참가자들은 저희가 다 따로 적어 놓습니다. 그리고 실력 없는 참가자들은 뒤에서 탈락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프로그램에는 전혀 피해가 가지 않아요.”기윤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곧이어 그녀의 욕 섞인 외침이 들려왔다.“다들 귀가 먹은거야? 당신들이 방금 전 합격 준 사람이 무슨 실력이였는 지 몰라? 표 안산 실력 좋은 참가자들한테는 욕도 서슴치 않으면서, 너네가 무슨 심사위원이야? 당신들이 하는 짓은 심사위원에 대한 모욕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 기윤미가 손을 흔들자 보안요원들이 들어왔다.“저 네 명 당장 촬영장에서 내보내세요. 당신들, 법무부서랑 연락해서 고소할거니까, 감옥에서 콩밥 먹을 준비나 하고 있어!” 심사위원들은 깜짝 놀라며 기윤미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꺼져.” 기윤미가 또 한번 더 손을 흔들자 보
사실 마지막 조건은 과한 요구였다. 능요는 현재 연예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 쉽게 부탁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였다. 콧대가 높은 강보라가 제일 동경하는 건 다름 아닌 능요였다. 능요의 노래 실력, 인품까지 모두 자신의 심사위원이 되어 마땅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능요는 마음대로 초청을 할 수 있는 가수가 아니였다. 주변 사람들은 강보라의 마지막 조건은 결코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강책이 전혀 어렵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는 “이미 능요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셔서 강보라양의 노래를 심사하실 겁니다.” 라고 말했다. “네?”강보라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지금 저랑 장난하시는 겁니까? 당신이 어떻게 능요에게 연락을 했다는 겁니까?” 오디션 장소에 있던 사람들도 강책을 비웃었다. 하지만 강책은 손목시계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몇 분 뒤에 도착할 겁니다. 강보라양께서는 지금부터 준비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조금있다가 능요한테 무슨 노래를 들려줄 지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때 되서 탈락 하시면 그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강보라는 당황스럽기만 했다. 장난이라기에는 강책의 행동과 눈빛이 진지해서 어느 한 쪽도 믿을 수가 없었다. “네, 그럼 여기서 딱 15분만 기다릴게요. 만약..” 강보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SUV차량 한대가 오디션 장소에서 세워졌다. 차 문이 열리고 여러명의 보안요원들이 다가갔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 사람에게로 집중 되었다. 차 문이 열리고 연분홍색의 구두를 신은 한 여자가 안에서 내렸다. 사람들은 그 여자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사방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능요야! 능요!”“와, 내가 오디션에서 능요를 볼 줄이야. 이 프로그램 장난이 아닌데?”“사진 좀 찍워줘.” 현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사람들은 모두들 촬영하기 바빴다. 그 중, 제일 경악한 건 다름아닌 강보라였다. 자신의 무리한 요구를 강책이 들어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