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빨리 숨어요! 빨리!”사냥개는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눈에 보이는 대로 물어뜯었다. 놀라 사람들은 사냥개한테 물릴까 봐 숨을 곳을 찾았다. 그때 갑자기, 고개를 돌리던 사냥개가 아이 엄마를 보고 돌진했다. 아이 엄마는 깜짝 놀라 딸 뒤에 숨으며 말했다. “나 말고 얘 물어! 얘!”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이성을 잃은 아이 엄마는 딸의 목숨보다 자신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잠시 후, 사냥개는 여자아이의 옷자락을 물어뜯었다. 단지 옷자락만 물었을 뿐인데 사냥개의 포악한 성질과 힘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었다. 방금 사냥개가 여자아이의 목을 물었으면 분명 죽었을 것이다!아이 엄마는 놀라서 딸을 버리고 도망쳤다. 사냥개가 여자아이를 향해 흉악한 입을 벌리고 크게 짖자 여자아이는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죽은 척 연기를 하다가 ‘죽은 척’이 아니라 정말 죽을 수도 있다. “아악~~!!!”여자아이는 비명을 치며 마치 토끼처럼 ‘깡충’ 일어나 그대로 도망쳤다. 여자아이는 정신을 잃지도 않고, 발작 증상도 없고 거품을 물지도 않았다. 한순간에 모든 증상이 사라진 듯 그 누구보다 빠르게 뛰어갔다!여자아이는 마치 바람이 스쳐 지나가듯 ‘휙’ 하고 사라졌다. 사냥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발을 핥고 뒤돌아 갔다. 양자리는 사람들에게 매우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제 부주의로 여러분을 놀라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양자리는 말을 끝내고 사냥개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되었다. 양자리가 떠난 후 사람들은 모두 자리로 돌아가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은 이제야 진정이 되었다. . 아니! 그 여자아이는 거품 물고 쓰러져서 혼수상태에 빠진 거 아니었나? 목숨이 위험한 거 아니었나?어떻게...바보가 아니고서야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 동정을 이용당했다니!사람들은 아이 엄마에게 삿대질을 하며 비난을 했다. “당신
아이 엄마는 무심코 ‘도가 집안’이라는 단서를 흘렸다. 사람들 사이에 있던 강책이 아이 엄마에게 다가가 물었다. “똑바로 말하는 게 좋을 거예요. 남을 모독하면 당신의 죄가 더욱 커질 겁니다.”겁을 먹은 아이 엄마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도국영 씨가 당신들 발표회를 망치려고 저한테 돈을 주고 연기해달라고 했어요. 사실 저는 그냥 연기자일 뿐이에요. 방금 그 여자아이도 도국영 씨가 고용한 연기자예요. 그리고 의사 역할을 맡은 연기자도 있었는데 방금 모 사장님이 오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어요.”더 큰 계획이 숨겨져 있었다니?기자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최대한 빨리 보도하려고 했다. 오늘 발표회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났다. 아무도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발표회에 수많은 유명인들이 참석, 김한선의 소란 그리고 종 씨 어르신의 놀라 도망가는 일까지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냥개 때문에 도가 집안에서 고용한 연기자들의 사기극이 폭로되었다. 우여곡절이 정말 많다. 오늘 발표회에 있었던 일이면 한 달 동안의 뉴스거리는 걱정 없다. 기자들은 오늘 발표회에 참석한 것이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강책은 손가락을 ‘까닥’ 하며 말했다. “이 여자 경찰서로 보내!”“네!”경호원은 즉시 아이 엄마를 모욕죄로 경찰에 신고했다. 당연히 도가 집안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 것이다. 강책은 다시 단상 위로 올라가 마이크 앞에 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도 보셨다시피 저희 모리 하이테크가 도가 집안을 떠나자마자 사사건건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좋은 분위기의 발표회도 도가 집안의 온갖 방해로 진행이 힘들어졌습니다. 역시 약자는 강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언젠가 모리 하이테크는 도가 집안 손아귀에 잡힐 겁니다. 여러분, 저는...”강책은 혼신의 연기를 하며 말했다!강하다고 득을 얻는 것만은 아니다. 마치 아이 엄마처럼 약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의 동정을 받고 강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강책도 이 도
순식간에 매출이 상승했다.매출뿐만 아니라 모리 하이테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대중들에게 대표적인 좋은 회사의 이미지가 되었다. 모리 하이테크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가 집안과 싸운 용사이다!모든 사람들은 도가 집안은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모리 하이테크의 변호사는 도가 집안이 연기자를 고용해 모리 하이테크 회사의 이미지를 모욕한 행위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언론사는 이 기세를 몰아 기사를 보도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모리 하이테크 발표회 사건은 순식간에 경성 전체에 퍼졌다. 도가 집안은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그날 밤.화가 잔뜩 난 도영승과 도국영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세 가지 계획은 모두 실패했고, 연기자를 고용해 소란을 피우다 소송을 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일 끔찍한 결과는 바로 민심을 잃은 것이다. 사람들 눈에 도가 집안은 암암리에 사기를 치는 중소기업으로 각인되었다. 도영승은 근심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이때, 집사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어르신, 도련님. 어게인 하이테크 로형민 회장님께서 두 분을 만나 뵈러 오셨습니다.”도국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이 시간이 몇 시인데 찾아와? 우리 우스운 꼴을 보고 싶은 거야?’“됐어, 만날 생각 없으니까 돌아가라고 해.” 도국영은 로형민과 할 말이 없었다. 도영승이 나가려던 집사를 불렀다. “잠깐만.”“네, 어르신.”“미꾸라지처럼 간사한 로형민이 우리를 찾아온 이유가 있을 거야. 무슨 말을 할지 들어나 보게 들어오라고 해.”“네.”잠시 후, 로형민이 들어왔다. “어르신, 도런님 안녕하세요.” 로형민은 활짝 웃는 얼굴로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도국영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안녕은 무슨, 짜증 나니까 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가세요. 지금 당신이랑 한가롭게 이야기 나눌 기분 아니에요.”순간 로형민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로형민은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 이 없다. 심지어 도국영은 로형민이 말을 꺼
늦은 밤 깜깜한 방 안.로라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와인잔을 들고 쓸쓸히 창문 앞에 서서 하늘에 뜬 밝은 달을 보고 있었다. “스승님, 유사 오빠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지? 너무 보고 싶어.”로라는 항상 밤마다 슬픔과 절망감에 휩싸여 강책을 더욱 뼈저리게 증오한다. 로라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혼잣말을 했다. “도가 집안도 강책을 어떻게 못 하는 건가? 설마 이 세상에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건가? 무뢰한 사람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걸까? 좋은 사람은 빨리 죽고, 나쁜 놈들은 천년만년 사네, 하하! 강책을 죽을 수 없다는 말은 절대 못 믿어!”로라는 남은 와인을 모두 마셨다. 이때, 로라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예상치도 못한 조연진의 전화였다. 어게인 하이테크가 조가 집안을 떠난 후 로라와 조가 집안의 관계는 매우 나빠졌다. 조가 집안은 로라를 극도로 증오했고, 도가 집안은 강책을 증오했다. 두 집안은 같은 감정이었다. 하지만 로라와 조연진 사이는 방해하지 않았다. 순수한 조연진은 가족의 갈등 때문에 로라를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친밀한 사이로 여겼다.로라도 조연진과 같은 마음이었다. 이 세상에서 로형민 외에 로라의 경계심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조연진이다. 로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시간까지 안 자고 왜 전화했어요?”전화기 너머로 수줍어하는 조연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로라 씨, 나 잠이 안 와. 나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우리 연진 씨가 이 밤까지 잠도 못 자죠?”“로라 씨, 내 얘기 듣고 절대 웃으면 안 돼.”“당연하죠. 절대 안 웃어요.”조연진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내일부터 강책 씨랑 같이 살게 됐어.”“네?”로라는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조연진이 말했다. “며칠 전에 이상한 사람이 자꾸 괴상망측한 러브 레터랑 선물을 보내고 같이 죽자고 한다고 했잖아. 아빠랑 오빠가 걱정돼서 나를 지켜줄 사람을 찾기 시작했어.”로라는 그제야
로라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 조연진은 어이없을 정도로 순수했다. 아마 남자와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은 처음일 것이다. 그래서 내일 뭘 입을지,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는 것이다. 심지어 강책을 만나서 처음 할 말을 몇 번이고 연습했다. 조연진은 정말 답이 없었다. 로라는 조연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려고 할 때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로라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좀처럼 얻기 힘든 강책을 죽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강책은 모든 사람을 경계하지만 조연진은 절대 경계하지 않는다. 또한 조연진은 로라를 경계하지 않기 때문에 조연진을 이용해 강책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로라는 조연진은 이용해 강책을 죽일 셈이었다. 조연진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매우 악독한 방법이다. 하지만 스승님과 유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한참을 망설이던 로라가 드디어 말을 꺼냈다. “내일 강책 씨랑 처음 만나는 아주 중요한 날이에요. 첫 만남에 실수했다가 안 좋은 인상을 남기면 만회할 수 없어요.”“정말? 로라 씨, 그럼 나 어떻게 해야 돼?”“음, 전화로는 설명하기 힘들어요. 혹시 지금 집에 계세요? 제가 가서 자세히 알려드릴게요.”“알겠어, 빨리 와!”로라는 전화를 끊은 후 불을 켜고 열쇠를 꺼내 서랍 아래 있는 금고를 안에서 인스턴트커피 한 봉지를 꺼냈다.사실 인스턴트커피는 커피처럼 보이는 약물이다. 커피와 섞여 있어서 눈으로 봐도 절대 알 수 없다. 게다가 이상한 냄새도 나지 않아서 마셔도 독특한 향이 없고 그저 졸리기만 하다. 보통 사람은 3~5분 안에 잠이 든다. 정신력으로도 7분을 버티지 못한다. 강책은 다른 사람이 타주는 커피를 쉽게 마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연진이 손수 타주는 커피라면 의심하지 않고 마실 것이다. 마시고 싶지 않아도 거절하지 못하고 마실 것이다. 그럼 그때 로라가 나타나 강책을 죽이면 되지 않을까?“연지 씨, 미안해요. 연진 씨 말고는 강책에게 이
로라는 새벽 한 시가 넘어서야 조연진의 집에 도착했다. 경비원은 로라의 신분증을 확인한 후 들여보냈다. 조연진은 로라를 보자마자 달려와 로라의 두 손을 잡았다. “로라 씨, 왜 이렇게 늦게 왔어.”“뭐가 그렇게 조급해요? 강책 씨 생각에 침까지 흘린 거 아니에요?”조연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무슨 소리야, 내가 무슨 강책 씨를 생각해. 그냥 내일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래. 첫 만남인데 잘 준비해야지, 아니면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잖아.”“아, 연진 씨도 예의를 아네요? 평소에 남자 만날 때는 무표정 아니었어요?”“그건 다르지!”두 사람은 웃고 떠든 후 본격적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로라는 조연진에게 남자들의 생각을 분석해서 강책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가르쳐 줬다. 또한 조연진의 옷도 직접 골라줬다. 너무 대충 입고 가면 교양 없어 보이고 강책을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차려입으면 과해 보여서 조연진의 매력을 보여줄 수 없다. 어느덧 세 시간이 흘러 날이 밝았다. 로라는 마지막으로 인스턴트커피를 꺼냈다. “연진 씨, 이건 제가 해외에서 구해 온 커피에요.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커피니까 내일 강책 씨한테 한 잔 타주세요. 연진 씨가 자기를 위해 커피까지 타주는 모습을 보면 분명 감동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정말?”“당연하죠.”조연진은 커피를 받고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로라가 말했다. “저희 날 샜어요, 들어가서 눈 좀 붙이고 쉬세요. 내일 강책 씨가 집에 왔는데 자고 있으면 큰일 나요. 그럼 저도 이만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요.”로라가 집에 가려고 하자 조연진이 로라의 팔을 붙잡았다. “로라 씨, 나 아직도 긴장돼. 내일 다 망칠까 봐 걱정이야.”로라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저 안 갈게요. 저도 여기 남아서 연진의 힘겨운 싸움을 같이 견뎌줄게요. 강책 씨가 오면 저는 2층에서 보고 있을 테니까 연진 씨는 1층에서 우리가 계획한
20년만에 좋아하게 된 남자가 이미 결혼한 유부남 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단순한 조연진은 마음이 상할 게 뻔했다. 조해인은 자신의 여동생이 슬픈 감정에 휩싸여 하루 종일 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나중에 타이밍이 좋을 때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곧이어 차를 별장 안으로 세우자, 보안요원이 다가왔다.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연진이 집에 있어요?” “네, 계십니다.”보안요원의 대답에 페달을 밟고는 별장 안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이어서 3명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리고, 집사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그의 안내를 받아 로비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상쾌한 공기가 맡아졌고, 집 안 전체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조해인은 자신에게 해준 대우가 비교되는 느낌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조연진이 강책을 위해 깨끗하게 준비한 것이 분명했다.“연진아, 강책 왔어. 나와봐.” 조해인의 부름에 멀리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 연분홍색의 드레스와 하얀색 스타킹과 유리구두, 가슴팍 쪽에는 리본 장식을 메고 있는 귀여운 여자의 모습이 계단에 나타났다. 오늘의 조연진은 동화 속에 나오는 백성공주와 다름이 없었다. 백옥같은 피부와 마치 별똥별이 내릴 것 같은 눈, 키스를 부르는 입술까지 모두 완벽했다. 귀여움, 활발함이 모두 섞어져 있어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온 사람 같았다. 조해인은 조연진이 누군가를 위해 공을 들여 꾸민 모습에 마음이 더욱 쓰라리기 시작했다. 그는 2시간 정도는 가뜬히 넘을 것 같은 결과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녀의 행동을 통해 조연진이 강책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조해인은 질투 섞인 말투로 “연진아, 오늘 작정했구나?” 라는 말을 내뱉었다. 순간, 조연진은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는 눈만 쏙 들고는 강책의 시선을 확인했다. 강책의 시선은 자신에게 머물러 있었고, 그 덕분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조해인은 흐르는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다른 주제를 꺼냈다.“자, 머뭇
조연진은 살짝 두려워 졌다. 이어서 그녀도 편지를 살펴보았다. 편지 안 내용은 단 한마디 였다.“사랑하는 연진아, 당신에 대한 사랑은 제 뼛속에 깊이 박혔고 이미 저와 한 몸이 되어 불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편지의 내용에는 머지않아 기회를 틈타 조연진을 불타죽게 만들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조연진은 그제서야 위험이 바로 자신앞으로 다가온 걸 느꼈다. 그리고는 두려운 표정을 짓고는 “저,저 이제 어떡해요?” 라며 물었다. 강책은 침착하게 답했다.“어디도 가시지 마시고, 범인을 잡을 때까지 집에서 나오시면 안됩니다.” “죄수처럼 갇혀있으라는 소리에요?” “죄수가 고인이 되는 것보다 나아요!”만약 다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했더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의 말에 단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했다. 조해인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여동생을 고분고분 만들 수 있는 것도 강책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감탄했다. 이때, 조연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저는 약속이 있어요.” “무슨 약속이시죠?”“모레에 외국의 유명 의상 디자이너와 미팅을 예약했어요. 몇 년동안 계속 꿈꿔왔던 일이라서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어요.”꿈을 곧 있으면 이루는 상황에서 포기를 하라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곧이어 강책은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모레에 있을 미팅은 참가하세요.” 조연진이 미소를 지으며 “정말요?” 라고 말했다. 이때 조해인이 입을 열었다.“제일 빠른 시간내에 미팅 끝내. 나는 경찰쪽을 불러서 이 변태를 꼭 찾을 테니까!” 사람들은 잠시 상의를 하고는 양자리와 조해인이 자리를 뜨고, 강책만이 남아 조연진의 주위를 살피기로 했다. 강책은 조성열의 요구대로 24시간 계속 그녀의 옆을 지키며 목욕, 화장실 모두 강책과 같이 동행해야한다. “강선생님, 목 마르시지 않나요? 제가 커피를 좀 타드릴까요?” 조연진은 그제서야 강책에게 줄 ‘그 커피’ 떠올렸다. 강책은 “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