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국영이 막 술을 따라 마시려 할 때,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도련님, 사고가 생겼습니다. 누군가가 저희 구역에 침입했습니다!"전화를 건 사람은 도국영이 밖에 배치한 사람들이었고, 강책의 발표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일손들이었다.그들의 수는 적지 않고 실력도 나쁘지 않았으며, 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도 씨 집안사람들이 그곳에 있는 것을 보면 자진해서 비켜가기 때문에 쉽게 그들을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런데……어떻게 이렇게 건방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이지?도국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일이지? 이까짓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아닙니다, 도련님. 저희가 일을 안 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감히 막지 못하는 겁니다.""응? 누가 그렇게 거만하다는 거지?""조 씨 집안사람들입니다!"그 말을 듣자 도국영은 완전히 멍해졌다, 조 씨 집안사람들이 어떻게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지?맞은편에 있던 도영승이 물었다."무슨 일이냐?"도국영은 전화를 끊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조 씨 집안이 갑자기 들이닥쳤다고 합니다, 강책 발표회에 참석하려는 모양입니다.""뭐라고?"도영승은 완전히 멍해졌다.모리 하이테크는 이전에 조 씨 집안과 관계가 매우 나빴다. 비록 지금은 도 씨 집안을 떠났지만 그렇다고 바로 조 씨 집안과 관계를 맺을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게다가 이런 소식은 들은 적도 없는데 말이다."가자, 나가서 살펴보지."도영승은 매우 다급해졌다, 만약 강책이 정말로 조 씨 집안에 빌붙었다면, 모리 하이테크의 배후는 또 단단해졌을 것이고, 그걸 쓰러뜨리기는 훨씬 더 힘들 것이다.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모리 하이테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10대의 슈퍼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길을 지나던 행인들은 하나둘씩 비켜갔다.차 문이 열리며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차를 에워쌌다.가운데에 있는 한 차에서 중년 남성과 20대 후반의 여자가 내
도영승은 주먹을 불끈 쥐고 벽을 한 번 세게 내리친 뒤 이를 악물며 말했다."괘씸하군, 조 씨 집안 놈들이 우리 도 씨 집안에 맞서다니!"그러자 도국영이 입을 열었다."놀랍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어게인 하이테크를 빼앗았으니 그들이 역으로 모리 하이테크랑 연합을 한 것은 정상이라고 할 수 있죠."이렇게 되니 일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도 씨 집안과 조 씨 집안, 모리 하이테크와 어게인 하이테크, 원래도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지금은 대놓고 싸움을 신청하는 꼴이 아닌가.도 씨 와 조 씨 집안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도영승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조 씨 집안 하나뿐이고, 다른 회사는 우리가 다 막았으니 화제를 일으키지는 못할 거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 두 대가 다가왔다.또 누가 온 것인가?!도영승은 도국영을 노려보았다."어떻게 된 거야? 네 밑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밥만 축내는 것들이란 말이냐? 왜 또 사람을 들여보낸 거야?"도국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게……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된 상황이죠?"그들은 모리 하이테크가 있는 방향을 계속 바라보았다.새로 온 차 두 대의 문이 열리며 양복을 입은 남자 여러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 중 한 명은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책임자인 양상원이었고, 지금은 이미 과학기술 총연합회를 인수하고 총연합회의 대표가 된 강책의 하수였다.비록 과학기술 총연합회는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정부 당국과 민간을 연계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과학기술 총연합회 사람들이 와서 축하를 해준다는 것은 모리 하이테크의 인맥이 정말 넓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성격의 조직은 도 씨 집안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괘씸하군!"도영승은 이제야 강책이 왜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대표가 되려고 애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과학기술 총연합회라는 이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모리 하이테크를 무너뜨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게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또 한 대의 차가
도국영은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만약 이 기자들이 사실대로 보도를 하고 오늘의 성황이 만약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모두들 모리 하이테크에 대한 신념을 가지게 될 것이다.안 된다, 그는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되었다!"국영아.""네?""플랜 B를 실행할 준비를 하거라.""알겠습니다."도국영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김 부주임님? 저희가 저번에 약속한 일을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한편, 모리 하이테크의 발표회 현장 안.조 씨 집안과 과학기술 총연합회, 국립 연구소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앉았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감격에 겨워했다.원래는 매우 썰렁한 발표회가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비중 있는 거물들이 한꺼번에 출석을 할 줄이야.한두 명으로도 화제를 일으키기 충분한 인물들이었는데, 이렇게 여러명이 한꺼번에 참석하다니.보아하니 모리 하이테크는 도 씨 집안을 떠난 후 소문처럼 망하지 않았고 후수가 있었던 것이다. 강책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거물들과 연락이 닿은 걸 보니, 도 씨 집안을 떠날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았다.강책은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신제품을 꺼내 홍보했다.말할 것도 없이 최대훈이 만든 제품의 품질은 여전히 매우 훌륭했고,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구매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모두들 모리 하이테크의 신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했으며 이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경성의 과학기술 업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과연, 모리 하이테크의 파워는 강력했다!수많은 사람들이 기쁨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순간 몇몇 남자들이 발표회장으로 뛰어들어왔고, 앞장서고 있는 사람은 머리숱이 적은 중년 남성이었다.원래 이런 수준의 발표회는 현장 보안이 매우 엄격하기에 사람을 함부로 들여보낼 수 없었고, 이 남성이 쳐들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신분이 높다는 의미였다.강책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예감이 좋지 않았다.과연, 그 남자는 들어오자마자 사람들 앞으로 다가가 무대 위의 강책을 가리키며
이것은 일부러 노린 것 같았다.국립 연구소의 청인호가 일어서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김한선 씨, 말투가 좀 건방진 것 아닙니까? 당신 회사의 검수만 통과하면 되지, 굳이 당신의 서명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그러자 김한선은 시큰둥하게 말했다."청인호 씨, 당신 관리나 열심히 하세요. 우리 회사의 일에 당신이 끼어들 필요가 있습니까? 내가 승인을 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판매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눈썰미가 있는 사람은 김한선이 강책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눈치챘다.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의 말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김한선이 ‘생살지권’을 쥐고 있는 건 사실이고, 그가 승인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판매는 할 수 없다.설마 오늘 발표회가 김한선 때문에 이렇게 망치게 되는 것인가?기자들은 카메라를 꺼내 플래시를 터뜨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발표회가 망하든 말든 빅뉴스라면 그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김한선은 마지막으로 말을 꺼냈다."강책 씨, 제가 말씀을 드렸죠. 당신의 신제품 소개는 제가 봤는데 매우 엉망이고 쓰레기 그 자체입니다. 내가 있는 한 당신 신제품은 영원히 승인날 수 없을 겁니다!""또한 이 제품뿐만 아니라 모리 하이테크의 이후 제품들도 모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겁니다.""모리 하이테크의 이념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문을 닫고 쉬세요."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매우 악랄했고, 김한선은 강책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고 작정을 했다.강책은 눈가에 살기를 드러냈다.바로 이때, 노련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이렇게 말버릇이 좋지 않은 거지?"응?김한선은 미간을 찌푸렸다, 감히 그에게 말대꾸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어떤 건방진 놈인지 좀 봐야겠군!그는 고개를 돌려 보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일흔이 넘고 팔십이 다 되어가지만, 얼굴이 붉고 원기가 왕성한 노인이 있었고, 그는 비록 지금은 큰 직위에 있지 않았지만 경성의 큰 거물들의 절반은 그의 제자였다.그는, 바로 경성에서 가장 큰 인물
김한선은 침을 삼켰다. 왠지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것 같은 기분에 오늘 비즈니스도 잘 안 풀릴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김한선은 원래 도가 집안과 좋은 관계를 맺은 후 강책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책이 종 씨 어르신의 제자일 거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종 씨 어르신이 직접 나서서 강책을 감싸주는 바람에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김한선은 종 씨 어르신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강경하게 버텨서 어떡해서든 발표회를 끝내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종 씨 어르신은 지금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에 김한선이 판을 뒤집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뒷일은 어떡할까?종 씨 어르신의 신분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경성의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본인 스승이 무시당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김한선에게 죽일 듯 달려들 것이다. 김한선의 몇 안 되는 부하들이 그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때문에 절대 종 씨 어르신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 안 된다. 도가 집안에게 미움을 살지언정 종 씨 어르신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 게다가 이번 사업이 잘 안되면 본인의 능력이 없는 것이니 욕먹어도 할 말이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김한선은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김한선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제가 한 집안사람도 못 알아봤네요. 강 회장님이 종 씨 어르신 제자였군요. 하긴, 보통 사람이 이런 고품질의 신제품을 어떻게 만들겠어요?”순식간에 김한선의 말투가 확 바뀌었다. 방금 전에는 강책의 신제품을 보고 쓰레기라고 하더니 이제는 고품질이라며 칭찬했다. 종 씨 어르신은 이런 줏대 없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한다. 종 씨 어르신은 김한선을 째려보며 말했다. “고품질이면 뭐해? 너한테 통과도 못 받았는데 발표회는 이대로 끝난 거 아니야? 모리 하이테크는 앞으로도 너한테 통과를 못 받으면 회사 망하기만 기다리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니야?”김한선은 깜짝 놀랐다. 김한선은 급하게 수습하며 말했다. “아이고, 어르신 누가 그런 말을 해요? 정말 너무하네요! 종 씨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간사한 놈은 아무 쓸모 없어!”도영승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책이 자리를 되찾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변화가 없었다. 도국영은 하는 수 없다는 듯 조용히 말을 꺼냈다. “할아버지, 저한테 플랜 C가 있는데 가능할지 잘 모르겠어요.”“말해 봐라, 내가 한번 들어보마.”도국영은 도영승에게 귓속말로 플랜 C를 말했다. 도영승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솔직히 이 방법은 그저 그렇지만 강책을 한방 먹일 수 있겠구나, 게다가 잘못하면 오늘 발표회를 망칠 수도 있어. 성공할 가망은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해봐, 하지만 김한선 같은 간사한 놈 말고 정말 믿을만한 사람을 찾아야 해.” 도국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이번에는 꼭 믿을만한 사람을 찾을 거예요!”그 시각 모리 하이테크의 발표회는 매우 떠들썩했다. 유명인들로 고조된 분위기에 종 씨 어르신까지 참석해 발표회 현장은 매우 뜨거웠다. 원래도 뛰어난 모리 하이테크의 제품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순식간에 모리 하이테크의 명성이 높아졌다. 언론사들 또한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으며 성공적인 모리 하이테크 발표회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사고가 발생했다.모리 하이테크의 신제품을 사용한 고객이 갑자기 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켰다!아이이 엄마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미나야, 너 갑자기 왜 그래?”아이 엄마는 강책에게 삿대질을 하며 화를 냈다. “당신 회사 제품에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우리 미나가 당신네 회사 제품을 쓰자마자 왜 발작을 하는 거죠?”떠들썩했던 발표회 분위기가 아이 엄마의 말 한마디로 조용해졌다. 신제품을 손에 들고 있던 사람들과 구매를 하려던 사람들은 모두 제품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제품 안전상에 문제가 닥쳤다. 제품 안전상의 문제는 모든 회사가 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바로 꾀병 부리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흥분하면 절대 안 된다. 처음부터 흥분하면 대중의 분노까지 불러일으켜 수습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 발표회 현장. 아이 엄마가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는 연기에 지나가는 사람들마저도 마음 아파했다. 심지어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은 아이 엄마에게 물티슈를 건네며 위로했다. 아이 엄마는 눈물을 닦으며 버럭 화를 냈다. “모리 하이테크 개자식들! 쓰레기 같은 제품으로 우리 딸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당신들 절대 가만 안 둘 거야!”양자리가 급히 달려와 아이 엄마에게 물었다. “고객님, 따님께서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쓰러진 게 확실한 가요?”“당연하죠! 그전까지 우리 딸은 아주 멀쩡했어요. 방금 당신들 신제품을 쓰고 이상하다고 하더니 갑자기 쓰러졌어요. 당신들 제품 문제가 아니면 왜 쓰러졌겠어요?”양자리가 말했다.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은 아무 문제가 없죠? 게다가...”아이 엄마는 양자리의 말을 가로채고 화를 냈다. “당신, 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 딸이 저렇게 쓰러져 있는데 아직도 변명하는 거예요? 여러분, 딸이 저 지경이 됐는데 제가 이 정도 말도 못 합니까? 기업이 고객을 무시하니 저희 같은 서민은 정말 살기 힘드네요!”아이 엄마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아이 엄마의 약자 연기는 사람들의 동정을 사는 데 성공했다. 아이 엄마는 사람들 몰래 득의양양한 웃음 보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갑자기 분노의 감정이 차올랐다. 사람들은 강자인 모리 하이테크가 약자인 아이 엄마를 무시한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당신들 제품 문제에 책임지는 게 어려워요?”“선도 기업에서 문제를 회피하나요? 참나 정말!”“당신들 자신부터 모리 하이테크 앞길을 막네요!”두 연기자는 강책이 오랫동안 준비한 발표회를 성공적으로 망쳐놨다. 제일 간단한 방법이 제일 좋은 결과를 불러올 때도 있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양자리와 종 씨 어르신 그리고 조성열은 한눈에 문제점을 발견했다. 하지
강책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아이 엄마에게 물었다. “따님 진찰도 못하게 하시고, 설마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을 겁니까?”아이 엄마는 콧방귀를 뀌며 멀했다. “다른 의사는 없어요? 꼭 당신한테 진찰을 받아야 해요? 당신이 나쁜 마음을 먹고 내 딸을 죽이면 어떡해요?”아이 엄마는 강책의 말에도 꿈쩍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찰을 거부했다. 심지어 이미 준비된 의사 역할의 연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부를 참이었다. 잠시 후 의사 역할을 맡은 연기자가 와서 모리 하이테크의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오늘 반드시 모리 하이테크를 무너뜨릴 작정이다!군자를 건드릴지언정 소인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때로는 권력이 없어 보이면 소인을 당해 내기 힘들다.강책이 좋은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이 늙은이한테 진찰받아보는 건 어떠십니까?”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 두 남자를 쳐다봤다. 두 남자의 정체는 바로 늘 푸른 약국의 모한철 사장과 아들 모지안 이었다!모가 집안은 경성의 의약계에서 꽤 유명하다. 누군가 모한철을 알아보고 말했다. “모 사장님 오셨군요. 너무 잘 됐어요! 모 사장님이 진찰하시면 문제가 뭔지 알 수 있을 거예요.”아이 엄마는 눈살을 찌푸렸다. 도중에 갑자기 차질이 생길 줄 생각도 못 했다. 모한철은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나타난 걸까!사실 모한철은 강책을 축하해 주러 온 것이다. 조금만 늦었으면 이 소란을 목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 엄마는 모한철의 진찰을 거부할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명성 있는 의사의 진찰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모한철은 쪼그려 앉아 바닥에 쓰러진 여자아이의 맥박을 체크하고 입과 코도 모두 진찰했다. “이상하네...”제 발 저린 아이 엄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한철이 말했다. “아이는 아무 문제 없어요. 다 정상이에요.”정상이라고?사람들 모두 당황했다. 정상인데 왜 거품을 물고 발작을 한 걸까?아이 엄마는 모한철의 말에 버럭 화를 냈다. “모 사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