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열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가, 그는 한눈에 강책이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그의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즉시 말을 덧붙였다."그래요 강 선생님, 우리 연진 아가씨는 단순하고 마음이 여려서 나쁜 사람 눈에 드는 것은 매우 성가신 일입니다.""최근 한 사람이 계속해서 아가씨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내용이 너무 이상합니다. 러브레터는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이 살고 같이 죽자’는 말이 적혀 있고 피 묻은 장미까지 같이 보내주니 너무 무서운 거죠.""요즘 저희 가주님이 이 일로 너무 괴로워하시는데, 강 선생님께서 도와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강책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이 일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고 조연진은 확실히 의도가 이상한 사람의 눈밖에 난 게 분명한 것 같았다. 지금이 바로 강책과 조 씨 집안이 화해할 좋은 시기였고, 조연진 또한 그를 도와준 적이 있으니 그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제가 도와주는 게 맞겠네요.""정말 잘 됐군요!"조성열이 말했다."제 딸은 항상 남자를 싫어했습니다. 원래 키가 크고 덩치가 있는 경호원을 불러서 딸을 경호하게 했지만, 결국 모두 딸이 쫓아냈죠. 이제 강 선생님께서 경호를 하시니 저는 마음이 놓입니다."신기하게도 이번에는 조해인이 반대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강책이 조연진과 함께 있는 것을 매우 싫어했지만, 조연진이 다치는 것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 조성열이 한 말처럼 어떤 변태가 하루 종일 조연진을 해치려고 하는데 당장 잡을 수도 없고, 조연진은 또 남자가 곁에 있는 것을 싫어하니 확실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책이라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고, 조연진은 강책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가장 핵심은, 어느 누가 강책의 곁에 있는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건가? 하하, 그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조해인은 술을 한 모금 들이켜며 말했다."연진아, 내가 그 개자식을 하루빨리 찾아낼 테
강책은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난 네가 이전에 많은 고생을 한 걸 알고 있어. 네 목숨은 항상 다른 사람의 손에 달려 있었고, 넌 매일을 두려움과 분노로 살아왔겠지. 이런 날이 오래되면 확실히 매우 예민하고 살육을 일삼게 될 거야.""하지만 내가 마음에 든 건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용기와 능력이야.""나를 따르면 난 너에게 새로운 미래를 줄 수 있어! 쓸데없는 분노와 두려움을 버리고, 너의 완강함과 배짱을 발산해 봐.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정상에 서서 모든 산을 한눈에 볼 수 있을 테니까!"그의 뒤에 있던 정단은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지? 강책이 개한테 말을 하고 있는 건가?! 게다가 이렇게 진지한 말을 하다니, 강책이 드디어 미친 건가?"강 회장님, 머리는 멀쩡하신 거죠?"정단은 이런 그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양자리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황금 십이궁은 모두 포악하고 타고난 재주를 지니고 있었지만, 12명 모두가 스스로 강책에게 복종하기를 원하는 것은 강책이 절대적인 실력과 패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인정하는 사람은 오직 수라군신 뿐이었다! 이 말은 강책이 이 2호견뿐만 아니라 황금 십이궁 중의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말한 것이었고, 모두가 강책을 믿고, 수라군신을 믿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강책은 곧 태양이고, 그들의 빛이자 정신적 지주이며, 그들의 궁극적인 신앙이다! 2호견은 여전히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개는 역시 개인 듯하다, 강책이 아무리 말을 잘 해도 개는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자, 강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양자리, 가서 철창 문을 열어줘."뭐라고? 정단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안 됩니다! 이 개는 너무 사나워서 철창에서 나오기라도 한다면 사람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하지만 양자리는 역시나 군말 없이 철창 문을 열려고 다가갔다. "양자리, 당신도 왜 이렇게 미쳐가고 있는 거예요?"정단은 놀라서 넋을 잃었고, 개에게 물릴까 두려워 얼른 테이블
강책은 불꽃의 머리를 몇 번 더 쓰다듬은 뒤 정단에게 말했다."불꽃을 데리고 가서 씻기고 먹이도록 하세요."그러자 정단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제가요?""네.""싫어요!!! 저는 무서운 걸요!"그러자 강책은 소리내 웃으며 자리를 떠났고, 불꽃은 꼬리를 흔들며 잔뜩 기대한 모습으로 정단을 바라보았다. 정단은 조심스레 불꽃에게 다가갔다."내가 이제 너를 데리고 씻으러 갈 거니까 얌전히 있어야 해, 물면 안 돼."그러자 불꽃은 얌전히 있으려다 크게 두 번을 짖었다. 불꽃은 그저 평소에 매서운 버릇이 있어 자신을 부르면 아주 큰 소리로 짖었고, 정단은 놀라서 다시 몸을 숨겼다. "강 회장님, 저 무서워요!!!"사무실 안. 강책은 마음을 추스르고 내일 신제품 발표회에 집중했다.이미 도 씨 집안에서 벗어났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내일의 첫 번째 전투에 달려 있다. 그때, 목양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총수님, 큰일입니다. 원래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던 여러 회사가 다시 거절을 했고, 아직 전화를 받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당연한 일이었다.이전에 모리 하이테크는 도 씨 집안에 속해 있었기에 다들 아첨을 했지만, 지금은 모리 하이테크와 도 씨 집안이 공개적으로 갈라섰으니 다른 회사들도 당연히 멀어지려 할 것이고, 지금 강책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도 씨 집안과 대립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은 강책도 예견을 한 것이다. 그는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들고 하나하나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장 사장님, 내일 신제품 발표회에 안 오십니까?""하 매니저님, 내일 오시기로 했는데 다른 문제가 생긴 건가요?""상 주임님, 어떻게 갑자기 집안에 문제가 생겨서 못 오신다는 거죠? 다른 사람을 보내도 되지 않습니까?"……하지만 매번 전화를 걸 때마다 받은 답변은 모두 일치했다, 아무도 강책의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정식으로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반은 패배를 한 거나 다름없었다.
도영승이 웃었다."언론을 막으면 누가 강책의 발표회 추문을 보도하겠나? 내일, 난 언론사들이 강책의 궁색한 모습을 똑똑히 보게 한 뒤에 경성의 모든 사람들에게 모리 하이테크가 도 씨 집안을 떠나면 망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할 거다!""그런 뜻이었군요."도국영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역시 할아버지는 생각이 깊으시네요. 지금 모리 하이테크는 많은 돈을 잃었고,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빈 상태일 텐데 만약 내일 일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 반드시 무너지게 될 겁니다!"도국영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리고 웃으며 물었다."할아버지, 정말 강책이 망하는 그날까지 기다리신 뒤에 철저히 해치우실 생각인 겁니까, 아니면 빠져나갈 길은 주실 겁니까?"어쨌든 강책은 도영승의 손자였고,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다.만약 도영승이 빠져나갈 길을 주는 것을 택하고 강책의 목숨만은 살려 둔다고 해도 그리 희한한 일은 아니었다.이 문제에 대해서 도영승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여유롭게 대답했다."강책이 살 수 있을지 없을지의 문제는 나한테 달려있지 않고, 강책 자신에게 달려있지.""만약 강책이 분별력 있게 모리 하이테크를 가지고 다시 도 씨 집안으로 돌아온다면, 나는 혈연관계를 봐서라도 목숨만은 살려줄 수 있다.""하지만 강책이 집요하게 시간을 끌겠다고 하면, 나도 대의멸친하고 강책에게 인간다움이란 뭔지 보여줄 테지!"도영승에게 순종하는 자는 창성할 것이고, 거역하는 자는 멸망할 것이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음날이 찾아왔다.정오가 되자, 모리 하이테크는 경성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게 장식을 해놓고 성대한 발표회를 열고 있었다.기자들도 일찌감치 모두 와있었고, 입구에도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 모리 하이테크의 신제품을 기다리고 있었다.다만……한 행인이 무심코 말을 꺼냈다."이전의 모리 하이테크 신제품은 분명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모든 회사가 사람을 보냈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한산한 거지? 아무런 회사도 현장에 오지 않은 것 같은데?""그
도국영이 막 술을 따라 마시려 할 때,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도련님, 사고가 생겼습니다. 누군가가 저희 구역에 침입했습니다!"전화를 건 사람은 도국영이 밖에 배치한 사람들이었고, 강책의 발표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일손들이었다.그들의 수는 적지 않고 실력도 나쁘지 않았으며, 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도 씨 집안사람들이 그곳에 있는 것을 보면 자진해서 비켜가기 때문에 쉽게 그들을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런데……어떻게 이렇게 건방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이지?도국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일이지? 이까짓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아닙니다, 도련님. 저희가 일을 안 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감히 막지 못하는 겁니다.""응? 누가 그렇게 거만하다는 거지?""조 씨 집안사람들입니다!"그 말을 듣자 도국영은 완전히 멍해졌다, 조 씨 집안사람들이 어떻게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지?맞은편에 있던 도영승이 물었다."무슨 일이냐?"도국영은 전화를 끊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조 씨 집안이 갑자기 들이닥쳤다고 합니다, 강책 발표회에 참석하려는 모양입니다.""뭐라고?"도영승은 완전히 멍해졌다.모리 하이테크는 이전에 조 씨 집안과 관계가 매우 나빴다. 비록 지금은 도 씨 집안을 떠났지만 그렇다고 바로 조 씨 집안과 관계를 맺을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게다가 이런 소식은 들은 적도 없는데 말이다."가자, 나가서 살펴보지."도영승은 매우 다급해졌다, 만약 강책이 정말로 조 씨 집안에 빌붙었다면, 모리 하이테크의 배후는 또 단단해졌을 것이고, 그걸 쓰러뜨리기는 훨씬 더 힘들 것이다.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모리 하이테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10대의 슈퍼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길을 지나던 행인들은 하나둘씩 비켜갔다.차 문이 열리며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차를 에워쌌다.가운데에 있는 한 차에서 중년 남성과 20대 후반의 여자가 내
도영승은 주먹을 불끈 쥐고 벽을 한 번 세게 내리친 뒤 이를 악물며 말했다."괘씸하군, 조 씨 집안 놈들이 우리 도 씨 집안에 맞서다니!"그러자 도국영이 입을 열었다."놀랍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어게인 하이테크를 빼앗았으니 그들이 역으로 모리 하이테크랑 연합을 한 것은 정상이라고 할 수 있죠."이렇게 되니 일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도 씨 집안과 조 씨 집안, 모리 하이테크와 어게인 하이테크, 원래도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지금은 대놓고 싸움을 신청하는 꼴이 아닌가.도 씨 와 조 씨 집안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도영승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조 씨 집안 하나뿐이고, 다른 회사는 우리가 다 막았으니 화제를 일으키지는 못할 거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 두 대가 다가왔다.또 누가 온 것인가?!도영승은 도국영을 노려보았다."어떻게 된 거야? 네 밑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밥만 축내는 것들이란 말이냐? 왜 또 사람을 들여보낸 거야?"도국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게……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된 상황이죠?"그들은 모리 하이테크가 있는 방향을 계속 바라보았다.새로 온 차 두 대의 문이 열리며 양복을 입은 남자 여러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 중 한 명은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책임자인 양상원이었고, 지금은 이미 과학기술 총연합회를 인수하고 총연합회의 대표가 된 강책의 하수였다.비록 과학기술 총연합회는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정부 당국과 민간을 연계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과학기술 총연합회 사람들이 와서 축하를 해준다는 것은 모리 하이테크의 인맥이 정말 넓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성격의 조직은 도 씨 집안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괘씸하군!"도영승은 이제야 강책이 왜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대표가 되려고 애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과학기술 총연합회라는 이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모리 하이테크를 무너뜨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게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또 한 대의 차가
도국영은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만약 이 기자들이 사실대로 보도를 하고 오늘의 성황이 만약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모두들 모리 하이테크에 대한 신념을 가지게 될 것이다.안 된다, 그는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되었다!"국영아.""네?""플랜 B를 실행할 준비를 하거라.""알겠습니다."도국영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김 부주임님? 저희가 저번에 약속한 일을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한편, 모리 하이테크의 발표회 현장 안.조 씨 집안과 과학기술 총연합회, 국립 연구소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앉았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감격에 겨워했다.원래는 매우 썰렁한 발표회가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비중 있는 거물들이 한꺼번에 출석을 할 줄이야.한두 명으로도 화제를 일으키기 충분한 인물들이었는데, 이렇게 여러명이 한꺼번에 참석하다니.보아하니 모리 하이테크는 도 씨 집안을 떠난 후 소문처럼 망하지 않았고 후수가 있었던 것이다. 강책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거물들과 연락이 닿은 걸 보니, 도 씨 집안을 떠날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았다.강책은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신제품을 꺼내 홍보했다.말할 것도 없이 최대훈이 만든 제품의 품질은 여전히 매우 훌륭했고,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구매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모두들 모리 하이테크의 신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했으며 이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경성의 과학기술 업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과연, 모리 하이테크의 파워는 강력했다!수많은 사람들이 기쁨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순간 몇몇 남자들이 발표회장으로 뛰어들어왔고, 앞장서고 있는 사람은 머리숱이 적은 중년 남성이었다.원래 이런 수준의 발표회는 현장 보안이 매우 엄격하기에 사람을 함부로 들여보낼 수 없었고, 이 남성이 쳐들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신분이 높다는 의미였다.강책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예감이 좋지 않았다.과연, 그 남자는 들어오자마자 사람들 앞으로 다가가 무대 위의 강책을 가리키며
이것은 일부러 노린 것 같았다.국립 연구소의 청인호가 일어서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김한선 씨, 말투가 좀 건방진 것 아닙니까? 당신 회사의 검수만 통과하면 되지, 굳이 당신의 서명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그러자 김한선은 시큰둥하게 말했다."청인호 씨, 당신 관리나 열심히 하세요. 우리 회사의 일에 당신이 끼어들 필요가 있습니까? 내가 승인을 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판매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눈썰미가 있는 사람은 김한선이 강책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눈치챘다.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의 말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김한선이 ‘생살지권’을 쥐고 있는 건 사실이고, 그가 승인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판매는 할 수 없다.설마 오늘 발표회가 김한선 때문에 이렇게 망치게 되는 것인가?기자들은 카메라를 꺼내 플래시를 터뜨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발표회가 망하든 말든 빅뉴스라면 그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김한선은 마지막으로 말을 꺼냈다."강책 씨, 제가 말씀을 드렸죠. 당신의 신제품 소개는 제가 봤는데 매우 엉망이고 쓰레기 그 자체입니다. 내가 있는 한 당신 신제품은 영원히 승인날 수 없을 겁니다!""또한 이 제품뿐만 아니라 모리 하이테크의 이후 제품들도 모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겁니다.""모리 하이테크의 이념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문을 닫고 쉬세요."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매우 악랄했고, 김한선은 강책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고 작정을 했다.강책은 눈가에 살기를 드러냈다.바로 이때, 노련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이렇게 말버릇이 좋지 않은 거지?"응?김한선은 미간을 찌푸렸다, 감히 그에게 말대꾸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어떤 건방진 놈인지 좀 봐야겠군!그는 고개를 돌려 보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일흔이 넘고 팔십이 다 되어가지만, 얼굴이 붉고 원기가 왕성한 노인이 있었고, 그는 비록 지금은 큰 직위에 있지 않았지만 경성의 큰 거물들의 절반은 그의 제자였다.그는, 바로 경성에서 가장 큰 인물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