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인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 조연진이 강책을 위해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조연진은 태어났을 때 부터 남자와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지금 그녀의 옆자리 모두 여자였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여동생이 강책을 위해 선뜻 양보를 하는 행동이 믿기지 않았다. 조성열도 조연진의 행동에 조해인처럼 놀랐다. 자신의 딸이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위해 먼저 나서는 일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였다. 강책과 조연진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자 조연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조연진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녀가 강책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해인은 소문난 ‘여동생 바보’이다. 자신의 여동생이 서서 식사를 즐기는 건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그냥 앉아있어, 다들 조금 옆으로 움직이면 의자 하나 쯤은 추가 할 수 있을거야.” 조해인의 말에 조연진은 더 기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제 옆에 앉으시는 게 어떠실까요?” 조해인은 조연진의 행동에 기가 찼다. 조성열은 항상 낯만 가리고, 아무말 하지 않던 자신의 딸의 적극적인 태도에 깜짝 놀랐다.“좋아,좋아. 이봐, 연진이한테 의자 하나만 더 넣어주게.” 부하직원들이 테이블에 의자를 하나 더 추가했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조연진은 옆으로 움직이고는 강책에게 자리를 내주었다.“강선생님, 앉으시죠.” 사실 강책은 조연진과 이러한 장소에서 다시 재회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어쩔 줄 몰라했다. 이때, 양자리가 뒤에서 강책을 툭 밀었다.“총수님, 얼른 앉으시지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테이블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일 생기시면 바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강책은 하는 수 없이 조연진의 옆에 앉았다. 곧이어 테이블에서 이상한 분위기가 흘렀다. 조연진은 저번에 강책과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그를 그리워하며, 강책과 자신의 신분 차이때문에 다시는 재회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강책을 오늘 같은 식사자리에 초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착석하고, 조해인은 조연진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화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열심히 키운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안기는 느낌이였다. 그는 테이블을 탁 치고는 소리를 쳤다.“생일파티가 뭐 이렇게 조용해?” 이때, 한 부하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부회장님, 저희가 ‘투견’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라며 말했다. 조해인은 흥미로운 이벤트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얼른 시작하시죠.”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사람이 개 두마리를 레스토랑 안 무대 위로 데려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1번 투견, 몸에 근육이 발달되었으며, 강렬한 포스가 풍겼다. 그리고 오랜시간 동안 투견으로 생활해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2번 투견, 1번과는 다르게 특별한 건 없었으며 그저 평범해 보이는 개였다. 투견이 시작되기 전, 조해인이 강책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강선생님, 듣자하니 강선생님의 전투력이 굉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그 능력으로 보실때 어떤 개가 이길 것 같습니까?” 강책은 고개를 들고는 투견 두 마리를 살피고는 “2번이 이길겁니다.” 라고 말했다. 조해인은 “네?” 라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강선생님, 저랑 장난 하시는 겁니까?”강책은 코웃음을 치며 “아니요.” 라고 답했다. 조해인은 고개를 저었다.“강선생님, 1번 투견 별명이 뭔지 아시고 그런 결정을 하시는 겁니까? 별명이 ‘무적견’ 이랍니다.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어요, 근데 어떻게 저런 평범한 개한테 지겠습니까?” 강책이 입을 열었다.“1번은 확실히 몸에서 훈련한 티가 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람과 지내서 그런지 전혀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2번의 털과 몸에서는 오랜시간 굶거나 떠돌이 개들과 싸움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저 눈빛에서 잔혹하고, 사납고, 전투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번이 분명히 이길 겁니다.” 조해인은 박수를 쳤다.“강선생님의 분석도 꽤 자세하군요. 하지만 그게 진실인
강책의 의외의 반응에 사람들은 놀란 눈치였다. 사실 상황으로만 봐도 1번 투견이 이길 가능성이 더 컸다. 그리고 조해인과 내기를 포기하는 것이 더 탁월한 선택으로 생각했다. 조성열은 중간에 끼어서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방금 전 강책이 내기를 거절했다면 그를 도울 수 있었지만, 이미 내기에 참가를 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 강책의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마치 150cm인 사람이 2미터인 사람에게 덤비는 것 처럼 보였다. 조해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원들에게 빨리 시작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직원들은 투견들을 묶고 있던 줄을 풀었다. 줄이 풀리자마자 1번 투견이 2번 투견을 향해 달려들었고, 2번 투견은 계속 도망가기 바빴다. 투견장이 아닌 고양기가 쥐를 잡는 듯한 장면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조해인은 미소를 짓고는 “강선생님, 분석에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2번의 전투력이 그만큼 세지는 않아 보입니다. 도망가는 건 잘하는 것 같은데요, 계속 저렇게 하다보면은 결국 1번에게 물려 죽을 텐데요.” 라며 말했다. 강책은 침착하게 “천천히 보시죠.” 라며 답했다. “천천히요? 강선생님 고집도 참 황소 고집이네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투견 두 마리는 여전히 쫓고, 쫓기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다. 1번 투견은 2번 투견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들거나, 덮쳤지만 2번의 속도 때문에 전혀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2번 투견은 쫓기는 와 중에 넘어져도 자연스럽게 일어나 무대 위를 돌아다녔다. 5분동안의 레이스가 지나고 1번 투견의 체력이 바닥이 난 듯,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숨을 헉헉 내쉬었다. 반대로 2번 투견은 여전히 그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2분이 지나고, 상황이 역변했다. 1번 투견이 서있기 조차 힘들어 할 때, 2번 투견이 뛰는 걸 멈추고는 뒤를 돌아 1번을 바라보았다. 소름돋는 잔혹한 눈빛이였다. 2번 투견은 그대로 1번 투견을 향해 달려가더니 크게 입을 벌리고는 1번 투견의 목덜미를 물었다
하지만 조해인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체면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는 수많은 고민 끝에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발로 넘어뜨렸다.“네, 인정합니다. 제가 졌어요. 내기에서 약속한대로 2번 투견과 싸움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행동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잘못하다가 이 사실이 신문에 오르게 된다면 조가의 체면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조성열은 자신의 아들이 개와 싸움을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내기는 조해인이 먼저 꺼낸 내용이기에 멀뚱멀뚱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 조해인은 묵묵히 무대위로 올라갔다. 앞에 다다르자, 조해인이 직원에게 눈빛을 보냈다. 직원은 단숨에 조해인의 뜻을 알아챘다. 조해인의 오래된 부하였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했다. 직원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문을 열었다. 원래는 2번 투견을 통제한 뒤에 문을 열어야 했지만, 직원은 통제 없이 그대로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2번 투견은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무대 밖으로 뛰어 나갔다. 사실 직원들의 실수가 아닌 조해인을 위한 ‘고의’ 였다. 만약 2번이 도망치게 된다면 직원들이 몰려와 2번 투견을 살해할 것이며, 조해인이 직접 투견과 싸움을 벌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의 계획은 완벽한 듯 했지만 문제가 생겨버렸다. 직원들이 2번 투견을 공격하기도 전에 무대와 제일 가까이에 있는 강책의 테이블에 올라탔다.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뿐만 아닌 계획 했던 조해인과 그들의 부하직원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다. 자칫 잘못하면 조가세력에 큰 위험이 생길 수 있었다.“얼른! 저 개 죽여!” 조해인의 지시가 아니여도 직원들은 벌써부터 일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테이블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2번 투견의 계속되는 포효에 조연진은 손과 발이 차가워지면서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더니 그대로 소리를 질렀다.“아!!!!” 조연진의 비명은 투견의 이목을 끌었고, 투견은 그대로 입을 크게
조해인은 한 평생 강책을 무수히 미워했지만, 이번 한 번만큼은 그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만약 강책이 없었다면 그의 여동생 조연진은 지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방금 그 장면에서 조해인은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렸다!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바닥에서 일어나 몇몇 직원들을 향해 소리쳤다."너희들은 뭘 하고 있는 거야? 개 한 마리도 못 본다고? 쓰레기 같은 것들, 한 달 월급은 없을 줄 알아! 왜 아직도 멍하니 서 있는 거지? 빨리 이 망할 개를 죽여버리라고!"그러자 직원 몇 명이 놀라서 넋을 잃었다.방금 조연진이 2호견에게 목을 물렸다면 그 직원들의 목숨 또한 잃게 될 것이었고, 그래서 그들도 이 개가 꼴도 보기 싫은 지경이었다."이런 개자식이, 감히 연진 아가씨에게 무례하게 굴다니. 여기, 저 개자식을 죽여버려!"한 무리의 직원들이 각종 공구를 들고 다가와 손을 쓰려고 하자, 순간 강책이 말을 꺼냈다."잠시만.""강 선생님,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이 개의 목숨은 살려두도록 하죠.""네?"직원 몇 명은 어리둥절했다, 강책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이 개는 분명 조연진을 죽이려고 했는데 어떻게 살려둘 수 있단 말인가?조해인은 방금 전 강책에게 들었던 고마운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는 다가와 말했다."강책 씨,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있는 겁니까?"강책은 직원에게 제압당해 있는 2호견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이 모든 건 저 개의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들이 저 개를 잡아온 것은 1호견이 물어 죽이는 걸 보기 위해서였고, 저 개는 간신히 끈질긴 의지로 살아남았는데 또다시 죽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그래서 문이 열리는 걸 본 순간 개는 서둘러 탈출한 거죠.""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이 개가 몸을 의지할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보세요, 이렇게 큰 식당에는 온통 인간들로 가득 차 있고, 개 한 마리만 외톨이지 않습니까.""이 개는 우릴 보고 놀라서 그런 이상한 행동
강책은 계속해서 말했다."괜찮습니다, 제가 입양을 하죠.""네?"조해인은 넋을 잃었다."강책 씨, 들개를 입양하겠다고요? 당신 신분에 너무 걸맞지 않은 것 아닙니까?"강책은 미소를 지었다."솔직히 이 개의 성격이 어느 정도 마음에 듭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저와 매우 닮았거든요."닮긴 닮은 듯했다.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역으로 적을 살해하고, 시시각각 음산한 기운이 맴도는 눈빛을 가지고 있다.조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OK, 저는 원하지 않고 당신은 키우고 싶어 하니, 강책 씨에게 개를 드리죠."이것 또한 조해인이 강책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었고, 강책이 방금 조연진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는 고마웠지만 그는 강책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아 강책의 체면을 봐줘도 고맙다는 말은 분명히 하지 않을 것이다. 강책은 2호견을 보았고, 개는 여전히 이빨을 드러내며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보아하니 한순간에 침착해질 것 같지 않았고, 강책은 직원에게 말했다."잠깐만 개를 진정시켜줄 수 있습니까? 몸부림을 칠수록 스스로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낼 듯하네요.""그건 쉽지요."직원은 다가가 2호견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뒤 밧줄로 묶었고, 더 이상 사람을 헤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그럼 강 선생님, 저희가 이 개를 당신 회사로 보내드릴까요?""네,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직원이 2호견을 데리고 갔다.그때, 조성열이 먼저 몸을 일으켜 강책에게 박수를 보냈고,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기립박수를 보냈다.강책은 어리둥절했다."조 가주님, 이게 무슨……?"조성열이 감동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강 선생님, 당신은 먼저 제 아내와 손녀를 구했고, 지금은 또 제 딸을 구해주셨습니다. 당신의 큰 은혜는 우리 조 씨 집안이 영원히 갚아도 갚기 어려울 겁니다! 더군다나 강 선생님의 그 너그럽고 착한 마음씨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만약 강 선생님께서 저희 조 씨 집안의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조연진에게 쏠렸다.조성열은 조연진의 마음
조성열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가, 그는 한눈에 강책이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그의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즉시 말을 덧붙였다."그래요 강 선생님, 우리 연진 아가씨는 단순하고 마음이 여려서 나쁜 사람 눈에 드는 것은 매우 성가신 일입니다.""최근 한 사람이 계속해서 아가씨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내용이 너무 이상합니다. 러브레터는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이 살고 같이 죽자’는 말이 적혀 있고 피 묻은 장미까지 같이 보내주니 너무 무서운 거죠.""요즘 저희 가주님이 이 일로 너무 괴로워하시는데, 강 선생님께서 도와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강책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이 일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고 조연진은 확실히 의도가 이상한 사람의 눈밖에 난 게 분명한 것 같았다. 지금이 바로 강책과 조 씨 집안이 화해할 좋은 시기였고, 조연진 또한 그를 도와준 적이 있으니 그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제가 도와주는 게 맞겠네요.""정말 잘 됐군요!"조성열이 말했다."제 딸은 항상 남자를 싫어했습니다. 원래 키가 크고 덩치가 있는 경호원을 불러서 딸을 경호하게 했지만, 결국 모두 딸이 쫓아냈죠. 이제 강 선생님께서 경호를 하시니 저는 마음이 놓입니다."신기하게도 이번에는 조해인이 반대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강책이 조연진과 함께 있는 것을 매우 싫어했지만, 조연진이 다치는 것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 조성열이 한 말처럼 어떤 변태가 하루 종일 조연진을 해치려고 하는데 당장 잡을 수도 없고, 조연진은 또 남자가 곁에 있는 것을 싫어하니 확실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책이라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고, 조연진은 강책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가장 핵심은, 어느 누가 강책의 곁에 있는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건가? 하하, 그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조해인은 술을 한 모금 들이켜며 말했다."연진아, 내가 그 개자식을 하루빨리 찾아낼 테
강책은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난 네가 이전에 많은 고생을 한 걸 알고 있어. 네 목숨은 항상 다른 사람의 손에 달려 있었고, 넌 매일을 두려움과 분노로 살아왔겠지. 이런 날이 오래되면 확실히 매우 예민하고 살육을 일삼게 될 거야.""하지만 내가 마음에 든 건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용기와 능력이야.""나를 따르면 난 너에게 새로운 미래를 줄 수 있어! 쓸데없는 분노와 두려움을 버리고, 너의 완강함과 배짱을 발산해 봐.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정상에 서서 모든 산을 한눈에 볼 수 있을 테니까!"그의 뒤에 있던 정단은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지? 강책이 개한테 말을 하고 있는 건가?! 게다가 이렇게 진지한 말을 하다니, 강책이 드디어 미친 건가?"강 회장님, 머리는 멀쩡하신 거죠?"정단은 이런 그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양자리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황금 십이궁은 모두 포악하고 타고난 재주를 지니고 있었지만, 12명 모두가 스스로 강책에게 복종하기를 원하는 것은 강책이 절대적인 실력과 패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인정하는 사람은 오직 수라군신 뿐이었다! 이 말은 강책이 이 2호견뿐만 아니라 황금 십이궁 중의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말한 것이었고, 모두가 강책을 믿고, 수라군신을 믿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강책은 곧 태양이고, 그들의 빛이자 정신적 지주이며, 그들의 궁극적인 신앙이다! 2호견은 여전히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개는 역시 개인 듯하다, 강책이 아무리 말을 잘 해도 개는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자, 강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양자리, 가서 철창 문을 열어줘."뭐라고? 정단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안 됩니다! 이 개는 너무 사나워서 철창에서 나오기라도 한다면 사람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하지만 양자리는 역시나 군말 없이 철창 문을 열려고 다가갔다. "양자리, 당신도 왜 이렇게 미쳐가고 있는 거예요?"정단은 놀라서 넋을 잃었고, 개에게 물릴까 두려워 얼른 테이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