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국영은 강책을 싸움으로 이길 수만 있었다면 벌써 주먹을 휘둘렀을 것이다. 현장 분위기는 매우 난처했다. 강책은 도가 집안의 연회에서 도가 집안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진심이라는 것이다. 도국영이 강책에게 물었다. “강 회장님,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강책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 당연히 진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오늘 같은 날 말했을까?단상 아래에는 이 소란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강책을 걱정하는 사람, 도가 집안의 반응을 지켜보는 사람 등 사람들의 표정은 각자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며 넋을 놓았다. 오늘 연회는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매우 재미있었다. 한동안 그 누구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숨 막힐 것 같은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도가 집안의 가주 도영승이 이 침묵을 깼다. 도영승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강 회장,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도가 집안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말 아닌가?”보통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그냥 도망쳤을 것이다.하지만 강책은 다르다. 강책은 고개를 치켜들고 버럭 화를 냈다. “도 회장님이 말씀이 맞습니다. 앞으로 도가 집안과 함께 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저의 임무는 도가 집안을 섬멸하는 것입니다!”현장은 또 한 번 떠들썩해졌다. 이게 무슨 장난인가?도가 집안은 경성의 3대 가문 중 하나이자 자본금도 가장 많다. 모리 하이테크의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도가 집안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강책이 도가 집안과 맞서려고 하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닌가?사람들은 놀라움보다는 강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도대체 강책은 왜 도가 집안과 손을 잡지 않는 걸까?도가 집안이 강책에게 잘못한 게 있는 걸까? 그런 말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사실 도영승도 이해하지 못했다. 도영승은 강책이 회장이 됐을 때 강책을 지지하며 매우 잘해줬었다. 그런데 강책은 도대체 왜 도가 집안을 배신 한 걸까?도영승이 강책에게 물었다. “강 회장,
방금까지 기세등등했던 도영승은 기가 잔뜩 꺾인 채 강책을 믿을 수 없다는 쳐다보며 뒷걸음질 쳤다. 도영승은 절대 믿지 않았다.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하지만 강책과 도국영의 얼굴을 보면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강책과 도국영은 매우 닮았다, 혈연관계가 아닌 이상 이렇게 닮을 수 있을까?도영승이 강책에게 물었다. “내가 강 회장 말을 어떻게 믿지?”강책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못 믿으시겠으면 믿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그냥 말씀드리는 것뿐이니 제 말을 믿고 안 믿고는 도 회장님 마음이죠. 회장님께서 임신 한 저희 할머니를 버리고 떠나서 저희 할머니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며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불쌍하게 죽었습니다. 이 빚은 제가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모리 하이테크에서 도가 집안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강책은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도영승은 사람들 앞에서 그 당시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들통나니 창피해서 죽고 싶었다.“알겠습니다.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도영승 회장님, 다음에 뵙시다."강책을 말을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와 양자리와 목양일과 함께 연회장을 떠났다. 도가 집안의 연회 분위기는 매우 싸늘했다.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모두들 강책이 도영승의 손자라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도영승을 쳐다봤다. 안타깝게도 할아버지와 손자가 싸우게 되었다. “할아버지!”도국영은 도영승을 부축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도영승은 정신을 차리고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오늘 연회는 여기까지 하자, 모두 돌아가라고 해.”도영승을 말을 끝내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백 년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도가 집안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도가 집안의 연회에서 이런 빅뉴스가 터질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도영승은 휴게실로 돌아와 차를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뒤따라 온 도국영이 물었다. “할아버지, 강책이 한 말이 사실이에요?”도국영은 아무런 말 없이 한숨만 쉬었다. 도국영의 표정만 봐
로라가 말을 끝내자 갑자기 테이블 위에 있던 오영감의 위패가 툭 하고 떨어졌다. 이건 무슨 징조일까?로라는 오영감의 위패를 주워 닦았다. “스승님도 감격했어요?” 로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로형민의 안색은 매우 창백했다. 로형민은 숨을 거칠게 쉬며 위패를 노려봤다. 로라가 위패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오빠, 나는 일하러 회사에 가볼게, 오빠는 좀 쉬고 있어.”“알겠어, 잘 갔다 와.”로라가 떠나자 로형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위패를 쳐다봤다. 로형민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스승님도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가 봐요? 로라한테 스승님 죽음이 강책과 관련 없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아쉽군요, 스승님이 이미 죽은 사람이니 로라 꿈에 나타나서 알려주세요! 하하하.”로형민은 이제 두려울 것이 없었다. 아니면 염치가 없는 것 일 수도 있다. ......같은 시각, 강책은 사람들과 함께 모리 하이테크에 도착했다. 강책은 재무팀에게 유동자금 업무를 지시하고, 다른 부서에게는 도가 집안을 대응할 준비를 하라고 통보했다. 전면전을 하기로 결정했으니 도가 집안에서 곧 찾아올 것이다. 목양일이 강책에게 물었다. “총수님, 오늘 총수님께서 도영승을 세게 한방 먹였어요. 아까 도영승 기절해서 죽을 뻔했어요!”양자리도 거들며 말했다. “도가 집안은 어게인 하이테크를 재편성하면 모든 것을 한방에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하하, 세상에 그렇게 순탄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총수님, 이번에 정말 세게 한방 먹여서 도영승도 죽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을 거예요.”강책은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툭툭 쳤다. 오늘 아주 속 시원하게 도가 집안에게 망신을 줬다. 하지만, 사실상 도가 집안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다. 도가 집안은 여전히 흉악한 호랑이 같은 존재이다. 모리 하이테크는 도가 집안 앞에서 그저 멍멍 짖는 새끼 강아지일 뿐이다. 도가 집안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하지만 강책은 수라 군신과 총연합회 대표 자리에 있으니 도가 집안을
양자리는 재무팀에서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정산할지 식은땀 흘리며 지켜봤다. 분명 20억 이상일 것이다. 도국영은 차를 한 모금 삼키고 쩝쩝거리며 강책을 쳐다봤다. “내가 강 회장님한테 형이라고 불러야 되겠네요?”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형이라고 부르기 어색하지 않으시다면 편한 대로 부르세요.”도국영은 찻잔을 내려놓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때 할아버지 행동이 지나치긴 했어요. 하지만 부잣집 도련님들 중에 바람 안 피우는 사람이 있습니까?” 잠시 후, 도국영이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만해도 할아버지보다 여자관계가 더 복잡합니다. 강 회장님이 왜 화가 났는지 압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저희는 한 가족인데 이렇게 관계를 끝낼 필요까지는 없어요.”이때, 정산을 마친 재무팀이 도국영에게 명세서를 건네줬다. 명세서를 건네받은 도국영은 하던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강 회장님, 할아버지께 복수할 필요 없이 그냥 보상해 달라고 하면 되지 않아요? 강대한 모리 하이테크에 할아버지의 보상까지 합쳐지면 더 많은 자원으로 이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건 문제없습니다. 왜 무리하게 도가 집안과 맞서면서 스스로 자신의 앞길을 막는 거죠?”도국영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도국영의 말에 솔깃했을 것이다. 어차피 도가 집안과 싸워서 처참하게 무너질 바에는 이 기회에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것이 훨씬 좋다. 하지만 강책은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뜻하는 바가 있습니다., 저는 남에게 의지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이왕 결정한 이상 끝까지 해보겠습니다!”도국영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절대 못할 겁니다! 강 회장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제가 인정 없다고 제 탓하지 마세요.”도국영은 명세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매섭게 말했다. “모리 하이테크가 도가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배상금 500억
도국영은 계속해서 이어 말했다. “강 회장님, 그냥 포기하세요. 다 강 회장님을 위해 하는 말입니다. 강 회장님이 순순히 할아버지께 사과만 한다면 귀 얇은 할아버지께서 마음이 약해져서 갑자기 나타난 손자를 아껴주실 수도 있어요. 그럼 강 회장님은 위풍을 부리며 우쭐댈 수 있는 거 아닙니까?”모가 집안에서 돈 버는 기계인 모리 하이테크를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강책은 도가 집안의 협박과 500억에 직면했다.하지만 강책은 매우 평온했다. 강책은 명세서를 가리키며 도국영에게 말했다. “500억이 확실합니까?”“네, 당연하죠.”“변함없죠?”“없습니다.”“500억을 청산하면 모리 하이테크는 자유를 되찾는 게 확실한 거죠?”“확실합니다.”“알겠습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양자리에게 말했다. “회사 재무팀 불러서 500억 납부 진행시켜.”“네?”양자리뿐만 아니라 도국영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500억을 지불한다고?농담하는 건가?모리 하이테크가 아무리 많이 벌어도 500억의 자금은 없을 것이다. 도국영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강 회장님, 그만하세요. 모리 하이테크 자금이 얼만지 제가 모를 것 같습니까? 8년 동안 모은 돈이 200억이 안 되는데 무슨 수로 500억을 낸다는 말씀이죠?”강책은 침착하게 말했다. “제 돈을 모두 도국영 회장님께 보고해야 합니까?”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봤다. 도국영은 콧방귀를 뀌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500억이 어디서 나왔는지 한번 봐야겠네요? 강 회장님, 오늘 청산하지 못하면 모리 하이테크를 고소할 겁니다! 그때 가서 회사 문 닫아도 제 탓하지 마세요.”“걱정 마세요, 그럴 일 없습니다.”강책이 양자리에게 손짓을 하자 양자리가 재무팀 직원들을 불렀다. 재무팀 직원은 도가 집안의 재무팀 반대편에 앉았다. 잠시 후, 강책이 말했다. “지금부터 도가 집안 재무팀과 500억을 정산하세요.”“네, 알겠습니다.” 재무팀 직원들은 간결하게 대답했다.
도국영은 믿을 수 없어 노트북을 켜고 장부를 하나하나 계산하며 확인했다. 그렇게 30분을 걸쳐 확인한 결과 정산이 맞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강책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도국영을 쳐다봤다. “어때요? 오차가 있나요?” 강책이 도국영에게 물었다. 도국영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장부에는 500억의 금액이 정확하게 결제되었다. 도국영은 심지어 도가 집안의 회계사에게 전화를 해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도국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책에게 말했다. “제가 모리 하이테크의 일 년 매출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절대 이렇게 많은 부가적인 수입이 있을 리 없을 텐데요. 강 회장님, 도대체 500억이 어디서 나왔죠? 합법적으로 번 돈이 맞습니까?”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문제 있는 것 같으면 조사해 보셔도 좋습니다. 저도 도 회장님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정산을 정확하게 하신 게 맞죠?”도국영은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 잠시 후, 도국영은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고 달갑지 않게 말했다. “500억, 일 원도 오차 없이 정확하게 정산했습니다. 그런데...”“그런데라는 말은 없습니다.” 강책이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산이 정확하게 된 거라면 모리 하이테크와 도가 집안은 이제 아무런 관계도 아닙니다. 도 회장님, 저희는 도가 집안사람을 받지 않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 주세요.”도국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도국영은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책이 500억을 모두 정산했는데 인정하지 않으면 어떡하겠는가?“강 회장, 딱 기다리세요. 조만간 강 회장이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꼭 알아낼 겁니다!”도국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재무팀 직원들도 도국영의 뒤를 따라 나갔다. 도가 집안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양자리가 웃으며 말했다. “총수님, 방금 정말 멋졌습니다. 또 한 번 도국영을 한방 먹였군요! 저는 처음에 500억을 정산하라
“응?”“어떻게 된 거지?”정단은 밖으로 나오면서 말했다. “강 회장님, 저쪽에 화재가 발생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안에 갇혔나 봐요”“가보죠.”강책은 담배를 버리고 곧바로 차를 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퇴근 시간이라 길이 완전히 막혀서 차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강책이 차에서 내려 보니 양쪽 소방통로가 모두 꽉 막혀 있었다. 소방관들은 차에서 내려 통로를 개척하려고 했는데 퇴근 시간이라 도저히 소방차가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쯤이면 건물이 다 타서 재가 될 것만 같았다.강책이 군중 속으로 뛰어들자 양자리도 그의 뒤를 따랐다.화재 현장에 다가가보니 30층짜리 빌딩에 화재가 발생했고 꼭대기 여섯층은 모두 불에 탔으며 엘리베이터도 전혀 사용할 수 없었고 화세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빌딩 안에 사람들은 안에 갇혀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이때 60대 중반의 남자가 달려들어 화재 현장을 향해 크게 외쳤다. “여보, 손녀랑 꼭 버텨, 내가 이미 사람을 불렀어.”빌딩 안의 와이프와 손녀는 그의 외침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양자리가 강책에게 다가와서 귓속말로 속삭였다. “총수님, 저 사람이 바로 조 씨 집안의 현 가주인 조성열 입니다!”조 씨 집안의 가주?이 신분은 어마어마했다.조성열의 신분하고 지위는 도영승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경성에서 아주 큰 인물이었다.조 씨 집안은 어게인 하이테크의 원조였으며 집안 재산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불길은 점점 거세졌고 소방차는 여전히 들어오지 못했다. 곧 빌딩 안에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만 같았다.그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주위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누가 내 아내와 손녀를 구해주겠어요? 1억 원을 드릴게요.”1억.일반인들에게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다만….주위 사람들은 하늘을 찌르는 불길을 보고 겁에 질려 아무도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2억 원을 드릴게요!”조성열은 계속 외쳤다.액수가 많아졌
영웅처럼 나타나 불속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는 것은 칭찬받고 격려 받을 만한 일인데 강책은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조롱을 당했다.“허허,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시하는 바보네.”“미쳤나 봐, 저렇게 큰 불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한다고?”“요즘 사람들은 진짜 돈에 미쳤나 봐.”“두고 봐, 지금은 사람을 구하겠다고 나섰지만 조금 있으면 오히려 소방대원들이 그를 구하러 들어갈 거야.”“돈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놈.”사람들은 강책이 보상금 4억 때문에 불속으로 뛰여 든다고 생각하고 비난했다.“구조가 그렇게 쉬우면 다른 사람들도 진작에 나섰을 것이다.”“바보 같은 놈!”사실 조성열도 강책한테 신뢰가 안 갔지만 지금에 와서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여 그는 강책을 보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제 아내와 손녀를 꼭 구해주세요!”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강책이 어떻게 사람을 구하고 자기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양자리는 혹시라도 강책이 불속으로 직접 뛰어들어갈까 봐 불안해서 이마에 땀이 맺혔다.그는 의문스러워했다. “총수님이 왜 4억 원에 목숨을 걸까?”군중들의 비난 속에서 강책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호섭아”상대방이 대답했다.“총수님, 무슨 일 있으세요?"강책이 이어 말했다.“청하거리 1108번지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빌딩 안에 사람이 갇혔어, 빨리 와서 사람을 구해야해!”호섭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지금의 강책은 신라천정을 다시 장악해서 모든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평소에 사용하지 않을 다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을 구해야 하기에 자신의 초능력을 등용할 수밖에 없었다.강책은 전화를 끊고 조성열을 보고는 침착하게 말했다.“제가 지금 사람을 불렀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이 말을 들은 조성열은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전화를 해서 사람을 불렀다고?사람을 부를 거면 왜 네가 필요한데?조 씨 집안의 주인이고 경성의 거물인 그는 진작에 시국에 연락해 소방대원들을 빨리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