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 술이네요, 그쪽도 나랑 같은 취향을 가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로형민이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저도 술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건강 때문에 많이는 못 마십니다. 아마 이 술들은 제가 한 평생 다 못 마시는 술 일겁니다. 그러니 제 쪽에 두면 그림의 떡과 마찬가지지요.” 그의 말에 청인호가 더욱 흥분하기 시작했다. 술을 모두 자신에게 달라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수납장 안에 있는 술 한병당 평균 일억은 훨씬 넘는 가치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로형민은 청인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술은 제가 갖고 있어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청주임께서 술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제가 그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인을 찾아가는 셈 치죠. 괜찮으십니까?” 청인호는 흥분한 마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직 멀쩡한 정신상태인 그는 침을 꼴깍 삼키고는 답했다.“좋은 술을 이렇게 쉽게 받지는 못합니다. 로형민씨, 필요한 거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네, 좋습니다. 사실, 청주임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죠?” “모리 하이테크의 프로젝트 완성시간을 앞당겨 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그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진행을 멈추어주세요.” “이게..”청인호는 잠시 머뭇거리며 “난이도가 꽤 크네요.” 라고 답했다. 로형민이 계속 말을 이었다.“만약 제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였다면 왜 청주임님을 불렀겠습니까? 주임님, 부탁드립니다.” 사실 청인호는 거절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수납장에 있는 술들이 아른 거렸다.“좋습니다, 저한테 맡겨주시죠.” “감사합니다!”..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 시간.강책은 여전히 사무실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대훈의 빈자리를 매꿀 수 있는 최적의 인재를 어디서 찾아야할 지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정단이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왔다.“강회장님, 국립 연구소의 청인호 부주임께서 오
청인호는 일부로 ‘정부 당국’ 이라는 단어까지 넣어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려는 속셈이였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강책은 침착하게 그에게 답했다.“청주임님, 주임님께서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냥 직설적으로 저에게 말씀해주시는 게 어떠신지요?” 청인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좋습니다. 이렇게 눈치가 빠르시니 저도 숨기지 않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이 프로젝트를 직접 포기해주셨으면 합니다. 동시에 ‘맹주’의 의견도 더 이상 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강책은 청인호를 위아래로 쓱 훑고는 갸우뚱 거리며 물었다.“하지만 저번에는 국립 연구소쪽에서 저희를 찾아와 의뢰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갑자기 바꾸시는 겁니까?” “그건 그쪽이 알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 말대로 행동하면 되는 겁니다!” “아, 그럼 그건 국립 연구소 전체의 의견입니까, 아니면 주임님의 개인적인 의견입니까?” “차이가 있습니까? 저는 후속조치 담당자입니다. 제 뜻이 곧 국립 연구소의 뜻이지요!” 청인호는 강압적이고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였다. 강책이 돈이 많다고 한들, 그에게 있어 그저 ‘시민’ 중 한명이였다. 청인호가 원한다면 강책은 언제든지 징계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는 정적이 흐르고, 강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청주임님, 죄송하지만 저희 쪽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대량의 돈, 시간, 인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갑자기 멈출 수 없습니다. 꼭 멈추라고 지시를 내리실거라면 지금까지 투자한 돈을 다 되돌려 주세요.”청인호는 꼴볼견 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정부 당국에 돈을 요구하는 겁니까? 간도 크십니다.” 이어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회장님도 많고 많은 시민 중 한명입니다. 저와 같은 레벨의 사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기업의 회장이라서 체면 좀 살려준 걸로 너무 막나가시면 곤란합니다. 만약 저를 또 한번 건드렸다가는 모리 하이테크는 그날로 파산된다는 걸 알아두세요!” 강책은 어처구니 없는 그의 태도를 보고는 궁금한 듯 물었다.“
“신라천정 부대?” 청인호는 그 별을 보자마자 호섭의 신분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청인호는 두려운 마음에 침을 꼴깍 삼켰다. 국립 연구소와 신라천정부대는 전혀 연관이 없고, 같이 일한 적도 없지만 청인호는 신라천정 부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게다가 새로운 수라군신이 임명되면서 모두들 꼬리를 낮추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수라군신과 만날 기회 조차도 없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었다. 순간, 청인호는 신라천정부대의 사람이 모리 하이테크 내부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의혹이 동시에 생겨났다. ‘신라천정 부대의 사람과 강책이 무슨 사이이지?’ 그는 호섭에게 “신라천정부대와 국립 연구소는 전혀 연관이 없어. 쓸데 없이 일에 끼어들지 말고, 당장 꺼져!” 라며 말했다. 호섭은 발끈하면서 청인호의 멱살을 잡았다.“이봐, 대머리 아저씨, 언제 봤다고 반말이에요? 죽고 싶어요?” 호섭의 외침에 청인호는 말을 잇지 못했다.“이거놔, 이거 놓으라고!”호섭은 멱살을 놓지 않고, 그대로 강책의 앞으로 끌고가 큰 소리로 물었다.“총수님, 권력을 이렇게 쓰고 다니는 놈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 까요?” 청인호는 호섭의 말에 멈칫했다. 이어서 그는 호섭을 보고, 다시 강책을 바라보았다.‘신라천정 부대원이 왜 강책을 보고 총수님이라고 하는 거지?’ 강책은 청인호의 표정을 보고는 옷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내 탁자 위에 두었다. 다름 아닌 수라군신만 가질 수 있는 호랑이도장이였다! 청인호는 도장을 보자마자 다리가 후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긴장한 채로 강책을 바라보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당신..당신이 수라군신이에요?” 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뒤로 젖혔다. 호섭이 강책 대신 “네, 그렇습니다, 아저씨. 바로 몇일 전 수라군신으로 임명되신 분이십니다.” 라며 답했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었다.“고작 국립 연구소 부주임 따위가 수라 군신님한테 큰 소리 뻥뻥 치면서 위협까지 하려고 달려든 겁니까? 진짜 간도 크십니다!” 청인
청인호는 바닥에 머리를 박고는 강책에게 용서를 구했다. 방금 전, ‘정부 당국’ 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강책을 협박한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졌다. “강회장님, 제가 무지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번 만 봐주십시오.” 청인호가 10분 내내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자 그제서야 강책이 입을 열었다. “청주임님, 제 기억으론 저희 두 사람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만 왜 갑자기 찾아오셔서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청인호는 다급하게 대답했다.“다 어게인 하이테크의 로형민이 시킨 겁니다. 저한테 술을 몇 병 주겠다고 하면서 꼬드긴겁니다. 제가, 제가, 미쳤었나봅니다.” ‘어게인 하이테크’, ‘로형민’ 이라는 단어가 강책의 귀에 꽂혔다. 이어서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강책은 “네, 좋습니다. 청주임님은 이제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라며 말했다. 청인호는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들어 강책을 쳐다보고는 “강회장님, 저 정말 용서해주시는 겁니까?” 라며 물었다. 하지만 강책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훑어볼 뿐이였다. 청인호는 몸을 돌려 대기실 문 앞으로 달려갔다. 이때, 강책이 “잠시만요.” 라며 그를 불러 세웠다.“강회장님, 다른 부탁이 있으신 겁니까?” “두 가지 당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 신분이 만약 그쪽으로 인해 노출이 된다면 그쪽 목숨이 날아갈 수 있다는 점, 기억하셔야 할겁니다.”“당연하죠, 제가 어떻게 감히..” “두 번째, 잘못을 하셨으니 오늘부터 1년동안은 술을 끊도록 합니다. 어게인 하이테크에서 받아온 술도 모두 돌려드리세요.” “네?”술을 사랑하는 청인호에게 1년동안 음주를 금한다는 것은 지옥과 다름 없었다. “강회장님, 그게, 1년말고 한달로 바꿔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강책은 아랑곳하지 않고 “2년!” 이라며 소리쳤다. 청인호는 혹시라도 연도가 더 추가 될까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이어 몸을 돌려 대기실을 뛰쳐나갔다. 호섭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응?”최대훈이 고개를 들자 한 남자가 방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 남자는 양자리였다. 최대훈은 자료를 집어 넣고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사람마다 다 목숨 받쳐 하고 싶은 일이 있지 않습니까? 전 죽을 때까지 총수님이 아니라 과학연구에 한 몸 바치고 싶습니다. 그쪽도 꼭두각시 인형으로 평생토록 살고 싶은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의 한마디가 양자리의 분노 버튼을 눌러 버렸다. “총수님은 당신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십니다! 총수님이 없었다면 저희 황금 십이궁은 모두 전투에서 죽은 목숨이라고요! 총수님이 아니 였다면 지금 그쪽이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거에요?” 최대훈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그래요, 당신이 한 말이 맞아요. 총수님이 제 목숨을 구해 주긴 하셨어요. 하지만 그게 뭐요? 제가 목숨까지 바쳐서 한 평생 꼭두각시 처럼 살아야 하는겁니까? 지금까지 제가 총수님을 위해서 한 일이 얼마나 많은 지 알긴 하십니까? 잘 생각해보세요, 요 몇년 동안 제가 몇 번을 도와줬는 지 말이에요, 제가 없었다면 총수님이 수라군신으로, 회사를 지금까지 키워 냈을 것 같아요? 양자리씨, 저도 제 꿈이라는 게 있습니다. 계속 총수님이랑 엮으려고 하지마세요. 전 그쪽이랑 달라요, 전 제 길을 갈 겁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꿈이 있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도망가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프로젝트도 반 까지만 하시고 그만두고 달아나버리면 총수님이 그 뒤를 어떻게 감당하라는 소리입니까? 게다가 하필 어게인 하이테크로 도망친 건, 총수님을 적으로 두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총수님이 얼마나 힘들어 하셨는 지 알기나 합니까? 최대훈씨, 그만 돌아오세요.” 하지만 최대훈의 얼굴은 싸늘했다. 그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문서를 톡톡 치면서 답했다.“천해운석이 얼마나 귀한 운석인 지 알기나 합니까? 전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 운석에 관한 연구를 계속 할겁니다! 총수님께는 죄송하지만, 과학 기술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요
한 편, 어게인 하이테크 비밀 감시카메라실 안. 두 남자가 스크린을 보며,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을 바라보고 있다. 오영감이 “형민아, 보아하니 네가 일 처리를 제대로 한 게 맞구나.” 라며 입을 열었다. 사실, 아침부터 최대훈의 집에 감시카메라를 달아서 그를 감시하고 있었다. 좋은 조건을 내밀어 최대훈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지만, 마음이 완전히 놓이는 건 아니였다. 최대훈이 변심을 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감시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살펴본 뒤, 오영감과 로형민은 두 사람의 싸움이 진심인지 아닌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으며, 마지막에 최대훈이 양자리를 가리키며 죽이라고 한 것을 보아 최대훈이 진심으로 자신들의 편에 섰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대훈은 로형민에게 굴복한 게 아닌, 천해운석에 굴복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고 있었다. 곧이어 로형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저희 새로운 직원이 다쳤는지 한번 확인하러 가야겠네요.” 30분 뒤, 로형민이 최대훈의 새로운 거주지로 이동했다. 문을 열자 로형민이 소파에 앉아 상처를 치료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최대훈씨, 다치셨습니까?” 로형민이 다급하게 달려가 최대훈의 상처를 확인하고, 약을 발라주었다. 이때, 최대훈이 입을 열었다.“양자리 그 새끼, 수법도 참 독하죠?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였다면 지금쯤 벌써 살해 당했을 지도 몰라요.” 로형민은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죄송합니다. 어게인 하이테크에 들어오시게 되면 받게 되는 복수를 제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건 그쪽이랑 상관 없습니다. 강책과 양자리 그 두 사람이 독한 거에요, 제가 지금까지 도와준 게 얼만데 제 목숨까지 노리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로형민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쪽도 아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나 봅니다. 제 편에 서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차라리 죽이는 게 좋을 거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라며 답했다. 최대훈은 “흥!” 이라는 말과 함께 화를 냈다. 그는 단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모리 하이테크는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프로젝트를 무사하게 완성했다. 이어서 프로젝트 계획서는 강책에게로 넘어갔다. 오늘은 과학기술 총연합회에 계획서를 제출하는 날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강책은 오늘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대표로 임명된다. 이 신분으로라면 도가집안의 통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으며 동시에 작은 아빠를 위한 복수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양자리가 회복을 끝낸 다리를 이끌고 사무실로 들어왔다.“총수님, 이제 출발 할 시간입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프로젝트 계획서를 들고 양자리와 함께 출발했다. 성공과 실패는 모두 오늘의 결과에 따라 나뉘게 될 것이다. 한편, 어게인 하이테크 사무실 안.로형민이 굳은 표정을 하고는 담배를 피고 있다. 그는 최대훈이 자신을 도와 계획서를 완성 시킨 일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다.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계획서 작성을 마쳤으며, 그의 계획서는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였다. 로형민은 최대훈의 계획서를 제출하게 된다면 모리 하이테크를 짓밟고 프로젝트를 자신의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다면 오늘 꼭 강책이 총연합회의 대표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로형민은 마음 속에 뭔가 텅텅 빈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엇다. 그는 허전한 마음에 계속 담배를 뻑뻑 폈다. 이때, 로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로라는 속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빠, 담배피면 몸에 안좋다니까?” 라고 말했다. 로형민은 담배를 툭툭 치고는 “어차피 내 몸은 이미 쓰레기야.” 라며 답했다. 하지만 로라도 로형민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오빠, 불안하면 그냥 여기서 관두는 게 어때? 강책이랑 더 이상 대결할 생각 하지 말고.” “유사 복수는 잊었어?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이랑 돈이 얼만데, 늦었어. 로라야, 너를 위해서라도 나는 최선을 다할 거야.” 로형민의 말에서 연인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뉘앙스가 풍겨져 나욌다. 하지만 로라는 크게 신경을 쓰지
로라는 로형민을 안고 엉엉 울었다. 옆에 있던 유사는 침착함을 유지한 채, 사람들을 불러 구조를 요청했다. 그 덕에 로형민은 바로 치료를 받으러 갈 수 있었다. 신속한 처리에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지만 독이 이미 혈관 속으로 퍼져 건강에 큰 악화를 가져왔다. 건강하던 아이가 순식간에 약골이 되어버렸다. 그 일 이후로, 로형민은 기침을 달고 살며,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틸 뿐이였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로형민은 죽지 않았다. 그는 언제 죽을 지 모르지만, 로라를 볼 수 있고, 로라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로형민에게 있어 로라는 한 송이의 꽃과 다름이 없다. 로라에 대한 사랑은 뼈 깊숙히 까지 퍼졌고, 최선을 다해 이 꽃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로라는 그저 여동생을 아끼는 오빠의 마음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뿐, 로형민이 자신에 대한 사랑은 느끼지 못했다. 로형민도 두 사람은 오영감의 양자로 들어왔기에 남매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면, 오영감에게 절대로 용서 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로라는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동시에 안색도 급격히 나빠졌다. 로형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은 태어날 때 부터 운명이라는 게 주어지는 거야. 로라야, 과거의 일 때문에 너무 자책할 필요 없어. 넌 잘못이 없어. 내가 너를 구한 건, 내 의지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넌 나를 해친 적이 없어.” 로형민의 말에 로라는 감동이 벅차올랐다. 두 사람의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복잡해졌다. 이때, 오영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이제 가야해.”로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가서 강책을 막겠습니다. 강책한테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뭔지 보여주죠.” 이어서 계획서를 들고, 로형민과 로라가 같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모리 하이테크, 어게인 하이테크의 승패는 오늘 결정 된다! 40분뒤, 두 회사가 과학 기술 총연합회에 도착했다. 이어서 큰 회의실이 사람으로 꽉 찼다. 두 회사의 대표 이외에 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