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어게인 하이테크 사무실.로형민은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때, 오영감이 사무실로 들어와 말했다. “며칠 동안 혼자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몸은 괜찮니?”로형민이 카드를 놓으며 말했다. “몸은 그대로에요. 요 며칠 동안 어떻게 하면 강책을 처리할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했어요.”오영감이 로형민의 맞은편에 앉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책의 실력은 여전해, 어쩌면 우리가 상대하지 못할 수 있어. 형민아, 그냥 포기해.”‘탁탁-’로형민은 손에 있는 카드를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로형민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스승님, 정말 포기할 수 있어요? 그럼 유사의 복수는 어떻게 할 거예요?”오영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사의 복수는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로형민과 오영감은 강책을 절대 상대할 수 없다!로형민이 계속해서 말했다. “사람은 모두 약점이 있어요. 강책도 사람이니까 분명히 약점이 있을 거에요.”오영감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최근 있었던 일들을 보니까 강책은 정말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강책은 수라 군신으로 환생해서 약점은 절대 없어.”“강책이 약점이 없으면 그 주변 사람들도 약점이 없는 건가요?”“뭐?”오영감은 로형민의 말을 눈치채고 물었다. “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로형민이 말했다. “제가 알아보니 모리 하이테크가 강했던 이유는 모두 지하성 때문이라고 하더군요.”오영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나도 지하성의 실체를 알아보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었지, 그런데 실체를 알아보기도 전에 지하성이 사라져버렸어.”로형민이 말했다. “맞아요. 강책이 인수하고 나서부터 지하성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하지만 문제는 지하성은 사라졌지만 모리 하이테크의 실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거에요.”오영감은 말이 없었다. 지하성이 없어지면 모리 하이테크의 실력도 약해질 거라고 생각했던 오영감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로형민이
“최대훈만 제압하면 모리 하이테크의 모든 시스템을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그럼 새로운 과학 기술, 신기술, 새로운 방안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테니 모리 하이테크는 주춤하게 될 거에요!”매우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오영감이 로형민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니? 사람 써서 최대훈을 죽일 거니?”로형민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스승님께서 지금은 손보다는 머리를 많이 쓰는 시대이니까 쉽게 주먹을 휘두르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어요?”오영감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 그럼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니?”로형민이 말했다. “제가 모든 사람은 약점이 있다고 했잖아요, 최대훈도 분명히 약점이 있을 거에요. 최대훈 약점만 정확히 파악하면 이용할 수 있어요!“최대훈을 이용하려고?”“네.”“그건 너무 위험해.”로형민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위험한 거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 해요. 스승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최대훈을 이용할 수 없으면 스승님 말대로 사람을 쓸게요. 제가 최대훈 같은 인재를 갖지 못하면 강책도 절대 가질 수 없어요!”오영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형민아, 나는 널 응원하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하지만 절대 너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해.”“네, 조심할게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로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로라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스승님, 오빠! 우리 밥 먹으러 가요.”“그래.”오영감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로형민은 문 앞에 서 있는 로라를 아끼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로라야, 내가 반드시 너의 눈엣가시인 강책을 없애줄게!’......같은 시각, 모리 하이테크 회장 사무실.강책이 회사에 오자 정단이 강책에게 말했다. “와, 강책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요?”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일이 좀 있었어요, 정단 씨는 몰라도 됩니다. 요즘 회사 상황은 어때요?”“아주 좋습니다. 아, 맞다! 그저께 최대훈 팀장님 프로
깊은 밤, 둥근달이 차가운 길 위를 밝게 비추었다. 최대훈을 일을 마치고 퇴근을 했다. 최대훈은 회사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며 달빛 아래를 걸었다. 최대훈은 어두운 밤 혼자 길거리를 걸으면서 연구 방향을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최대훈이 길을 걷고 있을 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차 문을 열고 최대훈에게 말했다. “혹시 모리 하이테크 연구개발팀 최대훈 팀장님이신가요? 저희 대표님께서 최대훈 씨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저희랑 같이 가시죠.”최대훈은 담배를 끄고 말했다. “됐습니다.”최대훈이 가려고 하자 남자가 최대훈에게 총을 겨누며 말했다. “밥 한 끼 먹는 건데 거절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최대훈은 총을 보고 무섭지 않고 오히려 궁금했다. “알겠어요, 갈게요.”최대훈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버리고 차에 올라탔다. 한 시간 후. 최대훈과 남자는 어게인 하이테크에 도착했다. 최대훈은 남자의 뒤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 안에는 로형민이 앉아있었다. “대표님, 최대훈 씨 왔습니다.”“그래.”남자가 나가자 로형민과 최대훈만 사무실에 남겨졌다. 최대훈이 궁금한 듯 물었다. “부하들을 내보내면 제가 당신을 해칠까 봐 무섭지 않아요?”로형민이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그냥 밥 먹자고 부른 겁니다. 웃는 사람에게 침 뱉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최대훈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로형민 반대편에 앉아 로형민이 음식에 무슨 약을 탔는지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네요, 늦게까지 일하느라 배고팠는데 잘 됐네요.” 최대훈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말했다.로형민은 말없이 최대훈이 먹는 모습만 쳐다봤다. 십분 후. 식사를 마친 최대훈은 입을 닦고 로형민에게 물었다. “정말 단지 밥만 먹자고 부른 건가요? 하실 말씀 없으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로형민이 웃으며 말했다. “최대훈 씨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최대훈 씨, 재능 있는 최대훈 씨를 저
제일 좋은 방법은 단 하나 최대훈에게 더 좋은 조건을 내미는 것이다. 로형민이 “그리고 천해운석에 대한 연구도 그쪽한테 맡겨볼까 생각 중입니다.” 라며 입을 열었다. “네?” 최대훈은 그의 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천해운석은 몇 년전 지구에 떨어진 운석이다. 그 당시, 외국의 세력에 의해 연구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했기에 연구원들의 아쉬움을 샀었다. 최대훈에게 있어 천해운석의 연구를 맡긴다는 조건은 큰 유혹으로 다가갔다.“천해운석을 얻게 된 후, 저희는 이 운석을 연구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인재를 계속 찾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몇 년동안 찾지 못했어요. 최대훈씨, 그쪽이 가지고 있는 연구 능력은 이미 모두 인정 되었습니다. 저희 어게인 하이테크의 천해운석 연구를 맡기고 싶습니다.” 로형민의 말에 최대훈은 흥분하며 몸을 덜덜 떨었다. 그의 조건을 거절 할 이유가 없었다. 이어서 로형민이 계약서를 꺼냈다.“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천해운석의 연구원이 되는 겁니다.” “좋습니다!”최대훈은 단숨에 오케이를 한 뒤,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언제부터 연구에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로형민은 미소를 지으며 “언제든 가능 합니다. 아 그리고, 지금 천해운석은 아마 최대훈씨의 연구소에 도착했을 겁니다.” 라고 답했다. 30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로형민은 최대훈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자세한 대화를 나눈 뒤, 로형민은 최대훈을 공손히 배웅했다. 곧이어 오영감이 로형민에게 다가가 한숨을 내쉬었다.“3배나 되는 월급에, 단독 연구소, 천해운석, 이 모든 게 저 최대훈을 위해서라니. 정말 값비싼 댓가야.” 로형민이 그에게 답했다.“저 사람 같은 천재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어요, 얼마가 들어도 모두 가치가 있는 겁니다. 아버지, 최대훈이 저희 편에 섰다는 건 모리 하이테크의 공급 시스템이 절단 되었다는 거에요, 얼마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로형민이 웃음을 터뜨렸다.“그 다음은 강책을 좀 위협해서 과학
강책의 ‘동의’ 글씨를 보자 양자리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최대훈과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사이였으며, 모두 형제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의지했지만 한 순간 배신자가 되어 버린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양자리는 “젠장!” 이라는 말과 함께 벽에 주먹을 내리쳤다. 이때 목양일이 안으로 들어왔다. 눈살을 찌푸린 채로 “총수님, 최대훈을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라며 물었다. 강책은 사직서를 목양일에게 건네면서 “이제 최대훈은 모리 하이테크와 남남이야.” 라며 답했다. 목양일은 한숨을 내쉬었다.“회사에서 최대훈이 맡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큽니다. 거의 회사의 공급시스템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과학 기술 총연합회의 프로젝트 연구는 겨우 반까지 밖에 진도를 빼지 못했습니다. 최대훈 빈자리는 어떻게 할까요? 만약 총연합회에서 묻기라도 한다면 리스크가 큽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강책은 침묵을 유지하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답했다.“해결방안이 없잖아, 다른 사람을 구해서 잠시 넘어가는 수 밖에.”이어서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한 시간 뒤, 낯익은 사람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강책의 부친 강한비였다. 강한비는 집에서 요양하면서 회사 일에 손을 뗀지 오래였다. 더 이상 일을 맡고 싶지도 않았고, 강책의 능력을 믿고 있었기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강책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그가 나선 것이었다. 강책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버지, 사실 아버지까지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최대훈이 회사를 나가게 되면서 연구개발팀 팀장자리가 비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부탁 드리게 되었습니다.” 강한비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됐어, 일단 나한테 맡겨.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적당한 사람을 골라서 앉혀놔.” “네, 알겠어요. 잠시만 맡아주세요.” “그래.”이렇게 강한비가 최대훈의 빈자리를 잠시 맡게 되었다. 강한비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랜 시간동안 지하
“다 좋은 술이네요, 그쪽도 나랑 같은 취향을 가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로형민이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저도 술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건강 때문에 많이는 못 마십니다. 아마 이 술들은 제가 한 평생 다 못 마시는 술 일겁니다. 그러니 제 쪽에 두면 그림의 떡과 마찬가지지요.” 그의 말에 청인호가 더욱 흥분하기 시작했다. 술을 모두 자신에게 달라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수납장 안에 있는 술 한병당 평균 일억은 훨씬 넘는 가치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로형민은 청인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술은 제가 갖고 있어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청주임께서 술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제가 그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인을 찾아가는 셈 치죠. 괜찮으십니까?” 청인호는 흥분한 마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직 멀쩡한 정신상태인 그는 침을 꼴깍 삼키고는 답했다.“좋은 술을 이렇게 쉽게 받지는 못합니다. 로형민씨, 필요한 거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네, 좋습니다. 사실, 청주임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죠?” “모리 하이테크의 프로젝트 완성시간을 앞당겨 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그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진행을 멈추어주세요.” “이게..”청인호는 잠시 머뭇거리며 “난이도가 꽤 크네요.” 라고 답했다. 로형민이 계속 말을 이었다.“만약 제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였다면 왜 청주임님을 불렀겠습니까? 주임님, 부탁드립니다.” 사실 청인호는 거절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수납장에 있는 술들이 아른 거렸다.“좋습니다, 저한테 맡겨주시죠.” “감사합니다!”..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 시간.강책은 여전히 사무실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대훈의 빈자리를 매꿀 수 있는 최적의 인재를 어디서 찾아야할 지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정단이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왔다.“강회장님, 국립 연구소의 청인호 부주임께서 오
청인호는 일부로 ‘정부 당국’ 이라는 단어까지 넣어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려는 속셈이였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강책은 침착하게 그에게 답했다.“청주임님, 주임님께서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냥 직설적으로 저에게 말씀해주시는 게 어떠신지요?” 청인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좋습니다. 이렇게 눈치가 빠르시니 저도 숨기지 않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이 프로젝트를 직접 포기해주셨으면 합니다. 동시에 ‘맹주’의 의견도 더 이상 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강책은 청인호를 위아래로 쓱 훑고는 갸우뚱 거리며 물었다.“하지만 저번에는 국립 연구소쪽에서 저희를 찾아와 의뢰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갑자기 바꾸시는 겁니까?” “그건 그쪽이 알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 말대로 행동하면 되는 겁니다!” “아, 그럼 그건 국립 연구소 전체의 의견입니까, 아니면 주임님의 개인적인 의견입니까?” “차이가 있습니까? 저는 후속조치 담당자입니다. 제 뜻이 곧 국립 연구소의 뜻이지요!” 청인호는 강압적이고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였다. 강책이 돈이 많다고 한들, 그에게 있어 그저 ‘시민’ 중 한명이였다. 청인호가 원한다면 강책은 언제든지 징계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는 정적이 흐르고, 강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청주임님, 죄송하지만 저희 쪽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대량의 돈, 시간, 인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갑자기 멈출 수 없습니다. 꼭 멈추라고 지시를 내리실거라면 지금까지 투자한 돈을 다 되돌려 주세요.”청인호는 꼴볼견 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정부 당국에 돈을 요구하는 겁니까? 간도 크십니다.” 이어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회장님도 많고 많은 시민 중 한명입니다. 저와 같은 레벨의 사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기업의 회장이라서 체면 좀 살려준 걸로 너무 막나가시면 곤란합니다. 만약 저를 또 한번 건드렸다가는 모리 하이테크는 그날로 파산된다는 걸 알아두세요!” 강책은 어처구니 없는 그의 태도를 보고는 궁금한 듯 물었다.“
“신라천정 부대?” 청인호는 그 별을 보자마자 호섭의 신분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청인호는 두려운 마음에 침을 꼴깍 삼켰다. 국립 연구소와 신라천정부대는 전혀 연관이 없고, 같이 일한 적도 없지만 청인호는 신라천정 부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게다가 새로운 수라군신이 임명되면서 모두들 꼬리를 낮추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수라군신과 만날 기회 조차도 없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었다. 순간, 청인호는 신라천정부대의 사람이 모리 하이테크 내부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의혹이 동시에 생겨났다. ‘신라천정 부대의 사람과 강책이 무슨 사이이지?’ 그는 호섭에게 “신라천정부대와 국립 연구소는 전혀 연관이 없어. 쓸데 없이 일에 끼어들지 말고, 당장 꺼져!” 라며 말했다. 호섭은 발끈하면서 청인호의 멱살을 잡았다.“이봐, 대머리 아저씨, 언제 봤다고 반말이에요? 죽고 싶어요?” 호섭의 외침에 청인호는 말을 잇지 못했다.“이거놔, 이거 놓으라고!”호섭은 멱살을 놓지 않고, 그대로 강책의 앞으로 끌고가 큰 소리로 물었다.“총수님, 권력을 이렇게 쓰고 다니는 놈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 까요?” 청인호는 호섭의 말에 멈칫했다. 이어서 그는 호섭을 보고, 다시 강책을 바라보았다.‘신라천정 부대원이 왜 강책을 보고 총수님이라고 하는 거지?’ 강책은 청인호의 표정을 보고는 옷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내 탁자 위에 두었다. 다름 아닌 수라군신만 가질 수 있는 호랑이도장이였다! 청인호는 도장을 보자마자 다리가 후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긴장한 채로 강책을 바라보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당신..당신이 수라군신이에요?” 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뒤로 젖혔다. 호섭이 강책 대신 “네, 그렇습니다, 아저씨. 바로 몇일 전 수라군신으로 임명되신 분이십니다.” 라며 답했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었다.“고작 국립 연구소 부주임 따위가 수라 군신님한테 큰 소리 뻥뻥 치면서 위협까지 하려고 달려든 겁니까? 진짜 간도 크십니다!” 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