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한철은 더 헷갈리기 시작했다.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이번 소크라라는 외국의사가 경성 의학계에서 위세를 부릴 수 있었던 건, 우리 의 의학계가 대대로 전해오는 전통을 보유하는 동시에, 전혀 발전이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시대는 발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술, 의학마저도 발전하고 있어요. 머뭇거리고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저는 백년의 전통도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강책은 소파 쪽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레드 와인을 따르고는 천천히 음미하기 시작했다.“모가를 시작점으로 해서 새로운 깃발을 세우려고 합니다. 고집스럽고, 부패된 의학계에 새로운 바람이 들 수 있게 말입니다. 낡은 것이 가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오지 않습니다. 우현준의 손으로 늘 푸른 약국을 불태우는 동시에, 낡은 방식의 사상을 지우고 똑같은 장소에 다시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것입니다. 모지안 제자가 양의사를 이긴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나라 의학계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다른 분들도 모가 집안에게 감사하는 마음에 후원하시는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장님과 전혀 협의 하지 않은 채로 계획 한겁니다.” 모한철은 강책의 말을 듣고 긴 한숨을 내뱉었다. 강책을 미워할 수는 없었다. 만약 강책이 없었다면 그의 점포는 강인 재무소에서 강제 매매 후 식당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책에게 고마움을 표현 할 수는 없었다. 강책은 그의 동의도 없이 100년가문의 약국이 사라지는 것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책은 선함과 악함이 공존되어 있는 인간이다. 주위로부터 사랑을 받지만 미움도 산다. 강책은 술을 들이키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제 행동으로 속상해 하실 거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 행동이 옳은 일은 아닙니다. 비열하다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모사장님, 얼마를 원하시든 제가 다 보상해 드릴 수 있습니다. 또 저의 행동을 언론에 공개하셔도 저는 상관 없습니다. 사장님의 의견에 존중합니다.” 모한철은 하하 웃음을 터뜨
몇 개월간 재설계, 재건설에 들어가면 모가의 새로운 늘 푸른 약국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모한철은 이번의 재건설로 통해 자신의 집안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도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의 핵심만 남긴 채 오래된 사상을 지울 다짐을 했다. 자신으로 인해 강책의 오래된 계획을 망칠 수는 없었다.“강선생님, 감사합니다. 지안이한테 이런 스승이 있다는 건, 전생에 큰 복을 지었나 봅니다.” 강책은 미소를 짓고는 술잔을 내밀었다. 모한철도 술잔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술잔을 부딪히고는 술을 마셨다. 이어서 서로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마음 속에 남아있던 궁금증은 풀리고, 남은 건 깃발을 다시 세우는 것 뿐이였다! 한편 어게인 하이테크 사무실 안,오영감이 최근 뉴스를 보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로라가 다가와 “아버지, 왜그래요?”라며 물었다. 오영감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녀에게 되물었다.“내가 기뻐해야 하는 거냐?” “그럼요, 일이 저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잖아요. 모가 집안의 백년 가문 노포도 불 때문에 사라졌어요, 강책에게 큰 손해는 없지만 앞에 길을 막은 건 사실 이잖아요. 저희 목표에 도착한 거에요.” 오영감은 고개를 젓고는 “로라야, 넌 아직 너무 어려.” 라며 말했다. “네?” “내가 알려준 적이 있을 텐데, 모든 건 겉모습 말고 본질을 봐야 한다고.” “네, 아버지. 아직 배울 게 많습니다.” “모가 집안 노포가 불에 태워진 건 맞지만 모가집안 중 단 한사람도 피해를 입지 않았어. 심지어, 제일 진귀한 의서는 완벽히 보존되었지. 그리고 방화범도 빠르게 잡히고 말이야. 강책은 짧은 시간내에 몇 천만원이나 하는 후원금을 모았어. 이래도 우리가 이긴 것 같으냐?” 오영감의 분석이 끝나서야 로라는 깨달은 듯 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버지, 왜 누군가한테 조종 당하는 느낌이 들까요? 그..” 오영감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고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뱉었다.“그 강책
로라는 오영감의 행동이 의외라고 느껴졌다. 이번의 실패로 인해 강책과의 결투를 잠시 멈추게 할 줄 알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의심을 품은 채 말했다.“아버지, 지금 강책 기세가 너무 셀텐데, 여기서 잠시라도 쉬는 게 어때요? 이럴 때 잘못하면 큰 일 날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오영감은 차가운 말투로 “왜, 이 아버지한테 믿음이 사라진 거냐?”라며 물었다. “아니요, 저는 그냥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로라야, 네가 틀렸어.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야!” “네?” “모가집안의 재건설을 위해 강책이 몇 천만원을 후원했어. 이 일은 의학계에 있어 큰 영향과 의미가 될거야.”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고 있어요. 지금 강책은 경성의 의약계에서 ‘신’ 이랑 비슷한 존재 잖아요.” 오영감이 답했다.“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는 법.” “아버지, 혹시 후원에 손을 쓰신 거에요?” “반 쯤 정확해.” “아버지 대단하시네요.” “만약 우리가 바로 돈을 건드린다면 훔쳤든, 빼았든 멍청한 꼴을 보이는 거야. 경찰은 금방 알게 될거거든, 강책에게도 큰 영향은 가지 않아. 오히려 저 단체들을 단단하게 해주는 것 뿐이야. 우리가 해야할 건, 후원한 단체에 손을 써야 한다는 거야. 강책과 경성 의약계를 갈라 놓는 거지.” “어떻게 하시게요?” “귀를 가까이 대보렴.”이어서 오영감은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로라에게 알려 주었다. 로라는 인상을 짓고는 “아버지, 이 방법이 확실하게 통할까요? 뒤집어 씌우고 모함하는 방법은 쉽게 알아낼 수 있어요.”라며 말했다. 오영감이 미소를 지었다.“진짜 그럴까? 로라야, 넌 너무 어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어야 한다는 말 알고 있어? 네 손에 상처를 내어서, 제일 좋은 약을 쓴다고 해도 상처는 남을 거야. 강책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게 아니라 강책 몸에 상처를 남게 하는 거야. 훗날, 의약계에 있는
“허, 비가 왜 갑자기 내리는 거야?”모지안은 서류를 꺼내고는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이다. 후원 받은 서류가 젖었으면 스승님한테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는데”모지안은 커피를 마시면서 창문을 바라보았다.“비가 언제 멈출라나?” 강책은 별장을 들를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짧은 끈치마를 입은 여자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머리 위로 가방을 들었지만, 온 몸이 다 젖어있었다. 보아하니 대학생 같았다. 여자는 카페 안을 훑고는 모지안 앞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향해 걸어갔다. 이어서 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여기 앉아도 되나요?” 여자의 목소리는 똘망똘망했다. 그리고 머리를 넘길 때 나는 향기로운 냄새와 예쁜 미소에 모지안은 그녀에게 완전히 홀려버렸다. 사실 모지안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약국에서는 청춘느낌 가득한 여대학생을 찾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본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네,네.”모지안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렸다. 여자를 처음 대하는 사람과 같았다. 여자는 자리에 앉아 옷을 정리했다. 모지안은 고개를 푹 숙였지만,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 마침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모지안은 마음속으로 ‘어떡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라며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며 “귀여워요.”라며 말했다. 모지안은 마치 돌이 된 것 마냥 온 몸이 굳어버렸다. 알지도 못하는 두 사람은 비 덕분에 카페 안에서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모지안은 방금 전 생각한 일들을 잊은 지 오래였다. 그리고 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인연은 끝이 있는 것이였다. 비가 멈추고, 여자는 가방을 챙기고 모지안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다. 그녀는 모지안의 마음속으로 들어왔고, 알게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결국 모지안의 마음 속에는 짧은 행복과 영원한 실망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모지안은 상대방의 이름도 모르는 상태였다.“휴..그래, 내 것
수운정 별장, 22동이곳은 강책의 개인 별장으로, 잠시 모한철 가족에게 빌려주었다. 이 시각, 강책과 모한철은 거실 소파에 앉아 늘 푸른 약국을 어떻게 재건축을 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번 재건축은 예쁘게 짓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적 감각도 갖춰야 합니다."모한철이 말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신축에 대한 불평이 많았던 그가 지금은 가장 적극적이다.딩딩딩딩.종소리가 네 번 울렸고, 오후 네 시임을 나타냈다. 모지안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이마의 땀을 닦고 서류를 탁자 위에 놓았다."아버지, 스승님, 다녀왔습니다."모한철은 그를 올려다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절차 좀 밟으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그러자 모지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돌아오는 길에 비가 와서요, 자료가 젖을까 봐 카페에서 비를 피하느라 시간이 좀 지체됐어요." "변명 그만하거라!"모한철이 말했다."2시가 되기도 전에 비가 그쳤는데 넌 지금 4시가 돼서 왔잖니. 여기까지 오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그러자 모지안이 혀를 차며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 카페에서 비를 피하다가 우연히 여대생을 만났는데, 음......그 학생이 수험표를 두고 왔다고 해서 호의를 베풀어 학교에 데려다주었는데 또 그 학생이 저한테 마실 것을 사줘서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고요." 이 말을 들은 모한철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래,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나 했더니 여대생한테 눈이 멀어서 그런 거였구먼!" "젊고 예쁜 여대생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게지?"모지안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에요,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처럼 나쁘진 않습니다, 저는 그냥......" "그냥 뭐? 네가 감히 그 여대생이 예뻐서 데려다주었다고 말을 안 할 수 있나?"모지안은 입을 삐죽 내밀며 대답할 수 없었고, 마음이 약해졌다. 확실히 최민지가 그렇게 귀엽지 않았다면 모지안은 그녀를 데려다주었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첫눈에 반
그러자 강책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다시 말해 첫인상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자마다 자신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길 원하니, 남자가 너무 초라해도 맞지 않죠."모지안의 얼굴이 밝아지며 말했다. "그 말은 허락하신다는 건가요?"강책은 테이블 위에 차 열쇠를 올려놓았다. "차는 빌려줄 수 있지만, 한 마디 일러두자면, 분수에 주의하세요. 차를 빌려준 것은 허세를 부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민지 씨가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이라면 빨리 포기하세요."모지안은 열쇠를 움켜쥐었다. "분수에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그는 껄껄 웃으며 뛰어갔고, 모한철은 옆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강 선생님, 당신은 모지안에게 너무 관대합니다."강책은 웃으며 대꾸했다."여자를 쫓는 건 격식을 차려야 할 때가 있으니 품격을 헤치지 않습니다. 자, 저희는 계속해서 늘 푸른 약국 재건에 대해서 연구를 해 보죠."앞으로의 며칠은 모지안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즐거웠던 날이었다.그는 강책의 럭셔리 스포츠카를 몰고 최민지를 데리고 놀러 다녔다.동물원, 수족관, 대형 쇼핑몰, 워터파크 놀이공원 등 며칠 만에 경성의 모든 명소를 거쳤다. 물론 지갑도 금방 납작해졌다.모지안은 십여 년 동안 모아둔 비상금을 모두 꺼냈고, 비록 가슴이 아팠지만 즐겁게 썼다. 여자를 쫓아다니는데 돈이 안 드는 게 어디 있겠는가?매일 모지안은 최민지와 둘만의 세계를 즐기고, 이 순수한 사랑을 즐기고 있다. 어둠이 깔리자 모지안은 최민지를 학교로 돌려보낸 뒤 붉은색 페라리를 몰고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로라는 어둠 속에서 나왔고, 최민지의 얼굴에서 웃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몹시 지쳐 보였다.그녀는 목에 손을 얹고 몇 번 움직이며 원망하듯 말했다."뭐가 그렇게 좋아? 저 바보랑 하루 종일 놀아주고 말하는 것도 들어줘야 하고, 진짜 피곤해 죽겠어." 그녀는 멈칫하더니, 이내 물었다. "로라 언니, 이 짓거리를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해
심야 무렵.강책과 모한철은 여전히 모 씨 집안 재건 일에 바빴고, 모지안도 피곤해서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집 밖에 또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평온해 보였다.순간, 입구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대문이 열리며 양자리가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뛰어들어왔다. "총수님, 사고가 났습니다!"원래 침착하고 쉽게 추태를 부리지 않던 양자리가 온몸을 흠뻑 적시고 집안으로 뛰어들다니, 게다가 첫마디가 ‘사고가 났다’고 했으니 분명 큰일이 난 것이다. 모한철은 일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죠?"양자리는 강책에게 다가가 우물쭈물거렸다. "말해."강책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고, 양자리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방금 저희 모리 하이테크가 늘 푸른 약국과 손을 잡고 사기를 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모금을 명목으로 경성 의약계를 속여 거액을 축재했다는 말도 있습니다."모한철은 이를 듣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어느 언론이 날조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모금해 온 돈은 어디에 쓰든지 명세서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있습니다! 감히 우리를 모욕한다면 내일 법원에 가서 그를 고소하겠습니다."모한철이 흥분한 데에 비해 강책은 매우 평온해 보였다. 강책은 이 정도 일에 양자리가 이렇게 흥분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저 이런 수준 낮은 헛소문을 퍼뜨리는 일은 강책의 손길 없이 양자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기소, 채널 봉쇄 등 일련의 수단으로 모리 하이테크는 어떠한 손실도 없을 것이고, 그 소문을 퍼뜨린 언론도 끝날 것이다. 그러나 양자리는 평정심을 잃은 상태로 강책을 찾아왔고,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제의 심각성은 모한철이 바라본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아마, 더 있겠지?"강책은 양자리를 바라보았다.양자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을 잇지 못했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러자 강책이 말했다. "걱정하지
강책이 보자, 그 여학생은 부자 행세를 하고 있었다. 오늘 어떤 맛있는 것을 먹었고, 내일은 어디를 놀러 가고 모레는 어떤 사치품 사러 가고 등등, 그녀의 개인 공간은 수많은 명품 브랜드로 채워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여학생이 가끔 ‘모 씨 도련님’이라는 글자를 꺼내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이 도련님이 사주었고, 도련님이 그녀에게 어떻게 잘해 주었는지에 대한 글이었다. 이 모 씨 도련님이 바로 모지안이다. 먼저 수많은 현장 사진이 공개됐고, 이어 여자의 개인 계정이 폭로되면서 모지안이 돈을 펑펑 쓴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었다. 확실한 증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막아내려고 해도 막아낼 수 없다.눈앞의 ‘피범벅’이 된 사진을 보고 있던 모한철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강책은 얼른 그를 부축했다."모 사장님, 괜찮으세요?""허허, 괜찮냐고요?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습니까? 나 모한철은 한평생 청렴결백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말년에 모지안 그 자식 때문에 함정에 빠져 죽게 생겼습니다!""모 사장님, 흥분하지 마세요. 모지안의 성격은 당신과 내가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 같지 않아요.""강 선생님, 지금 사진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여우 같은 개인 계정까지 발가벗겨져 있는데, 당신은 아직도 그 자식을 보호하려 하십니까? 안 되겠군, 내가 오늘 그 새끼를 아주 따끔하게 혼내야겠어!"그렇게 말하며 모한철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모지안의 방문을 확 밀었다.꽝!방문이 벽에 심하게 부딪혔다.모지안은 달콤한 단잠을 자다가 벽에 부딪히는 문 소리에 정신이 들어 고개를 들어 보니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 문 좀 살살 열어주시겠어요? 놀랐잖아요.""놀랐다고? 난 오늘 네놈을 놀래킬 뿐만 아니라 아주 호되게 혼을 내 줄 거다!"그는 신발 밑창을 들어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 누워 있는 모지안에게 향했다. 모지안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엉덩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