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현이 차갑게 웃으며 안지영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말했다. “마음 약하기는! 악독하긴 뭐가 악독해? 강책이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모든 직위를 사퇴해서 내가 피해 본 게 한두 개가 아니야, 외각 지역으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높은 직위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도 잃었어. 스승인 나를 생각하지 않은 강책이야말로 악독한 거 아니야?”안지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책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누리고 사는 거예요. 우리는 강책 덕을 많이 봤으니 피해를 봤다고 해도 강책을 미워하면 안 돼요.”“허튼소리 마!” 윤석현은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우리가 무슨 강책 덕을 봐? 강책이 누구 때문에 그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졌는데? 어떻게 수라 군신이 될 수 있었는데? 전부 다 내 덕분이야!”잠시 후, 윤석현이 계속해서 말했다. “강책이 수라 군신을 맡기 싫다니 다른 사람이 맡아야지. 내가 영호를 키워서 강책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수라 군신의 사부이고, 경성의 높은 직위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어.”윤석현은 이미 권력에 눈이 멀어 사리판단이 흐려졌다. 서경에서 적과 싸우던 이전의 교관 윤석현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윤석현은 경성에서 몇 년 동안 지내며 왕좌의 게임에 빠졌다. 왕좌의 게임에 한 번 빠지면 끊을 수 없다. 예전에는 강책 때문에 경성 사람들이 윤석현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물러났다. 하지만 강책이 사직하고 최근 한 달 동안 윤석현은 권력의 끝자리로 밀렸다. 윤석현은 다시 권력을 되찾으려 했다!강책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제 유일한 희망은 제자 이영호에게 달려있다. 강책이 사직하고 비어있는 ‘수라 군신’의 자리를 누군가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람은 수라 군신이 아닌 야차 군신 또는 용구 전신으로 불릴 수 있다. 하지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수라 군신의 자리에 눈독을 들였다. 경성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제자들을 내세워 수라 군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강책은 이영호를 따라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그곳에서는 강책에게 제일 충성하던 신라천정 부대를 보게 되었다. 과거에 이 부대는 강책의 지휘 아래 남쪽을 정벌하고 북쪽을 토벌하며 많은 승리를 거두었었다. 신라천정 부대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면서 항복했던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부대 안 모든 사람들은 강책이 신중하게 고른 인재들로, 강책의 엄격한 훈련을 통과하여 버틴 사람들이였다. 버틴 것 만으로도 충분히 능력이 있는 전사로 판단되었기에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부대들도 강책의 방법대로 인재를 뽑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성공을 하려면 딱 한가지, 부대의 총수가 강한 사람이였어야 했다. 강책은 혼자로도 아주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사람은 손 쉽게 제압했다. 전사들도 강책의 훈련 방식이 너무 엄격하다고 손가락질을 하긴 했으나 엄격한 훈련을 강책은 거뜬히 해 내는 사람이였기에 신라천정 부대의 모든 전사들은 강책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존경하고 있었다. 이때, 강책이 다시 신라천정의 부대 앞에 섰을 때, 강책과 함께 여러 승리를 거두었던 전사들은 흥분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찼다. 전사들이 버틴 이유는 단 하나, 강책을 따라 그의 선봉이 되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강책을 따르지 못하자 얼굴에는 실망스러움이 가득했다. 이어 그들의 반응을 본 이영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연인이 옛연인을 잊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였다. 계속 강책을 경계하고 그를 뛰어넘기를 원했던 이영호였기에 자신의 부하들이 강책에게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표정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강선배, 제가 어떻게 부대를 훈련 시켰는 지 한번 보여드리지요. 신라천정 부대, 3조로 나누어서 지금 당장 훈련 시작합니다!”훈련이라는 말에 전사들이 온 몸에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훈련이 일상이라는 전사들의 반응을 통해 이영호가 어떤 극한의 훈련을 진행 시켰는 지 알 수 있었다. “빨리 빨리 진행합니
이어서 강책의 표정이 분노로 변했다. 사실 100kg도 충분히 무거운 무게였기에 250kg으로 올린다는 것은 훈련이 불가능했다. 전사들이였기에 꾸준히 훈련을 받고 있지만 일반인은 250kg의 물건을 들지도 못한다. 즉, 이건 훈련이 아닌 ‘벌’ 과 같은 훈련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 조는 2명씩 짝을 지어 대결을 진행하는 방식의 훈련이다. 아주 평범한 훈련이라고 생각했던 강책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저 대결을 모방하는 형식의 훈련인 줄 알았지만, 이영호의 지시 아래 두번째 조는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영호는 뿌듯한 표정으로 잘난척을 하기 시작했다.“티베탄 마스티프는 자신의 동료마저도 뜯어서 죽이고, 결국 마지막으로 남는 개가 제일 강한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 전투에서 살아 남은 전사만이 강한 전사라고 할 수 있죠!” 강책의 분노가 점점 치밀어 올랐다. 그는 이영호의 생각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방식의 훈련이 지속된다면 결국 이 부대에 남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제일 화가 났던 조는 세번째 조의 포복전진 훈련이였다. 그저 평범한 훈련처럼 보여도 난이도가 극에 달했다. 매 전사마다 손과 발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묶어 기어가는 속도에 큰 영향을 주는 동시에, 기어가는 땅 마저도 진흙이였다. 무거운 무게를 견디며 천천히 진흙을 기어가는 것이 전사들에게 있어서 제일 빠른 방법이였다. 제일 무서운 건 진흙에 독사 10마리를 풀어놓았다는 것이다. 전사들은 어쩔 수 없이 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독사의 공격을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다 공격을 당할 시,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이였다. 독사는 어딘가에 숨어 공격을 할 것이고 전사가 다시 독사에게 공격을 할 시, 너무 힘을 넣어 공격하게 되면 칼의 위협을 받을 수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강책은 세 번째조는 극악의 난이도 훈련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신라천정의 전사들은 훈련이 아닌 ‘벌’을 받고 있는 듯 했다. 이영호는 강책에 대한 미움을 전사들에게 덮어 씌우며, 그들을 사람으로 대하
이영호는 허허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고개를 들어 불쾌한 눈빛으로 양자리를 바라보았다.“사람을 괴롭힌다고? 네 뜻은 수라군신이 이 정도의 난이도도 다 완성 못한다는 뜻이야?” “당연히 아니지! 우리 총수님 능력으로 이 따위 훈련이 훈련이라고 하시겠어?” “그래? 그럼, 선배님께서 증명이라도 해주는 게 좋잖아.”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데? 장난 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뭐하 자는 거야?” 이영호는 갑자기 크게 폭소를 터트리고는 “수라군신도 그냥 이름만 번지르르한 전사였네?”라며 말했다. 그의 한마디는 양자리와 현장에 있던 신라천정 부대의 전사들의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다. 모두들 이영호의 수법을 알고 있었다. 극악의 난이도 훈련을 통해 강책에게 창피함을 주기 위해 계속 그를 도발하고 찔러보는 것이다. 도발임을 알고 있지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영호는 한 차례 더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내밀어 간판을 가리킨 뒤 말했다.“선배님, 저 간판 선배님 것 맞으시죠?” 강책은 고개를 들어 간판을 바라보았다. 간판 위에는 ‘유일무이’ 라는 사자성어가 적혀져 있었다. 순간, 강책의 뇌리에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강책이 단 10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적의 구역에 들어가 무기가 들어있는 창고를 터뜨린 뒤, 안전하게 부대로 복귀했었다. 작전의 성공으로 직속 부대의 역전을 도왔으며 상급자들이 강책에게 직접 ‘유일무이’ 라는 간판을 선물 해주었다. 그 간판은 계속 신라천정 부대에 남아 그들의 상징적인 의미가 되었고, 부대 전사들은 간판을 볼 때마다 만능이었던 총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이때, 이영호가 입을 열었다.“유일무이? 위에 계신 분들이 강선배님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시는 지 잘 알겠습니다.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들어 낼 것이라고 판단하셨을 겁니다. 근데 고작 훈련 가지고 뒤로 빼는 거면 선배님 실력이 떨어진 건지, 윗 분들의 사람 보는 눈이 사라진 건지 잘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저 간판은 이 부대에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거
기분이 상한 이영호는 계속 전사에게 발길질을 했다. 힘을 계속 넣은 탓에 전사의 갈비뼈가 걱정이 될 정도로 몸 전체에는 멍이 들었다. 밑에서 보는 전사들은 가만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총수는 자신의 부하들을 아끼고, 지켜주는 자리이다. 하지만 이영호 총수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손톱만큼의 관심조차 주지 않으며, 폭력도 서슴치 않고 행사한다. 강책과 전혀 비교를 할 수 없다. 이영호는 발길질을 하다 지쳐서 자세를 낮추어 앉았다.“마지막 기회야, 지금 당장 가서 간판 바꿔. 숫자 셋까지 셀거야, 내 지시대로 안하면 군법대로 죽일거야!” 모든 사람들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간판을 내린다면 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내리지 않는다면 목숨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일.” “이.” “삼.” “넌 끝이야.”이영호가 전사의 관자놀이를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만약 맞게 된다면 즉사가 확실했다. 일촉즉발 상황에 단단한 손이 전사 앞에 나타나더니 이영호의 주먹을 막았다. 이 짧은 시간내에 이영호의 주먹을 막을 수 있는 건 현장에 단 한 사람 뿐이였다. 양자리를 포함한 모든 전사들의 눈빛이 그 사람에게 향했다. 바로 그들이 존경하는 총수 강책이였다. 이영호는 모든 힘을 주먹에 쏟고 있지만 강책의 주먹에서 빠져나올 수 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았다.“강선배님, 제가 관리하는 부대에 끼여드실 생각입니까? 하지만 일푼의 권력도 없지 않으십니까?”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오늘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 운동을 하고 싶어. 자네가 제안한 세가지 훈련 제의, 받아들이지.” 그는 단숨에 이영호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사실 강책도 이영호의 도발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전사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나서기로 생각했다. 이영호가 미소를 지었다.“강선배님, 한다고 하신겁니다! 그럼 증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하 전사들이 하나둘씩 손에 땀을 쥐기 시작했다. 강책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는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영호는 박수를 치면서 “역시, 제 선배님 이십니다. 누구랑은 다르게 불만도 없으시고, 시원하십니다.”라며 말했다. 양자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도 강책이 어쩔 수없이 이영호의 제안을 받아드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500kg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 이였다. 동시에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급상승하게 된다. 양자리는 작게 “총수님.”이라며 입을 열었다. 손 안은 모두 땀으로 가득 찼다. 곧이어 강책에게 500kg무게의 옷이 씌워졌고, 손,발, 허리, 다리, 등, 몸 전체 다에 부담이 실렸다.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장애물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영호는 스톱워치를 꺼내고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강선배님, 부대 전사들 앞에서 망신 당하시지 않게 최선을 다하셔야 합니다. 장애물을 30초안으로 뛰어넘으시면 합격, 20초안으로 뛰어 넘으시면 우수입니다. 선배님 실력으로는 합격은 거뜬 하시지 않습니까?” 500kg의 옷을 입고, 30초안으로 장애물을 뛰어 넘으라는 이영호의 제안은 강책을 강제로 모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출발선으로 향했다. 강책의 걸음걸이는 500kg의 옷을 입기 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시작합니다!”이영호의 말에 강책은 야생마처럼 앞으로 달려나갔다. 속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눈 앞에 일어난 광경을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눈을 비볐다. 강책의 속도는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사람들은 강책이 아무런 무게가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더 빠를 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이 훈련은 힘, 기술, 속도에 요구가 높았기에 속도가 좋아도 힘이 없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힘이 있는 데 속도가 없으면 거북이 달리기와 다름 없다. 속도와 힘, 기술마저도 사용할 줄 모른 다면 이 훈련은 진행할 수 없다. 강책은 이 세가지 조건을 융합하여 완벽한 조합을 보여주었다. 수라군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셈이 되었다! 뒤에서
강책은 정확하고 빠르게 인정사정 없이 공격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동작으로 4명의 전사들을 쓰러뜨렸다. 강함의 레벨이 달랐다. 순간, 현장이 호응으로 떠들썩 해졌다.“총수님 만세!”“총수님께서 해내 실 줄 알았습니다!”“와우!!” 신라천정의 오래된 전사들은 흥분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현재 총수가 이영호라는 사실은 잊은 지 오래였다. 그들의 마음 속에 강책은 누구와도 대체 할 수 없는 총수였다. 이영호는 전사들의 반응을 보자 현장의 모든 전사들을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그는 이빨을 꽉 깨물고 강책을 노려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강선배님의 실력은 역시 어디 가시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사들을 쓰러트리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그렇다면, 강선배님께서 500kg의 군복을 입고도 포복전진 훈련,가능하겠습니까?” 그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즉, 500kg의 옷을 입고 진흙 속에서 포복전진 훈련을 해야한다는 뜻이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위쪽에 칼날이 달려 있고, 진흙 안에는 독사가 숨어있어 잘못하면 목숨의 부지가 어려울 수 있다. 이영호는 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작전을 짜고 있는 것이다. 앞서 했던 두 가지 훈련은 참고 견뎠지만 이영호의 마지막 한마디에 부대의 전사들도 하나 둘씩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때, 강책이 손을 들어 그들에게 말했다. “작은 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어. 후배의 요구대로 따르겠어. 자네 말대로 세 번째 훈련을 시작하게나.” “좋습니다!”이영호는 강책을 바로 세번째 훈련 장소로 데려갔다.“강선배님, 잘 지켜보겠습니다.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의 도발에 강책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그건 좀 어려울 것 같네. 자네는 나에게 실망을 할거니까 말이야.” 이영호는 강책이 훈련 도중에 즉사하기를 간절하게 빌고 있지만 자신은 쉽게 죽지 않는다는 말을 에둘러서 말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나누고, 두 사람은 서로를 증오하는
상대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 했지만 결국 상대방의 능력이 자신을 뛰어넘었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이영호는 얼음으로 꽁꽁 언 듯 몸 전체의 혈액마저 굳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책이 진흙을 나오고, 더러운 군복을 벗는 모습을 보면서 이영호는 마치 악마를 보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무섭다.’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자신의 재능은 유일무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본 적이 없는 이영호는 오늘이 되어서야 거만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스승인 윤석현의 목표가 강책 이였던 이유도 알 수 있었다. 만약 강책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며, 그의 앞길을 막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이 실패할 일은 극히 드물다. 이영호는 작은 희망 조차 보이지 않았다. 강책은 무거운 군복을 벗고는 “영호 후배?”라며 이영호에게 다가갔다. 아무렇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보자 방금 전 했던 훈련들은 그에게 전혀 영향이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이영호는 충격에 빠져있는 와중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강선배님은 역시 천재가 맞으십니다. 저의 스승님도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 선배님이 제일 강하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놀랍습니다.” 이영호는 진실이 섞인 말로 그에게 감탄을 표했다. 이영호는 완전히 강책의 거대한 능력에 항복했다. 이어서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간판을 가리켰다.“그럼 저 간판은 계속 걸어놔도 되나?” “당연합니다! 당연합니다!”이영호는 큰 소리로 “부상원을 의무실로 데려갑니다.” 라며 전사들을 불렀다. 강책은 그제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아니, 나는 괜찮아. 회사에 처리 해야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오늘 후배랑은 더 이상 수다는 나누지 못하겠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해보자고.” “다음 만남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래.”강책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양자리는 흥분해하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얼굴에는 마치 꽃이 핀 것 마냥 행복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