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랑하는 제자를 만난 윤석현은 정말 자식을 본 아버지처럼 자신도 모르게 강책의 이름을 불렀다. 윤석현의 반응에 감동한 강책은 양자리와 함께 윤석현에게 향했다. “사부님.”강책은 윤석현 앞에서 순한 양이 되었다. 윤석현이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내려놓고 강책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말했다. “강책아, 네가 사직을 한 후 처음 보는구나, 정말 보고 싶었어.”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감성적으로 변한다. 윤석현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제 마음속 감정을 스스로 억누를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옆에 있던 양지라가 질투하며 말했다. “교관님, 저도 봐주시면 안 될까요?”윤석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진작에 봤어. 자, 다들 앉아라.”윤석현은 두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물을 따라줬다. 그리고 안내원을 불러 과일을 부탁하며 극진한 대접을 했다.윤석현이 물었다. “강책아, 경성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어찌 나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을 수 있니? 내가 전화하지 않았으면 나를 찾아오지 않았겠지?”강책은 빨개진 얼굴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양자리가 황급하게 해명했다. “사실 총수님이...”윤석현이 양자리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나도 다 아니까 해명할 필요 없단다. 친아버지 일 때문이지?”강책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사부님, 알고 계셨어요?”“당연하지, 이런 일도 모르면 수라 군신의 스승이라고 할 자격이 있겠니?”강책은 ‘수라 군신’의 말에 매우 난처했다. 강책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사부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사부님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제 마음대로 모든 직위를 포기해서 죄송해요.”윤석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가 모든 직위를 포기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는 너무 화가 났지만 금방 진정됐단다, 내가 아는 강책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어, 그리고 나중에 네가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경성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안정됐단다. 그래서 네가
강책은 의외였다. “나를 어떻게 아니?”이영호가 웃으며 말했다. “사부님께서 항상 강 선배님 이름을 불렀어요. 게다가 선배님이 군영에서 세운 어마어마한 기록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제가 선배님을 모를 리 있겠습니까?”이영호는 강책에게 아첨하며 말했다. 하지만 강책은 왠지 모르게 이영호가 도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젊은 사람의 승부욕이 불타올라서 그런 거 아닐까?윤석현이 말했다. “강책아, 절대 영호를 얕보면 안 돼, 호가 성장하는 속도가 너에게 결코 뒤지지 않아. 당시 네가 군영에서 남긴 기록들을 영호가 다 깼어, 영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야.”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영호 후배가 있으니 사부님은 이제 근심 걱정이 없으시겠어요.”이영호가 말했다. “칭찬 감사합니다. 지금 제 머릿속에는 사부님에게 기술을 배워서 강 선배님의 기록을 깨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뭐?’이영호의 말에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강책의 느낌이 맞았다. 이영호는 승부욕이 강하고 강책에게 적대심이 있다. 게다가 윤석현의 제자인 만큼 어리지만 능력이 뛰어났으며, 그의 목표는 1등이 되는 것이다. 1등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1등을 물리쳐야 한다. 때문에 이영호의 표적은 강책이었다. 옆에 있던 윤석현은 이영호를 말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스승으로서 이영호의 도발적인 모습을 보게 되어 기뻤다. 늑대는 갈증을 느껴야만 의욕적이고 포식 능력이 살아난다. 이영호를 훌륭한 인재로 키우려면 적합한 목표 대상을 설정해 줘 항상 의욕감과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만 비범한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다. 당시 윤석현이 이 방법으로 강책을 훈련 시켰기 때문에 강책은 이에 대해 더 잘 안다!당시 윤석현은 강책에게 적을 목표 대상으로 하여 훈련시켰다. 하지만 지금 이영호를 양성하기 위해 강책을 목표 대상으로 삼았다. 사실 강책 외에는 목표 대상이 없었다. 이영호의 능력을 꺾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또한
강책은 속으로는 매우 실망했지만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강책의 정신력은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다. 윤석현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지금 영호는 서경의 부총수를 맡고 있어. 강책아, 네가 예전에 맡았던 병사들은 지금 영호가 관리하고 있단다. 특히나 너희 부하 신라 천정은 영호의 훈련을 받고 완전 새롭게 태어났어. 조만간 영호가 너의 뒤를 이어 ‘수라 군신’의 호칭을 얻을 수 있을 거야.”이영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수라 군신이요? 아니요, 수라 군신은 강 선배님의 호칭입니다. 선배님이 사직을 하더라도 수라 군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제가 선배님의 자리를 이어 받게 된다 하더라도 수라 군신의 이름에 기대를 미치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이영호와 윤석현의 대화를 듣던 강책은 마음이 아팠다. 수라 군신은 강책이 서경에서 성공했다는 증거로서 강책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져있다. 하지만 윤석현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 윤석현은 강책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긴 한 걸까?윤석현이 말했다. “강책아, 영호가 신라 천정을 어떻게 훈련시켰는지 직접 보는 게 어떠니?”이영호가 윤석현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정말 얻기 힘든 기회네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선배님께서 알려주세요.”양자리의 표정이 매우 언짢았다. 신라 천정은 황금 십이궁을 제외한 강책의 가장 강력한 전력이다. 하지만 신라 천정은 정부 당국의 역량이기 때문에 강책이 사직하면서 신라 천정을 데리고 나올 수 없었다. 황금 십이궁처럼 신라 천정도 같이 사직할 수 없었다. 한때 자신이 관리하던 무적의 병사가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통솔 받는 모습을 그저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일이다. 윤석현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강책이 이영호에게 더욱더 깊은 적대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다. 강책과 양자리는 윤석현의 의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제자를 속이는 스승이 어디 있는가? 보다 못한 양자리가 강책을 대신해 한 마디 하려고 했지만 강책이 양자리를 붙잡
윤석현이 차갑게 웃으며 안지영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말했다. “마음 약하기는! 악독하긴 뭐가 악독해? 강책이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모든 직위를 사퇴해서 내가 피해 본 게 한두 개가 아니야, 외각 지역으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높은 직위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도 잃었어. 스승인 나를 생각하지 않은 강책이야말로 악독한 거 아니야?”안지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책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누리고 사는 거예요. 우리는 강책 덕을 많이 봤으니 피해를 봤다고 해도 강책을 미워하면 안 돼요.”“허튼소리 마!” 윤석현은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우리가 무슨 강책 덕을 봐? 강책이 누구 때문에 그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졌는데? 어떻게 수라 군신이 될 수 있었는데? 전부 다 내 덕분이야!”잠시 후, 윤석현이 계속해서 말했다. “강책이 수라 군신을 맡기 싫다니 다른 사람이 맡아야지. 내가 영호를 키워서 강책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수라 군신의 사부이고, 경성의 높은 직위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어.”윤석현은 이미 권력에 눈이 멀어 사리판단이 흐려졌다. 서경에서 적과 싸우던 이전의 교관 윤석현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윤석현은 경성에서 몇 년 동안 지내며 왕좌의 게임에 빠졌다. 왕좌의 게임에 한 번 빠지면 끊을 수 없다. 예전에는 강책 때문에 경성 사람들이 윤석현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물러났다. 하지만 강책이 사직하고 최근 한 달 동안 윤석현은 권력의 끝자리로 밀렸다. 윤석현은 다시 권력을 되찾으려 했다!강책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제 유일한 희망은 제자 이영호에게 달려있다. 강책이 사직하고 비어있는 ‘수라 군신’의 자리를 누군가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람은 수라 군신이 아닌 야차 군신 또는 용구 전신으로 불릴 수 있다. 하지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수라 군신의 자리에 눈독을 들였다. 경성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제자들을 내세워 수라 군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강책은 이영호를 따라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그곳에서는 강책에게 제일 충성하던 신라천정 부대를 보게 되었다. 과거에 이 부대는 강책의 지휘 아래 남쪽을 정벌하고 북쪽을 토벌하며 많은 승리를 거두었었다. 신라천정 부대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면서 항복했던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부대 안 모든 사람들은 강책이 신중하게 고른 인재들로, 강책의 엄격한 훈련을 통과하여 버틴 사람들이였다. 버틴 것 만으로도 충분히 능력이 있는 전사로 판단되었기에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부대들도 강책의 방법대로 인재를 뽑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성공을 하려면 딱 한가지, 부대의 총수가 강한 사람이였어야 했다. 강책은 혼자로도 아주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사람은 손 쉽게 제압했다. 전사들도 강책의 훈련 방식이 너무 엄격하다고 손가락질을 하긴 했으나 엄격한 훈련을 강책은 거뜬히 해 내는 사람이였기에 신라천정 부대의 모든 전사들은 강책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존경하고 있었다. 이때, 강책이 다시 신라천정의 부대 앞에 섰을 때, 강책과 함께 여러 승리를 거두었던 전사들은 흥분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찼다. 전사들이 버틴 이유는 단 하나, 강책을 따라 그의 선봉이 되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강책을 따르지 못하자 얼굴에는 실망스러움이 가득했다. 이어 그들의 반응을 본 이영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연인이 옛연인을 잊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였다. 계속 강책을 경계하고 그를 뛰어넘기를 원했던 이영호였기에 자신의 부하들이 강책에게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표정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강선배, 제가 어떻게 부대를 훈련 시켰는 지 한번 보여드리지요. 신라천정 부대, 3조로 나누어서 지금 당장 훈련 시작합니다!”훈련이라는 말에 전사들이 온 몸에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훈련이 일상이라는 전사들의 반응을 통해 이영호가 어떤 극한의 훈련을 진행 시켰는 지 알 수 있었다. “빨리 빨리 진행합니
이어서 강책의 표정이 분노로 변했다. 사실 100kg도 충분히 무거운 무게였기에 250kg으로 올린다는 것은 훈련이 불가능했다. 전사들이였기에 꾸준히 훈련을 받고 있지만 일반인은 250kg의 물건을 들지도 못한다. 즉, 이건 훈련이 아닌 ‘벌’ 과 같은 훈련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 조는 2명씩 짝을 지어 대결을 진행하는 방식의 훈련이다. 아주 평범한 훈련이라고 생각했던 강책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저 대결을 모방하는 형식의 훈련인 줄 알았지만, 이영호의 지시 아래 두번째 조는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영호는 뿌듯한 표정으로 잘난척을 하기 시작했다.“티베탄 마스티프는 자신의 동료마저도 뜯어서 죽이고, 결국 마지막으로 남는 개가 제일 강한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 전투에서 살아 남은 전사만이 강한 전사라고 할 수 있죠!” 강책의 분노가 점점 치밀어 올랐다. 그는 이영호의 생각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방식의 훈련이 지속된다면 결국 이 부대에 남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제일 화가 났던 조는 세번째 조의 포복전진 훈련이였다. 그저 평범한 훈련처럼 보여도 난이도가 극에 달했다. 매 전사마다 손과 발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묶어 기어가는 속도에 큰 영향을 주는 동시에, 기어가는 땅 마저도 진흙이였다. 무거운 무게를 견디며 천천히 진흙을 기어가는 것이 전사들에게 있어서 제일 빠른 방법이였다. 제일 무서운 건 진흙에 독사 10마리를 풀어놓았다는 것이다. 전사들은 어쩔 수 없이 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독사의 공격을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다 공격을 당할 시,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이였다. 독사는 어딘가에 숨어 공격을 할 것이고 전사가 다시 독사에게 공격을 할 시, 너무 힘을 넣어 공격하게 되면 칼의 위협을 받을 수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강책은 세 번째조는 극악의 난이도 훈련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신라천정의 전사들은 훈련이 아닌 ‘벌’을 받고 있는 듯 했다. 이영호는 강책에 대한 미움을 전사들에게 덮어 씌우며, 그들을 사람으로 대하
이영호는 허허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고개를 들어 불쾌한 눈빛으로 양자리를 바라보았다.“사람을 괴롭힌다고? 네 뜻은 수라군신이 이 정도의 난이도도 다 완성 못한다는 뜻이야?” “당연히 아니지! 우리 총수님 능력으로 이 따위 훈련이 훈련이라고 하시겠어?” “그래? 그럼, 선배님께서 증명이라도 해주는 게 좋잖아.”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데? 장난 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뭐하 자는 거야?” 이영호는 갑자기 크게 폭소를 터트리고는 “수라군신도 그냥 이름만 번지르르한 전사였네?”라며 말했다. 그의 한마디는 양자리와 현장에 있던 신라천정 부대의 전사들의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다. 모두들 이영호의 수법을 알고 있었다. 극악의 난이도 훈련을 통해 강책에게 창피함을 주기 위해 계속 그를 도발하고 찔러보는 것이다. 도발임을 알고 있지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영호는 한 차례 더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내밀어 간판을 가리킨 뒤 말했다.“선배님, 저 간판 선배님 것 맞으시죠?” 강책은 고개를 들어 간판을 바라보았다. 간판 위에는 ‘유일무이’ 라는 사자성어가 적혀져 있었다. 순간, 강책의 뇌리에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강책이 단 10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적의 구역에 들어가 무기가 들어있는 창고를 터뜨린 뒤, 안전하게 부대로 복귀했었다. 작전의 성공으로 직속 부대의 역전을 도왔으며 상급자들이 강책에게 직접 ‘유일무이’ 라는 간판을 선물 해주었다. 그 간판은 계속 신라천정 부대에 남아 그들의 상징적인 의미가 되었고, 부대 전사들은 간판을 볼 때마다 만능이었던 총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이때, 이영호가 입을 열었다.“유일무이? 위에 계신 분들이 강선배님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시는 지 잘 알겠습니다.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들어 낼 것이라고 판단하셨을 겁니다. 근데 고작 훈련 가지고 뒤로 빼는 거면 선배님 실력이 떨어진 건지, 윗 분들의 사람 보는 눈이 사라진 건지 잘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저 간판은 이 부대에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거
기분이 상한 이영호는 계속 전사에게 발길질을 했다. 힘을 계속 넣은 탓에 전사의 갈비뼈가 걱정이 될 정도로 몸 전체에는 멍이 들었다. 밑에서 보는 전사들은 가만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총수는 자신의 부하들을 아끼고, 지켜주는 자리이다. 하지만 이영호 총수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손톱만큼의 관심조차 주지 않으며, 폭력도 서슴치 않고 행사한다. 강책과 전혀 비교를 할 수 없다. 이영호는 발길질을 하다 지쳐서 자세를 낮추어 앉았다.“마지막 기회야, 지금 당장 가서 간판 바꿔. 숫자 셋까지 셀거야, 내 지시대로 안하면 군법대로 죽일거야!” 모든 사람들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간판을 내린다면 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내리지 않는다면 목숨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일.” “이.” “삼.” “넌 끝이야.”이영호가 전사의 관자놀이를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만약 맞게 된다면 즉사가 확실했다. 일촉즉발 상황에 단단한 손이 전사 앞에 나타나더니 이영호의 주먹을 막았다. 이 짧은 시간내에 이영호의 주먹을 막을 수 있는 건 현장에 단 한 사람 뿐이였다. 양자리를 포함한 모든 전사들의 눈빛이 그 사람에게 향했다. 바로 그들이 존경하는 총수 강책이였다. 이영호는 모든 힘을 주먹에 쏟고 있지만 강책의 주먹에서 빠져나올 수 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았다.“강선배님, 제가 관리하는 부대에 끼여드실 생각입니까? 하지만 일푼의 권력도 없지 않으십니까?”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오늘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 운동을 하고 싶어. 자네가 제안한 세가지 훈련 제의, 받아들이지.” 그는 단숨에 이영호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사실 강책도 이영호의 도발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전사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나서기로 생각했다. 이영호가 미소를 지었다.“강선배님, 한다고 하신겁니다! 그럼 증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하 전사들이 하나둘씩 손에 땀을 쥐기 시작했다. 강책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는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