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정현의 남자친구는 안중에도 없었고, 수라군신은 보통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정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단의 눈에 강책은 그저 돈이 많아서 멋대로 구는 부잣집 난봉꾼으로 비쳤을 뿐이다. 좋은 아버지가 없었다면 강책은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고, 이것이 바로 정단의 마음속에 있는 강책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정단은 생각도 하지 않고 곧장 가서 강책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제발 억지로 허세를 부리지 마세요, 정현이 남자친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요! 킥복싱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니까요,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연습생들이 명훈에게 KO를 당했다고요. 어서 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큰코다칠 거예요.” 두 사람이 질질 끄는 사이에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고, 뒤따라 다급한 발자국 소리도 들려왔다.“정현아, 너 괜찮아?”바로 정현의 남자친구인 명훈이었다. 정단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완전히 망했다,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정현은 일부러 초초하고 불쌍한 척하며 명훈의 품에 안겨 울면서 말했다."자기야, 내가 괴롭힘을 당했어!!!""어느 개자식이야?"정현은 강책을 가리켰다.“바로 저 사람이야! 남자라는 이유로 온갖 모욕이랑 욕설을 퍼붓고, 날 때렸어.”그러자 정단이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정현 말은 똑바로 해! 강책이 언제 너를 때렸니? 너……”“입 다물어!!!”명훈이 고함을 질렀다. "정단 너는 정현이 언니인데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지금?” “언니가 저 남자 내연녀야, 그러니까 당연히 저렇게 말할 수밖에!”정현이 울면서 대답했다.“쓰레기 같은 자식!”명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자기야, 나 대신 좀 혼내 줘. 안 그러면 정말 억울해 죽을지도 몰라!” "걱정 마, 오늘 밤 꼭 이 두 남녀를 개박살 내버릴 테니까!” 명훈은 정현을 옆에 세워놓고 주먹을 쥐면서 정단과 강책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반면 정현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감히 자신을 욕해?하하,
강책이었다. 명훈은 약간 놀랐다, 그의 주먹의 힘은 약하지 않았고 강책이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그를 막아냈다는 것은 강책의 힘이 매우 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하, 솜씨가 제법인데.” "하지만 당신이 내 주먹 몇 대를 막아낼 수 있을까?” 명훈의 주먹은 빗발치듯 정단을 향했고, 속도가 매우 빨라서 이미 정상인의 눈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에 도달했다.그런데……강책이 훨씬 더 빨랐다. 명훈의 주먹은 모두 강책에게 막혔고, 심지어 명훈은 자신이 한 방도 휘두르기 전에 이미 강책의 큰 손이 기다리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었다. 즉, 강책은 예측만으로 명훈의 모든 공격을 허무로 만들었다."이게……”명훈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어떻게 사람이 이런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말이지? 정현은 다급해졌다.“자기야 빨리 혼내주지 않고 뭐 해? 여자친구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뭘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그녀의 말에 명훈은 승부욕과 수치심이 동시에 불타올라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뿜어내며 번개처럼 강책에게 달려들어 팔꿈치와 무릎으로 공격을 가했다. 보통 사람은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정도였지만, 수라군신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강책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팔꿈치와 무릎을 모두 막았고, 이어 강책은 뒤따라와 무릎으로 명훈의 배를 걷어찼다. 빵!!!큰 소리와 함께 명훈은 벽에 단단히 부딪혀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이번에는 바보라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명훈은 아예 강책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쌍방의 '등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이다. 정단은 한숨을 돌렸다, 어쩐지 방금 강책이 가려고 하지 않더라니, 강책의 솜씨가 이렇게나 대단한 것이었다. 강책에 대한 애정이 폭발한 순간, 그녀는 자신이 강책을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는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건들거리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정현도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야조는 경성의 지하 세력 중 하나로, 행동 방식이 무지막지하고, 보통 서민들은 그들의 이름만 들어도 무서워하며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다. 정단은 명훈이 야조 사람 중 한 명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강책아, 빨리 가!"이번에는 정단이 진지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서둘러 강책을 밖으로 밀어냈다.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전 아직도 당신한테 물어볼 게 많은데요, 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가겠어요?” 정단은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그 질문은 나중에 물어보면 안 되나요? 곧 야조 사람이 올 텐데 빨리 가세요! 아니, 전 당신이 경성에 있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빨리 표를 사서 경성을 떠나 다른 도시로 가서 잠시 대피하고 있으세요.” “왜죠?”강책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냐고요? 그들은 야조예요! 사악하고 횡포한 지하 세력에 그들이 노리는 사람은 항상 끝이 좋지 않았어요. 강책 씨, 제발 잘난 척은 그만하고 어서 가세요, 한 발만 늦어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요!” 그러나 강책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았고, 소파에 앉아 혼자서 차를 몇 잔 마셨다.“당신 말은 맞지 않는 것 같군요.” "내가 듣기로 야조는 이미 손과 마음을 깨끗하게 했는데요.” "이따가 오면 차 한 잔씩 타줄 테니까 다 같이 얘기 좀 나눠보죠. 그들도 분명 내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날 어떻게 하지 않을 거고요.” 다른 몇몇 사람들은 강책의 말을 듣고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어리석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야조 사람들에게 이치를 따진다고?야조 사람이 이치를 따진다면 일반 사람들이 그렇게 그들을 두려워하겠는가. 정단은 다급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 "강책 씨, 제발 빨리 가세요. 아니면 당신 아버지인 강 회장님께 전화해서 당신을 보호할 사람을 배치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오늘 밤 반드시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강책은 살며시 웃어 보였고, 그는 정단을 올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걱
정단의 몸매가 상당히 화끈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야조 짐승들이 보면 그녀를 가만둘 수 있겠는가? 그들이 짐승 같은 짓을 하면 정단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 생각을 하자 그녀는 눈물이 앞을 가렸고, 손을 뻗어 과도를 움켜쥐며 만약 야조 사람들이 그녀를 모욕하려 한다면 그녀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미리 자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강책은 그녀의 손을 살짝 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으니 다 괜찮을 겁니다. 절 믿으세요.”‘절 믿으세요.’이 한마디가 끝없는 따뜻함을 선사했다. 강책을 정말로 믿어도 될까? 상대는 야조인데 강책이 야조를 상대할 수 있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강책의 몸놀림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아무리 대단해도 한 번에 20~30명을 상대할 수나 있겠는가? 현실적이지 않다.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야조 사람들이 이미 방에 들어와 있었다. 야조의 큰형인 날쌘 닭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명훈을 힐끗 쳐다보고는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누가 감히 내 부하를 때린 거지?”명훈은 소파 위의 강책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이 개자식입니다! 형님, 저 자식 실력이 좋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실력이 좋다고? 허허, 몸놀림이 아무리 좋아도 한 번에 20~30명을 상대해낼 수 있을까?” 날쌘 닭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곧장 거실 소파를 향해 걸어갔는데, 뒤에 있는 부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까딱거리며 깡패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 화끈한 계집애도 하나 데리고 있네?” “얘들아, 오늘 밤은 심심하지 않겠구나.” 날쌘 닭의 한마디로 야조 패거리들의 욕정에 불을 지폈고, 하나하나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바로 이때,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날쌘 닭, 오랜만이야?"응?누구지? 목소리가 왜 이리 익숙한 걸까? 날쌘 닭은 멍하니 소파에 있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목소리뿐 아니라 상대방의 몸매도 익숙해진 그는 강책이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자 날쌘 닭의 온몸에 피가 얼어붙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워졌다.그는 우당
집안 청소라니? 명훈은 넋을 잃었고, 정단, 정현, 그리고 날쌘 닭의 부하들도 하나같이 영문을 몰랐다. 날쌘 닭이 약을 잘못 먹은 것인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거지? "형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명훈이 얼굴을 감싸며 물었고, 날쌘 닭은 의연하게 대답했다.“여기에 앉아 있는 이 분은 당대의 영웅호걸이고, 내가 현생에서 가장 존경하고 숭배하는 분이다.”“그런 분이 어떻게 널 모욕할 수 있겠느냐? 네가 남을 괴롭히려다 혼난 게 분명할 테지.” “그런데도 뻔뻔하게 나더러 복수를 하라고? 허허, 너 같은 쓰레기는 우리 야조 집안에서 쫓겨나야 되는 법이지! 우리 야조는 평민을 위해 일하고, 서로 돕고 사랑하는 선량한 조직인데, 어떻게 너 같은 해로운 놈이 우리 대열에 오를 수 있단 말이지?”“그러니, 널 정리해야겠다!” 명훈과 다른 무리들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 날쌘 닭이 정말로 약을 잘못 먹은 건가? 서로 돕고 사랑하는 선량한 조직? 하하, 그들이 처음 야조에 들어갔을 때 아무도 그들이 하는 일을 막을 수 없는 막무가내 조직이 아니었던가? 취지가 완전히 비뚤어졌다!"형님, 머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명훈이 물었다. "문제가 생긴 건 너겠지!” 날쌘 닭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명훈을 호되게 때렸고, 명훈은 계속해서 소리를 꽥꽥 질렀다. 다른 부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감히 그를 말리지 못했다.이렇게 10분 동안이나 때렸고, 명훈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벌렁 드러누웠다. "됐어, 연기할 필요 없어, 이리 와서 앉아."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네, 왔습니다.”날쌘 닭은 야구방망이를 버리고 강책에게 다가와 소파에 감히 앉지도 못하고 강책의 곁에 쭈그리고 앉았다."차도 좀 마시고.”강책이 잔을 그에게 밀었고, 날쌘 닭은 들고 와서 한 모금 마셨다. "아, 강 선생님의 차는 정말 맛있고 시원하고 달콤하네요.” 정단은 옆에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로 야조의 우두머리란 것인가? 우두머리의
"음……" 날쌘 닭은 난처했다.하던 일을 계속하든지, 아예 해산하든지, 이렇게 유지하면서도 일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겠는가?강책은 한눈에 그의 의혹을 알아차린 듯 담담하게 말했다. "이달부터 주소 하나 알려줄게. 매달 10일에 월급을 받고, 1인당 월 급여는 400만 원이야. 당신은 관리자이니 월급의 두 배인 800만 원을 주겠어.”800만 원?이렇게 후하다고? 그들의 학력과 경력에 어디서 이런 고임금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겠는가? 부하들을 데리고 나쁜 짓을 하고 다녀도 한 달에 그렇게 많이 벌지는 못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항상 경찰을 경계해야 한다. "강 선생님, 우리에게 너무 잘해주시는 것 아닙니까?""잠깐. 나는 단순히 너희들에게 잘해주는 것이 아니야. 내 월급을 받고 일을 하면 앞으로 나를 대신해서 일을 처리해야 할 거야. 지금부터 당신들의 일은 이 일대의 치안을 지키는 거야. 사람을 괴롭히고 도둑질하고 강탈하는 자들은 모두 당신들의 책임이야.” 강책이 야조에게 손을 씻을 기회를 준 것이다.돈으로 그들을 키운 다음, 매일 대중 속으로 들어가 일반 국민을 돕고 안전을 지키게 하는 것. 이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날쌘 닭은 격양된 목소리로 대답했다.“강 선생님, 당신은 정말 살아계신 보살님이시군요!”"그래, 이만 가보도록. 아 참, 명훈 같은 사람은 야조에 남아 있지 말고, 네가 말한 대로 패거리에서 쫓아내도록.” "네!"날쌘 닭은 즉시 일어나 부하를 시켜 명훈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이 순간부터 야조 패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단지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선량한 야조일 뿐이었다. 시끌벅적하던 집안이 마침내 조용해졌고, 시간은 이미 새벽 1시가 넘어갔다. 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한편에 있던 정현을 보았고, 또다시 정단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집은 누구의 것이죠?”정단이 대답했다. “제가 돈을 내고 빌린 집이에요. 하지만 정현이 명훈을 등에 업고 공짜로
지하성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나니 정단의 몸이 떨리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그녀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어디서 그 얘기를 들은 거죠?” 지하성은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 기밀이며, 회사 전체에서 몇 명만 알고 있는 것 외에는 대부분 들어본 적도 없었다. 평소에 회사에서는 아무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니, 강책은 지하성에 대해 알 수 없는 것이 정상이었다.강책의 눈이 불타오르며 말했다."저도 우연의 일치로 알게 됐지만 회사 내부에 지하성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당연하죠.”정단은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회장님을 제외하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모두 다섯 명뿐입니다.” "네?""저, 순홍, 베테랑 기술자 서정훈, 상동진 팀장님, 유진명 본부장님입니다.”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그래서 어떤 핵심 기밀이길래 이렇게 조심하는지 궁금하군요.” 정단은 서둘러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강책을 바라보며 의심에 찬 눈빛을 보냈다.이런 눈빛을 마주하면 보통 사람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지만, 강책은 마치 조각상처럼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정단은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정상이 아닌 것 같아요.”“어디 가요?”"당신은 회사에서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경박하고 게으른 전형적인 제벌 2세 도련님 같아요.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저를 공포에 떨게 해요. 당신은 능력이 있으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죠?” 강책은 웃으며 대꾸했다."뭘 그렇게 거창하게 말을 하세요? 저는 그냥 회사 일이 궁금해서 물어봤을 뿐인데요.” "그냥 물어본 거라고요? 9억을 주며 날 도와주고, 날 위해서 이렇게 많은 걸 해줬는데 그냥 물어보기만 한다고요?” 정단은 진지하게 물었다. "솔직히 말해 보세요, 당신 정말 회장님의 아들이긴 한 겁니까?!” 응?강책은 미간을 찌푸렸다.“그건 무슨 뜻이죠?”정단이 말했다. "회장님이 10년 가까이 아들을 보지 못했는데 아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지하성의 실력이 이렇게 막강하다면 왜 혼자 하지 않고 모리 하이테크에게 맡기는 걸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단은 강책이 의심하는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 “사실 저도 왜 이렇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세상은 넓고, 별일이 다 있잖아요, 지하성은 다른 건 전혀 관심 없고, 연구 개발에만 전념하는 회사입니다. 심지어 이 업계에서 지하성의 어떠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곳이 없죠.”강책에 정단에게 물었다. ”그럼 회사에서 무슨 일을 시키죠?”정단이 대답했다. “지하성에서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가 나오면 저와 순홍 그리고 서정훈이 각각 프로젝트의 일부를 맡아서 개발을 돕습니다. 저희 세 사람은 지하 밀실에 빈손으로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와요. 그리고 저희가 밑은 임무가 각각 달라서 절대 서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서로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고, 심지어 자기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지하성을 도와 암암리에 원자폭탄을 개발했더라도 저희는 모를 겁니다.”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리 하이테크는 보안 방면에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기 때문에 프로젝트 참여자들도 전체 내용을 알아낼 수 없다. 세 사람은 일관 작업을 조립하는 사람처럼 각자 프로젝트 전체의 일부분을 맡고 있었지만 전체 내용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정말 대단한 수단이다!정단이 말했다. “상동진 팀장이 저희를 감시하는데 저희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몰라요. 아마 회장님 외에 이 프로젝트의 전체 내용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유진명 씨일 거예요. 강책은 정단의 말을 듣고 감을 잡았다. 강책과 강한비의 만남이 한 발짝 가까워진 듯 보인다. 강책의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강한비는 지하성에 있을 것이다! 심지어 지하성에는 오직 강한비만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정단과 두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지하성의 위치를 찾는지가 관건이다. 강책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정단에게 물었다. “가장 최근에 지하성 개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