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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34화

집 안 전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봉성은 한마디라도 꺼내고 싶지만 정계산의 눈빛이 무서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정계산은 깊게 쉼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책, 그렇게 가족이 못 미더웠어? 오랫동안 참 잘 숨겼네. 총책임자 자리까지 올랐는데 처가에서 지내는 사위가 되고 싶었던 거야? 우리는 지금까지 너를 얼마나 욕했는 줄 알기나 해? 무슨 영웅이라도 되고 싶었던 거냐? 정의의 사도라도 되고 싶었던 거냐고!”

강책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정계산의 질문은 이미 퇴임식에서 모두 말한 사항이였기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정봉성은 강책의 모습을 보고는 다급하게 수습하기 시작했다.

“셋째 삼촌, 강책이 말했었잖아요. 우리가 안좋은 일에...”

정계산은 “안좋은 일 뭐?” 라고 말한 뒤, 크게 소리쳤다.

“우리가 이 자식 신분가지고 안 좋은 짓이라도 하고 다닐 것 같아? 허허, 우리를 무슨 사람으로 본거야?”

“아니, 셋째 삼촌. 그게 아니잖아요.”

소청은 옆에서 정계산을 말렸다.

“영감, 강책 성격은 당신도 알잖아. 다 우리가 곤란한 상황에 휘말릴까봐 그런거잖아. 게다가 강책은 대우를 바란 게 아니고, 집 처럼 화목한 분위기를 원했던 거잖아.”

정봉성과 소청의 말에 정계산의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그저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긴 강책의 행동에 화가 났을 뿐이였다. 마지막으로 정계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책아, 다음부터는 꼭 우리한테 말해줘야 해. 준비라도 하고 들어야지 말이야. 네 장인어른이랑 장모는 오늘 뒤로 넘어질 뻔 했어!”

그의 말에 정봉성과 소청이 몰래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실 오늘 식장내내 정계산은 제일 큰 박수소리로 그를 환영했었다. 정계산은 잠시 멈칫하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고, 총책임자로 계속 일하면 되잖아. 뭐가 부족해서 갑자기 은퇴를 한다고 해?”

강책은 “이제 남은 힘이 없어요.” 라며 답했다. 정계산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누구라도 총책임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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