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여우뿐만 아니라 그의 형제들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땅에 앉아있던 뚱보가 소리를 질렀다.“호범이 너 이 자식, 뭐 하는 거야? 형님이 맞아 팔이 끊어졌는데 뭘 망설이는 거야?”호범이는 침을 꼴깍 삼키고 TV를 가리켰다.“어르신, 얘들아 여기를 좀 봐. 우리가 때리는 사람과 이 TV에서 강연을 하는 사람이 너무 비슷하지 않아?”“뭐라고?”사람들은 호범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보았다.모두 깜짝 놀랐다.비슷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같은 사람이었다. 심지어 강책의 몸에 있는 슈트마저 어제 강연에서 입은 그 슈트였다.총책임자가 TV에서 걸어나왔다!강책은 더 이상 강남구의 총책임자가 아니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강책과 같이 신분의 고귀한 사람들은 은퇴를 했다고 해도 호범이와 같은 건달이 건드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잘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다.호범이와 그의 형제들은 의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모두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겁쟁이다. 신분이 높은 강책과 전혀 비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어르신, 호범이 형. 저 배가 갑자기 아파서 먼저 가볼게요.”한 똘마니가 먼저 도망을 쳤다.“아, 갑자기 생각났다. 우리 와이프 지금 산통을 한다는 연락이 왔네. 나 빨리 가보아야겠어.”“우리 작은 아들 하원할 시간이 됐어. 데리고 집에 가서 밥을 먹어야 돼.”저마다 각종 핑계를 대며 사라졌다. 몇 초 사이에, 우르르 빠져나가고 한 명도 남지 않았다. 호범이만 남겨두고 말이다.호범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 나쁜 자식들, 평소에 그렇게 의리를 따지더니, 진짜 일이 생기니 토끼보다 빨리 도망가잖아!그도 도망을 치고 싶었다.강책이 그를 불렀다.“네 이름이 호범이라고?”호범이가 깜짝 놀랐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호범이의 이름만 불렸다. 강책이 다른 사람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그의 이름만 기억했다. 이제 어떡하지?그가 풀썩 강책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저기, 총책임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말썽꾸러기들을 보낸 후, 강책은 소매로 책상 위에 있는 먼지를 털었다.“지란 아주머니. 죄송해요. 이런 꼴을 보여드렸네요.”강책은 어딜 가나 일을 저지르는 것 같았다. 이제 그도 습관이 되었다. 어느 하루 일을 저지르지 않으면 그는 더 이상 강책이 아니다.임지란이 그를 따라 웃으며 말했다.“아마도 이런 시련 때문에 지금의 네가 있는 것 같아. 너를 보살펴준 하느님께 감사해야 돼. 온실의 꽃들은 강한 비바람을 견디지 못할 거야. 책아, 지금의 너를 보니 뿌듯하고 자랑스럽구나.”잠시 후, 그녀가 계속 말을 이어했다.“자, 이제 주제를 벗어나지 말자. 책아, 오늘 나를 찾아온 이유가 머야? 신입생 강의를 하러 가보아야 돼. 내 시간 많이 잡아먹으면 안 돼.”강책의 목소리가 들렸다.“지란 아주머니, 돌아가지 않으셔도 돼요.”“음?”“제 말을 모두 들으시면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질 거예요.”임지란이 웃으며 말했다.“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해? 나는 할 줄 아는것이 공연밖에 없어.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뭘 해야 될까? 그리고, 나 아직 은퇴할 나이가 아니야. 여기에 남아 뭘 해야 될까?”강책이 말했다.“아주머니, 저 아버지 단서를 찾았어요.”너무 갑작스러운 말이었다.임지란은 그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이런 말을 들은 그녀는 망치가 심장 부근을 때린 것처럼 답답하고 피를 토할 것 같았다.그녀의 두 눈이 강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믿을 수 없어.“너의 아버지? 강한비?”“네.”강책은 사실대로 말했다.“네. 제가 총잭임자였을 때 큰 사건을 해결했어요. 사실, 이 사건의 제일 큰 배후의 이름이 바로 강한비에요.”“뭐?”임지란은 머리가 더욱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다.“책아, 잘못 본거 아니야? 너희 아버지 성격을 너도 잘 알잖아. 성격이 올곧고, 권력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야.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어?”강책이 말했다.“네. 저도 믿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총책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 경성으로 가서 직접
치약 칫솔, 수건, 면도기, 그리고 강책이 묵을 호텔, 등… 모두 준비가 끝났다. 강책에게 사고가 날까 봐 무서웠다.그럴수록 강책은 마음이 아팠다.“여보.”“음?”“나 빨리 돌아올게.”정몽연은 하던 일을 멈추고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짐을 챙겼다.오늘 밤, 변덕이 심한 밤이다. 새벽은 헤어지기 싫은 날이다.다음날 아침, 정몽연은 직접 운전을 하고 강책을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임지란이 공항에 도착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짐을 맡겼다. 정몽연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터미널.임지란이 강책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부인과 떨어져 지내서 많이 힘들지?”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네. 지금 당장 경성에 가서 아버지를 찾고 빨리 돌아오고 싶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강책은 경성에 가면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자신의 짐을 챙기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그들이 금방 자리에 앉자 경찰 몇 명이 다가왔다. 그들은 강책과 임지란의 길을 막고 물었다.“강책 맞습니까?”이것도 물어볼 필요가 있어?강책의 현장 강연은 전국에 라이브로 방송되었다. 며칠 동안 강남구에서 제일 핫한 뉴스였다.공무원 신분인 몇 명의 경찰들은 강책을 모를 수가 없다. 형식으로 물어볼 뿐이었다.강책이 고개를 끄덕거렸다.“저 맞습니다.”경찰이 말했다.“강책, 당신은 지금 악성 난투극 상황에 연루되어 출국이 제한되어 있으니 공항에서 나와주세요.”풉!!한편에 있던 임지란은 하마터면 물을 뿜을 뻔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강책의 출국이 제한되어 있다고?그는 1년 넘게 강남구 관리를 하고 결국 강남구를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누가 감히 그에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어?임지란은 상냥하지 않은 말투로 물었다.“저기요. 이 분이 누구인지 몰라요? 이분이 바로 강책이에요. 강남구 총책임자!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출국 제한을 해요? 이 강남구에서 그렇게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은 없을 거예요!”그녀의 말이
이 사람은 전형적인 밉상이다, 어제 뚱보가 강책한테 혼나 오늘 지청강은 직위를 이용하여 강책의 출행을 제한하였다.이런 사람은 진짜 징그럽다!임지란이 말했다. “당신이 뭔데 강책의 출행을 막아요? 강책이 무슨 블랙리스트에 올랐거나 현상범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근거로 출행을 제한하는 겁니까?” “무슨 근거로? 내가 공항 사장이니까 공항 전체가 내 관할 범위내야. 안돼?”임지란은 급하고 화가 났다. 이런 추악한 몰골을 하고 있는 사람과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강책이 아직 강남구의 총책임자라면 지청강이 죽어도 감히 이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강책은 평민이다.지청강은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어, 강책을 막 대했다.산 밖에 난 범이요 물 밖에 난 고기가 바로 이 말이다. 한때 명성이 자자했던 강책이 작은 공항 사장에게 출행 제한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며칠전만이라도 지청강이 강책을 만나려면 미리 보고를 신청해야 했다.이제 지청강은 꺼리낌 없이 강책 앞에 서서 허세를 부릴 수 있다.“강책, 오늘 어디도 떠날 수 없어. 그냥 돌아가. 이 공항뿐만 아니라 모든 공항, 기차역, 버스정류장, 출입국에도 내 사람이 있으니 절대 떠날 수 없어!”“강책, 나 지청강을 건드리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똑똑히 봐!”“너는 이미 총책임자가 아니야, 옛날처럼 건방지게 행동하지 말라고. 지금의 너는 개만도 못하니, 얌전히 꼬리 내리고 살아!”지청강은 손을 흔들고 말했다. “이 사람을 내쫓아라!”두 명의 경찰은 즉시 강책과 임지란을 쫓아내려고 했다.임지란이 다급히 말했다. “어쭈?! 한번 덤벼봐!”강책은 그녀를 덥석 끌어당겼다.솜씨로 따지자면 강책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지만 오늘은 절대 손을 쓸 수 없다.경찰은 악당이 아니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들과 싸울 수 없다.경찰을 폭행하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지금 그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만약 손을 쓴다면 지청강은 그에게 죄명을 뒤집어씌울 수 있다.하지만...그렇다고 강책이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지청강은 비록 정부 인원은 아니지만, 그는 공항의 사장이다. 공항은 그의 관할을 받으며, 여기서는 경찰이라도 그를 건드릴 수 없다.곤란하다.이 긴장한 분위기 속에 다른 사람들이 다가왔다.“누가 이리 대단한 척 해?”늙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람들이 모두 그를 쳐다보았다. 백발이 창창하지만 늠름한 노인이 회색의 양복을 입고 아주 깔끔해 보였다.딱 봐도 고귀한 분이시다.이 사람을 보고 지청강은 방금의 기세가 다 사라졌다.이 노인은 바로 강남구 항공부서의 장 부국장이다.강남구의 모든 공항과 항공사는 모두 이 노인이 관리하고 있다. 그는 지청강의 상사이다.장 부국장을 보자마자 지청강은 웃으며 달려갔다. “아이고, 장 부국장님, 바쁘신 분이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장 부국장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 강 선생님을 배웅하기 위해 왔지.”“아...”지청강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만약 사맹지라면 몰아붙일 수 있지만 장 부국장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비록 지청강은 정부 인원은 아니지만, 확실히 항공국의 관리를 받고 있다.만약 장 부국장을 잘못 건드리면, 이 사장 자리는 아마 더이상 앉을 수 없을 것이다.임지란은 이 장면을 보고 재빨리 옆에서 부추겼다. “부국장님께서 이번에는 괜한 걸음 하셨네요, 강책이 떠날 수 없으니 배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장 부국장은 껄껄 웃었다. 방금 그들 사이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강 선생, 안심하세요. 제가 있으니, 오늘 누구도 당신을 막아서 권리가 없습니다!”장 부국장의 말에 지청강은 찍소리도 못냈다.하지만 지청강은 승복하지 않고 용기를 내며 말했다. “부국장님, 왜 그러십니까? 죄인을 직접 배웅하러 오시다니 체면이 깎이는 것 아니예요?”“닥쳐!!!”장 부국장이 노호하자 지청강은 놀라서 몇 걸음 뒷걸음질했다.장 부국장은 이어서 욕설을 했다. “강선생은 강남구의 은인이자 귀한 분이야. 강선생 덕에 강남을 이렇게 번화하게 만들었는데, 너 같은 소인이 모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고 지청강에게 내린 이 벌은 마땅하다.강책은 시계를 보았다. “탑승 시간이 돼가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장 부국장과 사맹지가 인사를 했다.떠나가는 강책의 뒷모습을 보며 두 사람 모두 아쉬움이 컸다.재치와 능력을 겸비한 젊은이가 계속 강남구를 이끈다면 강남구의 인민들의 살림살이가 넉넉할 것이다.아쉽게도 그는 겨우 1년 동안만 책임졌다.하지만 충분하다.이번 해는 다른 도시의 10년의 발전 수준에 맞먹는다. 이런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없다.강책은 임지란과 비행기에 탑승하여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일등석이라 좌석 간격이 비교적 넓고 좌석도 비교적 편안하며, 승무원이 차를 따라주는 등 각종 서비스가 다 갖추어져 있었다.이번 비행 여행은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굉음과 함께 비행기가 천천히 출발해 활주로를 달려 이륙했다.강책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경성, 내가 왔다!이번 비행은 거의 세 시간이나 걸려서 모두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비행기에서 놀거리가 없으니까.한 시간쯤 쉬고 강책의 귀에 두 남자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하나는 목소리가 거칠고, 하나는 매우 날카롭다.“막내, 왼쪽 앞 좌석에 있는 여자 둘 봤어?” 목소리가 거친 남자가 먼저 말했다.날카로운 목소리의 남자가 말했다.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봤어. 진짜 미인이야.”“이런 미인을 눈앞에서 그냥 내버려둔다면 그야말로 남자가 아니지.”“범이 형, 시작해볼까?”“콜!”곧이어 자신의 의자가 뒤에서 밀리는 것을 느낀 강책은 눈을 뜨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 과연 뒤에서 두 남자가 일어서서 틈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그 두 사람은 왼쪽 앞 좌석 옆으로 걸어갔다.범이 형이란 남자는 헤헤 웃으며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네주었다.“미녀분들, 남자친구 있어요?”좌석에는 두 명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통로 옆에는 키가 큰 금발 여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하얀 긴 다리가 탐스럽게
범이 형은 껄껄 웃으며 어조를 약간 더했다. “미녀분, 저도 경성에 명성이 자자한 사람인데, 명함을 받아주시지? 나중에 밥 사주고 영화도 같이 보고, 차도 사주고 가방도 사줄게요, 원하는 걸 다 줄게요!”하지만 헛수고였다얼음여왕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범이 형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파리처럼 내 귓가에 맴돌지 말고 꺼져요.” 사람은 차가워 보였고 말은 더 차가웠다.범이 형의 내민 손은 떨렸고, 그는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받을래요 말래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음의 여왕이 손을 내저으며 바로 범이 형의 명함을 땅에 떨어뜨렸다. 범이 형은 화가 치밀어올라 고함을 질렀다. “이봐, 감히 내 명함을 바닥에 내던져? 3초줄게, 당장 주워!”얼음의 여왕은 상대도 하지 않았다.승무원이 급히 달려왔다. “승객님, 이러지 마세요. 어서 제 자리로 돌아가세요...”“꺼져!”범이 형은 승무원의 뺨을 때려 그녀를 바닥에 쓰러트렸다.그는 얼음의 여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좀 이쁘게 생겼다고 대단한 줄 생각하지 마. 내가 오늘 쓴맛을 안 보여주니까 내가 얼마 대단한 줄 잘 모르지?”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손을 뻗어 얼음여왕의 머리를 눌러 그녀를 땅바닥으로 짓누르려고 했다.그러나 그의 손이 닿기도 전에 얼음의 여왕이 먼저 손을 내밀고 범이 형의 목을 쳐 그의 머리를 좌석 등받이에 부딪히게 했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범이 형은 머리를 부딪히고 기절했다.사람들이 경악했다.이 여자의 솜씨는 정말 대단하다.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형이 기절한 걸 보고 막내가 물러날 줄 알았지만 도리어 생떼를 썼다.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네가 내 형을 죽였어. 넌 끝장이야! 이봐요. 이 여자를 수갑 채우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데려가세요!”경찰 몇 명이 다가와 바닥에 누워 있는 범이 형의 상태를 체크했다. “아직 살아있어요.”막내는 계속 우겼다. “지금 살아있어도 비행기에서 내리면 죽을 거예요. 우리 형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따라 사람들이 쳐다보았다. 한 젊은이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피곤한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다름아닌 강책이다.막내는 눈썹을 찌푸리며 시무룩하며 말했다. “우리 형님이 곧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네가 뭔데 감히 여기서 비아냥거려?”“숨이 넘어간다고?” 강책은 눈을 비비고 일어나 다가갔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범이 형을 바라보았다. “안심해요. 죽지 않아요.”강책은 쭈그리고 앉아 범이 형을 깨우려 했다.막내는 “뭐 하는 거야?”라며 말렸다.강책이 말했다. “깨우려고 하잖아요.”“깨운다고?” 막내는 냉소했다. “내가 딱 봐도 넌 좋은 사람이 아니야. 우리 형님을 깨운다고? 네가 건들면 우리 형님이 죽을까 봐 무서워!”“안 그래요.”“허허, 네가 아니라면 아니야?”“물론이죠.”“그럼 죽으면?”강책은 장담을 했다. “죽는 다면 나도 내 목숨을 내놓을게요” 이 말은 아주 무거웠다.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건 봤지만 자신의 목숨까지 거는 건 본 적이 없었다.“책아, 너 뭐 하는 거야?” 임지란이 깜짝 놀랐다.그러자 귀여운 여자도 다급하게 말했다. “제발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그 두 사람은 파렴치한 놈이에요. 당신은 그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이 일은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에요, 만약 우리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면, 전 평생 죄책감을 느낄 거예요.”얼음의 여왕은 말없이 강책만 쳐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의심이 가득했다.강책은 가볍게 웃었다. “내가 이 말을 한건 자신이 있으니까 한 말이에요. 아까 한 말은 안 거둡니다.”이런 말까지 했는데 막내가 뭘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강책이 범이 형을 깨우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그만 일어 나세요. 바닥이 너무 차가워요, 빨리 일어나세요.” 강책은 그를 두번 흔들었다.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막내는 속으로 웃었다. 머리가 다 깨졌고 사람도 기절했는데 어떻게 대충 두 번 흔든다고 깨어날 수가 있겠어. 지혈하지 않으면 범이 형님의 목숨도 지킬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