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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33화

마지막으로, 강책은 허리를 45도로 숙였다.

“퇴임식의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사실, 오늘 점심까지만 해도 제 가족들조차도 제가 총책임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만약 제 가족들이 알게된다면 저 때문에 고민하고, 불안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의 특별한 신분때문에 위험이나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게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늘 가족에게 공개를 한 건 다름아닌 오늘 부로 은퇴를 하는 저는 더 이상의 특별한 신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번 더,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강책은 다시 한번 더 허리를 숙였다. 무대 아래에 있는 정계산 가족들은 강책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평범한 사위, 평범한 남편으로 남거나, 처음부터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복잡미묘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강책의 진짜 신분을 알았지만 그 동시에 그 신분을 내려놓다는 사실에 어디가서 자랑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퇴임식은 3시간동안 열렸고, 강책은 모든 일을 발표한 다음 무대에서 자리를 떴다. 목양일은 부하들에게 알려 식장을 정리했고,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안내 하에 식장을 떠났다. 당문호의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다. 지금부터 그는 동쪽 전장의 부통령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 살면서 이곳저곳의 괴롭힘을 참으며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무거웠다. 식장은 1시간이 넘어서야 깨끗하게 비워졌다. 정가는 식장에서 나온 뒤, 바로 집에 들어와 소파에 앉았다. 이어서 오늘 퇴임식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자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다. 한 정부에서 온 차가 집 문 앞에 멈추고, 강책이 차에서 내렸다. 이어서 집 문을 열었다. 오늘부터 강책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가족들의 화목한 환영을 받을 수는 없었다. 강책은 집에 들어간 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집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했다. 서로만 멀뚱멀뚱 쳐다보며 어색한 기류가 흐를 때, 정봉성이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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