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웃음은 비웃음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공포의 웃음이였다. 석관은 강책이 이러한 타이밍에 장난을 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있었다. 사맹지는 그의 직속 후배로 강책의 신분은 적어도 부국장 또는 더 높을 수도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강책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무섭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강책이 높은 신분을 가진 상대라면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수고들은 쓸데없는 ‘멍청’한 짓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강책, 나랑 쓸데없는 말장난 같은 거 하지 말고 정확히 말해. 그러니까, 네 직속 후배가 사맹지면 너는 부국장이나 국장 이라는 거야?” “아니.” “그럼 뭔데?” “강남구, 총책임자.”석관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찻잔은 반쪽으로 깨졌다. 휴게실 안 흐르는 공기조차 멈춘 것 같았다. 석관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강책의 신분을 계속 추측하고 있었지만 강남구의 총책임자라는 것은 추측하지 못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였다. 부국장 또는 국장이였다면 그려러니 했을 테지만 강책의 진짜 신분이 총책임자라는 사실에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모든 일들을 떠올렸다.“총책임자? 그럼 대체 왜 내 앞에서 불쌍한 척 하고 그랬던 거야? 내가 우스웠구나?” “나도 어쩔 수 없었지. 네 같은 똑똑한 여우한테는 내 신분을 감춰야 네가 알아서 꼬리를 내밀더라고.” 강책의 말은 맞는 말이였다. 만약 처음부터 석관이 강책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오늘 밤에 이런 소동도 피우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수단을 통해 다르게 빠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이미 석관의 모든 행동을 꿰뚫고 있었고, 처절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석관은 강책에게 참패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였다. 의술, 의덕 또는 여러 방면에서도 강책은 항상 석관의 위에 서있다. 석관은 강책과 비교상대조차 되지 못한다. 이번에 강책과의 PK에서는 석관의 참패로, 이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때, 휴게실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사맹지는 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굶주린 사냥꾼처럼 바로 그에게 달려들었다.“이 새끼가 잘도 도망쳤겠다, 이제 어디로 도망칠 수 있는 지 한번 보자고!” 그는 바로 수갑을 꺼내고는 석관에게 채우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강책의 “큼, 그럴 필요는 없어.” 라는 소리에 행동을 멈추었다. 현재 있는 곳은 경찰서로, 늙은 노인이 도망치려고 해도 멀리 가지 못해 다시 잡혀 올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강책까지 현장에 있기 때문에 사맹지가 나서서 화를 낼 필요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부주의에 잠시 뒤로 물러났다. “총책임자님, 저 새끼가 왜 여기있는 겁니까?” 강책은 손을 허공에 휘저었다.“이번 일은 따로 너한테 설명해 줄 사람 있을거야. 내가 따로 말하지는 않을게, 이미 잡혔고, 증거도 충분하니까, 이제 내가 여기에 있을 이유는 없겠지? 나머지 일은 다 사팀장한테 맡기고 갈게.” 사맹지는 “충성!” 이라는 말과 함께 경례를 했다. 강책은 휴게실을 떠나려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문 앞에서 다시 한번 더 석관에게 물었다.“맞다, 딱 한가지는 물어보고 싶었는데. 너한테 계속 의뢰를 했던 경성의 ‘그 분’ 이 대체 누구야?” 경성의 ‘그 분’이 제일 중요한 요소였다. 만약 ‘그 분’의 의뢰가 없었다면 석관도 지금의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석관은 숨기지 않고 모든것을 내뱉었다.“그분은 경성에서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 강한비.” 석관에게 있어 그 이름은 평범하다 못해 일상이 되어버린 이름이였다. 하지만 강책은 ‘강한비’ 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기 시작했다. 수라군신 강책도 무서워서 벌벌 떨기 시작했다. 심지어 휘정거리더니 옆에 있는 문을 짚고 억지로 섰다. 무서운 눈빛으로 석관을 바라보면서 석관의 눈빛에서 다른 수작을 품고 있는 지 아닌지 확인하려 했지만 석관은 고개를 숙여 아무런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이 새끼가!” 강책은 미친 것처럼 그에게 달려들고는 석관의 멱살을 잡고는 “날 가지고 장난을 쳐?!” 라며 소리쳤다. 석관은
이제 꺼내 줄 사람이 없는 석관, 석문병 부자는 평생을 감옥에서 썩어야 했다. 부친의 침묵을 보자 석문병은 더욱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바로 석관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소리쳤다.“이 쓰레기야! 엄마가 당신 버리고, 그 돈 많은 늙은이랑 도망친 것도 다 이유가 있었어! 이 늙어빠지기만 한 무능력한 노인네야!” 남자로써, 한 가정의 가장이자 부친으로써 자신의 아들에게 쓴소리를 듣는 순간, 그의 자존심과 체면은 산산조각이 났다. 동시에 석문병의 한마디,한마디가 모두 석관의 심장을 찔렀다. 그의 아내는 그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항상 계산적인 그의 행동에 경성의 부자 늙은이와 함께 도망친 것이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한 평생 눌러왔던 그의 분노가 폭발했다.“이게 누구한테 소리를 질러? 그럼 그때 네 버리고 간 엄마 찾아서 경성을 갔어야지! 내 정확한 계산은 모두 다 너같은 버러지 때문에 망했어, 알아? 머리는 왜 달고 다니는 거니? 내 친아들이긴해? 어쩌면 너는 네 엄마가 밖에서 다른 남자랑 낳은 아들일 수도 있다고!” 석관도 상관을 쓰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욕했다. 욕에서 끝이 난 것이 아닌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싸우기 시작했다. 석부자의 싸우는 모습은 울지도,웃지도 못할 장면이였다. 한편, 사맹지는 사람을 불러 금고의 열쇠를 꺼내고는 바로 강책과 함꼐 석관의 의학사로 향했다. 20분 후, 의학사에 도착했다. 강책은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간 뒤, 의학사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나머지 부하들은 모두 문 밖에서 지키라는 그의 지시를 받았다. 이어서 강책은 열쇠를 꺼내 사무실의 서랍에 끼고는 조심스럽게 열었다. 안에는 몇장의 편지가 들어가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꺼내 열어보았다. 편지 안의 내용은 많지는 않았지만 경성의 ‘그 분’이 석관에게 지시한 내용, 병증, 시간, 상대, 장소 등등 모두 자세하게 적혀져 있었다. 강책은 모든 편지를 읽어보고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석관은 강책의 진짜 신분을 모르고 있었기에, 편지로 이용해 그를
강책의 절망적이고 씁쓸한 눈빛을 바라보며 사맹지는 마음이 아파왔다. 강책과 오랜시간 일했던 사맹지는 그의 강인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강인한 남자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그 상처를 가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총책임자님, 은퇴하시지 말고, 계속 사건을 조사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맹지는 좋은 제안을 내놓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다. 강책은 손을 휘젓고는 “아니, 이미 사람들을 불러서 회의까지 다 마치고 왔어. 게다가 경성에서 일어난 증거를 가지고, 내가 강남구의 총책임자의 자리에 있는 이상 더 깊게 조사할 방법은 없어.” 라며 말했다. 어떤 쪽이든 은퇴는 이미 결정난 일이였다. 강책은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정신을 차렸다. 적어도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섣불리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사건의 진상은 나중에 조사를 해야만 알 수 있었다. 강책은 “여기는 자네한테 맡길게. 먼저 간다.” 라고 말했다. 이에 사맹지는 “충성!” 이라고 답했다. 강책은 집으로 돌아가서는 간단하게 밥을 먹고 침대에 앉아 요 몇일 일어난 일들을 떠올렸다. 정몽연은 눈을 깜빡깜빡하고는 강책의 얼굴을 살폈다. 정계산이 그녀에게 물었다.“몽연아, 강책 요새 왜 이렇게 힘이 빠진 것 같니? 눈에 힘이 없어.” 정몽연은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는 표시를 했다.“녀석아, 네가 그래도 아내아니냐, 남편한테 관심을 줘야 할 거 아니야? 빨리 가서 물어봐.” “응.”정몽연은 방 안으로 들어가서는 문을 살살 닫았다.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책이 먼저 입을 열었다.“위로 안해줘도 돼. 난 괜찮아.” 정몽연은 그에게 다가가서 강책의 몸에 손을 올렸다.“여보, 우리는 부부야. 부부사이에 숨길 건 없어, 알려주면 안될까?” 강책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정몽연의 손을 잡았다.“괜찮아, 이틀 뒤에 다 알려줄게.” “이틀 뒤라니?” “비밀.”정몽연은 궁금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다음 날, 강책은 일찍 집을 나와 한 식당에서 예약을
"그게……열어보면 알게 될 겁니다.”처음으로 강책은 기진 앞에서 말을 우물거렸고, 기진은 교활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니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거야, 혹시 나쁜 짓 하다가 와이프한테 들켜서 나랑 같이 몽연이한테 빌러 가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려고?” 그는 말을 하며 봉투를 열어 편지를 꺼내 들여다봤다.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자세히 읽어보자 기진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 편지는 다름 아닌 사직서였다! 강책이 일을 그만둔다고?기진은 넋을 잃었고 손이 떨려왔다. 편지를 보고 강책을 한 번 본 뒤,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했다. "강 동생, 왜……왜지? 내가 너한테 못해준 게 있나?” 강책은 기진의 손을 붙잡으며 대답했다."아니요, 기진 형님께서는 저에게 매우 잘 해주셨습니다. 어떤 회사의 대표도 이렇게 저를 믿어주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왜 그만두려는 거지? 회사에서 누군가 너를 욕하는 거야? 그렇다면 당장 그 사람을 자르겠어!” "아니요, 오해십니다.” 강책은 서두르지 않고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중요한 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무슨 일이 그렇게 중요해?""저……아버지의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기진은 어리둥절해 했고, 그도 강책의 아버지가 실종된 것과 줄곧 찾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행방을 알게 된 건가?”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행방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간의 단서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이변이 없는 한 제 아버지는 지금 경성에 계십니다. 저는 경성에 가서 확실하게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강남구 쪽의 일은 그만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기진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사표를 접고 말했다."그래, 다 알았다. 강 동생 걱정 마. 이 구매 매니저 자리는 내가 계속 비워 놓을 거고, 기껏해야 임시로 너를 도와 문제를 처리해 줄 사람을 찾을 거니까. 네가 아버지를 찾으면 언제든지 돌
오후에 집에 돌아왔을 때, 소청은 음식을 준비해 놓았다. 강책이 집에 들어서자 정계산이 황급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얼굴 표정이 달라지고 변하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 같았다.그는 정몽연에게 물었다."아버지가 왜 저러시지?” 정몽연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몰라, 너랑 아빠랑 번갈아가면서 이상하게 구네, 다들 요즘 왜 그러나 몰라.” "영감님, 밥 먹으러 와요.”소청이 소리쳤지만 정계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고, 10분 후 12시가 되자 서둘러 TV를 켰다.그러자 소청은 약간 화가 났다. "아니 밥 먹으러 오라고 했는데 왜 TV를 보는 거야? 영감님, 무슨 짓이죠 이게?” "쉿, 조용히 해!"오늘 정계산의 행동은 확실히 매우 이상했다. 정몽연과 소청이 서로를 쳐다보았고 상당히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는데, 혹시 영감님이 무슨 일을 저지른 건 아닐까? "아빠, 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정몽연이 조심스럽게 묻자 정계산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대답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총책임자님 일을 걱정해서 그러는 거다.” "총책임자? 그 사람이 무슨 일이 있겠어? 설령 그 사람한테 일이 생긴다고 해도 아빠가 걱정할 건 아닌 듯한데. 아빠는 그저 작은 수리국의 주임일 뿐이잖아.” “네가 뭘 안다고? 오늘 아침 내부 통지를 받았는데……”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TV에서 뉴스가 방영되기 시작했고, 사회자는 빳빳한 양복을 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남구 전체 시민에게 알릴 큰 뉴스가 있습니다. 강남구 총책임자가 은퇴를 결정했으며, 구체적인 은퇴식은 모레 정오에 열리고 했고……”정계산은 이 소식을 듣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절망에 빠졌다. 그는 한숨을 쉬며 말을 꺼냈다."에이! 아침에 내부에서 온 통지를 듣고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 보니 이 일은 이미 확정됐고 새로 온 이 총책임자는 반드시 은퇴할 것 같군."정몽연은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
그는 주인공으로서 다른 사람을 초청한 것인데, 어떻게 초청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정계산은 눈을 껌벅이며 조금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이거 혹시 함정이 아닐까? 고의로 누가 우리 가족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참석을 해야 해 말아야 해?” 그러자 정몽연이 웃으며 대답했다."아빠, 경찰차가 와서 직접 배달했고 게다가 강남구 도장이 찍혀 있는데 이렇게 큰 권력을 가진 어떤 사람이 우리를 헤치려고 하겠어?” "그래도 그렇지."그렇게 온 가족이 토론하고 있는데 밖에서 또 한 대의 차가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이번에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정봉성이었다. 그는 황급히 뛰어들어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삼촌, 숙모, 몽연아, 강책, 큰일 났어. 나 모레 열리는 총책임자 은퇴식 초대장을 받았다고!” 정몽연은 웃으며 대꾸했다.“별 큰일도 아니네, 우리 가족도 전부 다 받았어.”"뭐라고?” 정봉성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초대장을 보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상하다, 우리 같이 낮은 신분이 어떻게 총책임자 눈에 띄게 된 거지? 게다가 총책임자와 개인적인 친분도 없잖아? 평소에는 부리지도 않다가 은퇴할 때가 되니까 우리를 부르는 건 무슨 뜻이지? 총책임자 머리가 좀 이상하지 않아?” 정봉성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강책은 물 한 모금을 마시려다 사레가 들 뻔했다.“욕하지 말고 말을 좀 조심해요.”강책이 헛기침을 하며 말하자, 정봉성이 다가와 강책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그나저나 강책, 이상하지 않아? 초대장을 다 받았는데 너만 못 받은 게 너무 이상하다고!” "나는 데릴사위일 뿐이니 초대를 안 받은 게 정상인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죠?”강책이 웃으며 대답했고, 그러면서 정봉성을 향해 눈을 깜빡이며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하지만 초대받지 않아도 현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정봉성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그래, 어디 한 번 허풍 떨어 봐. 그럼 은퇴식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거야? 초대장이 없으면 너는 입구에 도착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본격적인 축제의 날이 다가왔다! 강책은 집 앞에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들을 떠나보냈다.차 안에서 정봉성이 말을 꺼냈다."강책이 나를 그렇게 많이 이겼는데, 이번에는 틀림없이 나한테 지겠지! 나랑 은퇴식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날 따라오지도 않는데 뭘 만나겠다는 건지.” 그러자 정몽연이 웃으며 대꾸했다."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 우리 남편은 거짓말 안 해. 만나자고 하면 꼭 만나니까 두고 봐."정봉성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럼 어디 한 번 두고 보지 뭐.” 40분 후에 차가 멈춰 섰다. 정계산의 가족이 차례로 차에서 내려 회장 쪽으로 향했고, 오늘 회의장은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강남구 전체에 얼굴 있는 사람들이 다 모였다. 정부 측 사람들 외에도 많은 기업의 사장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수백여 개 언론사 기자들이 현장에 도착해 한 명씩 마이크를 잡고 카메라를 들고 오늘의 화면을 촬영해 실시간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현장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 출동한 경찰은 수천 명에 달했고, 모두 실탄을 장전한 총을 메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총을 가지고 있으니 누구도 이런 상황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고, 회장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하게 조사했다. 초청장뿐 아니라 신원 확인, 얼굴 스캔, 신분증 비교도 해야 했다. 회장 진입 전 남녀 2개 통로로 나눠 위험물 반입이 없도록 몸수색을 꼼꼼히 했다.오늘 행사는 강남구의 일류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기에 한 치의 오차도 내지 못하고, 범법자들이 끼어들면 강남구에 파멸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그러니 경찰은 각별히 조심하고 있었다. 정계산 가족들은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사방으로 붐비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했다."정말 장관이군, 오늘 이 인파들로 봐서는 만 명이 넘게 온 것 같지?”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말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당연하죠, 이런 은퇴식에 참석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신분에 대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