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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7화

석관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웃음은 비웃음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공포의 웃음이였다. 석관은 강책이 이러한 타이밍에 장난을 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있었다. 사맹지는 그의 직속 후배로 강책의 신분은 적어도 부국장 또는 더 높을 수도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강책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무섭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강책이 높은 신분을 가진 상대라면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수고들은 쓸데없는 ‘멍청’한 짓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강책, 나랑 쓸데없는 말장난 같은 거 하지 말고 정확히 말해. 그러니까, 네 직속 후배가 사맹지면 너는 부국장이나 국장 이라는 거야?”

“아니.”

“그럼 뭔데?”

“강남구, 총책임자.”

석관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찻잔은 반쪽으로 깨졌다. 휴게실 안 흐르는 공기조차 멈춘 것 같았다. 석관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강책의 신분을 계속 추측하고 있었지만 강남구의 총책임자라는 것은 추측하지 못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였다. 부국장 또는 국장이였다면 그려러니 했을 테지만 강책의 진짜 신분이 총책임자라는 사실에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모든 일들을 떠올렸다.

“총책임자? 그럼 대체 왜 내 앞에서 불쌍한 척 하고 그랬던 거야? 내가 우스웠구나?”

“나도 어쩔 수 없었지. 네 같은 똑똑한 여우한테는 내 신분을 감춰야 네가 알아서 꼬리를 내밀더라고.”

강책의 말은 맞는 말이였다. 만약 처음부터 석관이 강책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오늘 밤에 이런 소동도 피우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수단을 통해 다르게 빠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이미 석관의 모든 행동을 꿰뚫고 있었고, 처절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석관은 강책에게 참패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였다. 의술, 의덕 또는 여러 방면에서도 강책은 항상 석관의 위에 서있다. 석관은 강책과 비교상대조차 되지 못한다. 이번에 강책과의 PK에서는 석관의 참패로, 이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때, 휴게실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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