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돌아온 성혜인은 요즘 회사 일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발견했다.한서진은 퇴원한 후 가장 잠재력 있는 연예인들을 선발했으며, 유해은을 할리우드에 입성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유해은의 손은 이미 여러 치료 과정을 끝냈다. 그녀가 연기할 인어공주 역은 단지 아름다운 화장만 하고 영화 속에서 신비함만 유지하면 되는 인물이다.그녀는 신인으로서 데뷔하자마자 할리우드에 데뷔했고, 이 시작점은 국내 연예인이 평생 못 미치는 정점이었다.국내의 많은 영화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참여하고자 힘들게 오디션을 보았지만 영화가 방영될 때 자신의 씬이 깨끗하게 편집 당한 것을 보고는 한다.할리우드 쪽은 한국에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 줄곧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으며, 오히려 아시아에 있는 다른 나라의 배우들과 작업한 적이 있었다.때문에 온수빈, 유해은, 송아현 이 세 사람은 국내 연예계에서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성혜인은 반년 안에 TJ 엔터를 삼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이젠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그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유해은이었다.“사장님.”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골탈태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유해은은 그동안 연기 선생님께 필사적으로 배웠다. 워낙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에 피나는 노력까지 더해 효과는 두 배로 빛났다.그녀와 송아현의 외모는 화면에서 360도로 돌려봐도 예쁜 정도로 구멍이 없었다. 영화를 찍기에 타고난 얼굴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시각적 충격을 줄 만한 건 아니라 다소 밋밋해 보였다.“사장님, 백지영한테 일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전에 백현문은 백지영의 부탁으로 성혜인을 손 봐주려 했다. 때문에 당시 그녀의 차가 물에 빠졌다.또 유해은은 백현문과 대치하던 중 총을 쏴 그를 다치게 했고, 이후 백지영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백현문은 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배후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집 입구에 서서 그녀는 안에서 들려오는 백현문의 소리를 들었다.“삼촌, 이모,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안에는 유해은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이윽고 문을 연 유해은은 두 부부가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뻔뻔하고 음흉한 사람을 그들은 평생 본 적이 없을 것이다.방 안에 경호원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딱 봐도 선량해 보이지는 않았다.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본 백현문은 손에 든 선물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또 커다란 봉지를 꺼냈다.“해은아, 이건 너한테 주는 거야.”예전에도 백현문은 가끔 선물을 건네줬지만, 배달원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음식을 보내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 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졌기에 보내온 선물은 전부 대형 브랜드의 제품이었다.유해은은 단지 역겨울 뿐이었지만 더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그가 준 선물을 탁자에서 쓸어내고는 자신이 산 케이크를 위에 올려놓았다.그러자 백현문이 자신의 머리를 툭툭 쳤다.“아, 오늘 이모 생신이었지, 내가 지금 당장 더 큰 케이크 주문할게.”유해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피식 웃었다.“백지영 씨 얼굴은 다 괜찮아졌어? 어떻게 이렇게 마음 편하게 백지영을 두고 나왔대?”그녀는 단 한 마디로 백현문의 아픈 곳을 찔렀다.그는 최근 줄곧 백지영에게 손을 댄 사람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그래서 백현문은 이것이 반승제가 한 짓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제원에서 백현문을 벙어리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되니 말이다. 게다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제원의 무리 안에서도 핵심 인물에 속한다.당시 그가 상대했던 사람은 성혜인인데, 반승제가 마침 그녀와 얽혀 있지 않은가.합리적인 추리였다.케이크를 연 유해은은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순간 가슴이 찡해졌다.‘생일을 보내는 것조차 평온하지 않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부모님께 케이크 두 조각을 베어드렸고, 또 자신에게 두 조각을 베어 담았다.유해은의 어머니는 딱 한 조
백현문이 간 후 유해은은 곧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백씨 집안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백현문이 말하기를 백지영의 일을 반승제 대표님이 하신 거라고 했어요. 게다가 앞으로도 계속 사장님을 상대할 거라고 하면서요. 그 사람 수단이 엄청 더럽고 잔인해요, 일반인을 절대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이 순간에도 성혜인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는데, 유해은의 말을 듣고 그녀는 조금도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그녀는 이 백현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행동은 매우 고분고분하지만, 감히 큰길에서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보아, 그의 마음속에는 아무런 법률 도덕이 없음을 알 수 있다.“알겠습니다, 유해은 씨. 해은 씨도 조심하세요. 그런 사람과는 많이 얽매이지 마시고요.”전화를 끊고 성혜인이 시간을 보니 벌써 저녁 8시였다.그녀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지만 또 동물병원 쪽에 전화를 걸어 겨울이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한숨을 돌렸다.일이 너무 바쁜 데에 또 어떻게 TJ 엔터를 꺾어야 할지 수를 생각하느라, 그녀는 순식간에 오늘 저녁에도 찾아가겠다는 반승제와의 약속을 잊어버렸다.그렇게 포레스트에 도착했을 때, 유경아는 여전히 반승제의 잘못을 되뇌고 있었다.“대표님은 정말, 왜 대체 그런 여자랑 눈이 맞으신 거예요?”지난번 반승제는 포레스트에서 사람을 시켜 라미연을 데려갔고, 게다가 현재 겨울이도 여전히 동물병원에 있어서 유경아는 아직도 이 일을 기억하고 있다.‘어쨌든 사모님이랑 3년 동안이나 부부 사이였잖아, 비록 지금은 이혼했지만...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그딴 여자를 굳이 포레스트에까지 오게 만들어? 사모님을 이렇게 괴롭혀? 아휴, 우리 불쌍한 사모님...’유경아는 계속 중얼거렸으나 성혜인의 앞에서는 절대 이 일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가 괴로워할까 봐 걱정되었으니 말이다.성혜인은 줄곧 서재에서 회사의 일을 처리하다가 임시 회의를 열려고 했다. 그때, 회사 채팅방에 오늘 밤 온수빈의 소식이 전해졌다. 30분
송아현은 그제서야 꿈에서 깨어난 듯 서둘러 보드카 한 잔을 음미했다.장하리는 차마 다시 볼 수 없었다. 그러다 곁눈질로 성혜인이 전화를 받으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룸에 켜진 음악 소리가 너무 큰 탓인지 그녀는 밖으로 나가려 했고, 온수빈은 그 뒤를 따랐다.성혜인의 전화는 반승제에게서 걸려 온 것이었다. 분명 저녁에 가기로 약속했으면서 이미 10시가 다 되었는데도 성혜인이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그녀는 조용한 곳을 찾았다.“무슨 일이에요?”“혜인아 너 어디 있어?”“직원들이랑 회식하고 있어요.”그녀는 한쪽 벽에 기대어 있다가, 문득 오늘 저녁에 그를 찾아가겠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오늘 밤은 좀 늦게 갈 것 같아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자신의 뒤에서 온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사장님.”감정에 둔감한 성혜인은 할리우드 쪽에서 겪은 일을 보고하는 줄 알고 핸드폰을 가렸다.“온수빈 씨, 먼저 들어가세요. 인차 통화 마치고 가겠습니다.”그러나 반승제는 온수빈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직원 회식은 무슨,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러 간 거 아니야?’성혜인은 온수빈에게 말을 끝내고, 또 재빨리 반승제에게 회답하였다.“아직 두 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반승제는 시큰둥한 모습이었는데 직접 말하기는 어려웠으나 그녀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그런 그의 표현은 바로 전화를 끊지 않는 것이었다.그가 끊지 않으면, 성혜인 쪽도 끊기 어렵다.그렇게 3분 동안 대치하다가 그녀가 물었다.“또 무슨 용건 있어요?”그러나 그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한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온수빈이야! 진짜 온수빈!”“맙소사! 촬영 마치고 돌아왔나 봐!”여자의 높은 목소리는 곧 복도에 울려 퍼졌고, 성혜인은 서둘러 전화를 끊고 온수빈을 끌어 옆에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이 룸에는 사람이 없었고 잠금장치도 철저해 그를 보호하기에 제격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소파 위의 베개로 문 위의 작은
예전의 반승제는 종래로 연예 뉴스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히 알림 설정까지 해놓았다.그가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하는데, 누군가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심인우가 새로 지은 약을 들고 들어온 것이다.“대표님, 아직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반승제는 그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두 다리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심인우가 또 입을 열었다.“페니 씨를 다시 잡고 싶다면, 건강한 몸은 갖고 있으셔야죠. 아니면 온수빈 같은 사람들은 더 잘난 척 할 것입니다. 만약 그가 페니 씨를 달래 해외로 같이 촬영이라도 하러 간다면, 대표님 지금 몸으로는 따라갈 수조차 없습니다.”그의 말에 자극을 받은 반승제는 곧바로 미친 듯이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심 비서, 약 좀 가져다주시겠어요?”예전에 그는 약을 성혜인이 먹여 줘야만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약을 다 먹고,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심 비서, 어느 약이 효과가 제일 빠른지 의사한테 물어봐 줘요.”심인우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은 채 말했다.“대표님, 현재 드시는 약이 효과가 제일 좋습니다, 제일 길어서 한 달이 지나면 자유롭게 활동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대표님 가슴에 있는 상처는 이미 2차 감염이 되였기 때문에 절대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누워서 듣고 있던 반승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그때 심인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쪽의 일이었다.요즘 회사는 반기범이 책임지고 있기에, 많은 중요한 문서가 반승제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반기범은 점점 날뛰며 반승제를 지지하는 임원들의 뿌리를 뽑아내고 싶어 한다.통화를 끝낸 심인우는 반승제한테 이 모든 소식을 전했다.순간 반승제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씩 웃었다.요즘 그의 머릿속엔 온통 어떻게 성혜인을 다시 잡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이런 일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들더니 한성 그룹에 전화를 걸었다.한성그룹의 대표는 아직 일어날 기미조차 없이 자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전화가 다름 아닌 반
“승현아, 누구랑 문자를 하길래, 계속 핸드폰만 보는 거니?”그러자 반승현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핸드폰을 한켠에 올려놓았다.“제가 해외에 있을 때, 반승제의 명의로 설씨 가문 작은딸 개인 연락처를 받았는데 그 후로 걔한테 많은 편지를 써 보냈어요.”이 일을 알 리 없었던 반기범은 미간을 찌푸렸다.“반승제한테 다시 일어날 기회를 주려는 거야?”“아버지, 아버지는 아직 설씨가문 작은딸에 대해 잘 모르시나 본데, 걔는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꼭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거기에 더해 심장에 문제가 있어 설씨가문에서 떠받들다시피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승제는 오만하여 이런 이기적인 여자는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승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설씨 가문에서 가만두지 않을걸요?”설씨 가문의 작은 딸은 이미 한 남자를 실명시킨 전적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남자가 자신의 여자 친구가 설씨 가문 작은 딸보다 예쁘다고 해서 말이다.그 일이 있고 난 뒤 설씨가문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이 일을 덮었다고 한다.반기범은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단 것은 알고 있었다.“이건 너무 위험해, 잘못하면 설씨가문이 반승제의 조력자가 될 수 있어.”“하하, 제가 이 여자를 상대해 본 경험으로 보면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인제 보니 반승현이 계속 반승제인 척 설씨가문의 작은딸에게 편지를 써왔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수년간 반승제의 글씨체를 모방해 왔기에, 그냥 보기엔 별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네가 알아서 잘해, 실수하지 말고.”반기범은 완전히 마음 놓고 있었다. 아마 반씨 가문에서 생활한 이래로 가장 편안한 나날이 아닐지 모른다.그를 더욱 기분 좋게 하는 것은 반태승이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주는 것이다.노래방에서 세 시간 동안 갇혀있던 성혜인 일행은 경호원이 와 책임자와 얘기를 마친 후에야 모임을 끝마칠 수 있었다.문을 여는 그 순간까지, 온수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은 자세로 앉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거나 심지어 핸드폰을 들고 능청스럽게 연예 뉴스를 계속 읽었다.성혜인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이 말을 듣지 못했다.반승제는 10분을 기다렸다가 결국 대답을 듣지 못하고 그녀를 쳐다보았다.곧이어 그는 침대에서 내려가 벽을 짚고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그러자 성혜인이 한성 그룹의 지분 구성을 연구하는 것이 보였다.한성 그룹과 S.M의 사업은 서로 같은 방면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이것을 연구하는 것은 틀림없이 반승제 때문일 것이다.그 모습에 반승제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러고는 그녀의 몸을 거의 다 드리울 정도로 몸을 숙였다.“이거 연구해서 뭐 해? 한성 그룹 쪽 지분 구성은 계속 간단했어. 95%는 주식 위탁 기관에 있고 5%는 회사 대표한테 있어.”성혜인은 손끝을 멈칫했다. 그녀가 알아낸 정보도 반승제가 말한 것과 일치했으니 말이다. 만약 반승제가 이 베팅 계약에서 이기려면 모든 임원들에게 뇌물을 주어야 한다. 현재 5%의 주식은 한성 그룹 대표의 손에 있는데 이것은 반승제가 판을 뒤집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것은 한성 그룹 대표와 반승제의 맞대결인 셈이다!이내 성혜인이 이어폰을 벗고 물었다.“알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한성 그룹과 계약을 맺은 겁니까?그녀와 몇 마디 더 나누고 싶었던 반승제는 성혜인이 곧 일을 끝내고 떠날까 봐 바로 곁에 앉았다.의자는 비록 넓었지만 두 사람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아 성혜인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한성 그룹은 뭘 연구할 만한 게 없습니다.”이상한 일이었다. 한성 그룹은 마치 소기업인 마냥 딱히 연구할 만한 게 없었다. 분명 세계 최소의 자동차 생산 그룹인데 말이다. 심지어 반승제가 운전하는 많은 고급 자동차들은 모두 그 회사에서 생산해 낸 것이었다.성혜인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어차피 할아버지 15% 지분이 대표님 손에 들어갔잖아. 이제 조금만 더 지분을 거두면 대표 자리는 문제 없을 거야.’이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다른 페이지로 넘겼
“회사에 지금 시나리오를 받은 연예인이 많지 않아요.”성혜인은 무표정으로 타자를 이어나갔다.그리고 반승제는 그녀가 온수빈과의 채팅창을 열어,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내일 회사에서 만납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해 드리죠.」온수빈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문자에 칼답을 보냈다.「알겠습니다, 사장님.」거기에 더해 부끄럽다는 뜻인 이모티콘도 보탰다. 그리고 반승제는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올랐다.“혜인아, 넌 이 이모티콘이 무슨 뜻인지는 알아?”반승제는 다른 사람과 문자 하는 것조차 싫어하는데, 어떻게 이모티콘의 뜻을 알 수 있을까그러나 이 부끄러워하는 노란색 얼굴의 이모티콘은 너무도 티가 나서, 그 누구라도 어떤 의도로 보냈는지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하필 성혜인은 알아채지 못했다!“무슨 뜻인데요?”질문을 들은 반승제는 잠시 굳어있었다. 성혜인이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성혜인은 또다시 한서진과의 채팅창을 열었다.그래서 반승제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걔가 널 좋아하는 것 같은데?”그녀는 그가 한서진을 말하는 줄 알고 급히 부인했다.“그런 일 없으니까 함부로 말하지 마요.”반승제는 그제서야 몸이라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심인우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깨달았다.그는 라이벌을 모함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온수빈은 흑심이 꽤나 많아 보이는구먼, 이 밤에 사장한테 문자나 보내고 말이야.”“제가 먼저 보냈는데요?”그녀의 한마디에 반승제는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는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반승제는 이어폰을 빼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불을 덮었다.성혜인도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키보드를 두드려댔다.반승제는 침대로 돌아가 누운 순간부터 후회막심이었다.‘어쩌다 얻은 기회인데... 이렇게 망쳐버리다니...’하지만 그는 자존심을 굽힐 수 없어 일부로 과장된 동작을 해댔다. 예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