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현은 그제서야 꿈에서 깨어난 듯 서둘러 보드카 한 잔을 음미했다.장하리는 차마 다시 볼 수 없었다. 그러다 곁눈질로 성혜인이 전화를 받으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룸에 켜진 음악 소리가 너무 큰 탓인지 그녀는 밖으로 나가려 했고, 온수빈은 그 뒤를 따랐다.성혜인의 전화는 반승제에게서 걸려 온 것이었다. 분명 저녁에 가기로 약속했으면서 이미 10시가 다 되었는데도 성혜인이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그녀는 조용한 곳을 찾았다.“무슨 일이에요?”“혜인아 너 어디 있어?”“직원들이랑 회식하고 있어요.”그녀는 한쪽 벽에 기대어 있다가, 문득 오늘 저녁에 그를 찾아가겠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오늘 밤은 좀 늦게 갈 것 같아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자신의 뒤에서 온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사장님.”감정에 둔감한 성혜인은 할리우드 쪽에서 겪은 일을 보고하는 줄 알고 핸드폰을 가렸다.“온수빈 씨, 먼저 들어가세요. 인차 통화 마치고 가겠습니다.”그러나 반승제는 온수빈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직원 회식은 무슨,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러 간 거 아니야?’성혜인은 온수빈에게 말을 끝내고, 또 재빨리 반승제에게 회답하였다.“아직 두 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반승제는 시큰둥한 모습이었는데 직접 말하기는 어려웠으나 그녀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그런 그의 표현은 바로 전화를 끊지 않는 것이었다.그가 끊지 않으면, 성혜인 쪽도 끊기 어렵다.그렇게 3분 동안 대치하다가 그녀가 물었다.“또 무슨 용건 있어요?”그러나 그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한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온수빈이야! 진짜 온수빈!”“맙소사! 촬영 마치고 돌아왔나 봐!”여자의 높은 목소리는 곧 복도에 울려 퍼졌고, 성혜인은 서둘러 전화를 끊고 온수빈을 끌어 옆에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이 룸에는 사람이 없었고 잠금장치도 철저해 그를 보호하기에 제격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소파 위의 베개로 문 위의 작은
예전의 반승제는 종래로 연예 뉴스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히 알림 설정까지 해놓았다.그가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하는데, 누군가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심인우가 새로 지은 약을 들고 들어온 것이다.“대표님, 아직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반승제는 그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두 다리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심인우가 또 입을 열었다.“페니 씨를 다시 잡고 싶다면, 건강한 몸은 갖고 있으셔야죠. 아니면 온수빈 같은 사람들은 더 잘난 척 할 것입니다. 만약 그가 페니 씨를 달래 해외로 같이 촬영이라도 하러 간다면, 대표님 지금 몸으로는 따라갈 수조차 없습니다.”그의 말에 자극을 받은 반승제는 곧바로 미친 듯이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심 비서, 약 좀 가져다주시겠어요?”예전에 그는 약을 성혜인이 먹여 줘야만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약을 다 먹고,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심 비서, 어느 약이 효과가 제일 빠른지 의사한테 물어봐 줘요.”심인우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은 채 말했다.“대표님, 현재 드시는 약이 효과가 제일 좋습니다, 제일 길어서 한 달이 지나면 자유롭게 활동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대표님 가슴에 있는 상처는 이미 2차 감염이 되였기 때문에 절대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누워서 듣고 있던 반승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그때 심인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쪽의 일이었다.요즘 회사는 반기범이 책임지고 있기에, 많은 중요한 문서가 반승제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반기범은 점점 날뛰며 반승제를 지지하는 임원들의 뿌리를 뽑아내고 싶어 한다.통화를 끝낸 심인우는 반승제한테 이 모든 소식을 전했다.순간 반승제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씩 웃었다.요즘 그의 머릿속엔 온통 어떻게 성혜인을 다시 잡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이런 일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들더니 한성 그룹에 전화를 걸었다.한성그룹의 대표는 아직 일어날 기미조차 없이 자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전화가 다름 아닌 반
“승현아, 누구랑 문자를 하길래, 계속 핸드폰만 보는 거니?”그러자 반승현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핸드폰을 한켠에 올려놓았다.“제가 해외에 있을 때, 반승제의 명의로 설씨 가문 작은딸 개인 연락처를 받았는데 그 후로 걔한테 많은 편지를 써 보냈어요.”이 일을 알 리 없었던 반기범은 미간을 찌푸렸다.“반승제한테 다시 일어날 기회를 주려는 거야?”“아버지, 아버지는 아직 설씨가문 작은딸에 대해 잘 모르시나 본데, 걔는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꼭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거기에 더해 심장에 문제가 있어 설씨가문에서 떠받들다시피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승제는 오만하여 이런 이기적인 여자는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승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설씨 가문에서 가만두지 않을걸요?”설씨 가문의 작은 딸은 이미 한 남자를 실명시킨 전적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남자가 자신의 여자 친구가 설씨 가문 작은 딸보다 예쁘다고 해서 말이다.그 일이 있고 난 뒤 설씨가문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이 일을 덮었다고 한다.반기범은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단 것은 알고 있었다.“이건 너무 위험해, 잘못하면 설씨가문이 반승제의 조력자가 될 수 있어.”“하하, 제가 이 여자를 상대해 본 경험으로 보면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인제 보니 반승현이 계속 반승제인 척 설씨가문의 작은딸에게 편지를 써왔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수년간 반승제의 글씨체를 모방해 왔기에, 그냥 보기엔 별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네가 알아서 잘해, 실수하지 말고.”반기범은 완전히 마음 놓고 있었다. 아마 반씨 가문에서 생활한 이래로 가장 편안한 나날이 아닐지 모른다.그를 더욱 기분 좋게 하는 것은 반태승이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주는 것이다.노래방에서 세 시간 동안 갇혀있던 성혜인 일행은 경호원이 와 책임자와 얘기를 마친 후에야 모임을 끝마칠 수 있었다.문을 여는 그 순간까지, 온수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은 자세로 앉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거나 심지어 핸드폰을 들고 능청스럽게 연예 뉴스를 계속 읽었다.성혜인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이 말을 듣지 못했다.반승제는 10분을 기다렸다가 결국 대답을 듣지 못하고 그녀를 쳐다보았다.곧이어 그는 침대에서 내려가 벽을 짚고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그러자 성혜인이 한성 그룹의 지분 구성을 연구하는 것이 보였다.한성 그룹과 S.M의 사업은 서로 같은 방면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이것을 연구하는 것은 틀림없이 반승제 때문일 것이다.그 모습에 반승제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러고는 그녀의 몸을 거의 다 드리울 정도로 몸을 숙였다.“이거 연구해서 뭐 해? 한성 그룹 쪽 지분 구성은 계속 간단했어. 95%는 주식 위탁 기관에 있고 5%는 회사 대표한테 있어.”성혜인은 손끝을 멈칫했다. 그녀가 알아낸 정보도 반승제가 말한 것과 일치했으니 말이다. 만약 반승제가 이 베팅 계약에서 이기려면 모든 임원들에게 뇌물을 주어야 한다. 현재 5%의 주식은 한성 그룹 대표의 손에 있는데 이것은 반승제가 판을 뒤집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것은 한성 그룹 대표와 반승제의 맞대결인 셈이다!이내 성혜인이 이어폰을 벗고 물었다.“알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한성 그룹과 계약을 맺은 겁니까?그녀와 몇 마디 더 나누고 싶었던 반승제는 성혜인이 곧 일을 끝내고 떠날까 봐 바로 곁에 앉았다.의자는 비록 넓었지만 두 사람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아 성혜인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한성 그룹은 뭘 연구할 만한 게 없습니다.”이상한 일이었다. 한성 그룹은 마치 소기업인 마냥 딱히 연구할 만한 게 없었다. 분명 세계 최소의 자동차 생산 그룹인데 말이다. 심지어 반승제가 운전하는 많은 고급 자동차들은 모두 그 회사에서 생산해 낸 것이었다.성혜인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어차피 할아버지 15% 지분이 대표님 손에 들어갔잖아. 이제 조금만 더 지분을 거두면 대표 자리는 문제 없을 거야.’이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다른 페이지로 넘겼
“회사에 지금 시나리오를 받은 연예인이 많지 않아요.”성혜인은 무표정으로 타자를 이어나갔다.그리고 반승제는 그녀가 온수빈과의 채팅창을 열어,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내일 회사에서 만납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해 드리죠.」온수빈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문자에 칼답을 보냈다.「알겠습니다, 사장님.」거기에 더해 부끄럽다는 뜻인 이모티콘도 보탰다. 그리고 반승제는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올랐다.“혜인아, 넌 이 이모티콘이 무슨 뜻인지는 알아?”반승제는 다른 사람과 문자 하는 것조차 싫어하는데, 어떻게 이모티콘의 뜻을 알 수 있을까그러나 이 부끄러워하는 노란색 얼굴의 이모티콘은 너무도 티가 나서, 그 누구라도 어떤 의도로 보냈는지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하필 성혜인은 알아채지 못했다!“무슨 뜻인데요?”질문을 들은 반승제는 잠시 굳어있었다. 성혜인이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성혜인은 또다시 한서진과의 채팅창을 열었다.그래서 반승제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걔가 널 좋아하는 것 같은데?”그녀는 그가 한서진을 말하는 줄 알고 급히 부인했다.“그런 일 없으니까 함부로 말하지 마요.”반승제는 그제서야 몸이라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심인우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깨달았다.그는 라이벌을 모함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온수빈은 흑심이 꽤나 많아 보이는구먼, 이 밤에 사장한테 문자나 보내고 말이야.”“제가 먼저 보냈는데요?”그녀의 한마디에 반승제는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는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반승제는 이어폰을 빼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불을 덮었다.성혜인도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키보드를 두드려댔다.반승제는 침대로 돌아가 누운 순간부터 후회막심이었다.‘어쩌다 얻은 기회인데... 이렇게 망쳐버리다니...’하지만 그는 자존심을 굽힐 수 없어 일부로 과장된 동작을 해댔다. 예를 들어
성혜인의 경호원은 이를 보고 앞으로 나가 그를 제지했다. 뒤이어 유해은이 차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한 백현문은 현장을 쓱 둘러보았다. 요즘 사람까지 붙여 그녀를 따라다니라는 명령을 내린 탓에 교통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단숨에 이곳으로 달려올 수 있었다.유해은이 멀쩡하다는 걸 확인한 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시선이 번호판에 닿았을 때 그의 심장도 내려앉는 것 같았다.그 차는 유해은 부모님의 차였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유해은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긴 채 오늘 밤 하나밖에 없는 차를 직접 가지고 백현문을 찾으러 나왔다.백현문은 두 사람에게 정중하게 대한 편이었는데 유해은의 얼굴을 봐서라도 그 두 사람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맛있는 음식과 음료수를 대접하고 두 사람이 백현문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어도 그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참아냈다. 그렇게 12시까지 견디고 나서야 그 두 사람은 떠날 채비를 하였다.두 사람은 가기 전 자신들이 죽지 않는 이상, 백현문과 유해은의 교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원래 태연하던 백현문은 이미 다 타고 남은 차와 멀지 않은 곳에 놓여있는 두 구의 시신을 보고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마치 항상 아끼던 물건이 없어진 듯한 기분이어서 말이다.차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던 백현문은 지금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다만 천천히 다가가 성혜인의 품에 는 유해은을 끌어오려고 할 뿐.유해은은 성혜인을 꽉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마치 마지막 하나 남은 자신의 구원자를 잡고 있듯이.이윽고 성혜인의 시선이 백현문한테로 닿았다. 그는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몹시 평온해 보였다."꺼져"유해은의 모든 고통은 다 백현문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대체 지금 그는 무슨 자격으로 여기 서 있는 것인지 성혜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그 말에 백현문은 순간 몸을 흠칫했다. 도대체 성혜인이 뭐길래 자기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해하는 것처럼.하여 백현문은 바로
얼굴이 훼손되자 백지영의 원망은 곧장 정점으로 치솟았고, 그 두 사람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아야만 그녀는 편안함을 느낄 것 같았다.그날 밤 성혜인과의 합주는 그녀에게 있어 창피함의 시작이었다.그러다가 S.M의 움직임을 알아보던 백지영은 S.M의 재능 있는 연예인 몇 명을 모두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면 그들을 망가뜨리고 더 이상 카메라를 마주하지 못하게 하든가 말이다.이것이 백지영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가도 부담할 필요가 없었고 오늘 밤의 일처럼 아무런 증거도 없었기에 감옥에 갈 필요가 없다.이 시각, 주위에는 많은 경찰이 있었지만 그녀와 백현문 모두 법을 어기지 않았으므로 기껏해야 조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찰서로 가는 게 다일 것이다.하지만 성혜인과 유해은은 달랐다.백지영은 입이 찢어지라 웃어댔다. 하지만 얼굴 반쪽이 흉터라 그 모습이 매우 끔찍했다. 결국 모든 사람이 경찰서로 함께 연행되었다.백지영이 내내 도발적인 말만 늘어놓았지만 성혜인과 유해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듣다 못 한 백현문이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하자 백지영은 다시 죽은 어머니를 들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오빠, 엄마한테 약속했잖아. 나 잘 돌봐줄 거라고.”백현문은 황당무계한 오늘 밤의 일로 여전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곧이어 그는 구석에 앉아 있는 유해은에게 다가가려고 했다.그러나 유해은은 단지 성혜인의 손을 꼭 잡고 있을 뿐이었다. 무언가라도 잡아야 그녀는 자신이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곧 조서를 다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경찰서를 떠난 사람은 백지영이었다.그녀는 정면을 바라보더니 거리낌 없이 입을 열었다.“이건 시작에 불과해. 아직 온수빈, 송아현, 한서진이 있잖아? 한 달 안에 나는 그들을 완전히 죽여놓을 거야.”성혜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백지영은 자신이 이제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성혜인의 눈빛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하지만 이내 반응을 보인 후,
그녀는 유해은은 법규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자신의 마음과 어긋나지도 않는 어떠한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그러나 그녀는 이미 성인이다. 게다가 풍파를 겪어본 성인 말이다.성혜인은 이 순간 유해은의 눈빛을 보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래서 그녀는 이 질문에 2분 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한 마디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으면 됩니다.”유해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재빨리 담배를 한 대를 피우고 다시 두 번째 담배를 꺼내기 시작했다.그 시각, 성혜인은 이미 자신의 차로 돌아간 뒤였다.다른 쪽에서는 백지영이 전화로 자신의 승리를 떠벌리고 있었다.“일이 이렇게 된 거야. 걔들 표정이 얼마나 우습던지, 얼마나 절망스럽던지, 정말 너무 짜릿하더라고! 하하하!”“고작 이런 일이 너를 기쁘게 한다니... 성혜인한테 짓눌린 게 많이 견디기 힘들었나 보구나? 너 백씨 집안 사람 아니야? 백씨 집안도 어쨌든 제원에서 재벌가인 셈이잖아.”백지영은 가장 아픈 곳을 찔렸다.핸드폰 너머로는 또 어린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됐어, 네가 알아서 해. 아니면 크게 뉴스라도 내지 그래? 약점만 안 잡히면 되니까. 네 오빠도 곧 백씨 집안 후계자가 될 거잖아. 네가 하늘 땅을 흔드는 짓만 안 하면 모두 네 뒤를 봐줄 수 있을 거야.”백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그녀는 정말 자신의 얼굴을 복원하고 싶었다.전화를 끊자 백현문이 마침 밖에서 들어왔고 백지영은 갑자기 애교를 부렸다.“오빠, 나 사람 한 명만 빌려줄래? 나 다음에는 장하리 처리하고 싶어.”그녀는 그동안 집에 있었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성혜인 주위의 사람들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백지영은 이미 백현문에게서 자신의 얼굴을 이렇게 만든 것이 반승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잇었는데, 기왕 성혜인은 직접 처리할 수 없다면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죽이고 고립무원으로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그렇다고 반승제가 이 졸개들 때문에 나서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