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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윗사람 같은 거만함으로

집 입구에 서서 그녀는 안에서 들려오는 백현문의 소리를 들었다.

“삼촌, 이모,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안에는 유해은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이윽고 문을 연 유해은은 두 부부가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뻔뻔하고 음흉한 사람을 그들은 평생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방 안에 경호원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딱 봐도 선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본 백현문은 손에 든 선물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또 커다란 봉지를 꺼냈다.

“해은아, 이건 너한테 주는 거야.”

예전에도 백현문은 가끔 선물을 건네줬지만, 배달원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음식을 보내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 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졌기에 보내온 선물은 전부 대형 브랜드의 제품이었다.

유해은은 단지 역겨울 뿐이었지만 더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그가 준 선물을 탁자에서 쓸어내고는 자신이 산 케이크를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백현문이 자신의 머리를 툭툭 쳤다.

“아, 오늘 이모 생신이었지, 내가 지금 당장 더 큰 케이크 주문할게.”

유해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피식 웃었다.

“백지영 씨 얼굴은 다 괜찮아졌어? 어떻게 이렇게 마음 편하게 백지영을 두고 나왔대?”

그녀는 단 한 마디로 백현문의 아픈 곳을 찔렀다.

그는 최근 줄곧 백지영에게 손을 댄 사람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백현문은 이것이 반승제가 한 짓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제원에서 백현문을 벙어리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되니 말이다. 게다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제원의 무리 안에서도 핵심 인물에 속한다.

당시 그가 상대했던 사람은 성혜인인데, 반승제가 마침 그녀와 얽혀 있지 않은가.

합리적인 추리였다.

케이크를 연 유해은은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순간 가슴이 찡해졌다.

‘생일을 보내는 것조차 평온하지 않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부모님께 케이크 두 조각을 베어드렸고, 또 자신에게 두 조각을 베어 담았다.

유해은의 어머니는 딱 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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