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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달콤한 케이크

반승제는 성혜인에게 머리핀을 꽂아준 다음 입가에 짧게 뽀뽀도 했다.

“선물이야.”

아무런 선물도 준비하지 못한 성혜인은 머리를 숙였다. 반승제는 몸을 일으켰다가 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난 것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난 할아버지를 만났다가 집에 다녀와야겠어. 넌 여기에 얌전히 있다가 7시쯤에 출발해.”

“네.”

성혜인은 발그레한 얼굴로 소파에 앉았다. 마치 달콤한 케이크와도 같은 모습에 반승제는 문득 떠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입에서 듣기 좋은 소리가 날 때까지 괴롭혀주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반승제는 결국 자제하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래도 아쉬움을 버릴 수 없는지 몇 번이나 머리를 돌려 성혜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지각하지 마, 우리는 7시 반에 만나기로 한 거야.”

“알았어요.”

반승제는 미소를 짓더니 이제야 시름을 놓고 멀어져갔다.

반태승을 만나러 본가에 갔을 때 그는 반승제에게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두터운 문을 사이 두고 그의 목소리는 유유히 들려왔다.

“너만 속을 썩이지 않아도 내가 장수할 거다!”

반승제는 어쩔 수 없이 선물을 내려놓고 반기훈을 데리러 갔다. 그는 오늘도 다른 곳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반기훈과 만나고 그가 차에 올라탄 다음에도 딱히 오가는 대화는 없었다. 그리고 반기훈은 집에 거의 도착할 때가 되어서야 물었다.

“승제야, 머리는 좀 어떠니?”

“아직 회복 중이에요.”

반기훈은 한숨을 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요즘 밀입국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하더구나. 아직 무슨 목적이 있는지는 모르니, 너도 조심하렴.”

반승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또다시 어색해졌다.

차가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반승제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백연서를 발견했다. 오늘을 위해 잔뜩 꾸민 그녀는 반승제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반기훈을 향해 달려갔다.

“여보.”

반기훈은 짜증 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백연서는 아직도 기를 쓰고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지 않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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