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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마음이 따듯해지다

차는 두 시간을 거쳐 반기훈의 직장인 군사 지역에 도착했다. 다섯 걸음에 한 명씩 보초 서고 있는 이곳은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반승제의 차도 반기훈이 창문을 내려 얼굴을 보여준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반승제는 귀찮게 검사받지 않도록 그냥 반기훈에게 걸어서 들어가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때 반기훈이 먼저 예상 밖의 제안을 했다.

“내 사무실에서 차라도 한잔하자.”

반승제는 어쩔 수 없이 반기훈을 따라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의 책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는 가족사진이 놓여있었다. 백연서도 함께 있는 그들의 가족사진 말이다.

가족사진을 찍은 기억이 전혀 없었던 반승제는 액자를 들어 올려 유심히 바라봤다. 반기훈은 그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좋으면서도 아닌 척 표정 관리하면서 아예 앨범을 가져왔다.

“네 사진이라면 전부 여기에 있어. 부대에 있을 적의 사진도 있고, 아버지한테 벌 받고 쫓겨났다가 자칫 쓰러질 뻔했을 때의 사진도 있지.”

반승제는 물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이 벌 받는 듯 무릎 꿇고 있는 사진을 보니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부대에서 지내던 기억도 마치 꿈처럼 희미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반기훈은 책상 앞에 앉아서 반승제가 앨범을 펼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반승제는 반승우의 사진을 발견하고 손을 흠칫 떨었다. 기억 속에서 사라진 그의 첫인상은 아주 부드러웠다.

반승제가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면 반승우는 따듯한 봄바람이었다. 어릴 적부터 사람 마음을 살 줄 알았던 반승우는 줄곧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때 반기훈의 비서는 커피 두 잔을 타서 한 잔은 반기훈의 앞에, 다른 한 잔은 반승제의 앞에 내려놓았다.

“너랑 승우는 사이가 아주 좋았어. 네가 부대에 있을 때도 자주 면회 하러 갔을 정도로.”

“정말이에요?”

반승제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 승우는 너를 아주 소중한 존재로 여겼던 기억이 나는구나.”

반승제는 느릿느릿 앨범을 끝까지 살펴봤다. 마지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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