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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반승제와 함께

자리에 앉은 다음 성혜인은 시계를 힐끗 봤다. 현재 시각은 7시 20분, 약속대로라면 반승제는 10분 안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레스토랑의 조명은 약간 어두웠다. 그래서인지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성혜인은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보낸 가장 설날다운 설날이 반승제와 함께 보낸 오늘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진짜 이상한 느낌이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성혜인은 또다시 시계를 힐끗 봤다. 시간은 어느덧 8시가 되었지만 반승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이때 레스토랑 직원이 성혜인에게 다가가더니 먼저 식사하지는 않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거절했다.

“아뇨, 일행이 아직 안 와서요.”

직원은 어쩔 수 없이 물러갔다.

저녁 9시, 배가 고팠던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싶어서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페니? 무슨 일이야?”

반승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전과 다름없는 태도는 전혀 지각한 사람 같지 않았다. 그래서 성혜인은 분명히 오는 길에 차가 막혔을 것으로 여겼다.

“대표님, 어디까지 오셨어요?”

같은 시각, 반승제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여러 검사를 받아본 결과 아무런 이상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잊었던 기억도 전부 돌아왔다.

하지만 조금 전의 충격이 너무 컸던 탓에 기억을 잃었을 때 일어났던 일을 전부 잊고 말았다. 물론 성혜인과의 저녁 약속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래도 자신이 페니와 어떤 사이인지는 기억했던지라 그는 약간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우리가 오늘 만나기로 했던가?”

성혜인은 순간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손도 눈에 띄게 흠칫 떨렸다. 반승제의 말투가 진지하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짖궂은 장난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마치 뇌가 고장 난 듯 잠깐 제자리에 얼어붙은 성혜인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설날이라 연락해 봤어요.”

반승제는 피식 웃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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