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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꽤 귀여워

신예준은 아무 말 없이 다른 웨이터에게 2천만 원짜리 고급술을 다섯 병 가져오라고 했다.

강민지는 구석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이 남자가 꽤 줏대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취했으면서 진미경이 다섯 병의 고급술을 열겠다고 한 말을 그대로 기억하고 시키다니.

술을 열자마자 신예준은 옆에 있는 벽을 짚으며 자리를 떠났다.

강민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하고 뒤따라 나갔다. 문을 나서자 신예준이 어깨가 축 처진 채 벽을 짚으며 불안정한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금 그가 발로 걷어찬 웨이터가 마침 쟁반을 들고 다가오더니, 그를 보자마자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 미경 누나 만나러 간 신예준 아니야? 왜 이래, 억지로 술이라도 마신 거야?”

이전에 신예준은 억지로 술을 마신 적이 없던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위장이 뒤집어질 것 같았고, 언제든지 토할 것 같은 상태였다.

그 웨이터가 앞으로 다가가서 그를 밀쳤다.

“조금 전까지 설치지 않았어? 지난달에 인센티브로 600만 원이나 받았으니 기분 좋았겠지? 이제 미경 누나뿐만 아니라 현주 누나와 수진 누나도 너에게 관심을 보이더라. 이 껍데기로 많이도 꼬셨네. 방금 미경 누나가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너를 더 이상 룸에 들이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기회가 나한테 넘어왔거든. 정말 안타깝게 됐네, 신예준.”

그 웨이터는 비웃음을 흘리며 안타깝다고 말하더니 또 신예준을 밀쳤다. 하지만 신예준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에게 밀려 뒤로 몇 번 휘청거리다가 실수로 강민지의 신발을 밟았다.

신예준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정말 많이 취한 듯했지만 애써 정신을 붙잡으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신예준의 귀와 목은 알코올에 의해 붉게 달아올랐다. 강민지의 시선에서 보면 꽤 귀여워 보였다.

신예준은 상대방과 더는 말다툼하지 않고,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토하기 시작했다.

강민지는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어차피 이 잘생긴 웨이터는 그녀에게 낯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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