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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현문 씨한테서 배운 건데요?

유해은은 끈나시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 하나를 걸쳤는데 매우 우아해 보였다.

백현문은 그녀가 걷는 매 발걸음이 자기 심장을 짓밟는 것 같았다.

최근 백현문은 줄곧 유해은과 만나고 싶어 했지만 유해은은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완전히 그에게서 뒤돌아선 것이다.

유해은은 대외적으로 이미 스캔들에 함께 휘말린 남자 친구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와 허민환이 언제 헤어질지 궁금해했지만 두 사람은 그들의 기대를 짓밟기라도 하듯 틈틈이 SNS에 연인 사이를 티 내곤 했다.

백현문은 이미 연예계에 대해 적지 않은 지식을 알고 있었다. 비서가 그에게 이르길, 일종 영업방식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인기를 동시에 올리기 위한.

“해은 씨.”

그가 유해은을 품에 안고 탐욕스럽게 그의 체향을 킁킁 맡았다.

전에 향기가 짙다고 향수를 싫어하던 유해은이 이제 듬뿍 뿌리고 다닌다.

“오늘 무슨 향수 뿌렸어요?”

“직접 제작한 건데, 향 좋아요?”

전혀 헤어진 커플로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대화.

유해은은 자신이 그의 기분에 맞춰주지 않으면 도움받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네. 좋네요.”

“현문 씨 도움이 필요해요. 서주혁 씨가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정말 죽은 건지, 차를 몰고 나간 밤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을 보내서 확인해 줄 수 있나요?”

그 누구든 백현문의 도움을 받으려면 좋은 말로 잘 구슬려가며 눈치를 보아야 한다.

유해은은 태연하게 그의 품에서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

“저한텐 중요한 일이에요.”

백현문이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눈을 맞췄다.

전이었다면 유해은은 초롱초롱한 예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팔을 이리저리 애교 부리듯 흔들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네? 안 돼요?”

그러나 지금 유해의 말투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 백현문은 그저 사건 조사를 더 쉽게 하도록 도움을 주는 백 대표일 뿐 좁은 방에서 스킨십하며 설렘을 느끼게 하던 백현문이 아니다.

그의 동공이 잠시 흔들렸다. 그는 눈을 깜박거리더니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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