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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절대 죽이지는 말고

성혜인은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다. 아마 연못의 특별한 물에 의해 단련되었을 것이다. 직접 통증을 느껴보니 손가락이 바늘에 찔리는 것이 그다지 견디기 힘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못에 몸을 담그는 것은 마치 만 개의 바늘에 온몸이 찔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하여 그녀는 지금 손가락이 아프긴 했지만 그저 무언가에 한 입 물린 듯한 느낌일 뿐이었다.

성혜인은 귀비탑에 기대었다.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고 눈꺼풀이 저도 모르게 천천히 감겼다.

다음날 돌아온 미스터 K는 성혜인의 태도가 쌀쌀해졌다고 느꼈다.

처음 채찍을 피하는 데 실패했을 때 몇 마디 한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침묵의 연속이었고 그저 가끔 끙끙 앓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성혜인은 자신이 정말 미친 것 같았다. 한동안 벙어리가 되었을 때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웠는데 이제 와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그저 수령의 자리에 대한 갈망만 더 간절해졌을 뿐.

강해지고 싶었고 권력을 얻고 싶어졌다.

아직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므로 절대 이곳에서 쓰러지면 안 되었다.

또 한 번 채찍에 맞은 후, 성혜인은 땅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 부축하려던 미스터 K 가 성혜인이 오늘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식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혹시 지금 성질부리는 거냐?”

성혜인은 채찍에 맞은 부위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채찍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미스터 K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언짢은 마음에 힘껏 채찍을 휘둘렀다.

그러나 성혜인은 가볍게 뒤로 피해 이 자비 없는 채찍질을 피해버렸다.

미스터 K가 조금 놀라며 다시 한번 휘둘렀다.

그러나 민첩하게 피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채찍의 꼬리가 허리를 휘감아버렸다.

미스터 K는 채찍을 놓고 다가와 성혜인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했다

“오늘 전보다 반응이 빨라졌네. 혹시 예전에 성녀와 함께 살았던 일이 생각나기라도 한 거야?”

성혜인은 대답 없이 꼿꼿이 서 있기만 했다.

말 없는 무표정의 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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