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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재결합하죠

지금 같은 가을 날씨에는 얇은 이불 하나를 덮는 게 춥지도 않고 아주 적정하다.

마침 침대 머리맡의 조명이 두 번 깜박거리더니 갑자기 꺼졌고 방안을 비추는 건 태블릿에서 나오는 화면 밝기뿐이었다.

장하리는 예전에 이 영화를 본 적이 있었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과는 아예 달랐다.

그녀는 서주혁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어깨는 나란히 맞닿아 있었고 가느다란 그의 손가락과 한껏 솟은 핏줄은 자연스레 장하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간 그녀의 입가에 과일 한 조각이 놓였다.

장하리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그의 얼굴을 보았으나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안 먹어요?”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다.

그녀는 감히 받아먹지는 못하고 조심스럽게 이쑤시개를 넘겨 쥐었다.

서주혁은 다시 한 조각을 집어 들더니 태블릿 밝기를 빌려 정교하게 다듬어진 모양을 살펴보았다. 토끼였다.

그는 입에 넣으면서 또 다른 과일을 집어 들었고 그 시각 장하리는 마침 손에 든 과일을 입에 넣으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우린 왜 이혼을 한 거예요?”

“쿨럭...”

과일이 목에 걸린 그녀는 눈물이 맺힐 정도로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서주혁은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설마 제가 바람을 피웠나요?”

아직 스스로가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했지만 결혼했다면 절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사레에 걸려 말을 잇지 못한 장하리는 어쩔 수 없이 손을 흔들었다.

서주혁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럼 그쪽이 바람을 피운 거예요?”

살기를 띤 그의 말에 장하리는 더욱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

둘 다 바람을 피운 게 아니라면 왜 이혼을 한 거지?

서주혁은 장하리의 등을 두드리며 자연스레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온화한 외모와 남을 배려하는 세심함, 심지어 눈치 빠른 모습으로 유추해 봤을 때 장하리는 바람을 피우는 성격은 절대 아니었다.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문제가 아닌 다른 이유라면 그는 용서할 생각이 있었다.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이왕이면 재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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