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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도망칠 계획

미스터 K는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그녀를 밀어냈다.

“열나?”

“네.”

“아래층까지 부축해 줄게. 사람 시켜서 약 준비할 테니까 소파에서 쉬고 있어.”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선 그의 부축을 받았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그에게 기댔다.

그녀는 남자의 다른 특징들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미스터 K는 항상 그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가져다주었고 그 느낌이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하여 그녀는 자신이 지금 그에게 기대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미스터 K는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떨리는 손으로 성혜인을 살짝 밀어냈다. 그렇게 아래층까지 부축한 후 곧바로 003에게 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성혜인은 이때다 싶어 입을 열었다.

“수면제도 주면 안 될까요? 요즘 불면증이 심해서 전혀 잠을 못 자고 있어요. 페노바르비탈 성분이 있으면 알러지가 심해져서 질식할 수도 있으니까 다른 종류로 부탁해요.”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모습은 허약하기 그지없었고 미스터 K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성혜인의 이마를 만져보더니 열이 심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곧장 옆에 있던 003에게 말을 건넸다.

“수면제, 두 알도.”

003은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나갔다.

하지만 002가 그 뒤에 있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방금 성혜인이 페노바르비탈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는 걸 들었다. 그 말인즉 그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를 건네주면 질식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002의 눈에는 증오와 분노의 감정뿐이었다. 그녀는 아무 대가 없이 다리를 잃은 순 없다며 반드시 복수를 할 거라고 다짐했다.

003은 약을 가지고 돌아오던 중 002에게 떠밀려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분노에 눈이 먼 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을 보고선 마지못해 설득했다.

“저 때문에 다리를 잃어서 화나는 건 알지만 수령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어요.”

넘어지는 바람에 약들은 그대로 바닥에 쏟아졌다.

002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몸을 굽히더니 바닥에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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