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42화 설마 앞이 보여요?

이 상황에 지속된다면 미스터 K가 잠에서 깰지도 모른다.

성혜인은 그의 옷을 입고 가면을 가져와 얼굴에 썼다.

그녀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일부러 높이가 있는 신발을 신었다.

비록 걸음걸이가 이상해 보이지만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분장을 해야만 한다.

그녀는 재빨리 옷차림을 정리하고선 003이 다시 노크하려던 찰나에 문을 열었다.

003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가면을 쓴 사람을 보고선 겁에 질린 채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설의종 씨가 플로리아에 돌아갔고 지하 격투장까지 방문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반승제 씨와 손을 잡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실 계획입니까?”

성혜인은 문을 닫고선 말없이 003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003은 이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워낙 싸늘한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탓에 어쩔 수 없이 뒤를 따랐다.

“설의종 씨가 이번에 저희 쪽이랑 싸우면서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성혜인은 아무 대답 없이 줄곧 앞으로 나아갔다.

“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지금 설씨 가문에 다녀오실 생각인 거죠?”

003은 성혜인의 계획을 적중했다.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실의 문을 열고 밖에 주차된 차에 올라탔다.

003은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한 그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껴졌지만, 어찔할 방법이 없었기에 여느 때와 같이 차에 올라타 운전했다.

성혜인은 겉으로 냉정한 척 연기했지만 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고 어느새 손바닥은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성혜인은 미스터 K가 너무 빨리 깨어날까 봐 걱정되었고, 누군가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차리진 않을 까 전전긍긍했다. 한편으로는 경호원이 길을 터주지 않을까봐 조바심이 났지만 걱정과 달리 003이 앞에서 운전한 덕분에 그 누구도 다가와서 묻지 않았다.

어느새 차는 산 아래에 이르렀고 철문을 지날 때쯤에는 온몸의 피가 들끓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미스터 K인 척하는 이 계획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는데 오늘은 운 좋게도 모든 게 순조로웠다.

차는 산을 에워싸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