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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마음은 주지 마요

마치 심문하는 듯한 말투였다. 서주혁에게 무엇이라도 알아낸 것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고생스럽게 달려온 건데, 서주혁은 자신이 누군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하리는 차마 반승제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서주혁의 옷깃을 만지작거렸다.

“대표님, 주혁 씨가 많이 다치는 바람에 기억을 잃었어요. 그래서...”

장하리는 목까지 빨개져 마치 삶아진 새우 같았다.

서주혁이 그녀를 품에 안고 달래며 등을 토닥였다.

“저 사람이 해칠까 봐 그래요?”

장하리는 온몸에 열이 났다. 그녀는 두 손으로 옷을 꼭 쥐었다.

반승제는 심란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장하리에게 말했다.

“주혁이 먼저 올라가라고 해요. 따로 할 말이 있어요.”

장하리가 얼른 서주혁의 손을 잡았다.

“주혁 씨, 대표님은 주혁 씨의 가장 친한 친구시고 주혁 씨가 걱정돼서 온 거예요. 제가 다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거짓말은 아니니까 안심하고 먼저 올라가요.”

서주혁은 내키지 않았다.

이 소위 말하는 친구라는 녀석의 생김새가 너무 뛰어났기 때문에 왠지 모를 위기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 며칠간 장하리를 밤마다 괴롭혀 왔으니 바람피울 생각은 절대 못 할 것이다.

서주혁은 일어나 그녀의 입에 입맞춤한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장하리는 부끄러움에 머리를 더 숙였고 손바닥은 땀투성이였다.

“대표님, 할 말이 무엇입니까?”

장하리는 반승제가 자신과 서주혁 사이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서주혁이 올라가는 것을 다 확인하고서야 그는 담배를 비벼 껐다.

“관계는 하되 마음은 주지 마요. 주혁이는 절대 그쪽 사랑할 수 없으니까.”

그의 말에 장하리의 몸이 굳어졌다. 얼굴의 핏기마저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했다.

이 며칠간 서주혁에게 안겨서 관계할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서주혁이 자신에게 이리 대하는 것은 모두 기억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러나 점점 현혹되었다.

그녀는 자신을 미워했으므로 마음을 너무 쉽게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었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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